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머리 소련 빨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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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라니
작품등록일 :
2024.08.2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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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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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9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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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셰비키 혁명

DUMMY

혁명의 돌풍이 몰아칠 채비를 마치고 있었다.

페트로그라드의 거리는 목마른 대지에 떨어진 불씨처럼 그윽한 긴장감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시민들의 숨소리는 점점 더 무거워졌다.

불안과 두려움, 기대와 희망이 서로 교차했다.

혁명을 향한 무거운 발걸음 소리가 길거리를 가득 채웠다.


“러시아 임시정부는 현 시간부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합니다. 친애하는 페트로그라드의 모든 시민들에게 당부합니다. 폭동에 휘말리지 않도록 조심하시고, 안전한 행동을 취할 것을 강력히 권고합니다. 어떤 경우에도 폭동에 참여하지 마시고, 어떠한 폭력적인 행동도 하지 말며, 안전한 장소에 머무르시길 바랍니다.”


혁명의 불길에 맞서 임시정부는 상황을 통제하려 애썼다.

임시정부는 가장 먼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는 명백히 볼셰비키의 혁명을 억제하려는 시도였다.


임시정부는 수도방위사령관에게 모든 소요와 반란을 진압할 것을 명령했다.

군사혁명위원회는 불법 단체로 선언되었고, 그와 동시에 트로츠키와 레닌 등 볼셰비키 지도자들에 대한 체포령이 내려졌다.


그러나 임시정부의 강경한 지시와 명령에도 불구하고 페트로그라드 방위대는 대체로 무반응했다.

이들은 마치 성난 파도에도 불변하는 해안선의 바위와 같이 태연하게 자신들의 위치를 지켰다.


“우리의 앞에는 진정한 인민의 정부에게 자리를 양보하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부조리하고 무능력한 정부가 서 있습니다. 소비에트는 마지막까지 충돌을 피하려고 노력할 것이며, 인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신정부를 조직하겠습니다. 만약 임시정부가 우리의 등 뒤에 칼을 꽂으려 한다면, 우리는 반드시 반격할 것입니다! 우리는 억압과 착취, 부정과 탄압에 맞서 싸울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혁명의 바람이 세차게 불어오는 가운데, 트로츠키는 소비에트의 이름으로 성명을 발표했다.

이는 볼셰비키가 임시정부의 위협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이렇듯 볼셰비키가 대놓고 무장봉기를 준비하고 페트로그라드 방위대조차 이에 동조하니 임시정부는 전선을 지키던 정예 부대들을 수도로 소환하여 혁명의 불씨를 꺼뜨리려 했다.

그러나 임시정부의 기대와 달리, 전선에서 돌아온 러시아군은 임시정부를 지지하지 않았다.


소비에트는 어떤 희생이 따르더라도 즉각 전쟁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는 전쟁에 지친 군인들에게 강력하게 다가왔다.

반면, 임시정부는 동맹국의 패망과 협상국의 승리가 임박했다며 전쟁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전쟁이 끝날 때까지 힘을 다해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이미 전쟁에 지친 군인들에게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이 없었다.


이에 임시정부의 명령에 따라 전선에서 귀환한 러시아군은 오히려 즉각적인 전쟁 중단을 외치는 소비에트를 지지하고 나섰다.


“우리 7군단은 소비에트의 혁명을 지지한다!”


“우리 3군단은 임시정부가 아닌 소비에트의 명령을 따를 것이다!”


이처럼 볼셰비키는 이미 혁명의 불씨를 피울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레닌은 마치 오랫동안 기다려온 연인을 맞이하듯 즉시 혁명을 일으킬 것을 주장했다.


“동지 여러분. 행동의 연기는 곧 죽음이오! 기회의 순간은 우리를 기다리지 않소. 우리는 용감하게 앞으로 나아가야 하오. 볼셰비키의 이름으로, 노동자와 농민의 이름으로, 우리는 무기를 들고 임시정부의 폭력에 맞서 싸워야 하오.


내일 봉기를 시작할 것이라 여기는 임시정부의 예상을 뛰어넘어, 이 밤에 일어납시다. 우리의 결단이야말로 혁명의 기세를 만들어낼 것이오.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 밤 혁명의 불꽃을 지펴나갈 것이오!”


이는 광명한 미래를 향한 첫걸음이자 평생을 쌓아온 이상의 실현이었으며 흔들리지 않는 결의였다.

군사혁명위원회는 레닌의 제안을 받아들여 즉각 행동을 개시했다.

