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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M
작품등록일 :
2013.02.05 00:08
최근연재일 :
2013.08.14 20:32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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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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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3
글자수 :
207,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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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2.0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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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DUMMY

제 1장, 8화 - 정직하지 못한 전쟁


“뭐, 제가 생각한 건 거기까지였죠. 사실 여기까지 추리를 하게 된 데에는 다른 이유가 더 있지만 그 부분은 생략하죠. 제가 정보니 이론이니 설명하면 사람들이 머리 아프다고 싫어하더군요.”

베니스 남작에게 설명을 하는 사이 아델 성 측의 기수가 아이벤의 앞까지 왔다. 사실 가는 데에는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는 정찰을 하듯 말을 타고 아이벤의 주위를 몇 바퀴 돌고 나서야 한 자리에 멈춰 섰다.

“명성이 높은 초인, 아이벤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말에 타고 있던 기수가 입을 열었다. 아이벤은 살벌한 미소를 얼굴에 드리운 채 조용히 등에서 대검을 뽑았다.

“그대의 이름은 무엇인가?”

“벤입니다.”

짧기 그지없는 벤의 통성명에 아이벤의 눈살이 심하게 찌푸려졌다. 어찌 보면 무례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베니스 남작이 무슨 생각으로 단기 대결을 제안했는지 모르겠군. 아무튼 나로서는 반대할 이유가 없지. 와라! 단번에 죽여주마!”

아이벤이 거칠게 말을 내뱉으며 전투 자세를 잡았다.

“본래 단기 대결은 마상 전투로 이루어지는 법, 말에서 내리지 않는 것을 용서해주십시오.”

“상관없으니 덤벼라!”

아이벤은 귀찮다는 듯 재차 고함을 내질렀다. 그럼에도 벤은 섣불리 공격을 하지 않았다. 다시 경계를 하려는 듯 말에 박차를 가해 아이벤으로부터 좀 더 거리를 벌릴 뿐이다.

“그렇다면 실력을 감안해서 먼저 선공하도록 하겠습니다.”

“네 녀석은 싸움을 말로 하냐! 안 오면 내가 간다?”

벤은 더 이상 입을 열지 않고 검을 뽑아들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아이벤을 향해 덤벼들지는 않았다. 마치 기회를 노리기라도 하듯 아이벤의 주위를 크게 빙빙 돌기만 할 뿐이었다. 한가운데에 가만히 서서 벤이 공격하기를 기다리던 아이벤이 신경질을 냈다.

“단기 대결을 하려고 왔으면 싸워야지! 좋은 말 할 때 와라!”

화가 난 탓일까. 점점 말투가 가벼워지는 아이벤이었다. 반면 벤은 아이벤의 도발을 철저히 무시하기만 했다. 그저 끝없이 아이벤의 주위를 빙빙 돌기만 할 뿐이었다.

“이 자식!”

마침내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은 아이벤이 발을 한 걸음 내딛었다. 그러자 벤은 기다렸다는 듯 아이벤을 향해 말을 몰았다. 결국 달려가려던 아이벤은 다시 제자리에 서 방어 자세를 취해야만 했다.

“죽어라!”

아이벤은 검에 마나를 불어넣어 있는 힘껏 내찔렀다. 최소한의 방어조차 하지 않은 것일까? 아이벤의 검에 몸에 꿰뚫린 벤이 허무하리만큼 힘없이 말 위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너무나도 당연한 아이벤의 승리였다.

그리고 그 순간, 구경을 하고 있던 병사들이 경악에 휩싸인 탄성과 신음을 내질렀다.

“대, 대체 무슨?”

아이벤은 블랙 스콜피언 길드의 진영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분명 승리를 한 것은 자신일 텐데 신음이 터져나온 위치는 아델 성의 방향이 아닌 아군의 진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바로 뒤에서 들려오는 바람 소리에 놀란 아이벤이 도로 아델 성을 바라보았다.

“저, 저런!”

아델 성에서 날아오는 수백 개의 화살을 직시한 아이벤이 경악에 찬 고함을 내질렀다. 제아무리 의미가 퇴색되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규칙과 질서만은 남아있는 것이 단기 대결이었다. 그 신성한 단기 대결의 도중에 화살을 발사하다니!

“이런 미친놈들!”

당혹감에 휩싸인 목소리와는 달리 아이벤은 신속하게 마나 배리어(Mana Barrier)를 끌어올렸다. 무협 게임에서는 호신강기라고도 불리는 무사 특유의 방어 기술! 그것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었는지 아이벤은 대검을 앞에 내민 채 방어 자세를 취했다.

“하앗!”

가히 압도적이라 할 수 있는 무력! 절묘하기 그지없는 아이벤의 대검술에 하늘에서 내떨어지던 화살이 철저히 무력화되었다. 아델 성에서 발사한 수백 개의 화살 중 그 어느 것도 아이벤을 맞추지 못한 것이다.

“이런 빌어먹을 녀석들…….”

사기? 속임수? 물론 가능하다. 하지만 아이벤은 이런 일이 벌어지리라고는 눈곱만큼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아델 성의 수성 사령관은 바로 NPC인 베니스 남작이다. 당연히 유저보다 기사도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

“음?”

순간, 아이벤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무언가 이질적인 기운이 몸을 파고드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벤은 더 이상 그 기운에 신경을 쓸 수가 없었다. 아델 성에서는 아예 작정을 한 듯 화살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뭐, 뭐지?”

