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머리 소련 빨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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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라니
작품등록일 :
2024.08.2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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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9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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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위대장 페치카

DUMMY

페트로그라드 외곽의 한적한 폐공장.

붉은 석양이 긴 그림자를 드리우는 시간.

볼셰비키의 혁명군, 적위대가 모여들었다.


“동지 여러분, 우리가 여기 모인 이유는 단순히 군사적 기술을 배우기 위함이 아닙니다. 우리는 더 큰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혁명이며, 그것은 모든 노동자들에게 평등과 자유를 주는 것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단순히 전장에서 승리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목표는 우리의 이상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 모두가 같은 목표를 향해 전진해야 합니다.”


군사훈련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일까?

사격훈련? 전술훈련? 아니면 온갖 특수훈련?

물론 이 모든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요소를 하나만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정신교육이라 말할 것이다.


단순히 총을 쏠 줄 아는 군대를 양성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모든 군인이 능동적이고 책임감 있는 군대를 양성하는 것은 어렵다.

더군다나 우리의 목표는 단순한 전투의 승리가 아니지 않은가?


“우리는 혁명을 위해 싸웁니다. 그것은 우리의 신념이며, 우리가 걸어야 할 길입니다. 우리는 이 목표를 이해하고,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는 단순히 전투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이유로 싸우는지, 우리의 행동이 어떻게 더 큰 전략과 연결되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단순히 전투에서 승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가 그 승리를 이용해 어떻게 목표를 달성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합니다.”


이들의 훈련에 더욱 신중해야 하는 이유는 이들이 장차 초급간부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겨우 300명밖에 되지 않는 적위대였지만 혁명이 임박하면 분명 기하급수적으로 인원이 늘어날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이들에게 단지 군사적인 기술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혁명의 원칙과 목표에 대한 이해를 심어주어야만 했다.


물론 그렇다고 사격훈련을 소홀히 한 것은 아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적위대의 조교 역할도 결국 이들이 감당해야 할 역할이니까.


“자, 이제 우리는 사격훈련에 들어갑니다. 이 훈련은 단순히 총을 쏘는 방법을 배우는 훈련입니다. 여러분은 안전을 유지하고, 목표를 정확히 찾아내며, 어떠한 강압적인 환경에서도 침착하게 행동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는 교육생들 앞에 서서 엄숙한 표정으로 그들을 내려다보았다.

내가 누구냐?

대한민국 육군사관학교의 엘리트 중의 엘리트 출신이다.

산악전투, 정찰, 저격, 공수, 테러 대응 등 온갖 특수교육까지 수료한 나에게 이런 기초적인 사격훈련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고!

나의 경험과 자신감은 곧 나의 목소리와 태도로 표현되었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총기를 안전하게 다루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이는 여러분의 안전뿐만 아니라, 여러분 주변 전우들의 안전을 보장합니다. 특히! 총구는 실수라도 전우를 향해서는 안 됩니다. 총을 다루는 동안에는 언제든지 사격할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명심해야 합니다.”


나는 교육생들을 엄격하게 관리했다.

총기는 언제든 한 사람의 목숨을 빼앗을 수 있는 무기였기에, 총기를 다루는 이들은 이를 명확히 인지할 필요가 있었다.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관념이 현대보다 훨씬 못한 근대였기에 이는 더더욱 중요했다.


정확한 사격 자세에 대한 교육도 놓치지 않았다.

나는 교육생들에게 서서쏴, 무릎쏴, 엎드려쏴를 차례로 가르쳤다.


“두 팔은 어깨너비로 벌리고, 몸은 살짝 앞으로 기울여야 합니다. 이런 자세로 서서 목표를 정확하게 조준합니다. 이것이 사격의 기본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면 안 됩니다. 여러분은 목표를 향해 정확하게 발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교육생들이 내 동작을 따라 자세를 취했다.

나는 그들의 자세를 주의 깊게 살피며 수정해야 할 부분을 지적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PRI교육의 무한반복.

나는 교육생들에게 피가 튀고 알이 배기고 이가 갈린다는 PRI교육의 참맛을 알려주었다.


그렇게 약 3주간 총을 정확히 쏘는 법, 장애물을 극복하는 법, 주요 거점을 장악하는 법, 부대 단위의 전술적인 결정을 내리는 법 등 실제 혁명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지식을 가르쳤다.


