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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M
작품등록일 :
2013.02.05 00:08
최근연재일 :
2013.08.14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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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4.2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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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DUMMY

제 2장, 1화 - 베니스 남작과의 알현


[문이 열렸습니다.]

비밀번호를 누른 시환은 문고리를 뒤틀며 현관문을 열었다. 며칠 동안 창문을 열거나 환기를 하지 않아서 그런지 불쾌한 냄새가 코를 역하게 찔렀다. 그나마 미국으로 가기 전에 청소를 해놓았다는 점이 다행이다.

‘아니, 집에 아무도 없으면 사람 냄새가 나면 안 되지… 내 몸뚱이는 미국에 있었는데 왜 집안에 남자 냄새가 이렇게 독하냐. 누가 오면 나 샤워도 안 하고 사는 놈인 줄 알겠네.’

시환은 울상을 지으며 거실의 가장 큰 창문을 열었다. 조금 추워지기야 하겠지만 냄새가 가시는 것이 더 중요하다. 창문 바깥에서 솔솔 불어오는 바람을 만끽하던 그는 하품을 하며 침대 위에 드러누웠다.

“집이 좋은 거여…….”

이안의 방송 출연 제안은 그야말로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계획에 따라 사는 시환의 머릿속에 있지 않았던, 예상 밖의 반전 상황이다. 정보상인이 방송에 전문가나 게스트로 출연한 적은 몇 번 있었어도 고정 멤버로 출연을 한 적은 거의 없다.

‘그런데 문제는 그게 또 쉽지가 않다는 거지.’

만약 이안의 제안이 혹하지 않았다면 그것도 거짓말이다. 애초에 시환은 정보상인 일을 평생 직업으로 삼을 생각이 없었으니까. 게임을 하면서 생활비를 얻을 수 있으니 하는 일일 뿐 초등학교 시절 장래희망 란에 정보상인을 적지는 않았다.

‘VGN이면 출연료도 빵빵하게 줄 테고… 방송을 타면 또 유명해지겠지. 게다가 내가 방송인이 된다면 부모님도… 뭐, 당연히 대찬성이려나.’

다크 게이머나 정보상인을 직업이라 하는 아들을 좋아할 부모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안의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들도 많다.

‘정보상인인 내가 내 게임 영상을 공개해버리면… 엔조이 사이트에 돈 받고 팔 수 있는 피 같은 정보들이 술술 빠져나간다는 거지. 게다가 그 정보는 다른 사람 정보도 아닌 내 정보고… 정보상인한테는 정보가 약점이지.’

아이벤과 샤를은 칸에게 이를 갈고 있다. 그리고 사실 그에게 이를 갈고 있는 사람은 그 둘뿐만이 아니다.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의 정보를 포기한다는 것은 시환에게 매우 위험천만한 일이다.

“다른 사람들하고 이야기를 해봐야 하나?”

시환을 침대에서 일어나 노트북의 전원을 켰다. 시환이 섣불리 방송에 나갈 수 없는 다른 이유는 바로 다른 사람들 때문이다. 정보상인인 그에게는 친구든 거래자든 고객이든 공존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유저들이 많다. 개중에는 베인처럼 한 번 만나고 끝인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계속 보고 또 보는 사람들도 있다.

만약 시환의 영상이 처음부터 공개된다면 그들의 정보도 함께 공개될 터, 상관이 없는 유저들이라면 모를까 자신의 정보가 빠져나가는 것을 시환처럼 싫어하는 유저들은 분명 반발할 것이다.

“으음… 골치가 아프구먼.”

시환은 다시 침대에 드러누웠다. 며칠에 걸쳐 한국 방송사와 미국 방송사를 오가면서 지금껏 겪어보지 못했던 피로에 시차적응 증상이 겹쳤다. 일단은 잠을 자고 생각을 해봐야 할 듯했다.

“일단 나중에 생각해야겠군. 그간 게임에 제대로 접속도 못했으니… 게임이 제대로 되어야 방송 결정을 하든 말든 하지.”

미국에 다녀오는 동안 게임을 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 방송사 측에서 캡슐이 구비된 방을 제공해주기는 했지만, 방송이니 뭐니 때문에 바쁘다 보니 그럴 시간이 없었다. 심지어 시환은 사인을 해달라는 팬들의 아우성 때문에 본의 아니게 독특한 사인을 개발해내야만 했다. 물론 반짝 인기라는 사실을 잘 인지하고 있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다.

‘게다가 게임을 어디 쉽게 할 수가 있어야지. 내 캡슐도 아닌데 부담스러워서 어디 쓸 수나 있나.’

한두 시간 짬이 날 때조차도 부담감과 어색한 분위기 때문에 차마 캡슐을 쓸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렇다 보니 노트북으로 엔조이 사이트와 하퍼 온라인 공식 홈페이지만 확인하면서 간간이 일이 어찌되어가나 대충 감만 잡아놓았다.

