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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M
작품등록일 :
2013.02.05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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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14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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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5.02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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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DUMMY

제 2장, 4화 – 몬스터 군단의 행보


위조 신분증을 쓴다면 자신의 정보 중 일부를 숨기거나 바꿔치기할 수 있다. 그러나 명성은 손을 쓸 수 없다. 위조 신분은 역사가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신분의 시작을 의미한다. 그런 사람이 명성이 높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기존에 이미 존재했지만 죽은 다른 누군가의 신분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신분증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지지만.

“케인즈… 케인즈… 안녕하십니까? 케인즈입니다. 어이, 케인즈! 부르셨습니까?”

이름을 바꾸는 일이란 결코 쉽지 않다. 누군가가 자신을 부를 때, 순간적으로 이름을 말할 때는 물론 자신의 원래 이름이 언급되는 찰나 동안에도 표정의 관리를 해야 한다. 여러 가명을 쓸수록 그러기는 점점 더 힘들어진다 . 주의하고 관리해야 할 이름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케인즈는 마차가 달리는 내내 혼잣말을 하듯 상황을 연습하면서 앞으로 사라비브 제국에서 사용하게 될 신분에 대해 연습을 했다. 칸의 경우에는 네페르티 왕국이나 정보상인 등 원래의 신분과 동일한 설정이 많았기 때문에 연습이 덜 필요했지만, 지금의 그는 용병이다. 용병이라면 성격이고 아는 지식이고 모든 것이 바뀌어야 한다.

‘그나마 전략가라는 칭호가 생겨서 다행이긴 해. A급 용병이면 어지간히 잘 싸운다는 뜻인데 나는 전투는 젬병이잖아. 전략을 짜는 두뇌형 용병이라고 하면 사람들도 어느 정도 고개를 끄덕여주겠지.’

사실 상인이 용병으로 활동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처음에는 B급 용병으로 신분을 위조하려고 했는데, 용병 길드로부터 용병 자격 인증을 받은 신분증은 사실상 두 번의 심사에 걸친 신분증이나 다를 바가 없기 때문에 구하기가 더 힘들다. 결국 케인즈는 여의치 않게 A급 용병의 신분증을 받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보너스 능력치를 깜빡했네.’

하퍼 온라인에서는 레벨이 오를 때마다 보너스 능력치가 2씩 부여된다. 케인즈는 근력과 민첩성에 반절씩 투자시켰다. 그러면서도 케인즈는 아쉽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힘 그거 길러봐야 별로 써먹을 일도 없는데… 뭐, 용병 흉내를 내려면 아깝기는 해도 투자를 해줘야지.”

보너스 능력치를 모두 소모한 케인즈는 캐릭터 정보 창을 닫은 뒤 다시 연습에 몰입했다. 마차가 사라비브 제국으로 향하는 있는 동안, 사라비브 제국과 하르메스 왕국 양측에서 역시 케인즈가 계획하고 있는 모종의 일이 진행 중일 것이다. 사라비브 제국과 하르메스 왕국 사이에 싸움을 붙이기 위해서는 계획된 시간 내에 준비를 마쳐야 한다.


바라인 성, 헤르마스 왕국의 외곽 경계 요새


네페르티 왕국 경계에서 일어난 아델 성 전투는 네페르티 왕국에게만 이익을 가져다주지 않았다. 국경을 넘어선 도시들을 포함해, 아델 성 부근에 있는 다른 지역 역시 많은 관심을 받게 되었다. 하르메스 왕국에서 아델 성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바라인 성 역시 그 중 한 곳이다.

“이제 슬슬 떠날 때도 되었군.”

적호 길드의 길드장인 청린(程琳)이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블랙 스콜피언 길드를 하르메스 왕국에서 몰아내기 위해 길드 연합에 참가했던 그는, 블랙 스콜피언 길드가 와해된 뒤 바라인 성에 남아 본국으로 돌아오려고 하는 생존자들을 색출해 없애는 역할을 맡았다. 적호 길드뿐만 아니라 대여섯 개의 중소 길드가 바라인 성에 같이 남아있다.

처음에는 속 시원한 마무리는 하는 셈치고 열심히 일을 했다. 하지만 잔챙이들은 잡아봐야 얻는 이익이 거의 없다시피 하고 아이벤이나 샤를을 비롯한 적대 길드의 핵심 인물은 코빼기도 비치지 않고 있는 중이다. 무엇보다도 블랙 스콜피언 길드가 무너지고 나면서 길드 연합의 단합된 목표 역시 사라진 지 오래다.