***


스몰니 학원 소강당.


볼셰비키 중앙위원회가 소집되었다.

레닌의 소집령에 전국의 볼셰비키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나 또한 적위대장에 취임하여 말석이나마 중앙위원회에 참석할 자격을 얻은 상태였다.


소강당은 혁명의 향기가 짙게 묻어나고 있었다.

레닌은 연설대에 서서 침착하면서도 단호한 목소리로 선언했다.


“동지들, 혁명의 순간이 도래했소. 이 땅의 노동자들, 농부들, 그리고 그들의 가정을 위해 싸워온 모든 이들이 함께 일어설 때가 왔소. 이제 우리는 우리의 운명을 직접 결정할 것이오. 우리는 더이상 자본주의에 종속되지 않을 것이며, 우리의 땅, 우리의 공장, 우리의 학교를 가질 것이오.


혁명의 목표는 명확하오. 우리는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를 창출할 것이오. 우리는 모든 이들이 평등한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사회를 원하오. 이것이 바로 혁명이 추구하는 이상이오. 따라서 우리는 이제 진정한 혁명을 실현하기 위해 싸울 것이오.


동지들, 혁명을 위해 일어나시오! 혁명을 위해 싸우시오! 우리의 가족을 위해 싸우시오! 우리의 미래, 우리의 자유, 우리의 혁명을 위해 싸우시오!”


여전히 지노비예프, 카메네프 등 무장봉기를 반대하는 볼셰비키 지도자들이 많았지만, 레닌의 의중은 확고했다.

항상 그랬듯 혁명에 대한 그의 결의는 흔들림이 없었다.


***


페트로그라드 소비에트.


노동자들의 열렬한 지지 아래 트로츠키가 페트로그라드 소비에트 의장에 취임했다.

트로츠키는 소비에트 의장으로 취임하자마자 소비에트 중심의 혁명을 준비하고 나섰다.


“우리는 우리를 위협하는 코르닐로프의 군사쿠데타를 경험했습니다. 그는 우리의 권리를 박탈하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성공적으로 코르닐로프의 군사쿠데타를 막아냈습니다. 이는 우리의 존재와 우리의 권리, 우리의 소비에트를 위한 투쟁이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코르닐로프의 쿠데타와 같은 우익 군사쿠데타로부터 소비에트를 수호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페트로그라드의 노동자들을 대규모로 무장시킬 것입니다. 이는 우리의 자유를, 우리의 미래를 위한 결정입니다. 우리의 손으로 우리의 소비에트를 지킵시다!”


페트로그라드 소비에트는 신임 의장 트로츠키의 주도하에 군사쿠데타의 위협으로부터 소비에트를 수호한다는 목적을 내걸고 군사혁명위원회를 구성했다.

이어서 볼셰비키의 적위대가 군사혁명위원회에 합류했다.

군사혁명위원회는 페트로그라드 수호라는 명분 아래 적위대에게 약 5000자루의 장총을 넘겨주었다.


레닌은 군사혁명위원회로부터 장총을 넘겨받는 즉시 적위대를 확충했다.

약 300명이었던 적위대는 볼셰비키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빠르게 덩치를 늘여갔다.

3주간의 교육을 거친 이들을 분대장 삼아 그들 아래 각각 10여 명의 신병이 배치되었다.


볼셰비키가 이렇듯 대놓고 움직이니 당연히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러시아의 수도 페트로그라드에서 볼셰비키가 군사쿠데타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나돌았다.


“군사혁명위원회에 관해 많은 소문들이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우리가 군사쿠데타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입니다.


저는 여기서 명확히 말하고자 합니다. 그것은 전적으로 거짓입니다. 군사혁명위원회는 소비에트를 수호하는 목적으로 조직되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평화를 유지하고 어떤 쿠데타라도 저지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임시정부가 페트로그라드 방위대의 부대들을 전선의 부대들과 교체하려 한다면 우리는 할 수 없이 군사적 위협에 대응할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선택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소비에트를 수호하고 그 권리를 지키기 위해 투쟁할 것입니다.”


트로츠키는 군사쿠데타 설을 철저히 부인했다.