이제는 다시 실전으로 돌아갈 때다.


게임 접속을 알리는 새하얀 빛과 함께 아무도 없던 방에 젊은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자연스럽게 눈을 끔뻑이며 의자에 앉아 피곤하다는 듯 한숨을 푹 내쉬었다.

“상황 어떻던?”

“길드가 해제된 뒤 블랙 스콜피언 길드의 생존자들이 아델 성의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베니스 남작은 하인리히 기사단장의 지휘 하에 들어오는 이들을 모두 수용하고 있습니다. 샤를과 아이벤은 며칠 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칸의 질문을 받자 방 어디에선가 낮고 무거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며칠 동안 아델 성과 바깥에서 일어난 일을 정리하는 데까지는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모든 보고를 들은 칸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아델 성은 안전해졌고 하르메스 왕국의 위신은 추락했어. 반면 네페르티 왕국은 잘난 대로 잘난 중이고… 좋아. 이제 앞으로의 방향을 생각해보자고.”

보고를 듣는 내내 책상 위에 다리를 올린 채 앉아있던 칸이 다리를 내리고 바른 자세로 앉았다. 책상 위에는 지도가 두 장 놓여있다. 한 장은 이번 전투 때 전략을 구사하기 위해 마련된 아델 성 지도고, 나머지 하나는 대륙의 전체 지도다.

“유저들은 이번 일을 가지고 엄청나게 떠들어대겠지. 하지만 우리가 집중해야 할 대상은 각국의 왕과 황제들이야. 초인은 절대 무너진 적이 없는 국가의 기둥, 그 기둥 중 하나가 무너졌으니 이제 다들 인식이 달라졌겠지.”

초인을 보유한 국가는 주변 국가의 눈치를 볼 터이고 초인을 보유하지 않은 국가는 사방에 입맛을 다시기 시작할 것이다. 하퍼 대륙의 가장 중심이 되는 인간 국가들의 경우에는 더더욱 그럴 것이다. 카르고스와 사라비브 두 제국과 이시온, 하르메스, 네페르티와 아라보고스 네 국가를 지탱해온 균형대가 바로 초인이었다.

“왕국인 하르메스와 아라보고스는 초인을 보유한 반면 두 제국은 초인을 보유하지 못했다. 섣불리 왕국을 적으로 삼는 도박을 할 수 없었지. 하지만 초인 중 한 명이 왕창 깨졌으니 이제 제국이 왕국에 침을 질질 흘려도 이상할 것이 없어.”

가장 곤란에 빠진 왕국은 하르메스 왕국이다. 아이벤이 그 국가의 소속이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 하물며 아이벤이 행방불명된 상태 아니던가! 자존심 때문에 접속을 안 하는 건지 확 돌아서 계정을 삭제했는지, 아니면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 있는 건지는 몰라도 하르메스 왕국의 입장에서는 죽을 맛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카르고스 제국은 아라보고스 왕국을 노릴 거야. 오래 전부터 두 국가 사이에서는 해상 재패를 위한 경쟁 심리가 작용했으니까. 문제는 사라비브 제국이지. 초인이 없는 네페르티와 분위기가 엉망진창이 하르메스 왕국, 둘 다 지리적으로 공격이 가능하고 살이 통통 오른 것 같단 말이지.”

하퍼 온라인은 현실성이 뛰어나다. 즉 유저들의 영향력 못지않게 NPC의 영향력도 상당하다는 뜻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유저들이 더 성장을 한다면 모를까 아직까지 하퍼 대륙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건 NPC들이다.

아마 지금쯤 각국의 왕족과 귀족들은 대륙 정세를 파악하면서 앞으로 일어나게 될 폭풍을 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 일의 시발점인 네페르티 왕국 역시 마찬가지다. 차이가 있다면 네페르티 왕국은 한 발짝 더 빠르게 대비를 시작했다는 점이다.

“베니스 남작이 나를 만나고 싶어 한다고 했지?”

“그렇습니다. 뿐만 아니라 하인리히 기사단장, 베인 경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만남을 요청했습니다.”

칸이 게임 접속을 하지 않은 시점은 전투가 거의 마무리가 된 시점부터였다. 이번 전투의 1등 공신이 그인 만큼, 모두들 그와 만나고 싶어 할 수밖에 없다.

“그럼 만나줘야지.”

의자에서 일어난 칸이 중얼거렸다.


베니스 남작이 활짝 웃으며 칸을 맞이했다. 칸이 처음 왔을 때와 비교하면 참 큰 변화다. 게다가 그로서는 변화하고 있는 대륙의 정세를 걱정할 필요도 없다. 이 모든 일이 발생한 아델 성은 태풍의 눈이라 할 수 있다. 최소한 지금 당장은 안전하다는 뜻이다.

