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각성자로 회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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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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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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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DUMMY

이른 아침 기상.

완벽한 컨디션.

마력 순환.

게이트 관련 정보 탐색.

회귀 이후 아침 루틴이 되고 있었다.

강현우는 회귀 전에도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편이었다.

꾸준히 노력하고 조금씩 성장하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라고 믿었다.

로또가 되면 불안해하는 타입이랄까.

그래서 요즘 마음 한구석에 불안감이 있기는 하다.

회귀와 각성은 로또와 비교할 수 없는 행운이니까.


“코어 세 개라. 개이득.”


머릿속에 떠오르는 잡생각을 한편으로 접어두고 어제 습득한 코어의 마력을 흡수했다.


“후— 한 번에 세 개는 힘들구나.”


흡수하는 과정이 조금 버거웠다.

지금까지 흡수한 코어가 두 개인데 세 개는 당연히 무리지.

하지만 강현우는 자신의 능력, 초재생을 믿었다.


“음··· 네 개는 위험했을지도 모르겠다.”


복부와 팔, 다리 군데군데 피멍이 올라오다가 금세 사라지고 있었다.

내부 장기와 근육, 혈관 곳곳에 무리가 가해져서 생긴 현상이었다.

장기에 손상, 근육 파열 등이 실시간으로 복구되는 중이었다.


“지연이한테는 안 보여 줘야겠다.”


다소 무리를 했지만 그 효과는 확실했다.

마력의 흐름을 한층 더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이제는 의도한 신체 부위로 마력을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바디 프로필 예약하자. 완벽하네. 와우!”


거울에 몸을 한 번 비춰보고 샤워로 땀을 씻어냈다.


* * *


강현우는 호텔 로비의 카페에 앉았다.

엘리나가 묵고 있는 호텔이었다.


“오래 기다렸어요?”


엘리나가 의자에 앉으며 물었다.

주변 남자들의 눈초리가 따가웠다.


“제가 드린 그거, 처분은 잘 됐나요?”

“팔지는 못했구요 일단 담보로 잡혀서 현금은 구했어요.”


띠리리리—


강현우의 핸드폰이 울렸다.


“과장님, 오셨어요? 네. 1층 카페로 오세요.”

“누가 오나 봐요?”

“길드 대표님 오십니다.”


방금 통화는 박과장이었다.

박과장은 결국 강현우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게 잘하는 짓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만 믿고 한 번 가본다.]


입구로 들어오는 박과장이 보였다.


“과장님, 여기요.”

"웬 호텔 카페야? 안 어울리게.”


자리에 앉던 박과장이 잠시 멈칫했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엘리나입니다.”

“아··· 예··· 박과장이라고 합니다.”


박과장의 동공이 흔들리고 목소리가 떨려왔다.


“과장님, 이름을 말씀하셔야지.”

“아··· 죄송합니다. 박진우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자리에 앉은 박진우의 시선이 엘리나에게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과장님, 아니지 이제 대표님이시지. 대표님, 엘리나 얼굴 빵구 나겠어요.”

“어? 어··· 초면에 실례했습니다. 근데 내가 왜 대표냐?”

“이거 받으시구요.”


강현우가 신용카드를 내밀었다.


“일단 제 카드인데요, 법인 설립되기 전까지는 이걸로 쓰세요.”

“내가 왜 대표냐고?"

“저는 볼 일이 있어서 가볼게요. 두 분, 잘 부탁드립니다.”

“야! 강현우! 야!”


박진우가 자리에서 일어나는 강현우를 다급하게 불렀다.


“대표님.”

“예? 예. 엘리나 씨.”

“배고픈데 밥 먹으러 가면 안 될까요?”


엘리나가 박진우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박진우는 심장이 터질듯했다.


* * *


호텔을 나와 조금 걷다 보니 광화문 광장이었다.

마수의 사체는 깨끗이 치워져 있었다.

경비도 제법 삼엄했고.


‘낮에는 안 나와 병신들아···’


속으로 진심 어린 조언을 해줬다.


‘최초 각성자 녀석은 조금 약이 올랐을라나?’


게이트를 보니 최초 각성자가 떠올랐다.

길드원 후보 1순위로 생각하고 있는 중요 인재이지만 첫 만남에서는 약을 좀 올려 주었다.

나이 서른이 넘는 어른이 돼가지고 중딩 약이나 올리고 참 잘하는 짓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대한민국 정규 교육 과정을 우수한 인내심으로 수료한 강현우는 훌륭한 꼰대였다.

짝다리에 껌 씹는 건 못 참지.


