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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게임, 판타지

H.S.M
작품등록일 :
2013.02.05 00:08
최근연재일 :
2013.08.14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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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6.2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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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DUMMY

제 2장, 13화 - 무슨 일


난쟁이들이 광산을 빠져나오는 순간에도 대지를 울리는 진동은 점점 드세졌다. 제 21호 광산 안의 광부들이 모두 빠져나간 사실을 확인한 오린은 숨을 헐떡이며 광산을 나왔다. 처음에는 느껴질까 말까 했던 진동은 이제 어엿이 지진이라 불릴 법한 진도를 갖추었다.

“크허억!”

철문을 앞으로 밀치며 광산을 나온 오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숨을 헐떡였다. 광산을 나왔다는 안도감 덕분에 그는 아직 깨닫지 못했지만, 진동은 광산 안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었다. 동굴 밖의 개방적인 암반 역시 부들부들 떨리고 있다. 즉 산의 지반은 원인이 아니라는 뜻이다.

오린이 그 사실을 알아챌 즈음, 관산 내부에서 쿵쿵거리는 굉음이 묵직하게 울려 퍼졌다. 끝내 진동을 이겨내지 못한 몇몇 암반이 붕괴되었다. 이 지진이 끝나더라도 파괴되고 막힌 광산 구역을 다시 복구하기 위해서는 며칠을 더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일까, 오린보다 앞서 탈출했던 광부 몇몇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불평하던 광부들은 모두 할 말을 잊고 말았다.

“이… 이럴…….”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은 오린을 비롯한 광부들을 모두 경악하게 만들었다. 어떻게든 입을 열어보려던 오린 역시 말을 하다 말고 입을 떡 벌렸다. 산맥 깊숙이 자리가 잡힌 제 21호 광산, 나무나 풀도 아니고 산이 뽑힐 리가 없다.

그런데… 산이 뽑히고 있다. 산뿌리라는 단어가 실제로 존재하기라도 한다는 양, 광산을 중심으로 높은 고도의 언덕 곳곳에 거대한 금이 새겨지면서 드높은 산이 일어서기 시작했다. 흙과 바위로 이루어진 산이 일어서는 장면이 흡사 골렘 협곡의 골렘들 같아 보였다. 물론… 크기 면에서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엄청난 광경이지만.

“모두… 달아나.”

오린이 중얼거렸지만 그 어느 누구도 달아나지 못했다. 산이 살아 움직이는 광경에 압도되어 온몸이 얼어붙은 탓이다. 그러나 오린이 한 말을 뒤늦게나마 알아차린 몇몇 광부들은 고함을 지르고 언성을 높이며 산 밑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급경사나 나무뿌리, 암석에 발리 걸려 수십 명이 넘어졌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다들 벌떡 일어나 허둥지둥 산을 벗어나고자 했다.

그때 땅거죽이 파도처럼 물결을 치더니 그 위에 뿌리를 박은 나무들이 우수수 균형을 잃고 쓰러졌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땅거죽은 마치 마법이라도 걸린 듯 공중으로 붕 떠올랐다. 하지만 그건 가까이서 봤을 때 그렇게 보일 뿐, 땅거죽의 대부분이 떠올랐을지언정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다.

땅거죽의 일부분 끝자락은 느릿하게 일어서는 산의 암반에 단단히 고정되었다. 그리고 땅거죽이 움직이고 그 위의 흙이 떨어지면서 그 밑에 감추어져 있던 단단한 암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넓적하고 기다란 암반이 생명체라도 되는 양 이리저리 움직였다. 흡사… 돌과 암석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날개가 산을 몸통삼아 비행 준비를 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마침내 산이 완전히 일어섰다. 정말 생명체인 모양인지 산의 꼭대기 부근에 서서히 금이 가더니 입 모양으로 쩍 벌어졌다. 흙과 바위가 떨어지면서 양옆으로 커다란 동굴이 움푹 파이더니 그 안에서 시커먼 눈동자가 빛을 발했다.

“크아아악!”

“다, 달아나!”

