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각성자로 회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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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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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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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

DUMMY

“각성자라니··· 마수와 싸운다는 그 각성자 말인가?”

“네. 맞습니다.”


갑작스러운 각성자 커밍 아웃에 잠시간 정적이 흘렀다.

윤태호가 믿지 않을 때를 대비해서 영상을 준비해왔다.

핸드폰을 꺼낼까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하하하! 역시! 내 안목이 틀리지 않았구만!”


윤태호가 정적을 깨고 호탕하게 웃었다.

진심으로 기분 좋은 웃음이었다.


“빨리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이해하네. 그럴만한 사정이 있는 것이겠지.”


윤태호의 눈에서 다시 꿀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조금 전 보다 더 심각한 상태였다.

범상치 않은 청년이라 생각했는데 각성자라니.

윤태호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이 청년이 자신을 새로운 도전으로 이끌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코어를 어떻게 알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이제 사업 계획에 대해서 들어봐야겠지?”

“네, 그럼 말씀드리겠습니다.”


강현우는 윤태호에게 코어를 비롯한 마수의 부산물에 대한 것부터 차근차근 설명하기 시작했다.

윤태호는 눈을 빛내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 * *


“휴우— 일단 한고비는 넘었고···”


결과적으로 윤태호는 강현우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였다.


[자네 뜻대로 진행해 보게나. 투자금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하도록 하게나. 이번에 자네 덕분에 손해를 크게 줄였으니,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활용해도 좋네. 아니, 그 이상이라도 좋겠지.]


그간에 쌓은 관계와 사업 계획의 타당성, 그리고 각성자라는 히든카드.

이 정도면 필요한 투자와 지원을 약속받는 데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기대 이상의 호의를 보여주었다.


“부담스러울 정도이기는 하지만 나쁠 건 없지.”


각성자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

마력 흡수, 훈련, 실전 경험, 무기 등등.

각성자 스스로의 노력이 기본이겠지만 금전적 지원이 있다면 더 빠른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돈은 많을수록 좋은 거라고.”


거창하게 사업 계획이라 말했지만 실상 내용은 단순했다.

지넬 길드가 마수를 사냥하고 부산물을 비콘에 공급한다.

이에 대해서 비콘은 지넬 길드가 필요로 하는 것을 지원한다.

사업이라기 보다 신생 길드 지원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빨리 성장하면 돼. 비콘도 이득이면 이득이지 손해 보는 건 아니라고.”


현재는 각성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하지만 곧 각성만으로는 부족한 시기가 찾아올 것이다.

더 강한 마수가 등장하고, 길드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성자에도 등급이 생겨난다.

더 강한 각성자가 더 좋은 대우를 받게 되는 것이다.

이 즈음에는 기업이 각성자나 길드의 스폰서가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강현우는 빨리 성장해야 할 다른 중요한 이유가 있었다.


“흰 털 새끼···”


* * *


마수 웨이브가 발생하던 날, 시청역 인근.

알렉과 정수진을 데리고 길드로 돌아가려 할 때였다.


[많이 늘었군.]


‘흰 털!’


머릿속을 울리는 목소리에 고개를 뒤로 돌렸다.

흰 털의 모습을 찾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느낄 수 있었다.

시퍼런 마수의 눈동자가 자신을 뚫어질 듯 응시하고 있었다.

소름이 돋고 등 뒤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아직은 부족해···]


여전히 알 수 없는 소리를 하고는 흰 털의 기운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아무렇지 않은 척 고개를 돌려 다시 갈 길을 재촉했다.

하지만 팽팽한 긴장감은 길드로 돌아가는 내내 계속되었다.


* * *


“강해져야 한다.”


어제 일로 분명해졌다.

흰 털은 자신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매우 흥미를 가지고 있음이 확실했다.

하지만 호의가 아닌 것은 느낄 수 있었다.

흰 털의 시선은 포식자가 먹이를 보는 눈이었다.


“지금으로는 털끝도 못 건드려.”


느껴지는 기운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지금 마주한다면 흰 털이 내뿜는 기세조차도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

수련이 필요하다.

마력이 필요하다.

무기가 필요하다.

더 강해져야 한다.


“오히려 잘 됐어.”


회귀 전과는 상황이 달랐다.

지금은 흰 털을 쫓아다니지 않아도 된다.

그놈이 강현우를 찾아올 테니까.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착실히 강해지기만 하면 될 일이었다.


