나의 아름다운 요괴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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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밤의꿈
작품등록일 :
2024.08.27 01:26
최근연재일 :
2024.09.0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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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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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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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조우

DUMMY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어느새 각자의 스마트폰을 꺼내서 방금 전까지 그들이 목격하고 있던 모든 상황을 그 안에 담고 있었다.


성지훈은 온몸에서 피가 빠져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자신이 한 일로부터 달아날 생각도, 부정할 생각도 없긴 했지만, 이 일이 앞으로 가져올 파장을 생각하니 두려움이 밀려왔다.


어찌 되었든 그는 세상에 꽤나 알려진 공인이었고, 본뜻이 아니었다곤 하지만 분명 잘못을 저질렀으니까.


그리고 그 절대적인 증거가 눈앞에 보이는 군중의 숫자만큼이나 즉각적으로 빠르게 양산되고 있었다.




“쿡쿡쿡.”


근처 높은 건물 위에서 이 상황을 여유롭게 지켜보고 있는 이가 있었다.


민세영은 아래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옥상 위에서 몰려든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밝게 웃었다.


“쿡.”


사실은 이 모든 상황이, 그녀가 조금 전 성지훈과 단둘이 이야기를 나눌 때, 그에게 직접 인도했던 파멸의 종국이었다.






“아, 기분······ 좋아.”


민세영은 가슴 깊숙한 곳에서부터 따스한 기운이 가득 차오르는 충만함을 느끼고 있었다.


지상에서는 아직까지 어느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이미 성지훈과 슬기에게서 흘러나온 생명력을 모두 다 흡수한 상태였다.


그녀는 지금 느끼고 있는 만족감과 쾌감을 조금도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신기하게도 힘이 차오르면 차오를수록, 더욱 짜릿한 기분이 들었다.


자신은 이제 방금 막 흡수한 힘만큼 더 아름다워지고 강해질 것이다.


사실 민세영은 그걸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몹시 좋아 하늘을 날아갈 것만 같았다.


“하. 뭐야. 여기 꽤 재밌는 게 있잖아.”


“······!”


그런데 그 순간, 갑자기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그녀의 뒤편에서 들려왔다.


한껏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서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던 민세영은 깜짝 놀라며 재빨리 소리가 들리는 뒤쪽을 돌아봤다.


이곳에 올라와서 다른 사람이 없는 것을 확실히 확인했었다.


그리고 출입문을 완전히 닫아 어느 누구도 옥상으로 들어올 수 없도록 차단도 했었다.


때문에 방심하고 있었다.


그렇게 자신을 이토록 깜짝 놀라게 한 상대가 누구인지를 확인한 민세영은 더더욱 크게 놀라고 말았다.


남자는 평범한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냥 툭 내뱉는 말조차도 어딘가 잔뜩 성이 나 있는 것처럼 들리는 목소리.


활활 붉게 타오르는 눈동자, 흰색으로 빛나는 거친 갈기를 머리에 두른 거구의 한 남자가 날카로운 발톱으로 자신의 뺨을 긁적이고 있었다.


민세영은 처음에 날카로운 칼날처럼 차가운 그의 목소리와 낯선 외모에 놀랐고, 다음으로 그의 몸에 나 있는 무수한 상처들을 보고 또 놀랐다.


남자는 당장이라도 빈혈이나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그는 온몸 여기저기에 심한 상처들과 구멍이 나 있었고, 또 피를 흘리고 있었다.


그가 말했다.


“흐음. 저쪽에서 대마왕이랑 싸우다가 문득 익숙한 기운이 느껴져서 혹시나 하고 이쪽으로 잠시 튀었더니······. 설마가 요괴 잡네. 큭큭큭. 재밌어. 킥, 재밌네.”


남자는 고개를 돌려 조금 전에 민세영이 보고 있던 건물 아래의 상황을 주시하며 말했다.


그의 시선은 이제 지상에 있는 은후에게로 고정되어 있었다.


남자, 아강이 붉은 피를 칠갑한 얼굴 위로 비릿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은후가 중앙 차원 어딘가에 있다는 사실은 그도 진즉부터 알고 있었다.


단지 그가 정확히 이 차원 어디에 있는지를 감지하지 못하고 있었을 뿐.


그간 은후와 흑아는 철저히 자신의 기운을 안으로 갈무리하고 있었다.


때문에 아강도, 아강의 수하들도 그의 위치를 지금까지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곳으로 오기 직전, 한창 서방 차원의 대마왕 엘리온과 결전을 벌이고 있는 도중에 그는 언뜻 은후의 기운이 근처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것도 현재 자신이 있는 곳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꽤나 가까운 거리에서.


무언가에 몹시 화가 났던 건지, 아주 잠시 잠깐 그의 마음과 기운이 흔들렸고, 그 틈을 비집고서 은후의 힘이 세상 밖으로 조금 새어 나왔다.


한창 엘리온의 공격에 무지막지하게 밀리고 있던 차.