“그간 바빴다는 말을 들었네. 정말 안타깝더군. 승리를 축하하는 연회가 연일 벌어졌는데 말일세.”

“저는 왕실의 추천을 받고 온 외지인입니다. 이제 저의 소임을 다했으니 수도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지요. 그렇다 보니 일이 바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연회에 참석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미안해할 필요는 없네.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상황 아닌가? 아무튼… 곧 수도로 돌아가려는 모양이군.”

겉으로 표출하지는 않았지만 약간 실망한 모양인지 베니스 남작의 목소리에 힘이 빠졌다. 칸은 왕실에 공식적으로 속해 직위나 계급이 있는 자가 아니다. 그러니 회유의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의 입장에서 칸은 충분히 회유할 가치가 있는 자다.

문제는 당사자가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왕실과의 계약에 의해 수도로 돌아가는 거라니 붙잡을 명분도 없을 터, 베니스 남작은 더 이상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기로 했는지 조용히 손짓으로 의자에 앉기를 권유했다.

“그래, 날 만나자고 한 이유는 무엇인가?”

“남작님께서 먼저 절 뵙고 싶다고 하셨다고 들었습니다만?”

그 말에 베니스 남작이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건 연회가 끝나기 이전의 이야기일세. 그리고 자네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에 의존한다면 자네가 날 찾아왔다면 분명 용건이나 이유가 있어서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드는군.”

말을 하면서 베니스 남작의 표정이 진지하게 변해갔다.


작가의말

제가 공지사항에 이야기를 했지만... 아마 많은 분들이

공지사항이나 연재 후기를 읽지 않으시다 보니 어찌된 영문인가 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군요.

1장은 연재를 하기 전에 수십 번씩 이야기를 고쳐가면서 정해진 시나리오를 원하는 대로 쓸 수 있었는데... 2장부터는 연재에 바빠 스토리의 질보다는 연재 시간을 맞추는데 급급했습니다.

제가 소설 쓰면서 고쳐야겠다 고쳐야겠다 했던 부분을 드디어 고치기로 했습니다.

만약 4장 1화까지 읽고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고 계셨던 분이 있다면 죄송합니다.

 

리메이크는 1장 21화에서부터 시작했지만, 그 부분은 내용에 큰 차이가 없게

수정되어서 그냥 소설을 수정하는 방식으로 두고, 2장부터는 스토리가 달라지기 때문에 다시 연재를 하기로 했습니다. 이미 올라온 이야기를 한 편씩 삭제한다는 것이... 참 답답하더군요...

 

더 기다리게 만들고 더 짜증나는 상황을 자발적으로 만들어가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이야기를 연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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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7 13.08.14 976 20 11쪽
45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7.31 1,182 27 11쪽
44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8 13.07.25 1,033 26 11쪽
43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7 13.07.13 1,102 33 11쪽
42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5 13.07.03 985 21 10쪽
41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2 13.06.20 1,104 19 10쪽
40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6.15 1,266 22 11쪽
39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6.06 1,026 23 11쪽
38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4 13.05.29 1,098 17 12쪽
37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2 13.05.29 998 17 11쪽
36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5 13.05.19 1,187 22 11쪽
35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5.10 1,292 17 11쪽
34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5.06 1,275 17 11쪽
33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5.04 1,326 17 11쪽
32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5.02 1,426 17 11쪽
31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4 13.04.30 1,533 18 9쪽
30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4.29 1,465 21 10쪽
»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4 13.04.29 1,751 18 10쪽
28 쉬어가는 코너 - 하퍼 온라인의 ORPG 캐릭터 +6 13.03.01 2,034 12 7쪽
27 쉬어가는 코너 - 하퍼 온라인의 각종 게임 시스템 +7 13.02.28 1,623 14 7쪽
26 쉬어가는 코너 - 하퍼 온라인의 세계 구성 시스템 +3 13.02.27 1,675 12 4쪽
25 쉬어가는 코너 - 하퍼 온라인의 초인 +6 13.02.16 2,208 15 5쪽
24 쉬어가는 코너 - 하퍼 온라인의 종족관 +6 13.02.15 2,560 12 9쪽
23 쉬어가는 코너 - 하퍼 온라인의 신화 +4 13.02.14 2,669 17 7쪽
22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17 13.02.14 2,919 30 11쪽
21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7 13.02.13 2,696 29 12쪽
20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15 13.02.13 2,944 27 11쪽
19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9 13.02.12 2,761 31 9쪽
18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17 13.02.12 2,828 27 11쪽
17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13 13.02.11 2,726 26 11쪽
16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8 13.02.11 2,796 2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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