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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M
작품등록일 :
2013.02.05 00:08
최근연재일 :
2013.08.14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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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857

작성
13.05.1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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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DUMMY

제 2장, 8화 – 골든 아켄의 붉은 매


케인즈는 식은땀을 흘리며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지금껏 전투나 몬스터와 관련된 일이라고는 연구나 싸움구경밖에 없었던 그가 여러 번 죽어본 경험이 있을 리가 없다. 다른 사람들은 죽어도 다시 부활하는 가상현실의 특징을 즐기지만, 죽을 때의 그 강제 접속 종료가 되는 기분을 싫어하는 케인즈는 죽음을 가급적 피하며 살아왔다.

“이미 대세는 기울었습니다. 초인을 잃고 길드끼리의 내전과 국경 전투 등으로 혼란에 빠진 하르메스 왕국을 옆에 두고 초인을 제압한 뒤 승승장구를 하고 있는 네페르티 왕국을 침공하자 결정한다면 판단력에 의심을 받고 신진 귀족들의 지지력을 잃을 것입니다. 누구도 그런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역할을 하고 싶어 하지는 않지요.”

이 문제는 칼빈 후작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황제와 두 공작들 중 누구라도 이 모든 현상에 배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당연히 경계를 할 수밖에 없고, 배후자의 의도를 따르려 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그렇게 한다면 귀족들로부터 지지력을 잃는다는 사실이다. 결국 알면서도 나설 수가 없다.

“지금의 경우는 그 배후자가 너인데… 네가 죽는다면 네 의도는 소용이 없겠지. 배후고 지지력이고 아무 소용이 없게 되고. 지금 자신이 죽어야만 하는 이유를 설명하려고 하는 건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하십시오. 어차피 하르메스 왕국과 전쟁을 해야만 한다면, 그 공로를 자신에게 집중시켜야만 하지 않겠습니까? 후작님도 아시겠지만 전쟁에서 정보전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하르메스 왕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소모전과 내전에 대한 정보를 손에 쥐고 있는 자를 섣불리 죽이고 싶으십니까?”

칼빈 후작이 케인즈를 죽일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귀족들로부터 판단력과 자질의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케인즈의 의도를 따라야만 한다. 케인즈를 제거해서 의도를 무너트릴 수도 없다. 의도를 따라야만 한다면 그 의도를 자신의 이익에 일치하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또 케인즈가 필요하다.

결국 케인즈는 하르메스 왕국과의 전쟁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필수불가결의 인물이라는 뜻이다. 그는 성공과 실패 양측의 열쇠를 모두 쥐고 있다.

“일주일에 가까이 사람들에게 돈을 주면서 정보를 의뢰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었군. 누군가가 네 정체를 알아차리기를 바란 이유 역시 이 때문이고… 굳이 내가 아니었더라도 상관이 없었겠어. 널 찾아낸 사람이 황제든 두 공작이든 지금과 같은 제안을 받았을 게야.”

“당신은 복권에 당첨되신 겁니다. 제 정체를 가장 먼저 밝혀냈으니까요.”

칼빈 후작은 잠시 케인즈를 노려보는가 싶더니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는 들고 있던 활을 옆에 내려놓은 뒤 케인즈의 등 뒤로 걸어와 수갑을 풀어주었다. 수갑이 풀리는 순간 온몸에 힘이 풀린 케인즈는 앞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체력이 워낙 적다 보니 화살 두 대를 맞으면서 빈혈기가 생겼다.

“제국을 이용할 작전을 세우는 놈이 체력은 땅강아지만도 못하구나.”

케인즈는 대답할 기력도 없다는 양 몸을 일으키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그는 이미 칼빈 후작이 세 번째 화살을 쏘지 않도록 설득하는 일에 전력을 다하느라 지칠 대로 지치고 말았다.

‘얼른 지혈하지 않으면 정말 죽을지도…….’

슬프게도 칼빈 후작은 지혈을 해줄 생각은 없는 듯하다. 그는 다시 의자로 돌아가 앉았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의자에 앉아서 손에 든 물건이 활이 아닌 찻잔이라는 사실이다.