‘협상 전략이기도 하고.’


딱 봐도 각성자는 중2병 환자일 가능성이 농후했다.

세상에서 제일 시니컬하고 왼팔에 흑염룡 하나씩 키우는 녀석들은 궁금하게 만들어야 한다.

지들이 안 궁금하면 귀에 피가 나도록 얘기해도 소용없으니까.


“그래도 적당히 해야지. 너무 놀리면 튕겨나가니까.”


* * *


광화문 광장 게이트와 관련된 기사 여러 개가 속보로 떴다.

어제 처리한 웨어 울프 세 마리에 관한 내용이었다.


“이러라고 일부러 안 치웠지. 당해봐야 정신을 차리거든.”


기사의 헤드라인을 슥 훑어보았다.


[광화문 게이트 인근 마수 사체 발견: 새벽의 미스터리]

[각성자. 그는 진정 구원자인가?]

[다시 나타난 마수, 인근에서 술마시고 말춤 춘 경찰청장]

[게이트 경비, 하청에 하청에 하청. 누구의 잘못인가?]


기사 내용은 다 비슷 비슷했다.

마수가 나타났고 누군가 처리했으며 서울시와 정부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게이트, 마수 그리고 각성자라는 표현을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었고.


“정신 차리고 관리 좀 해라.”


서울에 게이트가 발생했을 때는 세계 최초였으니 그러려니 넘어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파리와 뉴욕에서도 게이트가 생성되었다.

다른 게이트에서는 마수가 주기적으로 출현하고 있었고 최초 각성자가 마수를 막아내고 있다는 것을 전 세계가 알고 있다.

그러면 서울 게이트에서도 추가적으로 마수가 출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되는 거 아닌가?

긍정적인 건지··· 귀찮은 건지··· 생각이 모자라는 건지···


“됐다. 정부에 뭘 바라겠냐. 언제는 제대로 했다고. 그냥 가만히 있는 게 돕는 거지.”


그래도 이건 시민 안전에 대한 거잖아!

이것도 안 할 거면 해체해야 되는 거 아냐?

잠시 무정부주의적 사고로 열을 내다가 정신을 차렸다.


“강현우, 너 할 일이나 하세요.”


인터넷을 더 뒤져봤지만 흰 털 새끼에 대한 정보는 손톱만큼도 없다.

광역 피어를 사용하는 A급 마수.


“이 새끼는 도대체 무슨 꿍꿍이야?”


분명 그날 들은 것은 마수의 목소리였다.

흥미롭다 했고 다음이라고 했다.

회귀 전 강현우가 가진 감정은 자신의 인생을 망친 마수에 대한 방향성 없는 복수심이었다.

희망 고문이었고 삶을 이어가는 핑계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감정적 차원이 아닌 실질적인 위협이었다.


“찝찝해. 먼저 찾아내야 돼."


각성자가 되어 회귀했고 서지연을 다시 만났다.

그리고 과거와 달리 살려냈다.

이번 생은 잘 살고 싶다.

그리고 흰 털 새끼에 대한 복수도 하고 싶다.

여기까지 하고 강현우는 생각은 끊어냈다.

지금 고민해도 얻을 것이 없었다.


“나이프나 좀 찾아보자.”


인터넷에서 군용 나이프를 찾아보았다.

청계천에서 산 건 하루 만에 작살이 났으니.

싸게 샀으니까 그러려니 했다.


[남자라면 소도! 숏소드가 진리! 니들이 단도를 알아?]


흥미로운 상품을 하나 발견했다.


“패기 보소.”


넘치는 패기에 끌려 클릭해 보았다.

별다른 장식은 없었지만 매우 깔끔한 느낌의 소도를 판매하고 있었다.

하지만 리뷰도 별점도 아무것도 없었다.

하긴 누가 사겠냐.

현장 수령인 데다가 가격이 시가였다.

다금바리도 아니고 무슨 말도 안 되는···

게다가 계약금이 100만 원이었다.

그나마 현장 결제.

인터넷 스토어는 뭐 하러 열어 놓은 거야?


“물건을 팔겠다는 거냐 안 팔겠다는 거야.”


어이가 없으면서도 한편으로는 판매자가 누구인지 궁금해졌다.


“판매자가··· 오한마? 진짜?”


오한마는 10년 후 미래에서 가장 유명한 대장장이 중 하나였다.

소도만 만들었기 때문에 항간에는 소도성애자로 알려져 있기도 했고.

괴팍한 성격으로 유명했지만 그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의 소도를 제작했다.