그러면서도 트로츠키는 페트로그라드 방위대의 교체 금지를 입에 담았다.

이는 페트로그라드 방위대가 볼셰비키에 동조하거나 최소한 중립적인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임시정부도 볼셰비키의 군사쿠데타 가능성에 대해 인지하고 대처하기 시작했다.

먼저 임시정부는 소비에트가 노동자들에게 무기를 넘겨주는 것을 금지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또한 모든 시위를 금지했으며, 겨울궁전의 수비를 강화했다.


그러나 이런 임시정부의 대처에도 불구하고 볼셰비키의 영향력은 차츰 커져만 갔다.


“페트로그라드 방위대여, 그대들은 여기 페트로그라드의 가장 강력한 수호자입니다. 그대들은 새로운 세상의 기초를 놓는 자유와 평등의 수호자입니다.


우리는 앞으로 대모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는 노동자와 농민, 모든 억압받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모험입니다.


이것은 소설이 아닙니다. 현실입니다. 우리는 소극적인 관중이 아닌 역사의 주역입니다. 우리는 새로운 세상의 창조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싸웁니다.


우리는 노동자와 농민들을 위해 싸우며 우리 자신을 위해 싸웁니다. 우리의 승리는 모든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선사할 것입니다. 동지들이여, 앞으로 나아갑시다. 혁명의 길로, 자유와 평등의 길로!”


페트로그라드 방위대는 트로츠키의 격정적인 연설에 감복했다.

그들은 임시정부가 아닌 소비에트의 명령을 따를 것을 선언했다.


적위대는 페트로그라드 방위대로부터 약 2만 자루의 총을 넘겨받았다.

최초 3주 교육을 수료한 이들은 분대장으로 진급한 지 며칠 만에 소대장으로 진급했다.

심지어 높은 성적으로 교육을 이수했던 이들은 단번에 중대장까지도 진급했다.

총 쏘는 법만 가르쳐도 부족할 시간에 부대 단위의 전술까지 가르친 것은 다 이때를 대비함이었다.


“우리가 군사혁명위원회를 통해 권력을 탈취하려 한다는 소문이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이 소문을 부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임시정부를 축출하고 그들의 부정한 정책을 종식시킬 것입니다.


그것은 오직 우리 민중의 이익을 위함입니다. 우리의 혁명은 정의와 평등, 자유를 위한 실질적인 행동입니다. 이는 우리가 공유하는 목표이며, 우리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입니다.


혁명은 우리의 목표에 다다르는 첫걸음입니다. 그러므로 동지들이여, 저는 여기서 공식적으로 선언하겠습니다. 우리는 혁명을 위해 군사혁명위원회를 조직하였습니다. 우리는 소비에트를 수호하고 노동자와 농민의 이익을 위해 싸울 것입니다!”


트로츠키는 이제 노골적으로 볼셰비키의 무장봉기 가능성을 인정했다.

이에 멘셰비키가 무장봉기를 반대하고 나섰다.

멘셰비키는 군사혁명위원회를 보이콧하며 그들의 의지를 표출했다.


그러나 트로츠키도 물러서지 않았다.

트로츠키는 군사혁명위원회를 보이콧한 멘셰비키의 자리를 볼셰비키의 당원으로 채워버렸다.

이로 인해 또 한 번의 혁명을 주도할 군사혁명위원회는 오직 볼셰비키만의 단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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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러시아 내전 +3 24.08.31 820 17 11쪽
16 시베리아 출병 +1 24.08.31 810 16 11쪽
15 스탈린과 친구들 24.08.30 854 16 11쪽
14 모스크바 천도와 조선의 맛 +2 24.08.30 855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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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레닌의 초대 +1 24.08.29 822 17 12쪽
8 러시아 소비에트 공화국 +1 24.08.29 831 19 12쪽
7 볼셰비키 혁명 +2 24.08.29 853 26 11쪽
» 적위대장 페치카 +1 24.08.29 869 21 11쪽
5 레닌의 러닝메이트 +3 24.08.28 917 20 11쪽
4 볼셰비키 입당과 트로츠키 +3 24.08.28 948 19 11쪽
3 나는 소비에트를 지지한다 +1 24.08.28 993 21 11쪽
2 러시아 제국군 대위 최운학 +3 24.08.28 1,064 2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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