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를 결제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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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M
작품등록일 :
2013.02.05 00:08
최근연재일 :
2013.08.14 20:32
연재수 :
4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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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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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07,857

작성
13.02.10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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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DUMMY

제 1장, 13화 - 정보상인 뱅뱅이


비밀번호를 누르자 회원 개인정보 창이 떴다. 시환은 맨 이에 뜬 뱅뱅이라는 닉네임을 보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처음에 엔조이 사이트에 가입을 했을 때만 해도 정보 공유보다는 정보 획득이 목적이었다. 그러다 이왕 정보 결제하는 것 내 정보로도 돈 벌어보자 마음을 먹게 되었고, 어쩌다 보니 회원 등급이 정보상인까지 되어버렸다.

“자세한 전술이나 회의 내용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겠지. 일단 초인이 무너졌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정보의 가치는 충분한 셈이니… 이왕이면 전술의 신비성을 조금이라도 보장해주는 편이 낫겠지.”

엔조이 사이트는 무수히 많은 정보를 취급한다. 하지만 정보의 범위가 넓고 광대한 만큼 쓸모가 없거나 중복되는 정보가 많을 수밖에 없다.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글을 올리니 어쩔 수가 없다.

그 많은 글을 운영진이 일일이 확인하고 점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회원들이 올리는 모든 정보를 결제가 가능하게 해준다면 회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사이트의 신빙성이 낮아지게 된다. 해서 운영진은 꾸준하게 좋은 정보를 내놓는 일부 회원들에 한해서만 정보 결제 설정이 가능한 정보상인 등급을 부여해준다.

시환은 이미 정보상인 등급을 획득했기 때문에 자신만의 정보를 다루는 전용 게시판이 있다. 그의 정보를 즐겨 보는 단골 회원들이 있을 뿐만 아니라 사이트 내서의 명성도 자자한 편이다. 정보의 신빙성과 소문의 확장력은 이미 보장이 된 셈이다.

“어디 보자. 정찰, 회의, 결정, 준비, 단기 대결, 독액, 화살, 불화살… 이번 글은 아예 2개로 나눠서 올려버려? 내놓을 정보는 하난데 써야할 내용은 더럽게 기네.”

정보상인들이 얼마나 많은 돈을 벌 수 있느냐는 회원들이 얼마나 많이 정보를 결제하고 조회, 추천을 하느냐에 달려있다. 다시 말해 게시한 글이 많을수록 유리하다는 뜻이다. 물론 한 정보를 여러 글로 나눠서 올리면 욕을 먹겠지만.

시환은 투덜거리면서도 글을 등록시켰다. 조회 횟수를 늘려보겠답시고 정보를 반으로 쪼개 올리지는 않았다. 그저 쓸 내용이 많아서 잠시 한 불만일 뿐이다.


• 글 제목|아델 성 전투 현황 - 아이벤이 인질로 잡히다.|조회 51|추천 9


글을 올리기가 무섭게 조회 수가 높아졌다. 아마 어떤 정보든 조회가 가능한 정액제 회원들일 가능성이 크다. 글이 길게 써진 만큼 읽는 데에도 시간이 걸릴 터, 아마 추천을 단 사람들은 뱅뱅이의 정보를 전에 접해본 적이 있는 단골들이리라.

“아이벤이 인질로 잡히다… 하퍼 온라인을 제대로 하는 유저라면 누구라도 조회를 할 수밖에 없는 제목이지. 몇 시간이면 조회가 천대는 넘어가고도 남겠지?”

말을 하는 그 순간 사이에도 조회는 무섭게 증가를 하고 있다. 시환은 만족스럽게 노트북을 쓰윽 쓰다듬었다. 원래 목적은 초인을 제압하기 위한 전술을 구사해보는 거였지만, 추가로 용돈을 벌 수 있다면 일석이조다.

“블랙 스콜피언 길드는 열불 좀 받겠군그래.”

지금 이 순간에도 블랙 스콜피언 길드는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온갖 애를 쓰고 있을 것이다. 제아무리 길드를 잘 통제한다고 한들 가상현실게임인 만큼 한계가 있다. 전투 도중 사망한 길드대원들이 현실에서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을 수도 있고 고용되었던 용병들이 카페와 블로그에 이야기를 퍼뜨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마 샤를은 지금쯤 길드대원들과 용병들을 최대한 설득해 정보 유출을 막으려 애를 쓰고 있을 것이다. 물론 일반 유저들이 아닌 전문 정보상인인 뱅뱅이가 인터넷에서 정보 유출을 시작한 이상 그의 시도는 이미 무용지물이나 다름이 없지만.