평소처럼 적당히 상대하다 도망치기 위해 틈을 보고 있던 중, 그렇게 은후의 힘을 감지한 아강은 늘 그랬듯 서방 차원으로 도주하는 것이 아닌 이곳으로 오는 것을 선택했다.


설령 착각이었다고 할지라도 잠깐 들렀다가, 엘리온이 다시 자신을 쫓아 여기로 또 오기 전에 타 차원으로 건너가면 되니까 그로서는 딱히 번거로운 일도 아니었다.


그리고 그것은 정답이었다.


바로 지금 저 아래에 정말 은후가 있었다.


“하하하하! 정말 재밌어!”


아강이 호쾌하게 웃었다.


하지만 그 웃음에서 민세영은 불길한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이 이상한 남자가 눈치채지 못하게 기척을 죽이며 조용히 그리고 조심스레 뒷걸음질을 쳤다.


그가 알아차리기 전에 이 옥상에서 도망치기 위해서.


그러나 그런 시도는 곧 무참히 저지당했다.


민세영은 미처 세 걸음도 떼지 못하고 바로 아강의 손에 붙들리고 말았다.


아강이 민세영의 긴 머리카락을 한 손에 쥐고 거칠게 잡아당겼다.


“꺄아아아아!”


그녀가 날카롭게 비명을 질렀지만 아강은 그런 것 따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민세영의 머리채를 잡은 손에 차고 있던 검은색 손목 밴드를 반대쪽 손으로 천천히 풀었다.


그리고 그것을 민세영의 목에 가까이 가져갔다.


지척까지 다다르자 검은색 밴드는 스스로 움직이더니 민세영의 목에 초커 목걸이처럼 저절로 둘러졌다.


“흐음······. 뭐야? 제대로 써먹기엔 아직 힘이 부족하군.”


아강은 마치 물건을 감정하는 것처럼 아무런 감정 없이 말했다.


그는 날카로운 손톱을 민세영의 날개뼈에 바로 찔러 넣었다.


그리고 그대로 자신의 힘을 강제적으로 민세영에게 주입했다.


그러면서 민세영의 날개뼈를 천천히 잡아당겨 피부 밖으로 조금씩 그 모습이 드러나게 만들었다.


“꺄아아아! 으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악!”


민세영이 괴로움에 몸부림을 쳤다.


그녀가 내지르는 비명은 더 이상 여인의 비명처럼 들리지 않았다.


또한 그것은 사람의 비명도 아니었다.


마치 지옥의 불구덩이 속에서 아우성치는 귀신의 울음소리와도 같았다.


민세영은 진심으로 괴로웠다.


살을 가르고 뼈를 잡아당기는 것도 아팠지만, 그보다는 강제적으로 주입되는 남자의 힘 때문에 더 괴로웠다.


여태까지는 힘을 흡수하면 흡수할수록 그때마다 짜릿한 쾌감이 강하게 느껴졌었다.


그러나 지금 이 상황에서는 너무나도 고통스러웠다.


이 낯선 남자가 자신에게 주입하는 힘은 그야말로 무지막지했다.


소화력이 딸리는 자신이 그로 인해 억지로 과식을 하는 기분이었다.


평소 사과 하나면 딱 기분 좋은 포만감을 느끼는 크기의 위장에, 다 자란 코끼리의 몸체만 한 커다란 고기를 억지로 때려 넣는 느낌이랄까.


너무 배가 불러서 배가 찢어질 거 같다는 말처럼, 그녀는 지금 온몸이 갈기갈기 찢어질 거 같았다.


그리고 그녀의 몸은 실제로 찢어지고 있었다.


콰득.


콰드드득.


곧 민세영의 날개뼈가 생살을 가르고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다 곧 거기에도 아강의 힘이 깃들기 시작하자 날개뼈의 모습이 차츰 변하기 시작했다.


파아아아앗.


조금씩 밝은 빛이 뿜어지더니, 정말 새의 날개처럼 깃털이 무수히 달리며 완전히 모습이 확 바뀌어 버린 것이다.


사이즈는 성인 남자 손바닥 두 개 정도의 크기로, 그건 정말로 날개가 맞았다.


서방 차원의 마족 세이렌.


얼굴은 인간과 닮았으나 몸체는 새의 모습을 한 세이렌의 본체 중에서, 드디어 날개만 우선 작게나마 완성된 것이었다.


사실 이는 앞으로 민세영이 조금씩 힘을 흡수하면서 점차 겪게 될 변화의 과정이었다.


그걸 아강이 억지로 단번에 이끌어 낸 것이다.


“흐음. 뭐, 이 정도면 쓸 만하려나.”


아강이 다시 민세영의 머리채를 거칠게 잡아당기며 말했다.


“자. 너에게 필요한 힘을 주었다. 노래를 불러라, 계집.”


“흐윽. 끄윽. 끄으윽.”


민세영이 신음을 토했다.


이제는 변화도, 힘의 주입도 끝났지만, 아직도 몸이 욱신거리고 아팠다.


