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머리 소련 빨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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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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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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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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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임시정부

DUMMY

제헌의회에서 다수당을 차지하였으나 볼셰비키에 의해 해산당한 사회혁명당은 우랄산맥을 넘어 서시베리아의 도시 옴스크에서 시베리아 임시정부를 수립하였다.


“사회혁명당은 볼셰비키의 쿠데타가 명백한 불법임을 선언한다! 우리는 러시아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계승하여 시베리아 임시정부를 발족한다!”


시베리아 임시정부는 볼셰비키 혁명정부를 불법 쿠데타 세력으로 규정하고, 서시베리아 등지를 장악했다.

시베리아 임시정부는 제헌의회에서 과반을 차지한 사회혁명당의 주도로 세워져 수많은 반 볼셰비키 세력 중에서 가장 강력한 정통성을 지닌 세력이었다.

그러나 정당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세력으로서 비교적 군사력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시베리아 임시정부는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미국에 파견되었던 러시아 해군 중장 알렉산드르 콜차크의 합류를 받아들였다.

콜차크는 군사 경력이 인정되어 시베리아 임시정부의 군사령관이 되었다.

그러나 이는 사회혁명당의 치명적인 실책이었다.


“사회혁명당? 그놈들도 결국 볼셰비키와 같은 놈들이 아닌가. 혁명을 주장하는 놈들에게 러시아의 운명을 맡길 순 없지.”


알렉산드로 콜차크는 영국의 후원을 받아 쿠데타를 일으켰다.

시베리아 임시정부는 콜차크의 쿠데타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고, 콜차크는 스스로 백군의 최고지도자라 자처하며 군사독재 체제를 수립하였다.


콜차크는 시베리아 임시정부의 주석이자 사회혁명당의 당수인 니콜라이 압크센티예프를 사형에 처했다.

사회혁명당은 자신들이 세운 시베리아 임시정부에서 축출되었고, 모든 인사는 콜차크의 측근으로 채워졌다.


“시베리아 임시정부는 러시아 제국의 정통을 계승한 유일한 정부다! 모든 백군은 시베리아 임시정부로 합류하라!”


영국의 후원을 등에 업고 시베리아 임시정부를 장악한 콜차크는 러시아 각지에 흩어진 백군의 통합을 시도했다.

그러나 각지에서 궐기한 백군이 콜차크의 명령에 복종할 이유가 없었다.


실상 시베리아 임시정부는 넓은 영토를 차지하고 있었으나, 그 기반이 시베리아라는 얼음땅이라 실속이 없었다.

시베리아 임시정부의 유일한 강점은 정통성이었으나, 콜차크의 쿠데타로 인해 그 정통성마저 훼손되었다.

이러한 상황이니 누가 굳이 콜차크에게 머리를 숙이겠냐.


콜차크는 파리 강화 회의에도 러시아 측 대표를 파견했다.

그러나 콜차크가 파견한 러시아 대표의 회의장 입장은 협상국에 의해 거부당했다.

러시아에 합법적인 정부가 없다는 것이 바로 그 이유였다.

콜차크는 시베리아 임시정부가 곧 러시아 정통 정부라 주장했지만, 이를 정식으로 승인하는 협상국은 단 하나도 없었다.


사실 협상국에게 콜차크는 마치 계륵과 같은 존재였다.

콜차크의 쿠데타를 후원한 영국에서도 군수장관 윈스턴 처칠만 콜차크를 열렬히 지지했을 뿐, 막상 영국 총리는 콜차크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미국의 이상주의자 윌슨 대통령은 쿠데타를 일으켜 시베리아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훼손한 콜차크를 매우 싫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상국들은 공산주의의 확산을 막기 위해 시베리아 임시정부를 지원했다.

비록 콜차크 정부를 정식으로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시베리아에 파병된 미군은 콜차크 정부와 군사행동을 함께 했다.

영국과 프랑스도 콜차크 정부에 대량의 군사물자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이러한 협상국의 지원으로 콜차크 정부는 동시베리아 지역까지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었다.


콜차크 정부 입장에서 협상국 최대 빌런은 일본이었다.

일본은 연해주를 비롯한 극동지방을 점령하고 자기네들 이익 챙겨 먹기에 바빴다.

