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자의 복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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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블몽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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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5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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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4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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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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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노르달 1

DUMMY

“일어났느냐.”


노인이 움직이는 소리에 눈을 뜬 나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며칠 만에 따뜻한 곳에서 밤을 보낸 덕분인지 몸이 많이 풀려있었다.

젖은 옷도 모두 말라있었다.


“옛다. 억세지만 먹을만 할 거다.”


그렇게 말하며 노인은 물 한 잔과 빵을 건넸다.

노인이 건넨 빵은 물 없이는 삼키기도 어려울 정도로 단단하고 거칠었지만, 노인 자신 먹을 것도 넉넉치 않음을 알기에 감사히 받았다.


“감사합니다.”


빵을 씹어 삼키는데 노인의 시선이 달라붙는 게 느껴졌다.

식사를 마치고 그를 향해 물었다.


“하실 말씀이 있으십니까?”


“어디서 왔느냐?”


이렇게 직설적으로 물으리라 생각지 않았기에 대답에 틈바귀가 생겼다.

난 사이를 두고 대답했고, 노인은 그 대답을 넘기지 않았다.


“······건너편에서 왔습니다.”


“건너편은 국경 너머일 텐데.”


······이런 성격이었나?


노인의 질문이 다소 날카로웠다.

내 기억에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던 것 같은데.

너무 어렸을 때라 기억을 잘못하나?


- 의심하는 것 같은데.


아르다르보 또한 같은 의견이었다.

다만 아르다르보의 의견이 나보다는 더 구체적이었다.


- 네가 랑게르나라고 생각하는 것 같진 않고······.

어쨌든 귀족 출신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랑게르나에는 산하 귀족 가문이 몇 있다.

산하 가문의 규모가 크지 않고 숙부 때문에 대부분이 멸문 당했으니 그 중 한 가문의 아이라고 추측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가능한 이야기다.

충분히 추측할 수 있는 내용이기도 하고.

문제는······, 이걸 과거에도 했었냐는 건데.


‘······제 외견이 너무 깨끗했나요?’


- 무슨 말이냐?


'이전에는 맨몸으로 산을 넘어오느라 몰골이 말이 아니었거든요.'


- 얼마나?


'금방 쓰러지지 않을 정도로?


- 좀 더 고생한 티가 났어야 한다는 거냐?


'······글쎄요······.'


가문을 잃은 후 내 삶의 대부분은 떠돌이 신세였다.

때문에 노숙이나 야영에는 익숙했고, 이렇다할 장비없이 산에서 며칠 버티는 것쯤이야 눈감고도 할 수 있다.

이는 외견은 꾀죄죄했어도 얼어죽을 것 같은 겉모습을 연출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가문이 망했느냐?”


내가 한참을 침묵하자 노인이 안쓰러운 얼굴이 되어 내게 물었다.

그 얼굴을 보고서야 난 안도의 한숨을 삼켰다.

다행이다.

노인은 적어도 날 불쌍히 여기고 있었다.

귀족 아이라고 의심하지만 그것을 빌미 삼아 한몫 잡아보려는 꿍꿍이는 갖지 않으리라.


나는 입을 열어 대답하는 대신 최대한 풀이죽은 기색으로 노인의 눈치를 살피며 고개를 끄덕였다.

겁먹은 아이처럼 보이도록.


“저런.”


역시나 노인은 날 불쌍히 여기기 시작한 듯 싶었다.

가문이 망했다.

이는 돌아갈 곳이 없다는 걸 뜻했다.

그리고 이는 노인이 내게 이전 생처럼 ‘일거리를 소개시켜주겠다’는 생각까지 뻗치게 하리라.


“갈곳은 있고?”


됐다!


난 터져나오는 환희를 감춘 채 입술을 깨물었다.

천천히 고개를 젓자 노인은 이네 한숨을 내쉬었다.


“내 넉넉한 살림이 아니라 널 돌봐줄 수 없다.

하지만, 일거리를 소개시켜 줄 순 있지. 할 마음이 있느냐?”


노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필사적으로 보이도록.

