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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M
작품등록일 :
2013.02.05 00:08
최근연재일 :
2013.08.14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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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7.13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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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DUMMY

제 2장, 15화 - 초인과 랭커


“무협소설에서 나오는 단전호흡을 응용한 건가? 호흡만 하면 되는 스킬이라, 좋은데?”

케인즈는 단전호흡의 스킬 설명을 읽어본 뒤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호흡만 하면 되는 스킬! 분명 습관이란 무섭기 때문에 숙련도가 쉽게 오르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조건이나 제약이 전혀 없는 스킬인 만큼 나름 유용할지도 모른다. 정보로서의 가치도 있다.

“반면에 내 스킬은… 에잉.”

케인즈 역시 그 나름의 경지를 일구어낸 초인, 아이벤과 차이가 있다면 그는 대검의 분야에서 초인이 되었지만 클라우드는 독서의 분야에서 초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만약 누군가가 클라우드를 죽인다면 그는 진정한 노가다 스킬을 빼앗아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가지고 싶을 사람이 없다는 점만 제외한다면 말이지…….’

그에게 있어 진정한 노가다는 말 그대로 노가다를 하고 싶어 하거나 게임의 목적이 독서인 극한의 소수에 해당되는 사람들이나 가지고 싶어 할 법한 스킬이다. 게임은 그야말로 즐기기 위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여야 한다. 진정한 노가다는 케인즈를 게임 안에서마저 고시생처럼 살게 만들었다.

오죽했으면 케인즈가 스킬을 처음 창안했을 때 이름을 진정한 노가다라고 지었을까!

‘뭐, 그래도 그렇게 고생을 한 덕분에 후작으로까지 고속 승진을 한 거지만…….’

하퍼 온라인을 즐기고 있는 수천만의 유저들 중 후작의 직위를 얻은 사람은 극히 드물다. 확실한 통계가 나온 적은 없지만 케인즈를 포함해서 5명도 채 되지 않을 것이다. 케인즈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다시 책의 내용에 집중했다.

마음을 다잡은 케인즈는 눈으로 내용을 읽는 것과 손으로 다음 종이를 넘기는 것 중 무엇이 더 빠른 건지 감이 잡히지 않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독서를 마쳤다. 잡념에 시달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도 불과 2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본 칼빈 후작은 제대로 책을 읽는 건지 의심스럽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물론 케인즈가 친절하게 설명해줄 정도로 친절한 성격은 아니니 친절하게 이유를 밝혀줄 리도 없지만.


정신없이 책을 읽다 보니 어느덧 시간이 늦어졌다. 칼빈 후작의 축객령을 받고 방에서 나온 케인즈는 손수 수레를 끌어 책들을 자신의 방으로 가져왔다. 예전 같았더라면 책 읽는 것도 질렸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를 법도 하지만, 몇 주 동안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는 일만 해서 그런지 평소보다 더 집중이 더 잘 되었다.

‘그래봐야 속독 스킬은 이미 마스터해버렸지만… 언제 한 번 업데이트해서 스킬 레벨 15까지 올려줄 수 없나.’

요즘 들어서 많이 바빠져서 고민을 하지는 않았지만, 전에도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처음 스킬이 생성되었다는 시스템 알림을 들으면서 독서나 집필을 통해서도 초인의 경지에 들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얼마나 어이가 없으면서도 내심으로는 개고생을 한 보람이 느껴져서 기뻤던가!

아직 집필과 속필, 다양한 학문 스킬은 마스터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진정한 노가다의 버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하지만 속독 스킬이 마스터가 되자 한 가지 걱정이 들었다. 만약 진정한 노가다가 버프해주는 스킬이 모두 마스터가 된다면? 그렇게 된다면 초인 스킬도 쓸모가 없어져버리는 걸까?

“운영진이 그렇게 생각도 없이 시스템을 만들지는 않았겠지만… 아무튼 걱정되네.”

케인즈는 잡생각을 지우면서 다시 책을 펼치고 몰입하기 시작했다. 지금 그가 책에 집중하는 이유는 단지 게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용에 대한 정보를 갈구하고 있을 터, 하지만 그 중 제국 서고를 뒤져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시간이 좀 걸리긴 하겠지만 정리만 모두 마친다면 사람들은 정보상인 뱅뱅이의 명성을 다시 한 번 실감할 것이다

‘게다가 어차피 내가 나선다고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니…….’

게임의 특징상 정보상인들의 가치는 정보를 수집하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는다. 자신의 정보가 사실임을 증명할 만한 구실이 있어야 한다. 대표적인 예로 당시의 상황을 녹화한 게임 영상이나 스크린샷 등을 들 수가 있다.

