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각성자로 회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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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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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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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

DUMMY

“아이고— 역시 집이 최고다.”


워크샵에서 돌아온 강현우가 침대에 몸을 던졌다.


“속이 다 시원하네.”


각성자라는 것을 밝혔더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어차피 조만간 모두 알게 될 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숨기는 건 적성에 안 맞아.”


서지연이 조금 걱정이었는데 예상과 달리 놀라지 않는 모습이 의외였다..

오히려 강현우를 걱정해 주기까지 했다.


[오빠, 다치면 안 돼. 다치면 마수고 뭐고 내가 다 작살 내버릴 거야.]


워크샵에서 돌아오는 길에 서지연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지가 마수를 어떻게 박살을 내. 다치면 큰일 나겠네.”


사실 마수와의 싸움은 위험하다.

아주 위험하다.

이 부분을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다행히도 서지연이 먼저 말을 꺼내줬다.

강현우를 믿어주는 그 마음이 고마웠다.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그래도 다치면 진짜 마수랑 맞다이 뜰지도 몰라. 지연이는 그러고도 남지. 암만.”


언젠가는 회귀한 것도 말할 수 있는 날이 올까?

여전히 주변 사람들에게 숨기고 있는 사실에 생각이 미쳤다.

한편으로는 회귀 사실을 밝힌다고 큰 영향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지금도 조금씩 과거와 다르단 말이지.”


불필요한 변수를 만드는 것은 피하고 싶었다.

변화가 어떤 방향으로 작용할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알고 있는 과거에서 크게 벗어나는 건 썩 내키지 않았다.


“10년 뒤에 말하면 되겠네.”


나름의 결론을 내린 강현우의 생각이 다른 쪽으로 향했다.


“마수 웨이브.”


회귀 이후 강현우의 머릿속에 계속 자리 잡고 있는 두 가지.

마수 웨이브와 흰 털 마수 새끼.

흰 털 새끼는 10년을 추적해도 못 찾았던 놈인 탓에.

그래도 약간은 마음의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마수 웨이브는 정말 코앞으로 다가왔다.


“지금은 마수 웨이브가 우선이다.”


마수 웨이브는 최초 발생한 일곱 개의 게이트에서 마수가 쏟아져 나오는 현상이다.

더 이상 길게 설명할 것도 없었다.

굳이 설명을 추가하자면.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랭크 E급에서 A급까지 다양한 등급의 마수가 출현한다는 것 정도려나.

진짜 문제는 그다음부터였다.

마수 웨이브라는 현상 자체는 단순했지만 그것이 초래한 결과는 무척이나 복잡했기 때문이었다.


“천지개벽? 그런 거와 비슷하려나.”


표면적인 결과는 마수가 일정 지역을 장악하는 것이었다.

서울의 경우를 예로 들면.

광화문을 중심으로 반경 2km의 지역을 마수가 차지하게 된다.

남쪽으로는 서울역, 북쪽으로는 청와대에 이르고.

동쪽으로는 을지로에 달하는 넓이의 지역이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였었지.”


마수 웨이브는 전 세계 게이트에서 일제히 발생했고.

피해 면적도 거의 같았다.

필연적으로 많은 사람이 마수에게 희생당했다.


“안타깝지만 막을 수 있는 게 아니야.”


고작 각성자 두 사람로는 불가능하다.


“설사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바뀐 과거가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 방대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강현우에게는 마수 웨이브 이후가 더 중요했다.

그야말로 천지개벽이었다.

마수 방어가 곧 생존이고 안 보이며 체제 유지를 의미했기 때문에 사회의 모든 역량이 집중되었다.

사회 모든 것이 마수와 각성자를 중심으로 개편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핵심이 되는 것이 바로 각성자와 마수의 부산물이었다.


“마수 코어와 부산물 가공 쪽 기본 준비는 일단 됐고.”


비콘의 윤태호와 오한마.

재계를 지배할 거대 기업과 국가를 대표하는 최정상급 장인.

처음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이 둘과 지금의 관계를 잘 이어간다면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각성자 영입이 필요해.”


각성자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마수 웨이브는 대량의 마수만 쏟아낸 것이 아니었다.

각성자 또한 마수 웨이브 이후에 다수 출현하게 된다.

음양의 조화 같은 건가.


“일단 두 명 정도만 영입하면 좋을 것 같은데···”


그 당시 등장한 각성자에 대한 기억을 더듬다가 어느새 잠들었다.