일본은 콜차크의 극동지방 반환 요청을 묵살했으며, 심지어 무기 구입 대금으로 지불한 금 60톤을 먹튀하며 콜차크의 혈압을 상승시켰다.


“농민이여, 일어나라! 분노하라! 농지의 소유권은 오직 그 땅을 개간하는 농민에게 허락되었다! 저 간악한 무리에게서 그대들의 정당한 토지를 되찾자!”


콜차크의 쿠데타로 시베리아 임시정부에서 축출된 사회혁명당은 농촌으로 내려가 농민 반란군을 조직했다.

사회혁명당의 농민 반란군은 볼셰비키 세력과 시베리아 임시정부 양측을 모두 부정했다.

사회혁명당은 시베리아 임시정부의 수도 옴스크에서도 반란을 일으키며 콜차크의 등골을 서늘하게 했다.


콜차크는 내부의 민심을 다독이는 데에도 실패했다.

콜차크는 쿠데타로 시베리아 임시정부의 수반이 되자마자 사회혁명당이 시행했던 개혁을 모두 취소했다.


사회혁명당은 토지개혁을 통한 토지 재분배를 주장하는 정당이었다.

시베리아 임시정부를 수립한 사회혁명당은 당연히 토지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수행했다.

그러나 콜차크가 이렇게 분배받은 토지를 다시 빼앗아갔으니 민심이 진정될 리 없었다.

수많은 농민들이 사회혁명당의 농민 반란군에 합류한 것은 다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이제 저 시베리아의 반란군을 토벌하고 내전을 종식할 때가 다가왔습니다. 이번에도 혁명군은 승리할 것입니다.”


“페치카 동지. 폴란드 전선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번에도 최고 정치장교로 전장에 나설 계획이오?”


“군사작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동지가 최고 정치장교로 파견되면, 자칫 막 입대한 전직 러시아 제국군 장교들에게 휘둘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 위험을 감안하면, 아무래도 전직 장교이자 현 국방차관인 제가 제일 적임자이지 않겠습니까?”


폴란드와 정전을 체결하고 남러시아 백군이 최후의 저항을 하고 있을 무렵, 볼셰비키 적군은 시베리아 임시정부를 향한 공세를 결정했다.


폴란드의 동방 공세와 협상국들의 간섭 전쟁은 혁명을 일으켜 정권을 장악한 볼셰비키를 오히려 러시아의 수호자로 비치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외국의 침략으로부터 위기의 조국을 수호하고자 많은 전직 러시아 제국군 장교들이 자발적으로 적군에 입대했다.

특히, 러시아 제국 최고의 명장 알렉세이 브루실로프까지 볼셰비키 적군에 합류하며 볼셰비키 적군의 고질적인 지휘관 부족 문제가 해결되었다.

볼셰비키 적군의 규모도 무려 300만 명을 더 징집하여 총 병력이 500만 명에 달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유능한 아니, 유능하진 않더라도 대전쟁을 경험한 지휘관이 충원된 것은 확실한 호재였다.

그러나 그렇다고 사상검증도 마치지 못한 이들에게 혁명군의 최고 통수권을 맡겨둘 수는 없는 법.

나는 시베리아 방면 최고 정치장교로서 사실상 볼셰비키 적군 300만의 통수권을 가지고 출전했다.


“도시를 장악하고 항복한 백군을 무장 해제하라. 도시에 소비에트를 구성하며, 반란군에 가담했던 이들을 체포하라.”


300만 명의 병력은 집단군을 세 개는 운용할 수 있는 숫자다.

이 많은 군대를 한 번에 움직이는 것은 비효율의 극치.

나는 마치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을 플레이하듯 볼셰비키 적군을 무려 100여 개의 사단으로 나눠 동시다발적인 공세에 나섰다.


시베리아 방면의 공세는 큰 어려움 없이 진행되었다.

드넓은 시베리아의 특성상 시베리아 임시정부의 도시를 공격하여 점령하는 시간보다 이동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정도였다.


사실 일본에 금 60톤을 먹튀당하는 등의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어찌 되었든 협상국으로부터 최신 군사장비를 지원받은 시베리아 백군은 질적으로 매우 우수했다.

이뿐만 아니라 많은 전직 러시아 제국군 장교들이 적군에 입대하긴 했지만, 그보다 더 많은 장교들이 시베리아 임시정부에 소속되어 있었다.

