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름다운 요괴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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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밤의꿈
작품등록일 :
2024.08.27 01:26
최근연재일 :
2024.09.0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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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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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찾아서(완)

DUMMY

그녀에게 자신의 결계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조금 전에 알게 되었지만, 해제 역시 이토록 손쉽게 할 줄을 몰랐던 것이다.


때문에 이가의 천재는 단번에 자신감을 상실했다.


이도진의 결계가 사라지자, 결계 밖으로 밀려나 분리되어 있던 공간이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마찬가지로 그 공간과 함께 결계 밖으로 밀려났던 사람들의 모습도 다시 보였다.


그들은 길바닥에 아무렇게나 쓰러져 현재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슬기! 괜찮아?”


그리고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상함을 느끼고 이곳으로 달려왔던 루나와 그녀의 매니저 임정훈이었다.


이 두 사람은 이도진의 결계를 돌파하지 못 하고 계속 결계 밖에서 지금까지 머물고 있었다.


그런 루나와 임정훈의 모습에 이도진이 남몰래 주먹을 불끈 쥐며 홀로 옅은 웃음을 지었다.


최고 마녀와는 달리 결계를 돌파하지 못한 두 사람을 보고 나서야 사멸해 가던 자신감이 가까스로 살아나 원래대로 회복될 수 있었다.


따악.


최고 마녀가 이번엔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민세영을 구속하고 있던 슬기의 힘이 점차 옅어졌다.


무지막지한 크기로 단숨에 자라나 민세영을 꼼짝 못 하게 붙들고 있던 풀들은 다시 조금씩 줄어들었고, 곧 본래의 작고 귀여운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이어 민세영의 몸에서 밝은 빛이 뿜어졌다.


그리고 그녀는 배구공 크기의 붉은색 구체로 변했다.


이어 최고 마녀가 손짓을 하자, 그 붉은 구체가 저절로 날아와 그녀의 손바닥 위에 얌전히 얹어졌다.


“말했듯이 이 아이는 우리가 데려가겠다. 그리고 이건 아까 말했던 보상이다.”


따악.


그 말과 함께 최고 마녀가 다시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바닥에 아무렇게나 엎어져 잠들어 있던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한데, 이상했다.


어쩐지 사람들의 움직임이 무척이나 부자연스러워 보였다.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슬기는 곧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잠에서 깨어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잠에서 깨어나 스스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강제로 일으켜지고 있었다.


또한 주변에서 몇몇 움직임의 흐름이 거꾸로 흘러가고 있었다.


이는 현재 이 동방 차원에서 슬기 일행을 제외한 모든 평범한 사람들에게, 시간을 되돌리는 최고 마녀의 마법이 적용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치 플레이했던 영상을 되감기하는 것처럼, 그들은 이 싸움이 있기 전, 본래 자신들이 있던 자리로 하나씩 거꾸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덜컹.


“어?”


슬기는 계속 어깨에 메고 있던 자신의 기타 가방이 순간 덜컹하고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응? 뭐지?’


별 뜻 없이 기타 가방을 다시 열었다.


그리고 안의 내용물을 본 슬기의 눈이 점점 커졌다.


너무 놀란 그녀는 한동안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몰랐다.


가만히 입만 벌린 채 슬기는 자신의 기타 가방 안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산산이 부서졌던 슬기의 기타 또한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와 있었다.


잃어버렸던 자신의 시간을 최고 마녀가 되찾아 준 것이다.


슬기의 눈에 금세 눈물 한 방울이 고였다.


“혹시 그걸로 부족하다면 다음에 말해. 조만간 다시 만나지.”


따악.


그렇게 말하며 최고 마녀가 다시 손가락을 튕겼다.


“어?”


슬기가 깜짝 놀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순식간에 장소가 바뀌어 있었다.


어느새 자신은 기타를 들고 다음 촬영 장소에 도착해 있었던 것이다.


슬기는 계속 사방을 둘러보았다.


