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름다운 요괴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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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밤의꿈
작품등록일 :
2024.08.27 01:26
최근연재일 :
2024.09.0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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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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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허락하심

DUMMY

할머니가 어떻게든 오래 살 수만 있다면 그 원인이 뭐든 환영할 일이다.


슬기는 오히려 그 서방 차원의 대마왕이라는 남자에게 엎드려 절이라도 하고 싶을 정도다.


옆에서 이야기를 같이 듣고 있던 가은이 말했다.


“이것······ 참. 그 사람이 목걸이를 줄 정도였단 말인가요.”


그녀는 뭔가 복잡한 기분이었다.


나름 서방 차원의 대마왕은 자신의 최고 마녀와 썸을 타는 게 틀림없다고, 마녀들 사이에서조차도 그렇게 공공연하게 소문이 나 있었는데, 전혀 아니었던 모양이다.


“흠, 그럼 아까 촬영장에서 느껴졌던 공기와 공간이 뒤틀리던 감각은 그 서방 차원 마왕의 소행이었나 보군.”


이야기를 듣다가, 조금 전에 자신이 주시했던 상황이 떠오른 은후가 말했다.


하긴, 상당히 거리가 있는 곳에서 결계를 친 싸움이 났는데도, 은후가 그것을 선명하게 느낄 정도였다.


때문에 그 정도의 힘을 지닌 자가 누굴까 궁금했었는데, 그 정체가 서방 차원의 대마왕이라면 납득이 되었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진 은후가 물었다.


“그런데 그 정도로 소란을 피웠다면, 중간에 마녀가 나서서 개입했을 법도 한데, 또 조용했단 말이지. 어떻게 된 거지?”


가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건 제가 설명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엘리온 님과 거래를 했습니다. 그로 인해 부탁한 내용을 수행하는 기간 동안, 그는 다섯 개의 전 차원을 아무 때나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은이 말을 이었다.


“또한 그곳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저희 마녀들은 어떠한 개입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 거래는 은후 님과도 관련이 있는 일입니다.”


“설마······.”


“네. 엘리온 님에게 그들의 추적을 부탁드렸습니다. 동방 차원에서 놓쳤던 그들은 확실히 서방 차원으로 건너간 것이 맞았습니다.”


“그렇군.”


“거기서 추적하는 도중에 다른 문제가 발생해서 엘리온 님에게 협조를 부탁드린 거였는데, 그런 그가 이쪽으로 건너왔다는 건······.”


“아강인가.”


“네. 그가 엘리온과 부딪치는 도중에 이곳, 중앙 차원으로 또 차원을 건너온 것 같습니다.”


“또?”


은후의 질문에 가은이 말을 이었다.


“앞서 엘리온에게 다섯 개의 전 차원을 이동할 수 있도록 권한을 드린 이유도 아강 때문입니다.”


“그런가. 그가 동방과 서방, 두 곳뿐만이 아니라 다섯 차원 전부를 번갈아 가며 도주를 하고 있는 것이로군. 추적에 혼선이 오도록.”


은후가 답을 유추했다.


가은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전 차원의 마녀들이 그가 넘어오는 그때그때 대응하기에는 너무 늦는 감이 있었습니다. 은후 님이 전에 보낸 수하들도 그를 계속 추적하다가 잦은 차원 이동을 감당하지 못하고 번번이 그를 놓쳤습니다.”


가은이 이어 말했다.


“그래서 그 모든 차원 이동을 스스로 감당할 수 있으면서 더욱 기민하게 적을 추적할 수 있는 자, 저희 마녀들과 평소부터 친분이 있던 엘리온에게 거래를 제안한 겁니다.”






“저, 잘은 모르겠지만······ 그럼 그는 슬기의 일을 도와주고 있는 셈인 건가요? 엘리온이요.”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신지영이 물었다.


“글······ 쎄요. 아강의 목표는 은후 님이라, 슬기 양과 직접적인 관련은······.”