* * *


“좋은 아침입니다.”

“굿모닝—”


알렉이 예상외로 일찍 나와 있었다.


“혀누.”

“?”

“나 너네 집에 가면 안 되나?”

“호텔 잡아줬잖습니까. 저희 집에 왜 옵니까?”

“나 외롭다. 론리. 론리. 론리.”


미친놈이···


“안됩니다.”

“혀누, 차갑네.”


알렉의 어이없는 앙탈 정도는 가볍게 무시했다.

저거 들어주면 버릇된다.


“대표님, 건물주는 만나 보셨어요?”


김진우에게 빌딩 매입에 대해 물었다.


“어제 말해놓고 오늘 물어보냐? 성격 참 급하네.”

“언제 만나는데요?”

“짜잔— 계약했지롱.”


박진우가 서류 봉투를 흔들어 보였다.


“건물주가 영상 보더니 바로 팔겠다고 하더라.”


척서율이 상대한 마수가 꽤 살벌하게 생기긴 했으니까.


“얼마에 사셨어요?”

“5억 줬다. 1억에 파느니 그냥 버리겠다고 해서 어쩔 수 없었어.”

“잘 하셨어요. 5억도 싸죠, 뭐.”

“지누 대표, 5억 손해 봤다. 버리면 주우면 되지, 3초 안에.”


김진우가 알렉을 째려보았다.

빌딩이 먹을 거냐? 3초 안에 줍게.


“알렉,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시고 나갑시다.”

“어디 가냐? 너만 가라.”


알렉의 팔을 끌어당기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서율이랑 수진 씨는 서울역으로 가시고, 저와 알렉은 시청역으로 갑니다.”

“... 네.”


척서율이 한 박자 늦게 대답했다.

뭐 하러 가는지 아는 모양이었다.

입이 잔뜩 나와서 구시렁거리고 있었다.

질풍노도의 중딩은 무조건 불만이다.


“마수 부산물 수거를 부탁합니다. 다른 거는 필요 없고 소뿔만 가져오시면 됩니다.”


정수진에게 당부하고 길드를 나와 시청역에 도착했다.

바실리스크 사체는 그 상태 그대로였다.

마수는 마수 사체를 건드리지 않으니 당연한 일이지만.

근미래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저게 지금 얼마짜린데.


스윽—


바실리스크의 사체에서 송곳니 두 개를 채취했다.


“혀누.”


채취한 송곳니를 끈으로 묶고 있는 강현우를 알렉이 불렀다.


“또 왜요?”

“그거 뭐였냐?”

“그거라뇨?”

“저쪽에서 째려보던 거. 초큼 무서웠다.”


알렉이 턱짓으로 한 쪽 방향을 가리켰다.

흰 털의 기운을 느꼈던 그 방향이었다.

잠시간 정적이 흘렀다.


“무슨 소리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짐짓 모른 척했지만.


“친하게 지내지 마라. 친구 따라 월북한다.”


알렉은 들은 척도 안 하고 자기 할 말만 했다.


“친구 아닙니다.”

“모른다며?”


이런 쓰글 놈이···

낚였네.


* * *


“계십니까?”


강현우와 알렉, 정수진이 오한마의 대장간을 찾아왔다.


“어이쿠! 이게 누구슈! 들어오슈!”


오한마가 격하게 환영하며 맨발로 뛰어나왔다.

하지만 눈은 강현우가 가져온 커다란 짐에 꽂혀 있었다.


“자, 자. 시원하게 물 한잔 하슈.”

“감사합니다.”

“물 말고 다른 건 없으냐?”

“알렉, 그냥 드세요.”


강현우가 알렉에게 한소리 했다.

오한마는 알렉이 뭐라고 하는지 듣지도 못한 듯 짐 꾸러미만 힐끔힐끔 쳐다보고 있었다.


“한마 님.”

“왜 그러슈?”

“궁금하시죠?”

“흠흠.”


오한마가 쑥스러운 듯 헛기침을 했다.


“한마 님 드리려고 가져온 거니까 너무 조급해하지 마시구요.”

“어차피 줄 거면 빨리 보여주면 안 되겠소?”

“이거 보시면 대화가 안될 거라서요.”

“대체 뭐길래 사람 궁금하게···”


오한마가 짐 꾸러미에 눈을 떼지 못한 채 말끝을 흐렸다.


“몇 가지만 여쭤볼게요. 오래 안 걸립니다.”