필사적인 게 맞긴 했다.

노인이 소개시켜줄 일은 지금의 내가 하기에 가장 적당한 종류의 일이니까.


“그래, 좋다.

다 먹었으면 나가자.”


내가 빵을 다 삼키기 무섭게 노인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나보다 먼저 노인의 식사가 끝났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노인을 따라나서자 익숙한 집이 보였다.

노인의 집보다 조금 크지만 만만치 않게 낡은 집.

그리고 그 집의 마당 역할을 하는 공터에서 그리운 실루엣을 볼 수 있었다.


"데온."


데온.

노르달의 유일한 약제사.

노르달은 의사가 없는 작은 마을이었으므로 약제사인 데온이 의사의 역할을 겸하고 있었다.

빨랫감을 널고 있던 데온이 반색을 하며 노인을 향해 입을 열었다.


"노인장. 날이 매서운데 어쩐 일이오."


데온의 질문에 노인은 말없이 날 붙잡아 데온을 향해 앞세웠다.

나는 머쓱한 얼굴로 애써 미소지었고, 데온은 그런 나를 의아하게 보며 노인장을 향해 다시 물었다.


"그애는?"


"간밤에 주웠네.

조수가 필요하다 하지 않았나?"


노인의 말에 데온의 색이 옅은 눈동자가 의심스럽게 변하며 날 향했다.

그리고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이 몇 번 열렸지만 끝내 내뱉진 않았다.

한참 만에 데온은 노인 대신 내게 물었다.


"어디서 왔느냐?"


"······건너편에서요."


한참 만에 내게 닿은 데온의 어조는 다소 당황스러울 정도로 날카로웠다.

의심스럽게 훑어보는 눈빛 또한 꽤나 날카로웠다.


데온이 이런 성격이었던가?


내가 기억하는 데온은 평소 까다로운 성정이긴 해도 내겐 꽤 너그러웠던 걸로 기억하는데.

역시 첫 만남이 달라져서 그런 모양이다.


"건너편?"


데온이 의아함이 섞인 목소리로 되묻는다.

내게 대답을 요구하는 것 같지는 않고, 어이가 없는 것 같은 말투다.

역시나 데온은 내게 추가적인 질문을 하는 대신 노인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더 설명해보라는 듯.


"며칠 전에 건너편에서 일이 있지 않았나. 거기서 온 모양이야."


노인은 내가 듣는 것을 신경쓰는 모양인지 적나라한 단어는 피해 말을 꺼냈다.

이쯤되니 내가 이전 생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을 때 노인과 데온이 어떤 말을 주고 받았었는지 대충 알 것 같아졌다.


"조수는 딱히 필요 없는데."


노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대꾸한 말은 거절의 의미였다.

이 또한 예상과 달랐기에 난 다시 한 번 당황했다.


- 얘기가 다르지 않느냐.


그러게 말이다.

심지어 난 기가 막힐 노릇이다.

내가 2년 후에 노르달을 떠날 때까지 그렇게 알차게 부려먹어 놓곤, 뭐요?


"손이 부족하다고 하지 않았나."


노인이 내 눈치를 보며 곤란한 듯 웃는다.

숙식을 해결할 일거리를 소개시켜준다고 해놓고 막상 당사자가 거절하니 당황할만도 하다.

이상한 건 데온 쪽이었따.

이전 생에선 데온 본인이 자진해서 나를 데려간다고 했으면서.

이유가 뭐지?


"손은 부족하지만, 그만한 아이의 손을 빌릴 정도로 부족한 건 아니오."


데온은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이 양반 왜 이래?


"도움이 될 수 없을까요?"


자칫 거절될 것 같은 분위기에 난 최대한 불쌍하게 보이도록 노력하며 데온을 올려다보았다.

무골인 아버지만큼은 아니지만 데온도 상당히 덩치가 좋다.

그래서 열 살 아이의 몸으로 그의 얼굴을 제대로 바라보려면 고개를 한껏 젖힐 수밖에 없었다.


"부탁드립니다. 갈곳이 없어요."


