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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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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
작품등록일 :
2024.07.1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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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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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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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델릭스 도시

DUMMY

“와! 너무 좋아!”

델릭스 도시가 한눈에 펼쳐진 최고급 건물의 로열층에서, 연서는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했다.

끝없이 펼쳐진 도시가 사방으로 펼쳐져 있었다.


호텔의 주변에는 웅장하게 펼쳐진 거대한 인공호수.

거대한 호수 주변으로는 멋진 조경과 방갈로가 가지런히 도로를 따라 정렬되어 있었다.

평화로운 사람들은 행복한 모습으로 삶을 즐기고 있었다.


“살다 보니 이런 곳도 다 와보고 말야.

호호호.

여기 오니까 그냥 은퇴하고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

연서는 푹신한 소파에 누우며 말했다.


해수는 말없이 델릭스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몇 년 전만 해도 이렇지는 않았는데···.

델릭스 도시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네.

아니면 내가 너무 낙후된 곳에서만 살아서 이런 곳을 몰랐던 걸까?”

연서는 연신 들떠서, 우주정거장에서는 볼 수 없는 높은 텐션을 보였다.


“왜 그래? 여기가 재미없어?”

연서는 멍하니 선 해수를 바라보며 물었다.


“어? 아니···. 너무 신기한 곳이라.”

“바보 같이. 뭐야?

이런 곳에서는 좀 즐겨야 하지 않겠어?

우리도 코인 많잖아.

이럴 때 좀 쓰는 거지.”


“하하하. 그렇지.”

“반응에 영혼이 없네? 너도 와보고 싶어 했잖아.

같이 즐거워 해주면 안 돼?”


“하하하. 알았어.”

해수 자신도 너무 생각에 젖어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 오늘 하루를 좀 노는 건 어때?’

해수도 생각을 접으며 연수 곁에 앉았다.


“여기 맛있는 식당도 많지?”

“당연한 거 아니야?

그렇지 않아도 저녁에 함께 식사할 곳도 예약해 뒀어.”

평소에 보지 못한 환한 미소로 연서는 대답했다.


“근데 정말 이 호텔, 우리가 무료로 이용해도 되는 거야?”

“그렇다고 들었어.”

“왜?”

“그건 나도 모르지.”

“뭐야!

그런 건 확실히 하지 않으면, 나중에 우리가 덤탱이 쓸 수도 있는 거 아냐?”

“그렇지는 않을 거야.”

해수가 말했다.


근데 솔직히 해수는 코인에 대한 감각이 없었다.

이 호텔의 숙박료는 얼마인지.

혹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코인의 가치는 어느 정도인지 말이다.


“까짓거 아니면 내가 내면 되지 뭐.”

해수가 말했다.


“크크크. 바보.

누가 내든 무슨 상관이야?

솔직히 나도 이 호텔 가격이 얼마인지 몰라.”

연서도 웃긴다는 듯 말했다.


“설마 몇조 원씩 하는 건 아니겠지?”

해수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그렇게나 비쌀까?”


“여기는 코인을 낸다고 올 수 있는 곳이 아니에요.”

어느새 문을 열고 들어온 에리카가 말했다.


“어머! 깜짝이야!”

연서는 정말 놀라, 소파에서 굴러떨어졌다.


“무슨 인기척도 없이 들어와요?”

연서는 떨어진 자신이 민망한지, 에리카를 보며 말했다.


“아까 분명히 벨을 눌렀는데 못 들었나 보죠?”

에리카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물었다.


“모···. 못 들었어요.”

연서는 풀이 죽은 듯 말했다.


“그리고 여긴 내 집이에요.”

에리카는 뭉개진 소파 베개를 정리하며 말했다.


“네에? 당신 집이라구요?”

에리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 호텔이라고 써 있던데···.”

연서가 자신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이 호텔 소유주니까요.”

에리카가 단호하게 말했다.


“너가 아까 맘대로 써도 된다고 했잖아.”

연서는 해수를 보며 말했다.


“어···. 어! 그렇게 들어서 그렇게 말한 거지.

나도 여기가 에리카 집인지는 몰랐어.”

해수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걱정하지 말아요.

옆에 똑같은 방으로 두 개 예약되어 있으니까요.”

에리카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정말요?”

연서는 다시 텐션이 올라갔다.


“잠시만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요.

지금 방 정리해 두라고 했으니까.”


“근데 왜 우리한테 잘 해주시는 거죠?”

해수는 의심쩍은 듯 물었다.


“잘 해주는 건 아니에요.

원래 내가 손님 대접은 확실히 하는 성격이라.

예약된 저녁 식사는 제가 취소했어요.

이 층에 있는 식당에서 저랑 저녁 식사하면 돼요.

여러분이 델릭스 행성에 온 게, 알려지지 않았으면 해요.”


“아! 그건 내가 먹고 싶었던 요리이었는데···.”

연서는 아쉬운 듯 말했다.


