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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M
작품등록일 :
2013.02.05 00:08
최근연재일 :
2013.08.14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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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7.25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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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DUMMY

제 2장, 16화 - 웨머하머의 망토


리나는 칼빈 후작의 저택에서 일을 하는 수많은 하녀들 중 한 명이다. 평소에는 청소나 잡일만 하던 그녀는 얼마 전부터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케인즈라는 상인을 보필하는 일인데, 아무리 봐도 자신과 같은 평민에 불과하지만 칼빈 후작이 대하는 모습이나 둘이 대화를 하는 광경을 보면 차마 함부로 대할 수가 없는 사람이다.

외모와 나이에 비해서 말투가 늙은이 같고 그것 외에도 성격이 좀 특이한 사람 같기는 하지만, 몇 주 동안 어느 정도 경험을 하고 나자 그녀도 이제는 어느 정도 케인즈에게 익숙해졌다. 다른 귀족들이나 기사들과 달리 자신을 잘 대해주기도 하고 성격도 재미나서 일도 전보다 즐거워졌다.

그런 어느 날… 그녀는 케인즈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했다.

“이런 낙동강 물을 퍼다 거북선 타고 베네치아 가서 성수라고 팔아치울 년을 보았나!”

대체 낙동강은 어디 강이고 거북선은 무슨 배며 베네치아는 어디 땅덩어리인지는 모르겠다만 결코 좋은 뜻으로 쓰인 말은 아니리라.


“후우… 일단 진정하자.”

하퍼 온라인을 시작한 이래, 케인즈는 간만에 제대로 심신에 충격을 받았다. 만약 하퍼 온라인이 무협 장르의 게임이었다면 주화입마에 걸려 칠공에 피분수를 뿜었다 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열이 받았다.

“내가 실수한 거라고 봐야겠지. 나도 명색이 초인인데 같은 초인인 올드락에 대해서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다니!”

그나마 다행인 점이 있다면 락슈미가 찾아낸 정보와 케인즈가 찾아낸 정보가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올드락은 수많은 과거를 기억하고 있지만, 너무 다양한 기억을 보유하고 있는지라 그를 모조리 떠올려내지는 못한다. 게다가 직접 눈으로 보지 못한 광경은 기억을 하지 못할 때가 많다 보니 정보가 어떤 면에서는 정확하면서도 어떤 면에서는 정확치 못하다.

케인즈가 찾아낸 정보 역시 아주 정확하다고 칭찬해줄 만하지는 못하지만, 최소한 그는 수많은 자료들을 비교하고 분석해 알짜배기들을 추려냈다. 어떤 면에서 보자면 락슈미가 찾아낸 정보를 바탕으로 용에 대한 지식을 좀 더 온전히 알아낼 수 있었으니 나쁜 소식이라고 볼 일만은 아니다.

단지… 케인즈로서는 자신이 락슈미보다 먼저 정보를 올렸으면 할 뿐이다. 정보상인에게 있어서 누가 먼저냐는 엄청난 승부수가 된다.

“가뜩이나 아이벤이 사라져서 불안한데 이제는 랭커인 락슈미까지 경계해야 하는 건가? 거기다 올드락까지 더하면 초인 한 명 플러스.”

락슈미는 모험가다. 만약 케인즈처럼 정보 사이트에서 활동하는 정규 정보상인이었다면 아마 이 정도로 넘어가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케인즈는 자신도 모른 느낀 위협감에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앞으로는 좀 더 부지런하게 움직여야겠어. 나도 요즘 방송 나가고 유명해졌더니 많이 해이해진 모양이여.”

사실 해이해졌다고 보기도 어렵다. 용이 등장하지만 않았더라면 지금쯤 케인즈의 계획은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었을 터다. 물론 수많은 국가의 얽히고설킨 이해관계를 해결하고 전쟁과 정복을 통해 해결을 해야 하는 일인 만큼 짧은 기일 내에 결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그래도 그의 계획은 순탄히, 심지어 지금조차도 상황이 조금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을 뿐 계획 자체는 의도대로 진행되고 있다.