최소한 지금은 샤를이 그 사실을 모르고 있다. 알게 될 때의 표정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시환에게는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이야, 그새 조회가 200을 넘었네. 자고 일어나면 대체 얼마나 오르려고.”

끊임없이 증가하는 조회 수를 보며 시환은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 곧 있으면 대다수의 유저와 네티즌들이 약해진 블랙 스콜피언 길드를 향해 입맛을 다실 것이다. 한 길드를 대상으로 한 사냥이 시작되려는 순간이다.

공성전은 해가 저물기 직전에 시작되었다. 지금은 자정이 넘은 한밤중, 시환은 스스로는 게임 폐인이 아니라 위안을 삼는 전형적인 부류 중 한 명이다. 그를 증명하기 위해 밤에는 자고 아침에는 일을 한다는 철칙을 지녔다.

일을 한다는 말은 돈을 번다는 말이니 결국 잘 때를 제외하고는 게임을 한다는 뜻이지만.

침대 위에 드러누운 시환이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더럽게 잠 안 오네.”

원래 바쁘게 놀다 오면 그런 법이다.


칸은 해가 중천이 되고 나서야 다시 게임에 접속했다. 원래는 아침을 먹은 뒤 씻고 적당한 기회에 접속할 계획이었지만, 어제 올린 글의 조회 횟수가 얼마나 올랐는지 확인해보다가 댓글 읽느라 허송세월을 보냈다.

‘생각보다 혹평보다 호평이 많아서 시간 가는 줄도 몰랐어.’

베니스 남작을 비롯해 다른 사람들이 우려했듯, 칸 역시 이번 작전에 있어 염려했던 점이 있었다. 바로 제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었다. 제아무리 명분을 만들고 스스로를 정당화한다 한들 아델 성은 전쟁 법도를 어겼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게다가 블랙 스콜피언 길드가 무리한 확장으로 욕을 많이 먹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초인인 아이벤에 대한 유저들의 경외감과 존경심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칸도 욕을 많이 먹을 거라 각오하고 전술을 계획했다.


• 블랙전사 : 헐… 초인 생각보다 약하네. 대박.

• 머천타이즈 : 뱅뱅이님이 이 전술 고안하신 건가요? 장난 아닙니다!

• dnwmqpzltmxks0914 : 역시 초인도 다구리에는 답이 없는 거군요. 역시 그런 거였어.

• 하렘을위해게임한다 : 하렘을 위해 게임하는 날 조회하게 만들다니… 무서운 놈.


예상을 하기는 했지만, 아델 성에 있던 정보상인은 칸 혼자뿐이었다. 어쩌면 블랙 스콜피언 길드 측에도 파견을 나온 정보상인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아직까지는 있는지 없는지 확신이 서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다.

즉, 현재 아델 성의 전투와 초인 아이벤에 대한 정보를 다루고 있는 사람이 칸 혼자뿐이라는 것이다. 정보의 독점으로 인해서인지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칸의 글을 조회했고, 입소문이 타면서 정보의 조회 횟수와 추천 횟수가 몇 시간 만에 평소 수준을 넘어섰다.

그래서일까. 욕을 하거나 비판적으로 나오는 댓글이 20%라면 80%의 댓글은 모두 감탄, 경외, 놀라움이 담긴 댓글이었다. 그리고 모든 상인이 그렇듯 칸 역시 자신의 정보가 가치를 인정을 받을 때에 가장 기분이 좋다.

{아이벤은 어쩌고 있던가요?}

칸은 베인을 향해 귓속말을 날려보았다. 비교적 자유로운 처지인 칸과 달리 베인은 아델 성의 지휘관 중 한 명이다. 덕분에 베인은 침대 위에서가 아닌 캡슐 위에서, 게임을 하면서 수면을 취해야만 했다.

게임을 하면서 수면을 취한다고 해서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단지 뇌파가 꾸준히 자극을 받다 보니 실제로 잔 것만큼 개운하지가 않으며 게임 안에서 누가 방해를 하면 잠에서 깨버린다는 단점이 있다.