“저희 식당에서, 똑같은 음식을 가져다줄 거예요.

이번 방문은 조용히 여기 있는 것으로 해줘요.”

에리카는 공손하게 말했다.


‘어차피 내일이면 떠나야 할 것이다.

아쉽지만 우리는 휴가를 온 게 아니니까···.’라고 해수는 생각했다.

연서의 표정을 보니, 아무 생각 없는 듯 즐거워 보였다.


“다음에 휴가 오면 되지 뭐.”

해수는 연서에게 말했다.

“소름. 나도 그 생각하고 있었는데.”

연서가 놀라며 말했다.


“다음에 휴가 오면 연락줘요.

언제든 대환영이니까요.”

에리카도 웃으며 말했다.


에리카도 처음 볼 때는 차갑고 냉정해 보였다.

하지만 자주 보니 잘 웃고 따뜻한 여자였다.

탄탄한 몸매며, 얼굴이며, 패션이며···.

정말 귀티 나는 틈이 없는 여자인 것 같았다.


***


저녁 식사는 완벽했다.

거대한 식당에 모든 테이블은 텅 비어 있었다.

가장 아름다운 야경이 보이는 곳에, 에리카와 해수 일행은 식사했다.


서빙 로봇은 쉴 새 없이 음식을 가져다주고 있었다.


“이게 내가 먹고 싶었던 거야.”

모든 음식이 맛있었지만.

그중에서도 연서가 해수와 먹고 싶었던 델릭스 카레 요리가 나왔다.


처음 맡아보는 달콤한 향이, 해수도 맘에 들었다.

하지만 따로 나온 모든 음식이 맛있어서, 특별히 델릭스 카레가 더 맛있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해수에게는 모두가 생소한 요리였지만, 그 맛은 황홀할 정도였다.


“델릭스 행성은 광물자원은 부족해도 식재료는 풍부한 곳이에요.

많이 먹어둬요.”

에리카는 자신의 접시에 담긴 음식을, 연서와 해수에게 덜어주며 말했다.


“이건 아카볼라라는 생선요리에요.

뼈가 없는 물고기로 요리한 거죠.”

손바닥만 한 직사각형의 하얀 생선살.

그 위에 금빛 소스가 뿌려져 있고, 풀밭처럼 녹색 가루가 뿌려져 있었다.


맛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

부드럽고, 달콤하고, 짭짤했다.

게다가 그 맛은 완벽하게 조화로웠다.


스팅테일리언이나, 워든워커 같은 육질은 비교할 수 없는 맛이었다.

입안에서 녹아드는 쫀쫀한 맛과 감촉.

해수로서는 처음 느껴보는 느낌이었다.


“와! 이건 뭐라고 표현할 수가 없네요!”

해수는 감탄하며 맛을 음미했다.


“이건 아크폴네라는 해산물로 만든 요리에요.

또 요건 유드라라는 음식이구요.

모두 귀한 음식이죠.”

에리카는 거의 먹지 않았다.

대신 음식에 대해 여러 가지 설명을 하며, 먹는 법까지 상세하게 알려줬다.


“이건 잘라서 먹으면 맛이 살지 않아요.

한입에 넣어서 천천히 씹어보세요.”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하게 퍼졌다.


“입안에서 씹는 맛과 녹여 먹는 맛이 다르죠.

계속 음미하다 보면 맛이 달라지는 걸 느낄 거예요.”

“우걱! 우걱!”

해수는 새로운 요리에 눈을 뜨며, 엄청나게 많은 요리를 맛보고 있었다.


“와! 오늘에서야 미각이 무슨 감각인지 알게 된 거 같아요.”

해수는 양손에 음식을 들고 말했다.


“음! 양손으로 음식을 들고 먹는 건 좋지 않아요.

먹는다는 생각보다는 음미한다는 생각으로 요리를 즐겨야 해요.

마치 예술작품을 보는 것처럼요.”


“예술작품을 본 적이 없어요.” 해수가 말했다.


“휴~ 많은 걸 가르쳐야 할 거 같네요.

그냥 오늘은 편한 대로 드세요.”

에리카는 손깍지를 끼고 있다.

연서와 해수가 먹는 모습을 보며, 희미하게 미소를 띠고 있었다.

마치 아이에게 음식을 먹이는 어머니의 모습 같았다.


“왜 당신은 안 먹어요?”

해수가 우물우물 요리를 씹으며 물었다.


“저는 이전에 많이 먹어본 거예요.

그냥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네요.”


순간 에리카에게 연락이 왔다.


“손님과 식사 중에는 연락하지 말라고 했죠?”

에리카는 또다시 날카로운 목소리로 통화하고 있었다.


“에? 뭐라고요?”

에리카는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고는 해수와 연서를 번갈아 바라보며 말했다.

“정말 미안해요.

급한 일로 가봐야 할 거 같아요.

식사를 다 하면, 저희 직원들이 와서 방으로 안내할 거예요.

제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편히 쉬고 있어요.”