‘전쟁은 내가 더 이상 손을 댈 필요가 별로 없어. 아델 성 때처럼 전력이 불리해서 잔머리를 굴릴 필요도 없고… 그저 흐름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면 되니까.’

두 제국을 공멸시킨 뒤 유일무이한 최강의 국가가 된다! 몇 달 만에 이루어내기에는 엄청난 계획이지만 이미 진행 중인 사건이다. 현재로서는 케인즈가 더 이상 손을 댈 부분도 없고 손을 대고 싶은 의지도 없다. 제아무리 몇 달 동안 골머리를 썩어가며 이루어낸 대계(大計)라지만, 한 가지 일에 주구장창 매달리는 것만큼 지루하고 짜증나는 일도 없다.

“그러니까 용을 잡아야지. 초인도 별로니까 이왕 이렇게 된 것 드래곤 테이머(Dragon Tamer)라도 되는 거야.”

케인즈는 씨익 웃으면서 자신이 세운 계획을 재차 검토해보았다. 비록 정보전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복병으로 인해 어처구니가 없는 패퇴를 겪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음 계획에 차질이나 지장이 생겼다는 뜻은 아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케인즈가 되고자 하는 바가 드래곤 슬레이어가 아닌 드래곤 테이머라는 사실이다.

“간만에 다시 몸 좀 움직여줘야겠군.”

케인즈는 인벤토리를 열어 망토 하나를 꺼냈다. 망토에 먼지가 묻은 건지 아니면 먼지뭉치를 엮고 뭉쳐서 망토 모양으로 만들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을 정도로 오래되고 낡은, 게다가 냄새마저 퀴퀴한 망토다. 단지 희한한 점이 있다면 겉은 퀴퀴한 회색 털로 뒤덮여 있다면 안쪽은 검고 거친 깃털로 이루어져 있다. 반면 머리에 쓰는 후드는 아예 털이 없다.

‘세 번째 자리를 남겨두기를 잘했어.’

웨머하머의 망토! 이상의 거울 다음으로 케인즈가 가지고 있는 마법 아이템으로 네페르티 왕실 서고에서 찾아낸 정보를 바탕으로 발굴해냈다. 이상의 거울 역시 유용하고 엄청난 아이템이지만, 개인적으로 케인즈는 웨머하머의 망토를 더 선호하고 있다.

이 망토에는 동물의 깃털이나 털을 꽂거나 엮을 시, 해당되는 동물로 변신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엄청난 변신 마법이 깃들어있다. 총 세 마리의 동물 깃털을 꽂을 수가 있는데, 케인즈는 지금까지 두 마리 짐승의 털을 망토에 엮었다. 후드에 털이 달리지 않은 이유는 그 때문이다.

아이템의 마법 위력을 시험해보기 위해 처음에 꽂은 늑대의 털과 포유류가 아닌 조류나 양서류, 파충류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엮은 까마귀의 깃털까지! 시도는 모두 성공적이었으며 그는 아직까지 마지막 동물의 자리를 남겨두고 있다.

아델 성 전투 당시 블랙 스콜피언 길드의 진영을 무사히 정찰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웨머하머의 망토 덕이라 할 수 있다. 사막 위를 비행하는 까마귀가 설마 적군이라는 사실을 그 누가 예상할 수 있을까.

‘문제는 이 망토가 세 번째 동물의 털을 꽂을 날까지 버틸 수 있느냐라는 거지…….’

오늘날까지 남아있는 마법 아이템들은 모두 과거에 마법이 존재하던 시절의 잔재물일 뿐이다. 그 중 웨머하머의 망토는 가장 오래된 아이템 중 하나다. 적어도 케인즈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그가 웨머하머의 망토의 실용성을 무시하고 잘 사용하지 않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매번 변신을 할 때마다 망토는 털갈이를 하듯 털이 우수수 떨어트린다. 처음에는 비교적 양호했던 망토가 시간이 지나면서 털이 듬성듬성 빠지니 ‘털이 다 빠지면 설마 더 이상 마법을 쓸 수 없게 되는 건가?’ 하는 불안감에 차마 망토를 자주 쓰기가 어렵다.

만약 털이 빠지는 문제가 없었다면 진즉 마법 아이템이고 자시고 세탁부터 수십 번 해서 악취까지 쪽 빼냈을 것이다.

