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각성자로 회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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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띠
작품등록일 :
2024.08.0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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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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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008

DUMMY

“계십니까?”


한적한 시골.

그곳에서도 마을에서 약간 떨어진 산기슭.

간판도 없는 대장간의 문을 들어서며 인기척을 냈다.


“누구슈?”


‘헉! 드워프?’


부리 부리한 눈에 덥수룩한 수염.

키는 짤닥만하지만 다부진 체격을 지닌 사람이 안쪽에서 나타났다.

대장장이 오한마.

소문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인터넷에서 보고 찾아왔습니다. 대장간 맞나요?”

“그렇긴 한데··· 댁이 찾는 건 없을 테니 가보슈.”


시작부터 문전 박대였다.

성질머리하고는···


“소도를 구하고 있습니다.”

“소도?”

“네. 제가 좋은 소도가 꼭 필요해서요.”


소도라는 말이 오한마의 관심을 끌었다.


“음··· 손 좀 줘보슈.”


오한마가 강현우의 손을 이리저리 살폈다.


“에잉··· 가보슈. 댁한테 팔 물건은 없수다.”

“네?”

“칼 한번 안 써본 양반한테 팔 물건은 없단 말이외다.”


거참··· 요즘 세상에 누가 칼을 쓴다는 건지.

혼자서 중세 전란의 시대를 사시나.


“물 한 잔만 먹고 가도 될까요?”


등을 돌려 안으로 들어가려는 오한마에게 말했다.


“기다리슈.”


오한마가 마지못해 물을 가지러 간 사이 매고 있던 백팩을 탁자에 올려 두었다.

그리고 백팩을 살짝 열어 두었다.

웨어 울프의 송곳니 하나가 삐죽하니 튀어나왔다.


“여기 있수다.”

“감사합니다.”


물 잔을 건네는 오한마의 눈에 송곳니가 들어왔다.

팔뚝만 한 크기의 송곳니인데 못 볼 수가 없지.


“후— 시원하게 잘 마셨습니다. 어라? 가방이 열려 있었네?”


강현우가 송곳니를 밀어 넣고 백팩을 둘러맸다.


“잠시만!”


몸을 돌려 대장간을 나가려던 때 오한마가 불러 세웠다.


“그거 뭐요?”

“뭘 말씀하시는지···”

“그거 말이요! 그거! 가방에 든 그거!”


강현우의 한쪽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뭐긴··· 당신 낚을 떡밥이지···’


“오··· 좋구만··· 허허··· 참··· 소도 만들기 딱일세.”


오한마는 송곳니를 살펴보며 연신 감탄사를 터트렸다.


‘귀한 재료라면 환장을 한다더니··· 침이나 좀 닦지.’


마수의 부산물은 생전 처음 보는 것이기에 당연히 신기할 것이고.

재료로서의 특성도 매우 훌륭하기 때문에 오한마는 송곳니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물론 오한마 정도의 장인이나 되니까 알아보는 것이지만.


“다 보셨으면 가보겠습니다. 제가 시간이 별로 없어서.”


강현우가 짐짓 바쁜 척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른 대장간은 알아본 거요?”

“이제 알아봐야죠.”

“시간이 별로 없으시다면서?”


질문의 하는 와중에도 오한마의 눈은 송곳니에 고정되어 있었다.


“네. 사실 급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런 쪽으로 아는 게 없으니 속만 타고 죽겠네요.”

“그럼 이제 시간이 나겠수다.”

“네?”

“소도 내어 주겠수.”

“정말이십니까? 감사합니다.”

“대신! 이건 내게 넘기는 거요.”

“아! 대금은 그걸로 대신하는 건가요?”


강현우가 아무것도 모르는 척 오한마를 떠봤다.


“아니! 대금은 따로 내시고! 이것도 주시고!”


이 정도로는 안 넘어오시겠다?

어쩔 수 없지. 내가 오늘 크게 쏜다.


“아··· 그렇군요. 어이쿠.”


강현우가 백팩을 슬쩍 밀어서 쓰러뜨렸다.


우르르르—


백팩에서 웨어 울프의 송곳니가 몇 개 더 쏟아지고.

오한마의 눈이 두 배쯤 커졌다.

그리고 웨어 울프의 손톱이 튀어나오자.

오한마의 눈이 아예 뒤집혔다.


“죄송합니다. 다 쏟아 버렸네요.”

“동작 그만!”


강현우가 오한마를 멀뚱히 쳐다보았다.


‘눈이 살짝 돌았는데?’


“내가! 내가! 줍겠소! 내꺼야! 건들지 마!”


걸려들었어.

당신은 낚여버리고 말았어.