“길드장님! 어서 나와 보십시오!”

그때 길드대원 중 한 명이 황급히 달려오며 청린을 찾았다. 청린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길드대원이 안내하는 뒤를 따라 성벽 위로 올라갔다. 어찌된 영문인지 성벽 위에 병사들이 아닌 일반인들이 수십 명이나 올라가 있다.

“뭐… 뭐야!”

성벽 너머를 내려다본 청린이 고함을 내질렀다. 시커멓게 몰려오는 인영과 모래 먼지, 대규모의 인원이 이동할 때를 제외하고는 절대 볼 수 없는 광경이다. 게다가 먼지가 날아오는 방향은 아델 성 방향으로부터이다. 아델 성과 바라인 성은 전속력으로 달린다면 72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을 정도로 서로 가까운 지역에 위치해 있다.

여기서 72시간이란, 다가오는 이가 개인이 아닌 다수의 군대라 가정했을 때의 이야기다.

“몬스터 군단이다!”

“기사단장님을 불러라! 몬스터 군단이 다가온다!”

경계초소 위에 있는 초소병들이 다급하게 외치는 목소리가 들린다. 바라인 성에 있는 사람들 중 아델 성 전투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고, 당연히 블랙 스콜피언 길드의 후미를 기습한 몬스터 군단에 대해서 역시 다 알고 있다. 이미 방송이나 인터넷에서 몬스터 군단의 위력을 눈으로라도 경험한 유저들의 표정에 당혹감이 서렸다.

몬스터 군단이 왔다는 말은 병력의 진군 진원지가 아델 성이라는 뜻이 된다. 그렇다면 아델 성이 쳐들어왔다는 뜻일까? 현재 아델 성의 진황을 생각해본다면 그렇다고 보기 어렵다. 전쟁의 복수를 위해서 무리를 했다고 생각할 수도 없다. 전쟁일 일으킨 것은 블랙 스콜피언 길드지 하르메스 왕국이 아니다.

갑작스러운 군대의 출몰에 혼란에 빠진 사이, 어느덧 몬스터 군단이 성벽의 바로 앞까지 당도했다. 놀라운 사실은 소규모 정예라 알려진 몬스터 군단이 소규모가 아니라는 것이다. 몬스터 위에 탑승하고 있는 몬스터 라이더(Monster Rider)가 약 스무 명 정도라는 데에는 변화가 없지만, 그들의 뒤로 수백 명의 병력이 뒤따라오고 있다.

“안녀어어어어엉 하십니까! 바라인 성의 쪼렙 여러분! 제 이름은 블랙본입니다. 용병 게시판을 통해 저희 용병 길드와 계약이 가능하며 앞으로 많은 잠재적 고객님들 환영하겠습니다.”

“대체 아델 성이 이곳에서는 무슨 용건으로 온 건가!”

어느덧 도착한 바라인 성의 한셀 기사단장이 신중한 어조로 물었다. 블랙본은 기괴하게 미소를 지으며 옆의 몬스터 라이더에게 물었다.

“제 주변에 베니스 남작이 보입니까? 아니면 하인리히 기사단장님이시라도? 야, 우리가 아델 성을 사기라도 한 적 있냐? 난 그럴 돈 없는데?”

“네가 그럴 돈이 있었으면 우리가 뭐 좋다고 이렇게 떠돌아다니고 자빠졌겠냐.”

무례하기 짝이 없는 블랙본의 행태에 한셀 기사단장이 인상을 찌푸렸다. 블랙본이 아델 성 전투의 사건을 계기로 준기사 작위를 받기는 했지만 정식 기사가 아닌 이상 인정받기는 어려운 작위다. 설사 정식 기사라 할지라도 무례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만약 아델 성이 아니라면 대체 어째서 이 성을 포위하고 있는 것이냐? 그리고 너와 네 몬스터 야만족들과 함께 온 군대는 뭐냐!”

“켈켈. 이 양반 공부 좀 하셔야겠네? 용병은 고용주의 말을 따르는 법이야? 그리고 내 뒤에는 이 성의 점령을 원하시는, 매우 엄청 장난 아니게 무지막지한 분이 계시거든.”