“알겠수다.”


그제서야 오한마가 강현우를 보았다.


“지난번의 발톱하고 송곳니로 만드신 게 있으실까요? 궁금해서요.”

“있지! 그럼! 잠시만 기다리슈!”


오한마가 안쪽에서 소도 2자루를 꺼내왔다.


“그때 그 발톱으로 만든 거요. 내 역작이지!”


1m 정도 길이의 살짝 휘어진 소태도였다.

미세한 물결무늬가 새겨진 칼날에서 서늘한 예기가 풍겨 나왔다.


“한번 휘둘러 봐도 될까요?”

“그러슈. 닳는 것도 아니고.”


소태도에 마력을 살짝 흘려 넣었다.

마력이 부드럽게 칼날에 밀려들어갔다.

그 순간 오한마가 움찔하는 것이 보였다.


쉬익—


가볍게 휘두른 소태도가 공기를 갈랐다.

그 소리가 무척이나 청량하면서도 날카로웠다.


“혀누, 조심해라. 나 다친다.”


어느새 대장간 구석으로 피신한 알렉이 말했다.


“좋네요.”


강현우가 소태도를 보며 감탄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특별할 것 없었다.

지극히 실용적인 모양새였다.

아마도 오한마의 부족한 미적 감각이 원인인 것 같긴 하지만.

그래서 더욱 마음에 들었다.


“한마님, 각성하셨죠?”


칼집에 소태도를 갈무리하며 물었다.

참으로 뜬금없는 소리였지만 소태도에 마력을 흘려 넣었을 때 알 수 있었다.

소태도가 마력을 반기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력을 느낄 수 없다면 만들 수 없는 그런 칼이었다.


“각성? 그게 뭐요? 쓸데없는 소리 말고 다 봤으면 칼이나 내놓으슈.”


오한마가 소태도를 강현우에게 뺏어 다시 가져갔다.

시치미를 떼는 오한마를 보니 웃음이 났다.


‘이거 보고도 아니라고 해보시죠.’


“읏차!”


쿵—


들고 왔던 짐 꾸러미를 오한마 앞에 두었다.


“궁금하셨죠? 보세요.”

“궁금하긴, 숨기니까 그랬지. 뭐 별게 들었을라고.”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꾸러미를 풀어 헤치는 오한마의 손이 조급했다.

꾸러미를 풀자 마수의 뿔과 송곳니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허억—”


오한마가 숨이 막히는 것 같은 소리를 내었다.

지난번 재료도 훌륭했지만 지금 이것들은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의 재료임이 분명했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손끝이 떨려 왔다.

자연스럽게 코어에서 마력이 흘러나왔다.

마력이 오한마의 눈 부분에 집중되었다.


“이 뿔은··· 음··· 그래, 활을 만들면 좋겠고. 이 송곳니는 여기를 이렇게 해서··· 장검을 만들면···”


오한마가 재료들을 살펴보며 중얼중얼 혼잣말을 내뱉었다.


턱!


“헛!”


오한마의 어깨를 강하게 짚었다.

중얼거리며 재료를 살핀지가 한참이었다.


“한마님, 정신 차리세요. 큰일 납니다.”

“흠흠! 내가 언제 정신줄을 놓았다고! 멀쩡하구만!”


헛기침을 하는 오한마의 손에 마수의 뿔과 송곳니를 들려주었다.


“말씀하신 그대로 만들어 주세요.”

“뭘 만들어 달라는 거요?”

“활 하나하고 장검 하나요.”

“무슨 소리를! 나는 소도만 만드는 사람인데!”


오한마가 펄쩍 뛰며 정색을 했지만.


“다 되면 연락 주세요. 나머지 재료는 한마님께 드릴게요. 귀한 겁니다.”


길드 명함을 막무가내로 쥐여 주고는 대장간을 나왔다.


“옘병할··· 난 소도만 만드는데··· 자꾸 다른게 보이네··· 어쩌지?”


강현우가 떠난 뒤.

오한마가 재료들을 쓰다듬으며 배시시 웃고 앉아 있었다.


“혀누, 그 칼은 왜 가져왔냐?”

“어이쿠, 이런 이걸 그냥 들고 와 버렸네? 어쩌지? 돌아갈 수가 없는데?”

“혀누, 도둑 노무 새끼네···”

“전에 쓰던 거랑 바꾼 겁니다. 교환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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