은후와 도진, 루나 그리고 임정훈은 금방 근처에서 찾을 수 있었지만, 최고 마녀와 가은, 그리고 엘리온의 모습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


아강의 시체와 민세영이 변한 붉은색 구체도 더는 보이지 않았다.


“슬기 씨! 빨리! 바로 촬영 들어갑니다! 루나 씨도 어서 대기해 주세요!”


“아, 네!”


건너편에서 조연출이 어서 오라고 재촉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슬기가 다급히 대답하며 루나와 함께 그쪽으로 달려갔다.


“아, 아.”


시작 전, 슬기는 살짝 목소리를 다듬었다.


아까 그 소란이 있었던 탓에 목에 무리가 간 느낌이 살짝 들었지만 노래를 하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옆을 보니 이미 준비를 마친 루나가 여유롭게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자, 갑시다!”


곧 감독의 큐 사인이 떨어졌다.


그리고 루나와 슬기, 이 두 사람을 담은 카메라가 돌아가며 촬영이 재개되었다.


이제부터 부를 노래는 총 두 곡.


하나는 제작사 측에서 준비한 곡이고, 다른 하나는 슬기가 직접 작곡한 노래다.


일전에 루나의 요청에 따라 그녀에게 자신과 부를 최고의 듀엣곡을 만들어 주겠다고 했었다.


방영되는 드라마 촬영분에는 제작사 측에서 준비한 곡만이 들어가기로 되었다.


하지만, 슬기가 만든 노래는 동영상 커뮤니티 유투에 실시간으로 방송하기로 사전에 이야기를 끝냈었다.


“후우.”


호흡을 한번 깊게 들이쉬고, 슬기와 루나가 노래를 시작했다.


첫 소절은 루나가 부르며 스타트를 끊었다.


사방은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단숨에 고요해졌다.


오로지 두 사람의 목소리와, 그리고 현을 튕기는 기타 소리만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다 이내 사방으로 아름답게 울려 퍼졌다.


촬영은 야주 약간의 휴식 시간을 가진 뒤에 바로 이어졌다.


두 사람은 두 번째 노래를 불렀다.


이번 노래는 슬기가 만든 것으로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로 실시간 방송되었다.


군중들은 다시 침묵했다.


너무 말도 안 되게 조용해서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그 많고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또 다시 루나와 슬기의 목소리만이 선명하게 들렸다.


슬기는 마음껏 노래했다.


정말 마음껏.


그간 가슴에 맺혔던 한을 풀기라도 하려는 양, 그녀는 감춰 두고 있던 자신의 압도적인 실력을 숨김없이 전부 꺼내 모두 다 표출했다.


그녀의 모습과 노랫소리는 마치 한겨울 밤, 세상을 덮어 버린 고요한 눈밭에 홀로 오롯이 피어난 꽃 같았다.


그리고 그 꽃은 달빛을 받아 이제야 은은히 빛나는 것처럼 보였다.


슬기와 루나는 노래를 하는 중간중간 눈을 맞추며 웃었다.


신기하게도 함께 연습한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는데도, 루나와는 호흡이 무척이나 잘 맞았다.


덕분에 슬기는 마지막 한 소절까지 전부 기분 좋게 다 부를 수 있었다.


노래가 다 끝났는데도 몰려들었던 사람들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다 한참이 지나서야 하나둘씩 의식이 깨어나 박수를 치기 시작했고, 주변은 금세 군중의 환호성으로 가득 메워졌다.


슬기는 떨리는 가슴에 살포시 손을 얹었다.


드디어 가수로서의 진짜 데뷔 무대를 치렀다.


드디어 꿈으로의 첫발을 내딛은 것이다.


비로소 제대로.


이것을 기점으로 앞으로 자신의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다.


두근두근 심장이 뛴다.


마음이 벅차오른다.


슬기는 조용히 눈을 감으며 사람들의 환호성을 들었다.


지금의 먹먹한 감정을 가슴 깊이 음미하고 오래도록 기억하기 위해.