당연히 시베리아 임시정부는 지휘관이 부족할 일도 없었다.


그러면 뭐가 문제였을까?

바로 징집병들의 사기가 문제였다.


“너희 모스크바 소식 들었어? 모스크바에서는 토지도 나눠주고 집도 나눠준대.”


“자본가들도 다 쫓아내고 공장에서 일한 만큼 받아 갈 수 있다고 하더라고.”


“부럽다! 차라리 혁명군이 이겼으면 좋겠어. 그러면 우리도 더 살기 좋지 않을까?”


“맞아! 우리가 왜 귀족들을 위해 싸워야 하는 거야? 귀족들이 우리를 위해 뭘 해줬다고?”


콜차크가 장악한 시베리아 임시정부는 대부분 귀족, 지주, 자본가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혁명을 부정했다.

당연하겠지만 노동자, 농민 출신 병사들의 호응을 받기 힘든 구조였다.

또한 시베리아 백군의 기강은 전반적으로 해이했고, 이는 볼셰비키의 공작에 넘어가기 딱 좋은 상태였다.


“상관의 목을 가지고 투항하는 이에겐 그에 합당한 보상이 있으리라! 토지를 원한다면 토지를, 집을 원한다면 집을, 특진을 원한다면 특진을,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해주겠다!”


“그래, 차라리 저 쓰레기 같은 중대장을 죽이고 혁명군에 투항하자! 나도 따뜻한 집에서 배부르게 먹으며 살고 싶어!”


볼셰비키의 공작에 넘어간 수많은 이들이 반란을 일으켜 상관을 살해하고 투항했다.

볼셰비키 적군이 진군하면 시베리아 백군은 스스로 무너져내렸고, 볼셰비키 적군은 이렇게 점령한 도시에 치안을 유지할 부대를 일부 남겨두고 다시 진군하기를 반복했다.


나는 불과 공세 한 달 만에 시베리아 임시정부의 수도 옴스크에 입성했다.


“옴스크를 점령하고 반란군 수반 알렉산드로 콜차크를 체포하라! 반란에 가담한 귀족, 지주, 자본가들을 싹 다 잡아들여!”


옴스크를 점령하는 과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볼셰비키 적군의 공세에 시베리아 백군은 스스로 무너져 항복했고, 볼셰비키 적군은 별다른 저항 없이 옴스크의 주요 시설을 점거해 나갔다.


패배를 예상한 시베리아 임시정부 요인들은 저항 대신 도주를 선택했다.

시베리아 임시정부 요인들의 도주 경로는 뻔했다.

이들에게 남은 길은 외국으로의 망명뿐, 그러자면 시베리아횡단철도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해야 한다.


나는 직접 직속부대를 이끌고 옴스크역을 점거했다.

옴스크역에는 볼셰비키 적군을 피해 도주하고자 하는 이들로 가득했고, 나는 이들을 무차별적으로 체포했다.

신분 조사는 차차 하지 뭐.


“알렉산드로 콜차크의 체포는 어떻게 되었나?”


“죄송합니다, 국방차관 동지. 콜차크는 이미 도주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놈은 이럴 때만 재빠르군. 자기 목숨만 소중한 놈 같으니라고.”


자칭 백군의 최고지도자 알렉산드로 콜차크를 체포하려 빠르게 옴스크역을 점거했지만 이미 몸을 내뺀 상황.

어차피 여기서 도주한들 재기의 가능성은 지극히 0%에 수렴하지만, 그래도 지금 당장 잡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뭐, 그래봐야 며칠이면 체포했다는 소식이 들어오겠지.

지가 튀어봐야 벼룩인 것을.


사실 이미 시베리아 임시정부 요인들의 도주를 예측하고 있었기에, 기병대를 우회시켜 후방으로 향하는 길목을 차단해놓은 상태였다.

그렇기에 당장 놓친 것이 아쉬울 뿐, 딱히 콜차크의 도주가 성공하여 해외로 망명할 걱정은 별로 들지 않았다.


예상대로 며칠 후, 알렉산드로 콜차크는 시베리아횡단철도를 타고 도주하다가 볼셰비키 적군의 매복에 걸려 체포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콜차크의 체포는 곧 시베리아 임시정부 해체를 의미했다.


이로써 볼셰비키의 러시아 내전 승리가 확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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