가은이 곰곰이 생각을 하며 말을 골랐다.


아강은 은후를 죽이려 한다.


그가 슬기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짐작건대 이 둘의 관계는 아마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컸다.


은후가 슬기를 마음에 품고 있다는 것을 아는 순간에는 또 상황이 바뀌겠지만, 가은이 보기에 아강과 그의 패거리들은 지금 도주만 하기에도 벅찰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런 조사 같은 걸 할 여력이 과연 그들에게 있을까.


그런데 이야기를 듣고 있던 신지영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미 두 사람은 붉은 실로 이어져 있으니까요. 은 서방이 다치지 않는 게 슬기를 도와주는 일이 맞습니다. 이거 참. 그렇다면 저도 거래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봐야겠네요.”


신지영이 가만히 목걸이를 내려다보았다.


자신의 분홍빛 힘을 가운데에 조금 품고서 그의 송곳니가 은은하게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손녀를 돕는 일을 그가 하고 있는데, 자신이 그를 돕지 않을 수 없었다.


먹이 취급 받는 것은 역시나 기분이 썩 내키지 않지만.


그렇게 신지영은 엘리온과의 거래를 긍정적으로 다시 생각해 보기로 결심을 마쳤다.


“이만 다시 향에 내려가 보겠습니다.”


신지영이 먼저 운을 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 여기서 함께 지내셔도 됩니다. 그······ 몸이 바뀌셔서, 돌아가셔도 아는 사람들을 만나기가 힘들지 않으시겠습니까.”


가은이 정중히 제안했다.


그녀의 따뜻한 배려에 감사하며 신지영이 방긋 웃었다.


“저희 가문은 쭉 강원도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습니다. 사실 우리 집안과 제가 특이하다는 건, 어린 시절부터 쭉 함께 커 온 친구들은 이미 다 알고 있어요. 다른 몇몇 마을 사람들도 그렇고요.”


신지영이 잠시 슬기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또한 그들은 제가 슬기를 가능한 평범하게 키울 수 있도록, 아이에게 저의 비밀을 지켜 준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아마, 제가 이렇게 확 변해서 나타나도 눈 하나 깜짝 안 할 겁니다.”


신지영이 슬기의 머리를 다정히 쓸어 넘기다 말을 이었다.


“흐음······. 아, 아니다. 그래도 처음엔 좀 놀라 주려나? 뭐, 여하튼 나중에는 이만큼 회춘해서 부럽다고 할걸요?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만, 저는 강원도로 돌아가 있겠습니다.”


신지영이 고개를 숙이며 다시 한 번 부탁을 했다.


“저보다는 슬기를 잘 부탁드립니다.”


청웅이 그녀에게 말했다.


“혹시, 갔다가 무료해지면 언제든 루시퍼로 오세요. 지영 씨도 연예인 일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그쪽으로 도와 드리겠습니다. 지영 씨, 참 예쁘고 또 재밌거든요. 좋은 연예인이 될 재능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풉. 감사합니다. 그런데, 글쎄요. 아직은 생각이 없어요.”


“나중에라도 마음이 바뀌시면 언제든지요. 그리고 엘리온의 거래 건,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시겠다고 해서 고마워요.”


“어휴, 아니에요. 엘리온도 슬기를 돕고 있잖아요. 제가 슬기의 할미 되는 사람인데, 가만히 있을 수 있나요. 연예인 제안은 감사합니다.”


신지영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앞으로 얼마나 오래 더 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대표님 말씀처럼 그런 삶이 무료해지면 그때 다시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녀의 말에 청웅도 그녀를 따라 피식 웃었다.


저 목걸이가 그녀의 손에 있는 이상, 이제 정말 어지간한 사고로는 쉽게 세상을 뜨기 힘들 것이다.


그녀는 이미 타고난 앞으로의 운명이 바뀌어 버렸다.


그리고 수명도 바뀌었다.


