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름다운 요괴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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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밤의꿈
작품등록일 :
2024.08.27 01:26
최근연재일 :
2024.09.0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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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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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DUMMY

엄마의 날카로운 손톱은 더더욱 깊게 살을 파고들었고, 아빠의 강한 완력은 뼈까지 저리게 만들었다.


“아, 아파!”


그리고 고통에 소리치는 리아의 목소리는 두 사람의 말싸움에 완전히 묻혀서 여전히 그들에게 전혀 들리지 않고 있었다.


“아프다고!”


리아가 강하게 두 사람의 손을 뿌리쳤다.


욱신거리는 손목을 다른 손으로 감싸고 인상을 쓰며 말했다.


“내가 언제 두 사람 따라간다고 했어? 나는 할머니한테 갈 거야. 제발 부탁이니까, 둘이 더 이상 싸우든지 말든지, 알아서 해. 거기에 나 끼워 넣지도 말고 나 찾지도 마.”


“리, 리아야.”


“아니, 리아야. 그게 아니라 아빠는 너랑 행복하게······.”


리아가 단호하게 할머니에게 가겠다고 하자, 두 사람의 안색이 단번에 변했다.


이미 저 두 사람과 진즉에 인연을 끊은 할머니.


이번에 리아가 이런 식으로 자신들 손을 벗어난다면 할머니는 그녀가 성인이 되기 전까지 절대 그 손에서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눈앞에 뻔히 보이는 돈줄을 그렇게 놓칠 수 없다.


리아는 지금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두 사람의 속마음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것 같았다.


부부는 서로 닮는다더니, 어떻게 저들은 이런 잔혹한 욕심마저도 소름 끼치도록 꼭 닮아 있는 걸까.


지금도 똑같이 일그러진 표정을 지으며 빠르게 머릿속으로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두 사람을 보며 말했다.


“하아. 나 진짜 행복해지고 싶어. 그러니까 제발 놔줘. 마지막으로 부탁할게. 엄마, 아빠. 제발.”


리아가 바로 등을 돌렸다.


그리고 두 사람을 영영 떠나려고 했다.


아마 앞으로도 자신이 두 사람을 먼저 찾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뒤편에서 누군가가 자신의 머리채를 덥석 잡아당겼다.


“가긴 어딜 가! 어? 네가 가긴 어딜 가냐고? 우리가 왜 이렇게 됐는데? 우리가 왜 이렇게 되었냐고! 다 너 때문이잖아! 너만 아니었어도! 책임져! 책임지라고!”


“그래! 우리는 그럭저럭 잘 살고 있었어! 너만 아니었어도! 그러니 넌 우릴 끝까지 책임져야 해!”


“하아!”


리아는 어이가 없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었다.


그것도 부모라는 작자들이.


자신이 재능을 발견한 게 죄라고? 책임을 지라고?


아니, 서로 더 가지려고 욕심을 부렸던 건 저 두 사람이다.


“이거 놔!”


다시 두 사람이 리아의 양손을 각각 잡아챘다.


이제는 가운데 리아를 두고 저 둘이 줄다리기를 하는 모양새가 되었다.


“이거 놔! 놓으라고!”


타앗!


리아가 다시 한번 몸부림을 치며 두 사람의 손을 뿌리쳤다.


그러나 너무 세게 힘을 준 탓일까.


그만 균형을 잃어버린 그녀의 몸이 기우뚱하고, 차도가 있는 방향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끼이이이익! 퍼억!


마침 인도 가까이를 달리고 있던 배달 오토바이에 그녀의 작고 여린 몸이 치였다.


슬기, 아니, 리아의 몸은 그대로 하늘로 튕겨 힘없이 날아가고 말았다.






“오케이, 컷! 슬기 씨! 잠시만 이리로!”


“네!”


우태영 감독이 오케이 사인을 내리며 슬기를 불렀다.


슬기는 누워 있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좋아. 좋은데, 흐음. 여기서 이제 클로즈업 샷 들어갈 건데, 마지막에 두 사람의 손을 한꺼번에 뿌리칠 때 말이야. 화가 났다는 감정을 조금 더 강하게 표현해 줬으면 좋겠어. 아직도 화를 상당히 억누르고 있는 거 같아.”


“아, 네.”


우태영은 방금 전에 촬영한 영상을 바로 그 자리에서 보여 주며 슬기가 막 펼쳤던 연기에서 수정할 부분을 알려 주었다.


“그래. 그럼 다시 가 봅시다.”


슬기는 우태영이 요구한 상황들을 곱씹었다.


그에 대해서 어떻게 표현할지 생각을 정리하며 천천히 자리로 돌아갔다.


그러다 문득 은후와 흑아, 도진이 서 있는 촬영장 한구석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 사이에 지금 촬영장 안으로 막 들어온 청웅이 합류하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아름다운 여성이 함께하고 있었다.


‘음? 누구지? 루시퍼 사람인가?’