이제 달아나는 건 제 21호의 광부들뿐만이 아니다. 커다란 산 하나가 생명체로 변화하면서 날개를 뻗고 일어섰다. 인근에 위치해 있는 제 19호, 제 20호와 제 22호 광부들 역시 이 모습을 보고 꽁지가 빠져라 달아나고 있다. 하지만 난쟁이들의 짧은 다리를 조롱하듯 눈과 코, 입과 날개를 갖춘 산이 기괴하기 짝이 없는 괴성을 내지르며 허공으로 붕 떠올랐다. 바위와 암석으로 이루어진 몸으로, 심지어 날개까지 바위인 그 무게로 날아오른 것이다.

산은 아래를 내려다보며 입을 쩍 벌렸다. 그러자 그 안에서 시커먼 무언가가 뿜어져 나왔다. 물론 그것은 멀리서 봤을 때일 뿐… 뿜어져 나온 무언가는 절대 검지 않다. 그렇다기보다는 검정과 갈색, 진갈색과 암갈색, 회색과 황갈색 등 수많은 색깔이 섞인… 흙이다.

산이 뿜어낸 엄청난 양의 흙은 수백 미터의 평야를 덮어버리기에 충분한 양이다. 위에서 떨어지는 충격을 이겨내지 못한 나무들이 뿌리째 뽑혔고 달아나고 있던 난쟁이들 역시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경사가 진 곳에서는 산사태가 일어났다.

그냥… 산이 뿜어낸 영역 전체의 모든 생명과 무생물이 흙더미에 매장되었다.


“미친…….”

시환은 넋이 나간 목소리로 욕을 지껄였다. 산인 줄 알았던, 하지만 산이 아닌 괴생물체! 현장에서 살아남은 몇몇 난쟁이 유저들이 인터넷에 게임 영상을 업로드했고, 그 이후부터 이 괴생물체의 정체가 무엇인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동영상을 보기 시작했다가 할 말을 잃은 시환은 다시 한 번 영상을 확인해보았다.

“운영진이 발동한 퀘스트인가?”

인터넷에서 생명체의 정체를 두고 끊임없이 가설과 예상이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시환은 영상을 보는 순간 하나의 이름이 떠올랐다. 지금껏 하퍼 온라인 내에서 수천 권의 책을 읽은 그다. 책을 바탕으로 단서를 찾아내 이상의 거울을 비롯한 마법 아이템을 2개나 발견했고 네페르티 왕국의 후작 작위를 받았다. 그리고… 그가 읽은 수천 권의 책 중에 동영상의 생명체와 일치하는 묘사가 있다.

“용(龍)이라…….”

용은 지금껏 게임 상용화 이후 한 번도 등장한 적이 없는 생명체로 하퍼 대륙의 세계관 내에서도 전설로만 치부되어왔다. 하지만 몇몇 오래된 고서를 읽어보면 용에 대한 몇 가지 묘사를 찾아볼 수 있다.

‘흙과 산의 창조자인 힐로르가 만들어낸 생명체… 타락한 적으로부터 맞서기 위해 산을 일깨워 만들어낸 최강의 맹수.’

하퍼 온라인의 용은 여타 소설이나 게임에서 나올 법한 용과 많은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사슴의 뿔을 달고 있거나 여의주를 물고 있지도 않고, 웬 구슬 일곱 개를 모은다고 소원을 들어주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레드, 그린, 블랙, 골드 등등 용용 파워레인저로 이루어져 있지도 않고 심지어는 파충류라 정의를 내릴 수도 없다.

산을 일깨워 만들어냈기 때문에 용은 산 그 자체라 말할 수 있다. 평소에 잠들어 있을 때에는 평범한 산과 다를 바가 없지만, 깨어날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단단한 광석과 날카로운 바위는 용의 이빨이 되고 지층 위에 덮인 얇은 암반은 대륙으로부터 떨어져 나가 두텁고 단단한 날개가 된다. 산 그 자체가 그냥 용으로 변한다고 보면 된다.

‘문제는 이 용이 지금 상황에서는 결코 좋게 인식될 수가 없다는 거지.’

사실 용은 악한 생명체라 보기는 어렵다. 애초에 타락한 존재들과 맞서기 위해 창조되었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보통 용은 세상이 타락했을 때 깨어나 타락한 적들을 무찌른다. 그리고 용이 입에서 내뿜는 흙이 뒤덮인 땅은 대륙 제일의 비옥한 대지가 되어 새로운 창세기를 맞이할 준비를 한다. 타락한 악을 뒤덮고 새 시작을 알리는 징조인 셈이다.