말투는 투명스럽지만 데온은 노인만큼이나 정이 많은 사람이다.

이전 생의 내가 정신을 잃고 내내 앓아누운 그 사흘 동안 노인과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나를 데려가기로 결정한 사람이었으니까.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전 생에서 나를 데려가기로 마음을 바꾼 이유가.


"······."


내 간곡한 부탁에도 데온의 입에서 쉽사리 허락이 떨어지지 않았다.

무엇이 문제인가?

나는 데온이 마음을 바꿀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최대한 불쌍한 얼굴로.


"넌 귀족의 아이가 아니냐."


뜻밖의 지적에 나는 잠시 굳었다.

알고······, 있었나?


"······네?"


내가 멍청한 얼굴이 되어 그렇게 내뱉자 데온은 크게 한숨을 내쉬며 나를 향해 자세를 낮췄다.

그리고 손을 뻗어 자신의 손의 절반도 되지 않을 내 손을 맞잡았다.

귀족적인 특징을 감추기 위해 일부러 흙을 묻히고 찬바람을 쐬 다 터진 피부였다.


하지만, 데온의 입에서 나온 말은 내 기대와 달랐다.


"며칠 찬바람에 고생은 한 것 같지만 애초에 곱게 자랐어."


데온은 내 손마디를 살피며 그렇게 말했다.

노동을 한 굳은살이 없다.

귀족의 아이나 가질 법한 손이다.

데온은 내게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너, 궂은 일을 해본적이 없지?"


난 섣불리 대꾸하지 않은 채 입을 꾹 다물었다.

데온이 이어서 말한다.


"나는 이 마을의 약제사지만 날이 풀리면 약초를 직접 구해다 쓴다.

주변의 산과 들을 뒤져 약초를 직접 캐온다는 뜻이야.

그리고 그것들을 직접 다듬고 가공한다."


잘 알고 있다.

내가 노르달에서 데온과 함께 살며 내내 했던 일이 그거니까.

그 경험을 노르달을 떠난 뒤 내가 혼자 살아가는 데에 큰 밑천으로 삼을 수 있었다.

약초를 다루는 것은 전문 지식의 영역.

아무리 어려도 전문 지식을 가진 인재는 귀하다.

그게 용병이라면 더더욱.


"내 조수라면 그걸 다 해야하지. 할 수 있겠어?"


"······할 수 있어요."


허세가 아니었다.

진심이다.

더한 것도 해봤는데 이제와 고작 약제사의 조수를 못할 이유가 뭐란 말인가.

심지어 이미 해봤던 일이라면, 더 말을 보탤 필요가 없다.


무엇보다 난 데온이 필요했다.

정확히는 마을의 하나 뿐인 약제사의 조수를 했다는 과거가 필요했다.

앞으로 내가 벌일 일에 대한 근거로 삼기 위해서.


"쉬운 일이 아닐 거야."


"할 수 있어요."


나는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그리고 데온을 똑바로 바라봤다.

데온은 당돌한 아이를 좋아하지.

겁을 먹고 물러서면 오히려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다.


"······하아······."


내게서 물러설 기색이 없자 데온은 나와 시선을 비끼며 크게 한숨지었다.

부담스러운 일일 것이다.

귀족의 아이를 잘못 거뒀다간 후일에 어떠한 불똥이 튈지 모르니까.


"제발요. 갈 곳이 없어요."


나는 애원했다.

데온이 외면하지 못하도록.


이전 생에서 데온이 날 데려가기로 결정했으니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고 굳게 믿으면서.

잠깐 사이에 내가 귀족 아이라는 것을 알아본 데온이 이전 생에서도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을리 없다.

그때는 굳이 날 추궁하지 않았을 뿐.

그렇다면 데온이 날 데려가기로 결심한 이유는 하나 뿐이다.


내가 갈곳이 없다는 것.

세상천지 내 홀로 살아남은 고아라는 점을 확신했을 터.


지금의 나는 그러한 추측을 보여주기엔 데온과 주고받은 이야기가 너무 짧다.

이전 생의 노인과 데온은 날 사흘 밤낮 돌봤고, 그 사이에 내가 무언가를 말했을지도 모른다.