“오호라··· 이거 참··· 이걸 이렇게 해서···”


한 손에는 송곳니, 다른 한 손에는 손톱.

오한마는 싱글벙글 하며 알 수 없는 소리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저··· 대금은 얼마인가요?”

“대금··· 혹시 이거 필요한 거요?”

“필요하기는 합니다만··· 귀한 겁니까?”

“흠흠··· 귀하다기 보다 처음 보는 재료인지라.”

“그러면 소도 두 자루와 교환하시죠.”


오한마의 눈이 커졌다.


“두 자루면 되겠수?”

“예. 저에게는 소도가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분명 두 자루라고 했수! 기다리쇼!”


오한마는 부리나케 소도 두 자루를 가져왔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이런 게 또 생기거든 찾아오슈. 다른데 가봐야 알아보지도 못할 테니 헛걸음하지 말고! 꼭! 여기로 오는 거요!”


단단히 약속을 받아낸 오한마가 손까지 흔들어 주며 배웅해 주었다.


“더 뜯어낼 수 있을 것 같기는 한데···”


웨어 울프의 송곳니와 손톱.

하급 마수의 부산물이기는 하지만 당분간은 아주 귀한 재료로 취급될 것이었다.


“그것도 잠깐이니까. 사실은 헐값이지.”


하지만 머지않아 웨어 울프의 부산물 정도는 쉽게 구할 수 있게 될 것이었다.

그때가 되면 오한마는 얼굴 한 번 보는 것도 힘들게 될 터였으니.

강현우는 아주 훌륭한 투자를 한 셈이었다.


* * *


시드니와 카이로에서 게이트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최초의 게이트 일곱 개 중 다섯 개의 게이트가 생성되었다.


“남은 건 이제 두 곳.”


요즘은 어느 미디어에서든 게이트와 마수에 대한 내용이 컨텐츠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당연한 현상이었다.

신선하면서 자극적이기까지 한 이슈였으니.


“그중에 최고는 각성자이지.”


게이트 수도 적고 출현하는 마수도 한정적인 지금도 각성자에 대한 관심이 적지 않지만.

마수 웨이브 이후에 비교할 바는 아니었다.


“각성자가 대통령이 된 나라도 있었었지···”


강현우가 핸드폰을 보며 혼잣말을 했다.


“뭘 혼자 중얼거리냐? 정치한다고?”

“대표님, 오셨습니까.”


강현우가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하지 마 새끼야. 대표는 무슨 대표. 귀찮은 거 하기 싫으니까 몰아준 거잖아.”

“아! 눈치채셨습니까?”

“이 새끼가···”


말은 저래도 싫지는 않은 듯했다.

입이 귀에 걸려 있었다.

대표 자리 때문인지 엘리나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자. 여깄다.”


박진우가 명함과 카드 키, 자동차 키를 내밀었다.


“감사합니다! 대표님! 열심히 하겠습니다!”


“하지 마 새끼야!”

“넵. 알겠습니다. 이게 길드 명함이에요?”


흰색 바탕에 파란색이 포인트로 사용된 깔끔한 디자인의 명함이었다.


“지넬 길드··· 길드 이름이 좋긴 한데 왜 지넬이에요?”

“아··· 그게···”


박진우의 얼굴이 조금 붉어졌다.


“진엘로 할까 하다가 지넬로 했어.”

“진엘은 뭔데요?”

“진우··· 엘리나···”


어허··· 이 사람이 하라는 일은 안 하고 연애질을 하고 있네? 그것도 짝사랑을?


“일어나! 일어나! 밥 먹으러 가자!”


박진우가 다급하게 화제를 돌렸다.


“엘리나는요?”

“어허! 엘리나라니! 실장님!”


나 참나···


“예, 예. 실장님은요? 사무실에 있어요?”

“아니. 지금 먹고 있어. 빨리 가야 돼. 엘리나가 다 먹는다.”


* * *


자정이 넘은 시간.

광화문 광장 게이트 앞.

강현우가 샌드위치와 커피를 들고 벤치에 앉았다.


“경비를 저번보다 신경을 쓰기는 했는데···”


바리케이드도 이동형 플라스틱에서 고정형 철제로 교체했고.

안내문도 커졌고 문구도 살벌하네.

CCTV도 여러 대 설치했고.


“근데 여전히 인간은 없네··· 징글징글하다. 그렇게 욕을 처먹어도 소용이 없네···”


게이트 경비에 대한 거센 비난에 조금 움찔했지만 당국은 여전히 요지부동 전시행정 늦장 대응이었다.


“다른 나라처럼 마수가 난장을 피우고 사람도 좀 죽어야 정신을 차리지··· 그래 내 탓이다. 깔끔하게 처리한 내 탓.”