“네 전략은 인정하지. 초인을 제압한 것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제국의 후작 앞에서 제국을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놓고도 자신의 목숨만은 보존할 방법을 찾아내다니… 실로 악마의 유혹이로군.”

칼빈 후작의 말에는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숨겨진 의미가 있다. 만약 케인즈의 제안이 설득적이지 않았더라면 죽여 버렸을 거라는 뜻이다. 만약 케인즈가 설득에 실패했더라면 칼빈 후작의 세 번째 화살은 케인즈의 심장이나 머리로 향했을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의 전쟁에서 지지력을 확보하고 세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네 존재가 있어야만 한다. 거기까지는 이해가 가는군. 하지만 이 일을 굳이 꾸미는 이유는 여전히 잘 모르겠네. 죽이지 말아달라는 사소한 이유 때문은 아니겠지. 애초에 이 작전을 짜지 않았더라면 죽을 위험성 자체가 없었을 테니까.”

“저는 발 뻗고 잘 수 있는 지붕을 좋아합니다. 사라비브 제국에도 그와 같은 지붕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을 뿐입니다. 지금 조금 고생해서 나중에 언제든 발을 뻗을 수 있는 곳을 만드는 셈이죠.”


접속을 종료하고 캡슐에서 나온 시환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곧장 침대에 드러누웠다. 통각이 줄어들었다고 해서 공격을 받을 때 아프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가뜩이나 전투 직업도 아닌 시환에게 있어 오늘 일은 실로 피곤한 일이라 할 만하다.

‘그래도 끈을 만들어냈으니까…….’

사람들 중에는 영화나 드라마, 혹은 소설을 보거나 읽을 때 스포일러를 좋아하는 부류와 싫어하는 부류가 있다. 사람들이 스포일러를 싫어하는 이유는 남에게 이야기를 듣는 대신 자신이 직접 그 이야기를 파악해갈 때 느끼게 되는 감정을 원하기 때문이다. 반면 중요한 순간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인내심이 없는 사람들은 앞으로의 내용을 미리 알고 싶어 한다.

시환이 이러는 이유 역시 간단하다. 그는 게임을 할 때도 공략집을 읽어가면서 게임을 해야만 성미가 풀리는 사람이다. 어쩔 때는 공략집만 읽고 게임은 안 하기도 한다. 예상하지 못한 깜짝 상황? 시환의 성미에는 맞지 않는다.

‘칼빈 후작은 국가 외곽의 보급선을 총괄하는 위치에 있어. 게다가 하르메스 왕국과의 전쟁을 주장한다면 신진 귀족들이 그의 편을 들으면서 지금보다 더 우세한 위치를 점하게 되겠지. 성격이 좀 구리기는 하지만 동맹을 맺기에는 적합한 인물이야.’

초인을 제거한 정보상인 칸이 하르메스 왕국와 사라비브 제국과의 전쟁에서 사라비브 제국의 편을, 그것도 구체적으로 칼빈 후작의 편을 들어준다? 이는 유저들은 물론 NPC 용병들로부터도 엄청난 홍보 효과를 줄 수 있다. 아델 성 전투 당시 수백 명의 용병들이 투항을 해 좋은 대우를 받았기 때문에 용병들은 칸을 좋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

서로 배신을 하리라는 보장이나 확신이 없는 한, 칼빈 후작은 하르메스 왕국과의 전쟁을 준비할 것이다. 두 공작을 밀어내고 제국의 실세가 될 기회를 야심가인 그가 놓치려 할 리가 없다. 시환은 그저 엔조이 사이트를 비롯한 유저 정보망을 바탕으로 칼빈 후작을 보조해주면 될 뿐이다.

단순한 인터넷 검색과 주변인들의 귓속말! 시환은 NPC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누리지 못할 무기를 그 어느 누구보다도 잘 휘두를 줄 안다.

‘그럼 이제 네페르티 왕국은 한숨을 놓는 거지.’

사라비브 제국과 하르메스 왕국이 서로 싸우면서 전력을 소모하는 사이 네페르티 왕국은 보다 더 긴 평화 속에서 혼란을 대비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시환의 본거지 안전이 확보된다는 뜻이다.