“그런데 왜 지금 부활하는 거냐고.”

현재 하퍼 대륙은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인간, 요정, 난쟁이와 수인족을 비롯한 자유 종족들은 서로 협력 하에 나날이 번성하고 있고 심지어는 악의 종족이라 불리웠던 오크들조차 이 화합의 대열에 합류했다.

이 상황에서 용은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해가 된다. 용이 대지를 흙으로 뒤엎으면 뒤엎을수록 분명 수많은 도시와 인명이 사라진다. 물론 한 마리의 용이 깨어났다고 해서 멸망을 뜻할 리는 없다. 전설에도 수백 마리의 용이 힘을 합치고 나서야 새 시대를 열 수 있었다고 하니까.

슬프게도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갈 거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어찌한다?’

지금껏 그의 계획은 착실하게 잘 진행되고 있었다. 아직 계획의 초입에 불과하지만 사라비브 제국과 하르메스 왕국 사이에 전쟁을 일으키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런데 용이 등장해버린다면 그 모든 일이 무산되어버릴 수가 있다. 용이 다가올 때에는 눈앞의 영토와 권력, 승리보다 생존이 더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다.

‘어찌한다…….’

최악의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 만약 용이 남부로 내려온다면? 사라비브 제국은 침공은커녕 용을 막아내기 위해 모든 군사력을 밀집시켜야 한다. 그렇게 되면 시환이 기껏 구상한 대륙 전쟁 역시 흐지부지해진다. 용이 헤르메스 왕국을 노리고 그 방향으로 날아가지 않는 한, 현 상황을 환영할 만한 곳은 헤르메스 왕국뿐이다.

“젠장, 용이라니.”

용의 존재유무가 잊힌 전설에 치부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런 만큼 시환이 용에 대해 이 정도를 알고 있는 것도 대단한 일이라 볼 수 있다. 용이 흙을 토해내는 광경을 보지 못했더라면 시환 역시 생명체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누가 뭐래도 하퍼 온라인에서 등장한 용은 평소의 용 이미지와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아… 일단 상황을 수습해야겠구먼.”

NPC들에게는 인터넷과 휴대폰, SMS가 없다. 하지만 이 동영상을 보고 소문을 들은 유저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적어도 오늘이나 내일쯤 칼빈 후작 역시 철벼락 산맥에 나타난 괴생명체에 대한 소문을 접할 터, 일단 계획이 어찌될 지는 예측하기가 어려우니 그가 마음을 바꾸는 일이 없도록 설득해야 한다.

“왜 착하게 사는 사람한테 자꾸 이런 시련을 주시나이까.”

시환은 억울하다는 듯 중얼거리며 캡슐 안에 앉아 전원을 가동했다.


밝은 빛이 일렁이는 가운데, 케인즈가 모습을 드러내자 칼빈 후작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안색이 어둡군.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가?”

케인즈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슬프게도 일이 있습지요.”


작가의말

방학을 하면서 난생처음 아르바이트를 해볼까 합니다.

오늘 면접을 다녀왔는데.. 여태껏 경험이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거듭되는 늦은 연재 죄송합니다 ;;;

시험이 끝나기 직전에 일어난 불화 때문에 글 쓰는 속도가 계속 더뎌지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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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7 13.08.14 975 20 11쪽
45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7.31 1,181 27 11쪽
44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8 13.07.25 1,032 26 11쪽
43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7 13.07.13 1,101 33 11쪽
42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5 13.07.03 984 21 10쪽
»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2 13.06.20 1,104 19 10쪽
40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6.15 1,265 22 11쪽
39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6.06 1,025 23 11쪽
38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4 13.05.29 1,098 17 12쪽
37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2 13.05.29 997 17 11쪽
36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5 13.05.19 1,187 22 11쪽
35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5.10 1,291 17 11쪽
34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5.06 1,274 17 11쪽
33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5.04 1,326 17 11쪽
32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5.02 1,426 17 11쪽
31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4 13.04.30 1,533 18 9쪽
30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4.29 1,465 21 10쪽
29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4 13.04.29 1,750 1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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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쉬어가는 코너 - 하퍼 온라인의 각종 게임 시스템 +7 13.02.28 1,623 14 7쪽
26 쉬어가는 코너 - 하퍼 온라인의 세계 구성 시스템 +3 13.02.27 1,674 12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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