“뒤의 군대는 무엇이냐 물었다!”

아델 성 전투 당시 몬스터 군단이 등장했을 때, 이미 적군의 사기가 저조하고 분위기가 혼란스러웠던 덕분에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20명의 몬스터 라이더들은 까다로울지는 몰라도 무시무시한 존재들은 아니다. 그들의 뒤에 서있는 군대가 걸리지 않았더라면, 한셀 기사단장은 곧바로 병사들로 하여금 화살을 쏘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어디 보자… 블랙 스콜피언 길드가 쳐들어온 뒤로는 아델 성에 관광객들이 많아서 말입니다. 이중에는 블랙 스콜피언 길드에게 고용되었다가 투항한 용병들도 있고… 구경을 하러 왔다가 재미삼아서 온 용병들도 있고… 아, 하르메스 왕국 소속 길드의 침공에 복수를 원하는 열혈 NPC 젊은이들도 있지요.”

“한낱 용병들과 일반인 잔챙이들 따위로 우리 성을 함락시킬 수 있을 거라 여겼던 말이더냐!”

한셀 기사단장이 우습다는 듯 외쳤다. 하지만 대화를 진행하면서 조금씩 뒤를 힐끔거리는 한셀 기사단장의 표정과 몸짓을 알아차린 블랙본이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현재 바라인 성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 약 500명에 수비 병력은 200명. 방문자들과 용병들까지 포함을 한다고 가정한다면 현 전투 가능인원 350~450명. 물론 댁이 말하는 잔챙이들한테 창과 검을 쥐어준다고 가정했을 때의 이야기지. 야, 우리가 몇 명이지?”

“몬스터 라이더 22인, 자유용병 300명에 아델 성 용병 길드 150명, 그 외 전투 참가자 약 150명까지 해서 600명이군. 아, 다른 도시의 용병 길드에도 의뢰를 넣었으니 내일쯤에는 700명에서 800명으로 불어나겠는데?”

약 두 배에 달하는 병력이다. 어쩌면 두 배를 넘을지도 모르고, 24시간 내에 지원군까지 도착한다고 한다.

“심지어 댁들은 전투에 대비조차 하지 못했지. 자꾸 뒤를 돌아보시는데… 좋아, 난 관대하거든. 어쩌면 거기에 있는 유저들 중 훗날 나와 계약을 맺게 될 잠재적 고객님들도 있을지 모르지. 10분 기다려주지. 얼마나 많은 병사들이 활과 검을 준비하고 성벽 위로 올라올 수 있나 보자고.”

말을 마친 블랙본은 목에 걸려 있는 뿔 나팔을 손에 쥐고 힘껏 불었다. 전투 나팔의 웅장한 진동음이 바라인 성을 휘감았다. 나팔에서 입술을 뗀 블랙본이 다시 외쳤다.

“그러니까 살고 싶은 새끼들은 유저들이고 NPC고 로그아웃을 하든 항복하란 말이야! 나 지금 난생처음 군대를 지휘하는 지휘관이 되어서 완전 흥분했거든! 낄낄낄. 미친놈하고 싸워보고 싶어? 물어뜯어버린다아아아아아아아아!”


“뭐지, 이 기분은…….”

마차 안에서 로그아웃을 한 뒤 저녁 및 야식 겸 끓고 있는 라면 냄비 위에 계란을 풀던 시환이 눈살을 찌푸렸다.

“요즘 방송이니 뭐니 바빠서 그런가?”

시환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동그랗게 뜬 노른자를 향해 젓가락을 찔렀다.


작가의말

우물우물 쩝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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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7 13.08.14 976 20 11쪽
45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7.31 1,182 27 11쪽
44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8 13.07.25 1,033 26 11쪽
43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7 13.07.13 1,102 33 11쪽
42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5 13.07.03 985 21 10쪽
41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2 13.06.20 1,104 19 10쪽
40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6.15 1,266 22 11쪽
39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6.06 1,026 23 11쪽
38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4 13.05.29 1,098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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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5.10 1,292 1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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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5.04 1,326 17 11쪽
»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5.02 1,427 17 11쪽
31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4 13.04.30 1,533 18 9쪽
30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4.29 1,465 21 10쪽
29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4 13.04.29 1,751 1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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