* * *


“좋은 아침입니다.”

“여—”


박진우가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뒤이어 척서율이 들어왔다.


“가자.”


강현우는 척서율이 자리에 앉기도 전에 재촉을 했다.


“어딜 가요? 이제 왔는데.”

“너네 도장 가자.”

“갑자기요?”

“시간 없어. 빨리 가자.”


척서율을 끌고 가다시피 하고 길드를 나섰다.

마수 웨이브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조급해졌다.


“여기에요.”


천검 도장.

서울의 주택가에 위치한 평범한 검도장이었다.

노후 정도를 보면 평범하지 않다고 해야 하려나?

도장 경영 상황이 그다지 좋지는 못한 듯했다.

그래도 정갈하게 관리되고 있는 느낌이었다.


“안녕하십니까? 지넬 길드의 강현우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척하진입니다. 서율이가 신세가 많습니다.”


강현우과 척하진이 인사를 나누었다.

척하진은 얼굴에 미소를 짓고 있었다.

사람을 편하게 하는 미소였다.


“서율이에게 대강의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불쑥 찾아뵙게 되어 죄송합니다.”


척하진이 짧은 목검 두 자루를 건넸다.


“시간이 많지 않으신듯하니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척하진이 조금 거리를 두고 섰다.


“능력은 사용하셔도 좋습니다.”

“괜찮으실까요? 다치실 수 있습니다.”

“아저씨,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얼릉 덤벼요.”


척서율이 강현우의 말에 실소를 흘렸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아무리 무도인이라도 상대는 비각성자였다.

약간의 마력만 끌어올렸다.


팟— 쉭—


땅을 박차고 돌진하며 가볍게 목검을 휘둘렀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라고 생각하는 순간.


뻐억—


머리에 강한 충격을 느끼며 바닥에 뻗어버렸다.


‘뭐지? 뭐가 어떻게 된 거지?’


당황스러웠다.


“나도 한 번을 못 이겼는데··· 괴물이라고요. 그 사람.”


그런 건 빨리 얘기하라고···

저 새끼 일부러 얘기 안한 거 같어.

사실 척하진은 재능으로만 보자면 가문 역사상 최고 재능으로 꼽힐 수준이었다.

이미 인간의 한계 정도는 가볍게 뛰어넘은지 오래였다.


“죄송합니다. 진짜로 하겠습니다.”


강현우가 마력을 제대로 끌어올렸다.


파파팟—


척하진을 향해 지그재그로 돌진했다.

조금 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빠른 움직임이었다.


쉭— 쉭— 쉭—


가슴, 머리 그리고 복부.

목검이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휘둘러졌다.


“빠르시군요. 훌륭합니다. 조금 더 페이스를 올려보시죠.”


척하진이 강현우의 목을 겨눈 채 말했다.

귀신에 홀린 듯한 기분이었다.

분명 공격은 내가 했는데.


‘언제?’


등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알 수 없는 압박감이 들었다.


‘전력으로 간다.’


마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그렇게 20분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허억— 허억— 허억—”


강현우가 바닥에 널브러진 채 숨을 헐떡였다.


“소질이 다분합니다. 저도 모르게 기대가 되는군요.”


척하진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만 진심이었어. 괴물이다. 인간이 아니야.’


척하진의 여유로운 미소를 보며 생각했다.

각성자를 뛰어넘은 비각성자라니.

이건 자연법칙에 어긋나는 일이었다.


“하지만 난폭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다스리는 법을 아셔야 할 것 같습니다.”


고행의 시작을 알리는 한 마디였다.


* * *


쉬익— 팍!


척서율이 목검을 휘둘렀다.

강현우가 소도를 교차하여 막아냈다.


쉬익— 쉭— 파팍!


척서율의 공격이 이어졌다.

자신의 키만큼이나 긴 장검을 휘둘렀다.

그럼에도 막아내는 것조차 버거울 정도로 빨랐다.


“서율이는 비연검법을 사용합니다. 제비가 나는 것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그만큼 빠르고 변화무쌍한 검술입니다.”


쉬익— 빡!


“윽!”


척서율의 검이 강현우의 어깨를 강하게 내리쳤다.

고개를 틀어 머리를 맞는 것은 간신히 피했다.


“까비!”


척서율은 아주 신이 났다.