에리카는 급하게 식당을 나갔다.


“무슨 일일까?”

해수가 연서를 보며 물었다.

“글쎄. 무슨 급한 일이 생겼나 봐.

근데 이 요리들은 평생 내가 먹어본 음식중에 최고인 거 같아.”

“그건 인정.”

해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모든 식사를 마치자, 근사한 양복을 입은 남성과 여성이 들어왔다.

그러고는 해수와 연서를 각자의 방으로 안내했다.


***


늦은 밤, 누군가 해수의 곁으로 다가왔다.

해수는 인기척에 깨어, 화들짝 놀라 일어섰다.


“쉿! 저예요.”

어둠 속.

창밖으로 비추는 달빛에 여자의 실루엣이 비쳤다.


큰 키에 볼륨있는 몸매.

그리고 낮에는 몰랐던 달콤한 향수가 코끝에서 느껴졌다.


“에리카?”

“맞아요.”

“이렇게 야심한 밤에 어째서···.”

해수는 멍한 정신을 일깨우며 말했다.


“미안해요.

곤히 잠들어 있는 것 같던데···.”

“좀 놀라긴 했어요.”


“불을 켜고 싶지만, 어둠 속에서 대화해도 상관없어요.”

달빛 그림자에 가려, 에리카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말끝의 떨림이, 마치 울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상관없어요.”

그러자 에리카는 해수의 침대에 걸터앉았다.


“미안해요. 흑흑흑.”

“괸···. 괜찮아요?”

“미안해요. 이렇게 불쑥 찾아온 거···”

에리카는 여전히 흐느끼며 말했다.


“무슨 일이 있어요?”

달빛에,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보였다.


“.......”

말 없는 침묵이 방안을 감싸고 있었다.


“평소의 나라면 이러지 않는데.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네요.”


에리카의 말에, 해수는 긴장한 듯, 침을 삼켰다.

“무슨 일인지 얘기해 봐요.”


비로소 정신이 든 해수.

몸을 일으켜, 침대에 기대앉았다.


긴 시간 동안, 에리카는 그렇게 흐느끼기만 했다.

해수는 그 시간을 말없이 기다리며, 에리카의 마음이 진정되기를 기다렸다.


“누군가와 대화하고 싶었어요.”

오랜 침묵 끝에 말을 꺼낸 에리카였다.


“외로운 건 가요?”

“아니요. 외롭다기보다는 괴로움인 거죠.”


“도대체 무엇 때문에요?”

“솔직히 자신이 없어요.”

“무슨 자신?”

“.......”

또다시 에리카는 침묵 속에서 흐느끼기만 한다.


이제 어둠 속에 적응되어, 제법 사물이 어둠 속에서 잘 보이기 시작했다.

해수는 에리카의 손을 잡았다.

차가운 손이 느껴졌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저에게 얘기해 주세요.”

“너무나 긴 얘기에요.

어쩌면 더 긴 이야기가 필요할 수도 있겠죠.”

해수에게는 에리카의 말들 하나하나가 수수께끼처럼 들렸다.


“당신이라면 잘 해낼 수 있을 거예요.”

해수는 나름 에리카를 위로하고자, 말을 건넸다.


그 말에, 에리카는 희미하게 웃었다.

‘위로가 된 건가?’ 해수는 생각했다.

아니면 에리카가 미친 여자인 건가 싶기도 했다.


“방금, 그 말은 웃긴 말이었어요.

어쩌면 내가 잘 해내야 하는 것보다 당신이 잘 해내야만 하는 일이니까요.”

“내가? 무슨 일을?”


“앤더슨 대령이 죽었어요.”

에리카의 말을 들은 해수는... 몸이 굳어지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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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선물 24.09.10 24 1 11쪽
53 비밀 기지 24.09.09 25 1 12쪽
52 반란 24.09.08 29 1 11쪽
51 복귀 24.09.07 30 1 11쪽
50 재건_5 24.09.06 30 1 12쪽
49 재건_4 24.09.05 32 1 11쪽
48 재건_3 24.09.04 30 1 12쪽
47 재건_2 24.09.03 33 2 12쪽
46 재건_1 24.09.02 42 1 11쪽
45 남은 자들_3 24.09.01 37 1 11쪽
44 남은 자들_2 24.08.31 36 1 11쪽
43 남은 자들_1 24.08.30 36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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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스콜 24.08.28 41 1 11쪽
40 착륙 24.08.27 36 1 11쪽
39 추격 24.08.26 34 1 11쪽
38 출발 24.08.25 38 2 12쪽
37 변화 24.08.24 39 1 11쪽
36 두번째 전투_2 24.08.23 39 1 11쪽
35 두번째 전투_1 24.08.22 42 1 11쪽
34 첫 전투 24.08.21 46 1 11쪽
33 새로운 팀원 24.08.20 51 1 12쪽
32 관계의 복잡성 24.08.19 49 1 12쪽
31 어려운 사명 24.08.18 52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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