오늘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촬영은 그렇게 끝이 났다.


그리고 이날 두 사람의 노래를 담은 영상은 동영상 커뮤니티 유투에서 기록적인 조회 수를 달성하며 새로운 전설이 되었다.




그로부터 한 달의 시간이 지났다.


“슬기, 준비 다 되었느냐?”


“아, 잠시만요! 아란에게 주기로 한 초콜릿!”


은후의 재촉에 슬기가 아차 하며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전에 아란에게 맛있는 초콜릿을 또 주기로 약속을 해서 따로 미리 챙겨 두었었는데, 깜빡하고 가지고 가는 가방에 담지 않은 것이다.


슬기가 그렇게 마지막 준비물까지 모두 챙기고서 은후의 옆에 섰다.


오늘은 드디어 은후의 마지막 약초를 찾으러 가는 날이다.


은후는 자신의 기운을 운용해 곧장 차원의 문을 열었다.


오늘 찾아야 하는 세 번째 약초는 대체 어떤 것일까?


그간 찾았던 약초들로 미루어 보면 이번 약초도 심상치 않을 것은 분명했다.


슬기가 이번 약초에 대해 골몰하며 은후의 품에 안겼다.


문을 건너기 전, 그렇게 다른 곳에 한창 정신이 팔려 있는 슬기를 귀엽다는 눈으로 바라보다 은후가 불쑥 말했다.


“······이번에 약초를 찾으면 말이다. 나는 드디어 완치되는 거란다.”


“아, 맞다. 이번에 완전히 저주가 풀리겠네요. 어? 잠깐, 그러고 보니······.”


슬기가 잠시 골몰하다 다시 말했다.


“저기, 은후? 그런데 정확하게 어디가 아픈 거였어요? 사실 저주에 걸린 건 알고 있었는데, 무슨 저주인지는 정확히 못 들었거든요.”


“······.”


“전에 힘이 요동쳐서 쓰러졌던 것 말고는 평소엔 멀쩡해 보이던데. 아! 그냥 그런 저주였던 거예요? 어쩌다 힘이 갑자기 막 컨트롤 안 되고 제멋대로 요동치는?”


“······.”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은후가 걸렸던 저주가 무엇이었는지, 그에 대해 제대로 들었던 기억이 없었다.


곰곰이 돌이켜 보니, 처음에 그를 만나고 계약을 했을 당시에도 몸이 아픈 곳이 있어서 약이 필요하고, 그 약의 재료를 찾기 위해서 자신이 필요하다는 말까지만 들었었다.


뭐든지 꼼꼼하고 확실한 성격인 듯한 마녀 가은과 시엘도 어쩐지 그의 저주에 관해서는 자세히 이야기를 해 주지 않았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슬기가 고개를 갸웃하며 은후의 답을 기다렸다.


그러나 은후는 입을 꾹 다물었다.


그는 슬기에게 곧바로 자신의 저주에 대해 설명해 주지 못했다.


그녀가 궁금해하는 것이라면 다른 건 자신이 아는 한도 내에서 전부 다 열심히 설명을 해 주겠지만, 도저히 이건 못 하겠다.


자신이 그간 타의적 고자였다는 사실을 막상 제 입으로 말하려니 꺼려지는 것이다.


“자, 자, 자! 그게 뭐가 중요합니까? 고지가 눈앞인데. 빨리 마지막 약초나 찾으러 가자고요!”


결국 지켜보고 있던 흑아가 한숨을 쉬며 나섰다.


대화의 주제를 다른 것으로 바꾸기 위해 목소리 톤을 인위적으로 높이며 말했다.


그리고 어서 빨리 건너가기나 하라는 양, 두 사람을 차원의 문이 열린 방향 쪽으로 힘껏 밀었다.


“어어어?”


당연한 말이지만 슬기는 흑아가 이끄는 대로 힘없이 밀렸다.


반대로 은후는 사실 흑아가 미는 힘 정도는 충분히 버틸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대화 주제가 자신에게 무척이나 불리했던 까닭에 못 이기는 척 그냥 조용히 그가 이끄는 대로 따라갔다.