처음에 용의 존재에 대한 사실을 접했을 때, 케인즈는 이 웨머하머의 망토를 이용해 용으로 변신하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 고민해봤다. 용으로 변신할 수 있는 아이템! 만약 실제로 가능하기만 하다면 초인보다 더한 능력을 손아귀에 쥘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슬프게도 용에 대한 조사를 마친 결과가 부정적이었지만.

웨머하머의 망토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털이든 깃털이든 비늘이든, 무언가 망토에 꽂거나 박음질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흙과 바위로 이루어진 용의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냥 망토를 흙에 몇 바퀴 뒹굴어주기만 하면 되는 걸까?

털이나 깃털을 박아야 한다는 말은, 원하고자 하는 대상과 어느 정도 생물학적인 연결고리를 만들어낸다는 뜻이다. 흙과 바위는 생물이 아니다. 만약 흙이나 바위 등으로도 변신이 가능했더라면 케인즈는 오래 전에 골렘의 파편을 이용해서 세 번째 변신을 골렘으로 만들어두었을 것이다. 육체적인 능력이나 전투력은 무능에 가까운 그로서는 강인하고 거대한 골렘 역시 상당히 관심이 가는 생명체다.

만약 웨머하머의 망토를 이용해서 용으로 변신하고자 한다면, 흙이나 바위가 아닌 용의 생명력을 형성시켜주는 무언가를 찾아내야 한다. 책에서 그에 대한 내용을 일부나마 찾을 수가 있었는데, 용을 이루고 있는 신체와 물질 중 생명력의 근원으로서 찾아낼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뿐이다. 드래건 하트, 무생물이어야 할 흙과 바위에 생명력을 부여한 심장이다.

즉 용을 소멸시켜야만 변신을 고려할 수 있다는 뜻이고, 결국 거의 불가능한 방법인 셈이다. 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용을 죽여야 하는데 해결책이 용을 죽여야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이미 그 계획은 역설이다.

“그래도 아쉽긴 정말 아쉬워. 만약 변신이 가능했더라면 굳이 골치 아프게 카르고스 제국과 사라비브 제국을 맞붙게 한다고 고생할 필요 없이 그냥 제국 수도에서 변신하고 깽판만 치면 되는 건데.”

그뿐만이 아니다. 현재 용은 적어도 왕국 하나와 맞먹는다고 알려져 있다. 아직 용이 느릿하게 활동을 하고 있어서 그렇지, 언젠가는 왕국 하나보다 더한 존재로 인식될 수도 있다. 그런 무력을 한 개인이 보유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이러나저러나 결국 불가능한 일이라면 소용도 없지만.

케인즈는 양피지를 꺼내 칼빈 후작에게 보내는 편지를 썼다. 시간이 금이라는 말은 진정 이런 상황일 때 적용된다. 케인즈 덕분에 많은 이득을 보게 된 칼빈 후작이 그를 순순히 보내줄지 알 수도 없지만, 설사 순순히 보내준다 하더라도 직접 얼굴을 맞대고 작별인사를 할 정도로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다.

당분간 개인적인 사정을 위해 나가야만 하겠다는 말과 급히 떠나게 되어서 미안하다는 내용으로 편지를 완성한 케인즈는 조심스레 웨머하머의 망토를 등에 걸쳤다. 그러자 망토에 박힌 까마귀 깃털들이 빳빳이 날을 세우더니 깃털이 없던 망토의 나머지 부위에도 원래 그랬다는 양 깃털이 빼곡하게 박혀들었다.

까마귀 깃털이 망토를 뒤엎자 케인즈의 인간스러우면서도 인간적인 몸은 마치 보이지 않는 힘에 짓눌린 듯 자꾸만 찌그러들었다. 그렇게 몸을 뒤틀면서 작아지기를 어느덧, 케인즈는 시커먼 날개를 펼치고 창문 바깥으로 날아올랐다.


작가의말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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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7 13.07.13 1,101 3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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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4 13.04.30 1,533 18 9쪽
30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4.29 1,465 21 10쪽
29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4 13.04.29 1,750 1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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