이로써 볼셰비키 혁명이 시작되었다.


***


나는 군사혁명위원회의 명령 아래 적위대를 집결시켰다.

비록 총 한 번 쏴본 적 없는 신병들이 대부분이지만 그 규모는 무려 2만!


2만 명이면 군단급 규모다.

얼마 전까지 중대장이었던 내가 벌써 군단장급?!

역시 인생은 줄을 잘 서야 하는구나!


“용감한 볼셰비키의 적위대여! 드디어 혁명의 때가 도래했다! 임시정부가 먼저 우리 소비에트의 등 뒤에 칼을 꽂았으며! 그들이 먼저 우리의 신뢰를 배신하고! 그들이 먼저 우리의 혁명을 저버렸다! 그런데도 우리가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나?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수호하고, 우리의 혁명을 완성해야 할 사명이 있다!


자, 모두 준비가 되었나? 함께 싸우고, 함께 승리할 준비가 되었나? 그럼 나아가자! 임시정부를 몰아내고 신정부를 수립하자! 우리의 정부, 인민의 정부를 수립하자! 우리의 혁명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러 나아가자!”


나는 일시도 지체하지 않고 페트로그라드 시내로 진격했다.

우리의 혁명을 누가 막을쏘냐!


첫번째 목표는 전신국이었다.

나는 전신국으로 향하는 적위대원들을 이끌며 신속하게 작전을 실행했다.

임시정부는 적위대의 신속한 움직임에 제대로 대응조차 못 했고, 전신국은 순식간에 적위대의 손에 넘어왔다.

이곳의 전신 장비와 시설은 즉각적으로 혁명의 도구로 변모했다.

볼셰비키의 혁명 소식은 전신을 통해 전국에 빠르게 전파되었고, 혁명의 불씨는 러시아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다음 목표는 우체국과 전화국이었다.

이 두 곳은 정보의 흐름을 장악하기 위해 반드시 점령해야 할 중요한 요충지였다.

나는 전신국을 점령한 기세를 이어 이곳들을 향해 움직였다.

적위대는 신속하게 우체국과 전화국을 포위했고, 이곳에서도 무혈로 점령을 완수했다.

이제 볼셰비키의 혁명 정보는 전신뿐만 아니라 우편과 전화망을 통해서도 전파되기 시작했다.

이로써 모든 통신수단이 볼셰비키의 통제 아래 들어왔다.


적위대의 점령 목록에는 은행과 기차역도 빠르게 추가되었다.

은행은 혁명을 지속할 자금을 확보하고, 경제적 통제권을 확립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목표였다.

은행을 장악함으로써 임시정부의 자금 흐름을 차단하고 혁명의 경제적 기반을 다졌다.


기차역은 물자와 병력의 이동을 통제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였다.

적위대는 기차역을 단숨에 점령해 철도망을 장악했고, 이를 통해 전국의 병력 이동과 물자 수송을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나는 인쇄소와 발전소를 목표로 삼았다.

이곳들은 정보와 에너지를 통제하는 중요한 시설들이었으며, 혁명을 완성하기 위해 반드시 장악해야 할 곳이었다.


여기서 최초로 전투가 벌어졌다.

임시정부군이 우리의 움직임을 눈치채고 허겁지겁 발전소로 달려왔다.

이 전투에서 적위대원 2명이 목숨을 잃었고, 4명이 크게 다쳤다.

혁명의 첫 희생자들이었다.


그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결국 인쇄소와 발전소도 장악했다.

인쇄소를 통해 혁명의 메시지가 대중에게 전달되었고, 발전소의 통제권을 확보함으로써 페트로그라드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확고히 했다.


이 모든 것이 혁명이 시작되고 단 하룻밤 만에 벌어진 일이다.

진짜 혁명이 이렇게 쉬워도 되는 거냐?

하룻밤 만에 페트로그라드의 주요 요충지를 모두 장악했다니까?


다음날 아침.

페트로그라드의 중심부는 이미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 휩싸여 있었다.

혁명의 불길은 광장을 넘어 거리에, 거리를 넘어 도시 전체로 번져나갔다.


잠시 후, 나는 임시정부의 마지막 거점인 겨울궁전에 도달했다.

볼셰비키 혁명의 가장 큰 공적은 내 손으로 직접 완수해야 하지 않겠는가.


임시정부는 혁명이 문턱까지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속수무책으로 회의만을 이어가고 있었다.