아이벤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화살을 꾸준히 막아내면서도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그리고… 화살에 정신을 파느라 미처 주변을 살피지 못했던 아이벤은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근처 곳곳에서 어두운 녹색 연기가 유유히 흩날리고 있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차린 아이벤은 대검 뒤에 웅크려 정황을 살펴보았다. 연기는 바로 아델 성에서 날려보낸 수백 개의 화살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화살에 작은 가죽 주머니가 달려 있어 바닥이나 아이벤의 대검이 부딪치면서 연기가 뿜어져 나온 것이다.

상황을 알아차린 아이벤이 일갈을 토해냈다. 초인인 그에게는 독이 통하지 않는다. 무협의 고수들이 하듯 마나연공을 통해 몸 안에 잠습한 독기를 몰아내면 되기 때문이다. 아이벤은 아델 성 측의 무식하고도 무모한 작전을 비웃으며 마나를 운용했다.

“뭐, 뭐지?”

분명 몸에서 독기가 빠져나갔다. 그런데 독기가 공기로 흩날려지지 않고 신체 주위에 머무르다 다시 피부에 스며들어 몸 안으로 들어왔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아이벤은 당황하며 자신의 몸을 살펴보았다.

“이, 이런!”

아이벤의 전신은 어느새 끈적끈적한 독액으로 뒤덮인 상태였다. 독액이 신체 외부로 배출되는 독기를 차단함과 동시에 꾸준히 피부에 스며들고 있었다. 미처 화살과 독기에 집중하느라 못 알아차렸던 사실이었다.

벤이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아이벤을 향해 달려든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그는 얇은 가죽 갑옷 안에 독액이 가득 든 가죽 주머니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었다.

“제기랄…….”

아직 독기를 빼어내지도 못했지만, 아이벤은 마나연공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체내로 마나를 운용함과 동시에 마나 배리어를 끌어올릴 수는 없는 노릇! 게다가 마나연공은 안전한 장소에서 안정된 자세로 임해야만 했다. 화살이 쉴 새 없이 날아드는 지금 마나연공을 제대로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어, 어떻게 이렇게 많은 화살이…… 설마 아델 성의 모든 병력이 활을 쏘고 있기라도 한 거냐고!”

정답!


“미친 듯이 쏴라! 지나가던 달팽이가 별똥별인 줄 알고 소원을 빌 때까지!”

칸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주변에 있는 일꾼들을 독려했다. 아델 성의 수비 병력 300, 해머 길드의 50명의 전사들, 각 길드의 100명가량의 지원 전사들, 거기에 활에 익숙치 않은 150명 정도의 일꾼들과 공병들까지 모두 활을 들고 있는 상황! 당연히 날아가는 화살이 많을 수밖에 없다.

“조준하지 말고 쏴라! 화살이 다 떨어져도 좋으니 쏘기만 해!”

성문 측에서 베인이 길드대원들을 향해 있는 힘껏 고함을 내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지금껏 망치를 제외하고는 다른 무기를 써본 적이 없는 해머 길드의 전사들은 힘겹게 시위에 화살을 올렸다. 당연히 명중률은 극악! 그러나 이들의 목적은 애초에 명중이 아니다.

“슬슬 준비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무수히 쏟아지는 화살을 바라보던 칸이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병사들이 발사하는 화살의 끝에는 독을 담은 조그마한 자루가 묶여 있다. 사람을 죽이기에는 극히 적은 양이지만 그것도 화살 하나일 때의 상황, 수백 개의 화살이 일시에 한 장소에 떨어져 독을 풀자 그 독기(毒氣)는 초인의 몸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화살을 막으려면 마나 배리어를 끌어올려야 하고 독기를 배출하려면 마나연공을 해야 한다. 하지만 그 둘을 동시에 할 수는 없지!”

만약 하퍼 온라인이 아닌 무협 게임이었다면 이 작전은 상상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몸을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경공술이나 체외의 방어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외공 등등, 계획을 방해할 수 있는 변수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무협의 무인이 아닌 중세 판타지 배경의 무사에게만 시도할 수 있는 계획! 하지만 상대도 나름 초인인 만큼 쉽사리 무시할 수는 없다. 그래서 칸은 두 번째 안배를 계획했다.


“제길…… 어쩔 수 없군. 몸을 내뺄 수밖에 없어.”

결국 아이벤은 마나 배리어를 끌어올린 채 어느 정도의 부상을 감수하고 후퇴를 하기로 결정했다. 화살이 닿지 않는 곳까지 도망만 친다면 몸 안에 침입한 독기를 내모는 것은 일도 아니다.

“이 자식들이 이런 짓을 꾸밀 줄이야…… 무, 무슨!”

후퇴를 하려던 아이벤은 재차 경악에 찬 탄성을 내지르고 말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아무 빛이 없었던 화살에 불꽃이 이글거리고 있지 않은가! 자신들이 언제 독화살을 쏘았냐는 듯, 아델 성으로부터 날아오는 화살 모두가 제각기 조그마한 불덩어리를 품었다.


작가의말

독자마당의 표지/삽화 게시판에 정보를 결제하시겠습니까 자작 삽화를 한 편 올려보았습니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더 많은 삽화를 올릴 예정이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봐주세요.

어제 글이 어쩌지 잘 써진다 싶더라니 가장 최근에 쓴 4편하고 반절을 자진삭제해야 했습니다... 더 나은 스토리를 위해서 그렇게 한 거지만.. 슬프군요...ㅠ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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