그리고 문을 건너기 직전.


잠시 걸음을 멈추고 다시금 슬기를 빤히 바라보다가 은후가 말했다.


“······뭐 여하튼, 이번이 틀림없이 마지막 약이고 그럼 저주는 분명 풀릴 테니······ 너는 각오하는 게 좋을 것이다.”


“어? 네? 뭘요?”


“자, 어서 가지. 꽉 잡거라.”


난데없이 각오하라는 말에 슬기가 그 의미를 물었다.


그런데 이 요괴가 또 제대로 대답을 해 주지 않고 얄밉게 말을 돌렸다.


“네? 은후? 대체 뭘요?”


슬기는 자신을 놀리는 건가 싶어서 잔뜩 심통이 났다.


화가 났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성난 복어처럼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고 그에게 끈질기게 답을 요구했다.


피식.


은후는 여전히 대답이 없었고, 이번엔 짓궂게 웃기까지 했다.


슬기의 허리를 감싸 안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곧 그가 차원의 문 안으로 뛰어들 것이라는 걸 알아차린 슬기는 깜짝 놀라며 다시 다급히 물었다.


“아앗! 잠깐만! 그러니까 대체 뭘 각오하라는 건데에에에!”


파앗.


은후가 발을 굴리며 도약했다.


마지막 약초를 구하기 위해 세 사람은 다시금 빛나는 차원의 문 안으로 뛰어들었다.


차원의 통로를 지나며 점점 그곳에서 멀어지는 거리만큼 슬기의 비명 소리는 점차 작아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와는 반대로 그녀의 곁에서 유쾌하게 웃고 있는 은후의 웃음소리는 어쩐지 더욱 선명하고 커다랗게 들리는 것만 같았다.


작가의말

안녕하십니까 작가 밤의꿈입니다.

제가 태어나서 두 번째로 완결까지 써본 글이라 부족함이 많았음을 압니다.

그래도 고민하며 열심히 썼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읽어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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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요괴 매니저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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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을 찾아서(완) 24.09.03 22 0 12쪽
80 조우 24.09.03 11 0 11쪽
79 조우 24.09.03 8 0 12쪽
78 조우 24.09.03 10 0 11쪽
77 인생의 일부 24.09.03 9 0 12쪽
76 그녀, 민세영 24.09.03 9 0 11쪽
75 그녀, 민세영 24.09.03 9 0 11쪽
74 그녀, 민세영 24.09.03 11 0 12쪽
73 그녀, 민세영 24.09.03 12 0 12쪽
72 그녀, 민세영 24.09.03 14 0 11쪽
71 천재와 범재 24.09.03 10 0 12쪽
70 첫 방영 24.09.03 10 0 12쪽
69 사고들 24.09.03 11 0 11쪽
68 할머니가 허락하심 24.09.03 10 0 12쪽
67 할머니가 허락하심 24.09.03 12 0 12쪽
66 할머니? 24.09.03 11 0 11쪽
65 슬기는 나의 것 24.09.03 14 0 12쪽
64 슬기는 나의 것 24.09.03 12 0 11쪽
63 너에게는 내가 있지 않느냐 24.09.03 14 0 12쪽
62 너에게는 내가 있지 않느냐 24.09.03 13 0 12쪽
61 산신의 후손들 24.09.03 13 0 13쪽
60 산신의 후손들 24.09.02 14 0 12쪽
59 산신의 후손들 24.09.02 12 0 11쪽
58 산신의 후손들 24.09.02 12 0 12쪽
57 산신의 후손들 24.09.02 13 0 12쪽
56 대본 리딩 24.09.02 11 0 12쪽
55 다시, 도련님의 친우 24.08.31 14 0 12쪽
54 월하노인 24.08.31 15 0 12쪽
53 도련님의 친우 24.08.31 14 0 12쪽
52 도련님의 친우 24.08.31 1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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