아마 몇 백 년 정도는 정말 가뿐하게 살겠지.


슬기가 완전히 은후의 짝이 된다면, 그땐 그녀의 수명 또한 바뀌겠지만, 지금의 상태로만 봤을 때는 슬기보다도 오히려 신지영이 훨씬 더 오래 살 터였다.


그 모두가 전부 저 목걸이의 힘에 의해서.


그리고 기민한 신지영은 그것을 눈치채고 있는 것 같다.


청웅의 말에 저런 식으로 답변을 하는 것을 보면.


참 센스도 있고, 여러 가지로 괜찮은 여자다.


‘끄응. 역시 괜히 엘리온을 밀어 줬나.’


청웅은 다시금 그녀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 괜히 걱정을 끼칠 거 같아서 계속 오지 말라고 했었지만······ 역시 이렇게 뵈어서 너무 좋았어요. 와 줘서 고마워요.”


“나야말로 진즉 가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줄 것을 그랬구나. 실은 나중에라도 네가 스스로 능력을 개화하게 되면 알려 줄 생각이었단다.”


“그러셨군요.”


“억지로 진실에서 차단하고, 위험하니 그쪽으로 가지 말라고 강요할 마음은 없었지만······ 그래도 가능하다면, 되도록 평범하게 키우고 싶었어. 내 욕심이었던 것 같다. 미안하구나.”


“아니, 아니에요.”


슬기가 피식 웃으며 이어 말했다.


“사실 마을 분들처럼, 나도 우리 할머니가 엄청나게 특이하다는 거 진즉 알고 있었는걸. 그래서인지 은후를 처음 만났을 때도 딱히 그렇게 크게 놀라지는 않았던 거 같아요.”


“후훗. 그랬니.”


“응.”


“슬기야. 최대한 몸조심하고, 항상 은 서방 옆에 꼭 붙어 있어. 알았지? 그리고 나한테 걱정 끼쳐도 돼. 너는 예쁜 내 외손녀잖니. 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이야기하렴.”


“응.”


“너도 힘을 배우고 있는 중이라니 곧 알게 되겠지만, 나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단다.”


“네. 헤헷. 저 이제 되도록 숨기지 않고 이야기 다 할게요, 할머니.”


“그래. 아직은 가장 기초 단계를 배우고 있다니 필요가 없겠지만, 일단 지금 쓰는 힘이 익숙해지면 다시 나를 부르렴. 그땐 내가 다음 단계를 알려 줄게.”


“응!”


“다음에 다시 만나면 또 얼마나 크게 성장해 있을까, 우리 아기······. 그때까지······.”


신지영의 손이 슬기의 머리를 쓸었다.


느린 손길로 슬기의 머리를 단정히 정리했다.


그리고 그녀가 빙긋 웃으며 이어 말했다.


“멋진 모험을 하고 오렴.”




외할머니와의 갑작스런 만남으로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던 슬기 일행은 전혀 모르고 있었지만, 현재 인터넷은 다시 한번 그녀의 이야기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녀와 루나의 만남으로 인해서.


촬영이 끝나고 자신의 외할머니를 만나기 전에도, 슬기는 또 다른 뜻밖의 만남을 가졌었다.


때마침 스케줄이 비었던 루나가 자신을 응원하러 온 것이었다.


그것도 개인 채널의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면서.


그리고 현재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는 내용이 바로 그 방송이었다.


타닥, 타닥.


타악.


민세영은 숙소 자신의 방에서 노트북을 보고 있었다.


오늘 있었던 예능 프로그램 촬영을 마치고, 조금 전에야 숙소로 막 돌아온 터라, 다른 밀키웨이 멤버들도 다들 잔뜩 지친 상태다.


때문에 각자 샤워를 마친 뒤엔 바로 방으로 들어가 그들 나름의 방법대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타닥, 타닥.