‘그럼 슬슬 수익을 창출한 준비를 해볼까?’

네페르티 왕국이 안전해지는 것은 분명 시환에게도 이익이 되는 일이다. 하지만 현실도 아닌 게임 안에서 두 다리 뻗을 수 있는 곳을 원해서라고 하기에는 지금껏 그가 한 고생이 너무 크다.

시환의 목표는 하퍼 대륙 전역 그 어디에서든 두 다리 뻗고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껏 각종 전략과 계획에 소모된 바보다 더 많은 자금과 자원이 필요하다. 네페르티 왕국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데에도 한계가 있으니 스스로 용돈을 벌 준비를 할 생각이다.

‘전쟁이 일어날 시기, 전쟁의 시발점, 사라비브 제국 정권 내의 움직임과 하르메스 왕국의 길드내전 및 용병 영지전까지…….’

전쟁을 유도한 사람인만큼, 시환은 그에 관한 모든 정보를 손에 쥐고 있다. 물론 칼빈 후작이 그와 동맹을 맺는다는 가정 하에 가능한 일이지만, 칼빈 후작은 절대 그의 동맹을 거부할 수 없다. 황제와 두 공작의 압박에 의해 이미 그는 구석에 몰릴 대로 몰렸다.

‘그가 지금 당장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는 단 하나, 이 전쟁의 승산을 계산하기 위해서지. 그와 더불어 날 믿을 수 있느냐 없느냐도.’

그에 대해서라면 이미 생각해둔 바가 있다. 곧 있으면 칼빈 후작은 시환을 믿고 싶지 않아도 믿을 수밖에 없다. 그는 전쟁에 확신을 가질 것이며, 시환의 의도대로 전쟁을 터뜨려줄 것이다.


하르메스 왕국 수도, 하라멜.


스포스 공작은 한숨을 푹 내쉬며 깃펜을 내려놓았다. 초인 아이벤의 실종은 하르메스 왕국에게 큰 재앙이 되었다. 용병들을 비롯해 다양한 전투 계열 인재들이 하르메스 왕국을 이탈하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몬스터 군단이라는 소규모 길드가 용병 군대를 이끌고 국경을 약탈하고 있다.

‘생각 같아서는 몬스터들을 길들이는 그 빌어먹을 미치광이를 없애버리고 싶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병력이 필요하다. 몬스터 군단의 약탈은 기회를 노리고 있던 귀족들로 하여금 영지전을 발발하게 만들었다. 다 같이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해야 할 때, 영지를 지닌 귀족들은 안전과 보호를 지키겠다는 명분으로 다른 영지를 공격해 자신의 배를 불리기에 급급하다.

‘그렇다고 왕실의 병력을 포기할 수도 없다. 사라비브 제국이 선전포고라도 해온다면…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군대가 필요하다.’

며칠 내내 업무에 시달리느라 잠을 제대로 자지도 못한 스포스 공작은 눈을 비비며 하품을 했다. 하품을 하느라 크게 열렸던 그의 입이 어째서인지 닫힐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동그랗게 열린 입술이 딱딱하게 굳은 양 스포스 공작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렇게 몇 초가 지났을까, 스포스 공작은 힘없이 책상 위로 풀썩 쓰러지고 말았다. 쓰러진 그의 등 뒤로 검은 인영의 남자가 조용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피 묻은 단검을 그 자리에 내버려 둔 채 방 안을 빠져나갔다.

하르메스 왕국의 기둥이 꺾이는 순간이었다.


작가의말

오랜만입니다...

과제가... 과제가... 과제가... 과제가...

대학 가서 놀라고 한 사람들 나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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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7 13.08.14 976 20 11쪽
45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7.31 1,182 27 11쪽
44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8 13.07.25 1,033 26 11쪽
43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7 13.07.13 1,102 33 11쪽
42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5 13.07.03 985 2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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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6.06 1,026 23 11쪽
38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4 13.05.29 1,098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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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5 13.05.19 1,188 2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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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5.02 1,427 17 11쪽
31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4 13.04.30 1,534 18 9쪽
30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4.29 1,465 21 10쪽
29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4 13.04.29 1,751 1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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