부우웅—


게이트가 붉게 변하면서 마수가 출현하였다.

이번에는 웨어 울프 다섯 마리.


“환영합니다. 마수 여러분.”


팟—


언제나처럼 선빵필승, 기습제일의 원칙으로 돌진했다.

평소와 다른 점이라면 팔뚝 길이의 소도 두 자루가 손에 들려 있었다.


휙— 휙—


마수의 등 뒤로 순식간에 접근해서 소도를 가볍게 휘둘렀다.


쿵— 쿵—


소도가 마수의 목덜미를 거침없이 가르고 지나갔고.

마수 두 마리가 소리도 내지 못하고 쓰러졌다.


“비싼 건 다르구나···”


청계천에서 팔던 군용 나이프와는 차원이 달랐다.

칼날에서는 서늘한 예기가 흘렀고.

손잡이는 손에 착착 감겼다.

마치 팔이 늘어난 느낌이었다.


촥—


잠시 소도에 대한 감상에 빠져있던 때에 마수 한 마리가 반으로 갈라졌다.


“오늘은 빨리 왔네?”


검은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소년이 긴 검을 들고 서 있었다.

오늘은 껌도 안 씹고 짝다리도 안 짚고 있네?

뭔가 기운이 조금 달라진 것도 같기도 하고.


휙— 쉬익—


소년에게 인사를 건네며 소도를 휘둘렀고.

동시에 소년도 검을 내리쳤다.


쿵— 쿵—


순식간에 마수 다섯 마리를 처리했다.


“자, 이거. 다음에는 니가 꺼내가라.”


강현우가 마수 사체에서 코어 두 개를 찾아서 소년에게 건넸다.


“으···”


소년은 역한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순순히 코어를 받아 들었다.

크크크··· 이 새끼··· 마력 흡수하셨구먼.

몸놀림이 다르다 했어.

그게 약발이 아주 좋그등요.


“읏차— 오늘은 이만 마무리를···”


나머지 사체에서 코어를 마저 수거하고 일어서던 강현우가 한 쪽 구석을 응시했다.


팟—


“놔! 이거 안 놔! 너 내가 누군 줄 알아? 나 서승덕이야! 청와대 수석비서실 출입 기자! 서승덕!”


구석에서 남자 하나가 강현우 손에 목덜미를 잡힌 채 질질 끌려 나왔다.


“청와대 수석비서실 출입 기자라··· 우와···”

“그래! 이제 느낌이 오냐? 내 전화 한 통이면 너 같은 건 그냥 가는 거야! 이거 안 놔! 인생 조지고 싶어?”


‘어차피 조만간 세간에 알려지겠지만 아직은 귀찮으니까···’


휙—


강현우가 기자에게 소도를 휘둘렀다.


서걱—


기자가 들고 있던 카메라가 두 동강이 났다.


“우아악! 내 카메라! 미쳤냐! 뭐 하는 짓이야!”


기자는 잘라진 카메라를 손에 들고 지랄 발광을 했다.

이 새끼는 뭐지? 칼이 눈앞에서 왔다 갔다 하는데 겁도 안 나나···


쩍—


강현우가 기자의 싸대기를 날렸다.

기자의 목이 뽑힐 듯이 돌아갔다.


“닥쳐. 병신아.”


기자에게 조용히 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하고 소년에게 손짓을 했다.


“내일 찾아와라.”


소년에게 길드 명함을 내밀었다.

소년이 낚아채듯이 명함을 받았다.

여전히 싸가지는 없구나···

강현우가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씨발 새끼··· 카메라가 하난 줄 알았지? 하나 더 있다 이 새끼야. 넌 이제 끝났어!”


강현우가 사라지자마자 조용히 쭈그러져 있던 기자가 핏대를 올리며 소리쳤다.

태세 전환이 거의 국보급이었다.


“야! 너 중딩이지! 뭘 꼬라바! 어린 노무 새끼가! 너 명함 같은 거 받았지? 아까 받은 거 내놔 봐.”


카메라 셔터를 한참 눌러대던 기자가 소년에게 으름장을 놓았다.

소년이 기자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쉬익—


그리고 냅다 검을 휘둘렀다.


서걱—


카메라가 반으로 갈라졌다.


“허억! 내 카메라! 너도 미쳤냐! 이것들이 쌍으로 돌았···”


쫘악—


소년이 지랄 발광하려는 기자의 싸대기를 야무지게 후려쳤다.


“닥쳐. 꼰대야.”


소년도 기자에게 조용히 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다.


쉬익—


그리고 기자를 향해 검을 한 번 더 휘두르고는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히이힉! 내 폰··· 으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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