루시퍼 소속 연예인들이라면 다들 직접 만난 적은 없어도 얼굴은 알고 있다.


모두가 한국에서 한가락 하는 유명 연예인들이다 보니, 그들에 관해서 모를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녀는 아무리 봐도 유명 연예인은 아니었다.


상당히 먼 거리에서 보는 거라 확실하진 않지만, 슬기가 보기에 몸매도 글래머러스하고 얼굴도 꽤 괜찮아 보여서, 혹시 루시퍼에 새로 온 신인인가도 싶었다.


그런데 이상한 게 또.


‘왜 어디선가 분명 봤던 사람 같지?’


자꾸 그런 기분이 들고 있었다.


그래서 촬영에 집중해야 하는데, 자리로 돌아오고 나서도 신경이 계속 그 사람을 향했다.


“슬기 씨! 집중!”


“네!”


결국 우태영의 지적을 받고 나서야, 슬기는 겨우 역할에 몰입할 수 있었다.


“자, 슛 들어갑니다!”


감독의 지시가 떨어지자, 엄마가 리아의 머리채와 손목을 덥석 잡았다.


그리고 아빠가 반대편에서 리아의 손목을 또 덥석 잡았다.


역시나 예의 인간 줄다리기를 그대로 재연했다.


엄마가 먼저 대사를 던졌다.


“가긴 어딜 가! 어? 네가 가긴 어딜 가냐고? 우리가 왜 이렇게 됐는데? 우리가 왜 이렇게 되었냐고! 다 너 때문이잖아! 너만 아니었어도! 책임져! 책임지라고!”


그리고 다음이 아빠 차례.


“그래! 우리는 그럭저럭 잘 살고 있었어! 너만 아니었어도! 그러니 넌 우릴 끝까지 책임져야 해!”


여기서 리아는 이제 감독이 요청했던 분노의 감정을 제대로 표출해야만 했다.


그런데.


‘어?’


순간 리아, 아니 슬기의 시선을 잡아끄는 것이 있었다.


바로 은후였다.


은후가 지금 웃고 있었다.


피식, 하고.


가볍게.


다른 사람에게는 잘 보이지 않는, 자신에게만 자주 지어 보이는 그 익숙한 웃음을.


그것도 조금 전에 청웅과 함께 이곳으로 온 여성과 대화를 나누면서.


엄청나게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두 사람 사이에 흐르고 있었다.


뭐라고 하는지 들리지도 않는 거리였으나, 슬기의 눈에는 분명 그렇게 보였다.


‘으응? 어라?’


욱신.


어쩐지 심장이 욱신거렸다.


그리고 기분도 그를 따라 심하게 꿀렁거리고 있었다.


‘어? 왜 이러지?’


상당히 기분이 나빴다.


“슬기 씨? 대사, 대사.”


그러다 슬기가 머뭇거리고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자, 엄마 역의 중년 배우가 소곤거리며 얼른 대사를 하라고 알려 주었다.


슬기는 아차 하며 자신의 대사를 던졌다.


“이거 놔!”


그리고 본인이 말을 하면서도 ‘어라?’ 하고 놀랐다.


이렇게까지 격하게 말을 하려던 게 아닌데, 어느새 목소리의 톤이 엄청나게 올라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거 놔! 놓으라고!”


다음 대사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해야지, 하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목소리가 나왔다.


퍼억─! 터억─!


두 사람의 손을 뿌리치는 동작도 컸다.


너무 힘차게 뿌리쳤더니, 엄마도 아빠도 휘청거리며 뒷걸음질을 칠 정도였다.


“오오오케이! 컷!”


우태영 감독이 단번에 오케이 사인을 내렸다.


그가 웃으며 말했다.


“이야! 슬기 씨, 꽤 조용조용한 줄 알았더니 화 엄청 잘 내네? 어어어엄청 박력 있고 좋았어! 핫핫핫.”


짝짝.


우태영 감독이 박수를 치며 주위를 집중시켰다.


“자, 좋아요. 오늘 배우들은 그럼 먼저 해산. 아! 거기, 소품 팀! 저기 있는 물건들 다시 또 써야 하니까 창고에 보관 잘해 주세요!”


“네!”


드디어 오늘 촬영이 모두 끝났다.


“후우.”


슬기는 하루 동안 큰 실수를 하지 않았다는 것에 감사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슬기! 잘하던데?”


청웅이 멀리서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특유의 톤이 높고 쾌활한 목소리로 반갑게 말을 걸며 다가왔다.


루시퍼에 들어온 뒤로 시간이 점차 지나자 그는 자신을 더 이상 슬기 양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아, 대표님.”


슬기도 그를 바라보며 아는 척을 했다.


걸어오는 청웅의 뒤로 자신의 매니저들과 함께 그 의문의 여인도 함께 섞여 있었다.


‘대체 누구지?’


슬기의 시선이 그녀에게 머물렀다.


그리고 조금 전에 그녀를 보고 피식 웃던 은후의 얼굴이 다시금 떠올랐다.