노트북 키보드로 기사를 몇 개 검색해서 읽고 난 뒤에, 민세영은 얼마 전에 자신이 출연했던 영상들을 다시 검색했다.


그녀의 하루 일과 중 마지막이, 자신이 출연했던 프로그램들의 모니터링이었다.


스윽. 스윽.


그렇게 영상 몇 개를 확인하고서는, 다시 최근 핫한 트렌드들이 뭔가, 하고 또 살펴보았다.


멈칫.


그러다 마우스 패드에서 스크롤을 내리려고 움직이던 그녀의 손이 우뚝 멈추었다.


영상들이 쭉 나열되어 있는 리스트에서 유독 민세영의 눈에 띈 한 섬네일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다른 이들에게도 마찬가지였는지, 영상을 업로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이었음에도 아주 빠른 속도로 조회 수가 오르고 있었다.


섬네일에는 그녀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슬기와 루나의 얼굴이 클로즈업되어 있었다.


빠르게 타이틀과 업로드 정보들을 살펴보니, 오늘 루나가 했던 그녀의 라이브 방송을 곧장 올린 것이었다.


딸칵.


민세영이 영상을 클릭하자, 바로 플레이가 실행되었다.


영상 속에서 대기실의 문이 열리자마자 루나가 슬기에게 달려들어 안겼다.


다짜고짜 그녀는 슬기의 볼을 마구 비비고 뽀뽀를 했다.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루나가 말했다.


[아이, 귀여워. 귀여워! 귀여워! 이 하얀 볼 좀 봐! 진짜 부들부들하고 말캉말캉해! 찹쌀떡 같아! 쪽! 쪽! 쪽!]


[어? 어어? 저, 저기, 선배님, 이러시면 곤란······. 어? 어어?]


그리고 진짜 당황한 게 여실히 느껴지는 슬기의 모습이 보였다.


“······.”


민세영은 한동안 말없이 영상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그렇게 가만히 영상의 마지막까지 전부 보고 나서 다시 마우스 스크롤을 내렸다.


그리고 영상 아래쪽에 있는 댓글 반응들을 살펴보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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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행복을 찾아서(완) 24.09.03 22 0 12쪽
80 조우 24.09.03 12 0 11쪽
79 조우 24.09.03 8 0 12쪽
78 조우 24.09.03 11 0 11쪽
77 인생의 일부 24.09.03 10 0 12쪽
76 그녀, 민세영 24.09.03 9 0 11쪽
75 그녀, 민세영 24.09.03 9 0 11쪽
74 그녀, 민세영 24.09.03 11 0 12쪽
73 그녀, 민세영 24.09.03 12 0 12쪽
72 그녀, 민세영 24.09.03 15 0 11쪽
71 천재와 범재 24.09.03 11 0 12쪽
70 첫 방영 24.09.03 11 0 12쪽
69 사고들 24.09.03 11 0 11쪽
» 할머니가 허락하심 24.09.03 11 0 12쪽
67 할머니가 허락하심 24.09.03 12 0 12쪽
66 할머니? 24.09.03 11 0 11쪽
65 슬기는 나의 것 24.09.03 15 0 12쪽
64 슬기는 나의 것 24.09.03 13 0 11쪽
63 너에게는 내가 있지 않느냐 24.09.03 15 0 12쪽
62 너에게는 내가 있지 않느냐 24.09.03 13 0 12쪽
61 산신의 후손들 24.09.03 14 0 13쪽
60 산신의 후손들 24.09.02 14 0 12쪽
59 산신의 후손들 24.09.02 12 0 11쪽
58 산신의 후손들 24.09.02 12 0 12쪽
57 산신의 후손들 24.09.02 14 0 12쪽
56 대본 리딩 24.09.02 12 0 12쪽
55 다시, 도련님의 친우 24.08.31 15 0 12쪽
54 월하노인 24.08.31 15 0 12쪽
53 도련님의 친우 24.08.31 15 0 12쪽
52 도련님의 친우 24.08.31 1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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