사경을 헤메면서 내가 무엇을 말했을지도.


선명하지 않은 기억을 더듬어보자면, 이전 생에서 의식이 흐릿했던 사흘 내내, 잃어버린 아버지를 끊임없이 불렀던 것 같기도 하고 필립의 이름을 불렀던 것 같기도 하다.

확실한 것은 아니다.

지금의 내겐 너무 오래 전의 일이니까.

짐작할 수 있는 것은 그때의 내가 데온에게 모든 것을 잃어버린 아이처럼 보였을 리라는 짐작이다.


"······."


일부러 입술을 짓씹었다.

서러운 기분을 한껏 북돋아 눈물을 짜냈다.

데온은 당돌한 아이를 좋아하는 것만큼이나 아이의 울음에 약하다.

이맘때의 나는 툭하면 울었고 그 울음 중 절반은 일부러 그랬다.

데온에게 내 눈물이 잘 먹힌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어어. 울지 말고."


역시나 데온은 당황하며 어쩔 줄 몰라했다.

아이를 대해보지 않은 사람 특유의 서투름이다.

이 나이 먹고 눈물을 짜내는 건 꽤나 쪽팔린 일이지만, 어쨌든 지금의 나는 열 살의 아이니까.


큰 그림을 위한 눈물의 연기 정도는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 못 들어주겠군.


······아르다르보의 질색하는 중얼거림이 아니었다면 좀 더 쉬웠을 것이다.


'다른 방법 있습니까?'


내가 데온의 마음을 샀던 것은 아무래도 불쌍함이었던 모양이니, 여기서 눈물을 좀 보태는 것이 효과가 있으면 있었지 덜하진 않을 것이다.

허나 내 제대로 된 나이를 알고 있는 아르다르보에겐 내 하는 꼴이 영 가증스러웠던 모양이다.


나는 아르다르보의 반응을 무시한 채 데온을 향해 말했다.


"글자도 읽고, 숫자도 셀 줄 알아요.

일이 힘들어도 불평치 않을 테니 제발 내쫓지 말아주세요."


내 나이에 글자를 읽어나 셈을 할 줄 아는 평민 아이는 아마 없을 것이다.

귀족 출신인 것을 숨길 셈이었을 땐 어필하지 못했던 장점이었지만, 데온이 날 이미 귀족 아이라고 확신하는 이상 감출 필요 없는 장점이기도 했다.


실제로 데온의 조수가 된 이후에 내가 글을 안다는 것과 셈을 할 줄 안다는 점도 크게 도움이 된 부분이었으니까.

원래라면 이전처럼 천천히 어필할 생각이었지만, 조수 자리를 구하는 것부터가 순탄치 않다면 굳이 숨길 필요가 없지.


"······허어."


데온은 기막힌 얼굴이 되어 턱주변을 쓸었다.

그에게는 꽤 구미가 당기는 장점일 것이다.

노르달에서 글을 읽거나 제대로 셈을 할 줄 아는 평민은 어른까지 합쳐도 다섯이 넘지 않으니까.


"정말 갈 곳이 없는 게냐?"


데온의 물음이 다시 떨어졌다.

이는 데온의 마음이 어느 정도 기울었다는 의미였다.

나는 고개를 세차게 끄덕이며 쐐기를 박았다.


"없어요. 저만 남았는 걸요."


내 대꾸에 데온의 얼굴에 안타까움이 섞였다.

역시 데온은 정이 많다.

아닌 척 하지만 마음이 약하다.


가족을 모조리 잃은 아이라니.

데온의 동정을 사기엔 충분한 이야기다.


"······며칠 지켜보고 영 아니다 싶으면 고아원으로 보내버릴테다.

그래도 괜찮으냐?"


됐다!

한참을 고민하던 데온에게서 결국 승낙의 말이 떨어졌다.


"네, 그렇게 할게요."


데온은 한숨을 내쉬더니 방긋 웃는 나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내가 그 손을 잡자 곁에서 노인의 안도하는 한숨이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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