울컥.


그 장면을 떠올렸더니 반사적으로 또 심장에서 뭔가가 꿀렁거리기 시작했다.


멀리 떨어져 있을 때보다도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그녀를 보니 훨씬 더 예뻐 보였다.


청순해 보이면서도 여성미가 있었고, 특히 콜라 병처럼 들어갈 데는 확 들어가고 나올 데는 또 확실히 나와서 자기주장을 펼치고 있는 몸매가 무엇보다도 예뻤다.


글래머러스한 그녀의 가슴은 같은 여성인 슬기도 자꾸만 눈이 가고 있었다.


‘가슴······. 역시 가슴인가······. 은후도 남자였나······.’


슬기는 저도 모르게 눈을 실처럼 가늘게 뜨고 은후를 지그시 노려보게 되었다.


“음? 왜 그러느냐?”


뭔가 슬기의 기분이 미묘하게 나빠 보인다는 것을 재빨리 알아챈 은후가 물었다.


“······흥, 아니에요!”


슬기는 자신의 빈약한 가슴을 가만히 내려다보다가 심통이 나서 그렇게 퉁명스럽게 말을 내뱉었다.


“슬기야! 아가! 너 정말 잘하더구나!”


“어? 네?”


그런데 갑자기 그 수수께끼의 여인이 앞으로 성큼 다가와 자신의 손을 덥석 잡았다.


그리고 방금 전에 슬기가 펼쳤던 연기들을 침이 마르게 칭찬하기 시작했다.


“아아아. 정말! 진짜! 멋있었어! 특히 냉정하게 부모의 손을 타악! 뿌리칠 때는 쟤가 우리 슬기 맞나 싶었을 정도라니까?”


“네? 어, 저기······.”


“응?”


“아, 죄송합니다. 혹시 저를 아세요?”


“어? 아, 응?”


슬기는 당황스러웠다.


처음 보는 이 여인이 자신의 이름을 너무 친숙하게 부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디서 만났던 것 같은 기분은 아까부터 쭉 계속 드는데, 분명 기억에 있는 얼굴은 아니었다.


신지영 역시 당황스러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손녀가 그녀를 알아보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그러다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청웅이 피식 웃으며 두 사람 사이에 나섰다.


“풉! 아하하하! 아이 참, 지영 씨. 회춘하셨잖아요, 회춘. 슬기는 당연히 지금의 지영 씨 얼굴을 모를 수밖에요.”


“아!”


그제야 상황을 이해한 신지영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저, 저기, 슬기야. 놀라지 말거라. 내가 네 할미다.”


“······네?”


“아,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신지영은 대체 이 상황을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결국 이번에도 또 청웅이 나섰다.


“여기 이분이 네 할머니, 신지영 씨. 강원도에서 올라와 루시퍼로 오시는 도중에 어떤 다른 차원 존재를 도와주게 되었는데, 그 보답? 비슷한 걸 받아서 말이야. 회춘하셨대.”


“······네?”


너무 당혹스러운 소식에 슬기가 반문했다.


그리고 곧 완전히 그 뜻을 이해하게 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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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행복을 찾아서(완) 24.09.03 22 0 12쪽
80 조우 24.09.03 12 0 11쪽
79 조우 24.09.03 9 0 12쪽
78 조우 24.09.03 11 0 11쪽
77 인생의 일부 24.09.03 10 0 12쪽
76 그녀, 민세영 24.09.03 9 0 11쪽
75 그녀, 민세영 24.09.03 9 0 11쪽
74 그녀, 민세영 24.09.03 11 0 12쪽
73 그녀, 민세영 24.09.03 13 0 12쪽
72 그녀, 민세영 24.09.03 15 0 11쪽
71 천재와 범재 24.09.03 11 0 12쪽
70 첫 방영 24.09.03 11 0 12쪽
69 사고들 24.09.03 11 0 11쪽
68 할머니가 허락하심 24.09.03 11 0 12쪽
67 할머니가 허락하심 24.09.03 12 0 12쪽
» 할머니? 24.09.03 12 0 11쪽
65 슬기는 나의 것 24.09.03 15 0 12쪽
64 슬기는 나의 것 24.09.03 13 0 11쪽
63 너에게는 내가 있지 않느냐 24.09.03 15 0 12쪽
62 너에게는 내가 있지 않느냐 24.09.03 13 0 12쪽
61 산신의 후손들 24.09.03 14 0 13쪽
60 산신의 후손들 24.09.02 14 0 12쪽
59 산신의 후손들 24.09.02 13 0 11쪽
58 산신의 후손들 24.09.02 13 0 12쪽
57 산신의 후손들 24.09.02 14 0 12쪽
56 대본 리딩 24.09.02 12 0 12쪽
55 다시, 도련님의 친우 24.08.31 15 0 12쪽
54 월하노인 24.08.31 15 0 12쪽
53 도련님의 친우 24.08.31 15 0 12쪽
52 도련님의 친우 24.08.31 1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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