사라비브 제국의 전쟁은 요새면 요새, 군대면 군대, 전투면 전투 등등 여러 꼴로 분산되어 펼쳐지고 있다. 그 모든 작전을 한 명이 일일이 자료로 담아내기란 실로 불가능하다. 만약 그랬다면 정보망을 형성하겠답시고 주변에 아는 정보상인들과 용병들을 고용해서 제국군 군대에 딸려서 보낼 필요도 없었다.

‘뭐, 그쪽은 거기서 알아서 해주겠지.’

케인즈는 중앙에서 정보를 파악하고 외부 정보는 다른 플레이어들이 습득한다. 그리고 정보를 공유하거나 거래를 해서 더 자세하게 이야기가 될 수 있도록 정보를 통합, 정리한다. 물론 정보는 물건처럼 주고받을 수 있는 정형화된 물질이 아니다 보니 자기가 얻을 정보만 얻고 내빼는 사람들도 종종 있지만, 나름 인정된 정보상인인 케인즈가 믿을 만한 인맥이 아주 없지만은 않다.

“그나저나 용 이거 생각보다 알아보기 어렵구먼.”

용의 전설이 하도 불분명하고 모호하다 보니 기껏 황실 도서관에서 꺼낸 책들도 모두 애매하기 짝이 없는 내용만을 다루고 있다. 어떤 신이 용을 만들고 용이 어떤 존재고 용이 흙을 토해낸다는 등 대표적인 내용은 여러 번 반복되고 있다. 문제는 객관적이면서도 세부적인 사실을 알아낼 수가 없다.

‘하기야… 따지고 보면 용은 신화시대 생물인데 그 시기 때 생물학자나 역사학자 등이 있기를 기대한 것 자체가 문제인가?’

케인즈는 다시 한 번 고개를 설레설레 내저은 뒤 다시 책의 내용에 집중했다. 게임 시작 이후 오늘날까지 책만 파고들어서 한 왕국의 후작이 된 그였다. 그는 능숙하게 책의 내용을 이해하면서 추측을 시도했고… 책에 집중한 나머지 그만 가장 쉬운 길을 잊고 말았다.


골렘은 용과 마찬가지로 태고의 신들 사이의 전쟁 속에서 탄생한 생명체다. 차이가 있다면 용이 최후의 날 모든 것을 심판하고 마무리를 짓는다면, 골렘은 전쟁에 직접적으로 참전한 보병(步兵)으로서 탄생되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수많은 골렘들이 있었으나 이제는 대다수가 소멸되었고, 남아있는 골렘들은 모두 협곡에 모여서 하나의 사회를 이루었다. 플레이어들은 그 협곡의 외곽을 돌아다니는 골렘들을 보고 그냥 몬스터라 여겼다. 그리고 그들에게 있어 몬스터는 잡아야 할 대상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게임이니까!

과거에는 골렘들을 사냥하기 위한 플레이어들이 골렘 협곡을 자주 찾아왔지만, 오늘날에는 그런 사람들이 별로 없다. 협곡을 끝까지 탐험한 한 모험가에 의해 골렘이 단순한 몬스터가 아닌, 부족 사회를 이루고 있는 지성체라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제 골렘은 몬스터가 아닌 요정이나 난쟁이, 오크처럼 인외종족으로서의 대우를 받고 있다.

“오랜만이네요.”

왜소하면서도 마른 체구에 매끈한 구릿빛 피부가 매혹적인 여인이 큰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골렘 협곡의 중심부에 위치한 골렘 부족에 플레이어가 있다는 것은 상당히 보기 드문 일이다. 골렘들은 지성을 갖추었지만 다른 종족들처럼 상점, 길드 등을 만들지도 않고 왕이나 장군 같은 권력체계도 없다. 즉 부족에 와봐야 볼 것도 없고 할 것도 없다는 뜻이다.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골렘 부족에 오기를 기피하는 데에는 가장 큰 이유가 있다.

“오랜… 만… 이군…… 그간… 오랫동안… 보지를… 못했… 던 것… 같은데…….”

여인의 인사를 받은 골렘이 화답을 해주었다. 문제는 인사를 하는데 걸린 시간이 10분이 넘어섰다는 점! 골렘들은 성격 때문인지 아니면 특별한 종족적 특징이나 이유가 있는 건지 말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극히 오래 걸린다. 요즘 같이 ‘빠름 빠름 빠름’ 시대에 사는 플레이어들로서는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묻고 싶은 것이 있어서 왔어요.”

“그… 렇군……. 물어보게…….”