{한 시간 전쯤에 로그아웃했습니다. 저희가 해독제를 먹이기는 했지만 독을 완전히 없애준 건 아니라… 혼자서 열심히 독기를 배출해 탈출해보려고 애를 쓰더니 결국 포기했습니다.}

하퍼 온라인에서는 사망 페널티도 어떻게 죽느냐에 따라 다 다르다. 얼어 죽으면 부활을 해도 몸에 한기가 남은 채 민첩이 줄어들기 마련이며 굶어 죽으면 부활을 해도 공복 상태가 심각하게 된다.

만약 아이벤이 죽음을 각오했다면 인질로 잡히기 전에 죽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의식을 잃기 전에 스스로 자살을 할 수도 있었을 테고 그냥 로그아웃을 해버렸을 수도 있다. 전쟁 도중의 게임 접속 종료는 죽음에 대한 간접적인 인정으로 인식된다.

‘문제는 자살로 죽으나 독으로 죽으나 로그아웃으로 죽으나 사망 페널티가 하나같이 만만하지 않다는 거지. 게다가 전쟁 도중이었으니 페널티가 더 심했을 테고…….’

아이벤은 자신의 가치를 잘 알고 있다. 만약 사망 페널티가 간단하고 별 것 아니었더라면 경험치가 깎이는 일을 감수하고 자살이라도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재 블랙 스콜피언 길드의 상황은 그로 하여금 위험을 감수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블랙 스콜피언 길드의 길드장과 남은 병력이 아델 성까지 오게 된다면 길드연합, 블랙 스콜피언 길드, 아델 성의 삼파전이 이루어질 것이다. 그리고 가운데에 샌드위치가 되어버린 블랙 스몰피언 길드는 어느 누구든 이길 가능성이 없다. 초인이 되돌아오지 않는 한.

칸이 초인과 절정고수의 차이점을 잘 살려 운이 좋게 인질로 잡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이벤은 나름 대검술의 초인이다. 다른 분야에서는 남들보다 뒤처질 수 있을지 몰라도 전투에 있어서만큼은 누구보다도 가공할 위력을 지녔다. 아이벤이 살아 돌아가기만 있다면 블랙 스콜피언 길드에게 승산이 있고 누구나 그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런데 초인이 죽어버린다면? 사망 페널티를 안은 초인이라면 누구라도 상대해 볼 만하다. 즉 아이벤의 죽음은 블랙 스콜피언 길드의 확실한 전멸과 직결된다. 아이벤이 전쟁 페널티가 있는 상태로 죽든 없는 상태로 죽든 말이다.

부활이 가능해 죽음의 구애를 받지 않는 유저가 단 며칠이라는 짧은 시간싸움으로 인해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처지가 된 셈이다.

{암살자들은요? 누가 왔었나요?}

상황을 점검한 칸이 물었다.

{4명이 왔다가 3명이 잡혔습니다. 2명은 베니스 남작을 노렸고 한 명은 하인리히 기사단장을, 한 명은 칸님을 노렸습니다. 다행히 베니스 남작과 하인리히 기사단장이 같이 있었던 덕분에 암살자들을 모두 막을 수 있었죠.}

아무래도 칸을 노렸던 암살자가 탈출에 성공한 모양하다. 그럴 수밖에 없다. 그는 그때 접속을 하지 않은 상태였으니까. 목표가 없으니 정찰만 하고 금방 나갔을 것이다. 칸은 내심 안타깝다는 듯 혀를 찼다.

‘좀 더 머리를 썼어야 했는데. NPC를 변장시켜서 내가 있는 것처럼 속였다면 그 암살자도 잡을 수 있었을지도.’

칸은 없었을지 몰라도 그를 지키는 호위무사는 남아있었다. 그리고 칸은 그 호위무사가 암살자와 싸워 이길 거라고 의심치 않는다. 만약 암살자가 정찰에서 그치지 않고 임무를 실행에 옮겼다면 호위무사가 암살자를 잡아왔을지도 모른다.


작가의말

노트북을 가져오기는 했는데 친척동생에게 고문을 당하느라

글을 쓸 시간을 얻기는커녕 USB에 넣어놓은 비축분만 쭉쭉 날아가는군요.. 허허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하고 댓글 달아주시면 ㅇㅅㅇb

떡국 많이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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