그러나 아강은 그녀의 그런 사정을 봐주지 않았다.


그는 더욱 거칠게 민세영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


그리고 자신의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조금 전 그가 민세영의 목에 채웠던 초커가 그녀의 목을 세게 조이기 시작했다.


“어서 불러.”


민세영은 공포라는 감각을 처음으로 느꼈다.


숨이 가빠 왔지만 참았다.


그리고 억지로 입을 열어 가까스로 노래를 불렀다.


“그대들을 죽음으로 인도하리라.”


높은 빌딩 위.


세이렌이 노래를 한다.


탐스럽게 여문 붉은 입술이 천천히 벌어지며 그 밖으로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나왔다.


듣는 모든 이들에게 죽음을 인도하는 세이렌의 핏빛 노래.


민세영은 이전과 다름없이 자신의 힘을 썼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은 더 이상 이전과 같지 않았다.


가공할 만한 힘을 지닌 음파가 공기를 때리며 그녀를 중심으로 주변으로 빠르게 퍼져 나갔다.


정작 힘을 쓴 당사자인 민세영조차도 깜짝 놀랄 정도로 강한 힘이었다.


건물 아래에서 그녀의 노래를 듣게 된 사람들은 갑자기 이상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는 조금 전 성지훈이 슬기 일행에게 보였던 것보다도 훨씬 더 수상하고 괴상한 모습이었다.


그녀의 노랫소리를 들은 모든 사람들이 그녀의 목소리에 영향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그들에게 종말을 설계한 이는 민세영이 아니라 그녀에게 힘을 준 아강이다.


그는 검은 초커의 능력을 사용해서, 상대를 파멸로 인도하는 그녀의 힘을 자신의 바람대로 어느 정도 조절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아강은 자신이 만들어 낸 아래의 풍경을 바라보며 웃었다.


“하하! 하하하하!”


그는 정말 즐거워서 미치겠다는 듯 광소를 터뜨렸다.


슬기와 이도진을 제외하고, 지상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몸을 부르르 떨더니, 눈알을 뒤집어 흰자위를 드러냈다.


그리고 어기적어기적 좀비처럼 느릿하게 걸어와 은후를 중심으로 그 주변을 둥글게 에워쌌다.


거기다 그렇게 점점 거리마저 좁혀 오고 있었다.


“어? 어어? 가, 갑자기 사람들이 왜 이러지?”


슬기가 주위를 둘러보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상황이 이상함을 눈치 챈 이도진이 재빨리 그녀의 팔을 잡아끌어 함께 은후가 있는 곳까지 달렸다.


“······.”


은후는 아직도 자신이 목덜미를 부여잡고 있던 성지훈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성지훈 역시 다시 이상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제 목을 압박하는 은후의 손을 갑자기 덥석 잡았다.


그리고 평범한 인간이라면 결코 불가능한 각도로 몸의 관절들을 마구마구 꺾더니, 그 상태로 은후의 팔에 대롱대롱 매달려 그를 구속하려 했다.


은후는 천천히 시선을 옮겨 하늘을 바라보았다.


정확히는 어느 고층 건물 위.


아강이 오만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곳을 한껏 노려보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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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행복을 찾아서(완) 24.09.03 22 0 12쪽
80 조우 24.09.03 12 0 11쪽
79 조우 24.09.03 8 0 12쪽
» 조우 24.09.03 11 0 11쪽
77 인생의 일부 24.09.03 9 0 12쪽
76 그녀, 민세영 24.09.03 9 0 11쪽
75 그녀, 민세영 24.09.03 9 0 11쪽
74 그녀, 민세영 24.09.03 11 0 12쪽
73 그녀, 민세영 24.09.03 12 0 12쪽
72 그녀, 민세영 24.09.03 15 0 11쪽
71 천재와 범재 24.09.03 11 0 12쪽
70 첫 방영 24.09.03 10 0 12쪽
69 사고들 24.09.03 11 0 11쪽
68 할머니가 허락하심 24.09.03 10 0 12쪽
67 할머니가 허락하심 24.09.03 12 0 12쪽
66 할머니? 24.09.03 11 0 11쪽
65 슬기는 나의 것 24.09.03 14 0 12쪽
64 슬기는 나의 것 24.09.03 12 0 11쪽
63 너에게는 내가 있지 않느냐 24.09.03 14 0 12쪽
62 너에게는 내가 있지 않느냐 24.09.03 13 0 12쪽
61 산신의 후손들 24.09.03 14 0 13쪽
60 산신의 후손들 24.09.02 14 0 12쪽
59 산신의 후손들 24.09.02 12 0 11쪽
58 산신의 후손들 24.09.02 12 0 12쪽
57 산신의 후손들 24.09.02 13 0 12쪽
56 대본 리딩 24.09.02 11 0 12쪽
55 다시, 도련님의 친우 24.08.31 14 0 12쪽
54 월하노인 24.08.31 15 0 12쪽
53 도련님의 친우 24.08.31 14 0 12쪽
52 도련님의 친우 24.08.31 1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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