적위대가 겨울궁전의 문을 박차고 들어섰고, 겨울궁전은 속절없이 점령되었다.

그곳에 있던 임시정부의 관료들은 회의실에서 그대로 체포되었다.


“임시정부는 폐지되었다! 국가의 모든 권력은 소비에트 군사혁명위원회에 완전히 이양되었다!”


이것은 혁명의 승리를 알리는 장엄한 선언이었다.

소비에트는 임시정부가 타도되었고 군사혁명위원회가 권력을 장악했음을 선포했다.

그리고 그 군사혁명위원회의 과반수가 볼셰비키 당원이었으니, 이는 볼셰비키가 러시아의 권력을 완전히 장악하였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혁명은 성공했고, 이제 새로운 시대가 개막했다.


“볼셰비키는 군사쿠데타를 일으켜 합법적인 민주주의 정부를 전복시켰다! 우리는 불법적인 쿠데타 정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멘셰비키와 사회혁명당이 볼셰비키의 쿠데타를 맹렬히 비난하고 나섰지만, 이는 이미 때늦은 대처였다.

권력을 장악한 볼셰비키는 인민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평화에 대한 포고’, ‘토지에 대한 포고’를 연이어 발표했다.


-평화에 대한 포고

“전쟁은 인류에 대한 최대의 범죄다! 러시아와 전 세계 인민에게 선언한다! 러시아는 모든 나라와 무병합·무배상의 공평한 조건으로 즉시 강화할 용의가 있다!”


-토지에 대한 포고

“지주의 모든 토지를 몰수하여 농민들에게 무상으로 분배한다!”


이와 같은 조치로 인민들의 지지를 얻은 볼셰비키는 이어서 최초의 소비에트 정부인 인민위원회를 창설했다.

레닌은 인민위원회 의장에 취임했고, 트로츠키는 외무장관에 취임하며 볼셰비키의 2인자로 떠올랐다.


나는 적위대장 자리를 유지했다.

볼셰비키가 정부를 장악하자 볼셰비키의 군대 조직인 적위대는 정부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군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내가 적위대장에 선임될 당시에는 이 자리가 이렇게 중요한 자리가 될지는 아무도 몰랐겠지만.

이제는 적위대장이라는 자리가 엄청난 서열의 자리로 변모했다.

공식적인 서열은 정해진 바가 없지만, 비공식적으로는 당서열 10위권에 들어갈지도?


볼셰비키에 가입한 지 1달 만에 비공식 당서열 10위권?

거기에 백인도 아닌 유색인종이?

당연히 볼셰비키 내부에서 엄청난 시기가 존재했지만.


뭐, 그래서 어쩌라고?

꼬우면 니가 혁명에 앞장서지 그랬냐?


나는 혁명 과정에서 하룻밤 만에 페트로그라드의 주요 요충지를 모두 장악하고 끝내 겨울궁전을 함락시키는 큰 공을 세웠다.

이게 또 전부 무혈입성이나 마찬가지여서 적위대 내에서 나 최운학의 지지도가 엄청나게 상승했다.

예전엔 레닌이 꼽아준 유색인종 낙하산이었다면 이제는 진짜 자신들의 대장으로 인정하는 느낌이랄까?


‘사실 임시정부를 따르는 군대가 없다시피 해서 누가 적위대장이었든 결과는 똑같았겠지만. 그렇다고 이게 내가 세운 공이 아니라고 부정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


어쨌든 내가 이끈 적위대가 엄청난 공을 세운 사실은 변함없고, 혁명 과정에서 세운 공을 계산하면 레닌, 트로츠키 다음이 바로 나 최운학이다.

그러니 누가 나의 행보를 막을 수 있으랴.


레닌과 트로츠키도 나를 신뢰했기에 더더욱 내 미래는 꽃길 확정이다.

레닌은 나를 가장 먼저 무장봉기를 주장한 러닝메이트로 여기고 있고, 트로츠키도 나를 자신의 영구혁명론을 지지하는 전도유망한 동지로 여기고 있으니까.

볼셰비키의 1인자, 2인자와 친하다는 것 자체로도 이미 내 비공식 당서열은 수직상승이랄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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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시베리아 출병 +1 24.08.31 810 1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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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셰비키 혁명 +2 24.08.29 853 26 11쪽
6 적위대장 페치카 +1 24.08.29 868 21 11쪽
5 레닌의 러닝메이트 +3 24.08.28 917 20 11쪽
4 볼셰비키 입당과 트로츠키 +3 24.08.28 948 1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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