제 가진 힘을 마음껏 분출하고 있었다.

그동안 척하진에게 받은 스트레스를 강현우에게 모두 푸는 듯했다.


“그만! 잠시 쉬시죠.”


척하진이 대련을 멈췄다.

덕분에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야. 좀 봐줘가면서 해라. 아저씨는 이제 중년이야.”

“안돼요. 훈련을 실전같이! 마수랑 싸우면서도 봐달라고 할 거예요?"


요 새끼 저 얄미운 주둥이를 콱!

마력만 쓸 수 있었으면 내가 맞았겠냐?


“그래. 됐다. 됐어. 다치지도 않는 몸뚱이, 그냥 막 굴려라.”


천검 도장에서 수련한 지 오늘로 사흘째.

강현우는 초재생 능력을 한껏 활용하며 수련 중이었다.

죽도록 처맞았다는 얘기다.


“서율아, 사범님 평소에도 저러시냐? 아님 나한테만 엄격하신 거냐?”


사흘간의 수련에서 느낀 점.

수련할 때만 빼면 척하진은 무척 좋은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세상에 이런 사람이 또 없었다.

하지만 수련 시간만 되면 사람이 변했다.


‘웃는 얼굴로 패니까 더 무서워.’


초재생 능력을 알게 된 후에는 손속에 사정을 두지도 않았다.


“아저씨, 우리 도장에서 관원 본 적 있어요?”

“아니.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관원을 못 봤네?”

“등록하고 삼일을 버틴 사람이 없어요. 아버지 별명이 ‘수련 광인’이에요.”


잠시간의 휴식을 마치고 척하진과 대련을 시작했다.

마주 선 척하진이 기운을 뿜어냈다.

그 기운에 눌려 숨이 턱 막혀왔다.

순간 척하진이 각성자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후우우—”


깊게 호흡하며 압박감을 견뎌냈다.

몸을 느슨하게 가져갔다.

필요 이상의 긴장은 반응 속도를 떨어뜨린다.


쉭—


척하진이 한걸음 움직이며 목검을 휘둘렀다.

빠르지도 그렇다고 느리지도 않은 단순한 내려 베기였다.

하지만 강현우가 마주하는 기세는 보는 것과는 달랐다.

몸이 굳어지며 옴짝달싹할 수 없는 기분이었다.


“핫!”


기합을 내지르며 뒤로 도약했다.


“후아— 후아—”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이마 위로 땀이 흘러내렸다.


“피했다!”


강현우가 환호성을 질렀다.

내려 베기 피한 것이 뭐가 그리 좋은 일이라고 하겠지만.

사흘 만에 처음으로 척하진의 일격을 피한 것이었다.


“일주일은 걸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습득이 빠르시군요.”

“사부님 덕분입니다.”


사실 실력이 안 늘면 그게 더 이상 하지.

진짜로 죽으라고 베어버리는데···

실제로 사흘간 열 번은 넘게 기절한 것 같았다.


“들어오시죠. 피하기만 해서는 이길 수 없습니다.”

“네!”


팟— 쉭— 쉭—


강현우가 힘차게 돌진하며 목검을 휘둘렀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렸다.


“어깨에 힘을 빼고 휘둘러야 합니다. 팔로 휘두르는 게 아닙니다. 몸으로 휘두르는 겁니다.”


척하진이 목검을 피하며 말했다.


빡!


그와 동시에 강현우의 어깨를 가격했다.


“윽!”


강현우가 잠시 주춤했지만 공격을 이어갔다.


쉭— 쉭— 쉭—


“무게 중심을 더 낮추고 흔들리지 않아야 합니다.”


빡! 빡!


척하진이 강현우의 허벅지를 가격했다.


“가볍게 움직입니다. 발이 무겁습니다.”


빡!


이번에는 종아리.


“몸의 중심은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빡!


복부.


“불필요한 힘은 빼야 합니다. 어깨가 굳어 있습니다.”

“공격의 발걸음은 빠르게 후퇴의 발걸음은 더 빠르게.”

“하체가 가고 몸이 가고 검이 가는 겁니다.”


빡! 빡! 빡!


너무 많이 맞아서 이제는 아프지도 않은 것 같았다.

그 와중에 초재생 능력은 착실하게 발휘되었다.


‘빌어먹을 초재생!’


“평정심!”


빡!


머리를 맞은 강현우가 결국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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