아무리 패악질을 부려도 소도 하나 얻기 위해 각성자들이 줄을 서서 굽신 거렸다.


“이 사람이면 믿을 만하지. 문제는 성질이 더러워서 의뢰를 잘 안 받는다는 건데···”


하지만 소도성애자가 환장하는 게 있었지.

다음 마수 출현이 내일이니까 가서 좀 가져오면 되겠네.


* * *


자정이 넘은 시간 광화문 광장 게이트.

강현우가 벤치에 앉아 마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 손에는 커피, 한 손에는 샌드위치를 들고.

이제 긴장감 따위는 없는 거냐?


“마수 새끼들. 왜 오밤중에 기어 나오는 거야? 다른 게이트는 낮에 잘만 나오더만.”


늦은 시간에 출현하는 게 더 편하면서도 괜히 한소리를 했다.

밤샘 야근의 기억 때문인가?

김부장 이 개새끼.

그때 손을 놔버려야 됐어.

갑자기 열이 확 올라왔다.


“그나저나 에휴— 어지간해서는 정신을 못 차리지.”


게이트 주변은 바리케이드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낮에는 제대로 서길래 정신 차렸나 싶더만.

야간 경비는 여전히 땡땡이를 쳤다.

기대한 내가 병신이지···


“에라이 써글넘들아···”


샌드위치와 커피를 입에 마저 털어 넣었다.

때마침 게이트가 붉게 물들었다.

웨어 울프 세 마리가 게이트를 걸어 나왔다.


“환영합니다. 여러분.”


탓—

마수가 게이트를 빠져나오자마자 사각에서 기습.


“선빵필승! 기습제일!”


촤악— 촤악—


마수의 목덜미를 향해 양 팔을 번갈아 휘둘렀다.

오늘은 군용 나이프를 두 개를 준비했다.


털썩—


마수의 몸뚱이가 무너지듯 내려앉았다.

한 번의 공격으로 마수의 머리를 잘라내 버렸다.

마력이 늘어난 만큼 힘과 스피드가 상승했다.

처음과 비교한다면 폭발적인 성장이었다.


“싼 게 비지떡이지···”


나이프도 하나 부러졌다.


“크앙—”


다른 마수가 팔을 휘둘렀다.

지난번 전투에서는 간신히 막아냈지만.


촤악—


마수의 공격이 눈에 보였다.

몸을 살짝 숙여 피하면서 나이프를 휘둘렀다.

나이프가 마수의 가슴과 목덜미를 가로질렀다.


“커터 칼이었나···”


남은 나이프도 마저 분질러먹었다.

두 마리의 마수를 순식간에 처리했다.


탓—


마지막 한 마리가 등을 돌려 도망쳤다.


“어디가 새끼야! 이리 와!”


마수는 몇 걸음 채 가기도 전에 뒤를 잡혔다.

그리고 주먹 난타.

마수 세 마리를 혼자서 깔끔하게 처리했다.


탁—


“왔냐? 빨리 빨리 다녀라.”


검은색 트레이닝복 차림의 최초 각성자가 나타났다.

강현우의 인사에 소년이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읏차— 어이구, 힘들다.”


강현우가 빵빵해진 백팩을 어깨에 걸치며 일어섰다.

백팩에는 마수의 코어, 송곳니, 손톱이 가득 담겨 있었다.


“아저씨! 누구예요? 뭐 하는 사람이에요?”

“아저씨? 껌 뱉고 팔짱 풀고 자식아.”

“...”

“나이를 떠나서 너처럼 물어보면 다 싫어해.”

“치···”


멀리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이쿠. 한가한 공무원님들 이제 오시나 보네.”


강현우가 백팩에서 코어를 하나 꺼내어 소년에게 던졌다.


“받아. 임마.”


엉겁결에 코어를 받아든 소년이 코어와 강현우를 번갈아 봤다.

이게 뭔데?


“다음에 보자.”


뭘 준 건지 아무런 설명도 없이 강현우가 자리를 피해 버렸다.


“아저씨! 얘기 좀 해요!”


소년이 강현우를 뒤쫓았지만 이미 멀어진 뒤였다.


“드럽게 빠르네.”


강현우가 슬쩍 뒤를 돌아보았다.

못 쫓아오지. 내가 흡수한 코어가 몇 갠데.

각성 초기에는 코어 하나의 차이가 컸다.


‘어차피 며칠 뒤에 또 만날 거다. 싸가지야.’


각성자는 마수 출현에 무척 민감하다.

특히나 최초 각성자는 더욱 민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니 마수가 출현하면 어김없이 만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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