골렘은 티가 나지 않을 정도로 느릿하게 머리를 긁적이면서 질문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용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지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용… 이라……. 그러고… 보면… 내 가장 오랜… 기억 중… 일부… 라고… 볼 수도… 있겠… 군……. 용은… 첫째 신… 힐로르의… 창조물로… 알려져 있다네……. 으음……. 음…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

대답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만 하면 그나마 다행이다. 너무 오랜 수명을 살아온 종족이어서 그런 건지 원래 그런 건지 하나같이 기억력이 젬병이다.

“용에 대해서 물었었어요. 책이나 이야기에서 알 수 있을 법한 내용 말고 제대로 된 사실은 없을까요?”

“제대로… 된… 사실이라……. 음… 기억을 되새겨… 보지……. 사실 용은… 가장 강력한… 창조… 물이지만……. 골렘은… 용보다… 먼저 창조된… 종족… 이었지……. 우선… 용의… 탄생과 배경… 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하네…….”

그 이후로 골렘은 질릴 정도로 느릿한 목소리로, 심지어는 몇 분마다 자신이 하던 말을 까먹어가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그 억겁과도 같은 시간에 욕이 나올 법도 하건만, 여인은 이미 이런 상황을 여러 번 겪어왔는지 옛날이야기라도 듣는 어린이마냥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골렘의 말에 집중했다.

그녀의 이름은 락슈미, 하퍼 온라인의 랭커 중 한 명으로 하퍼 대륙의 발견되지 않은 오지와 미지의 장소를 가장 많이 발견한 것으로 유명한 모험가다. 하퍼 온라인을 즐기는 대다수의 게이머들은 플레이어를 부르기 위한 명칭으로서의 모험가와 실제로 탐험과 발견을 목표로 하는 모험가의 차이로서 그녀의 이름을 가장 자주 언급한다.

락슈미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골렘 역시 결코 평범한 골렘이라 할 수 없다. 그는 언제부터 존재해왔을지 모르는 골렘들의 부족 사회에서 가장 오랜 삶을 살아온 이라고 여겨지는 존재다. 가장 나이가 많은 만큼 보고 겪은 경험도 많다. 잊힌 전설과 역사를 눈으로 목격한 이! 그 지식은 너무나도 방대해서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고 한다.

9대 초인 중 한 명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얻은 골렘, 올드락과 하퍼 온라인 최고의 모험가 랭커 락슈미!

정보상인으로서의 정보 독점을 노린 케인즈의 계획은 이번만은 어긋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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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7 13.08.14 976 20 11쪽
45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7.31 1,182 27 11쪽
44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8 13.07.25 1,033 26 11쪽
»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7 13.07.13 1,102 33 11쪽
42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5 13.07.03 985 21 10쪽
41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2 13.06.20 1,104 19 10쪽
40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6.15 1,266 22 11쪽
39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6.06 1,026 23 11쪽
38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4 13.05.29 1,098 17 12쪽
37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2 13.05.29 998 17 11쪽
36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5 13.05.19 1,187 22 11쪽
35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5.10 1,291 17 11쪽
34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5.06 1,275 17 11쪽
33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5.04 1,326 17 11쪽
32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5.02 1,426 17 11쪽
31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4 13.04.30 1,533 18 9쪽
30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4.29 1,465 21 10쪽
29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4 13.04.29 1,750 18 10쪽
28 쉬어가는 코너 - 하퍼 온라인의 ORPG 캐릭터 +6 13.03.01 2,034 12 7쪽
27 쉬어가는 코너 - 하퍼 온라인의 각종 게임 시스템 +7 13.02.28 1,623 14 7쪽
26 쉬어가는 코너 - 하퍼 온라인의 세계 구성 시스템 +3 13.02.27 1,675 12 4쪽
25 쉬어가는 코너 - 하퍼 온라인의 초인 +6 13.02.16 2,208 15 5쪽
24 쉬어가는 코너 - 하퍼 온라인의 종족관 +6 13.02.15 2,560 12 9쪽
23 쉬어가는 코너 - 하퍼 온라인의 신화 +4 13.02.14 2,669 17 7쪽
22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17 13.02.14 2,919 30 11쪽
21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7 13.02.13 2,696 29 12쪽
20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15 13.02.13 2,944 27 11쪽
19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9 13.02.12 2,761 31 9쪽
18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17 13.02.12 2,828 27 11쪽
17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13 13.02.11 2,726 26 11쪽
16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8 13.02.11 2,795 25 12쪽
15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6 13.02.10 2,940 29 11쪽
14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9 13.02.10 3,021 26 11쪽
13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7 13.02.09 3,088 2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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