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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M
작품등록일 :
2013.02.05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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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14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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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2.13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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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DUMMY

제 1장, 19화 - 블랙본


‘일단 이 정보는 보류해야겠군.’

힘들게 초인을 죽여 얻은 정보지만, 칸은 아직 이 정보를 공개하기에는 시기상조라 결정했다. 같은 정보라고 해서 언제나 같은 가치를 지니는 법은 절대 없다.

‘초인 사냥이라… 이거 경험치도 되고 희귀한 스킬도 습득하고 꽤나 할 만하겠는데? 초인마다 제압할 수 있는 방법이 다르다 보니 가능성이 있으라는 법은 없겠지만.’

그러고 보니 초인 도전가라는 칭호도 있었다. 전략가는 얻기는 힘들어도 어떻게 해야 획득이 가능한지는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진 칭호, 칸은 스킬을 확인한 김에 이어 칭호까지 확인해보았다.


[칭호 : 초인 도전가]

칭호 습득 배경 : 당당한 초인 중 한 명으로서 다른 초인으로부터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러나 세상에는 아직 많은 초인들이 남아있으며 도전할 과제는 역시 아직 많이 남아있다.

• 초인과 관련된 정보 획득률 5% 증가

• 초인과 대결해 승리할 시 획득 경험치 10% 증가

• 초인과 대결해 패배할 시 손실 경험치 10% 증가

• 초인과 대결해 패배할 시 손실 명성 10% 증가


“생각보다… 좋지는 않군.”

아무래도 초인 도전가는 모든 초인들에게 도전을 하고자 하는 도전 정신 강하고 자신만만한 유저를 위해 만들어진 칭호 같다. 아마 이 칭호가 있다면 굳이 퀘스트가 없다 하더라도 다른 초인들끼리 맞붙게 할 구실이 충분히 될 것이다.

문제는 칸이 이런 초인 대결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다른 초인들이 지닌 스킬을 빼앗는다거나 명성을 더 높이는 데에는 관심이 있다. 하지만 하락할 명성과 경험치가 10%나 증가한다면 굳이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다.

“거참 무시무시한 칭호로구먼, 껄껄…….”

하퍼 온라인에서는 총 2개의 칭호를 허락한다. 가질 수 있는 칭호의 개수에는 한계가 없을지언정 한 번에 효력을 드러내는 칭호는 2개 이상 등록할 수 없다는 뜻이다. 칸은 망설일 것도 없이 칭호 창을 닫았다. 초인 도전가는 그를 위한 칭호가 아니었다.

“아무튼 바깥은 잘 되어가려나 모르겠네.”

칸이 아이벤을 죽이기 위해서는 그가 로그아웃을 하는 것을 막아야 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아델 성의 병력이 아무리 회복되었다 한들 성벽 안이 아닌 성벽 밖에서 샤를의 남은 병력과 싸우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번 일로 또 돈 꽤나 뜯기겠군.’

전과 달리 칸을 신뢰하기 시작한 베니스 남작도 샤를의 병력에 공격을 가하자는 칸의 의견에 찬성하지 않았다. 길드장의 후속 병력이 오기 전에 앞의 병력을 먼저 괴멸시켜야 한다고 주장을 했음에도, 베인을 이용해 더 강한 주장을 했음에도 그는 설득이 되지 않았다.

결국 칸은 베니스 남작을 설득하기 위해 제 3의 세력을 끌고 와야만 했다. 아델 성의 병력이 앞에서, 칸이 불러올 지원 세력이 뒤에서 협공을 한다는 조건 하에 베니스 남작은 공격을 하기로 동의했다. 그 즉시 칸은 지원 세력을 불러모았다.

이 일을 벌일 여유는 충분했다. 아이벤이 로그아웃해서 샤를과 대화를 나누면서, 그리고 아이벤이 감옥으로 돌아오는 동안 칸은 바깥에서 하인리히 기사단장과 돌격 계획을 짠 뒤 주변에 있는 지인들에게 연락을 취했다. 왕실의 힘을 빌려 NPC 군대의 힘을 끌어오는 편이 가장 확실하고 안전하기는 했지만, 시간이 시간인지라 알고 있는 유저들에게 연락을 취해야 했다. 편지보다야 귓속말이 훨씬 더 빠르니까.

결론적으로 아이벤은 로그아웃을 한 덕분에 죽게 된 셈이다. 만약 그가 섣불리 로그아웃을 하지 않았더라면 칸과 대화를 하면서 시간을 끌 수 있었을 터, 칸도 사람인 이상 어쩌면 예상치 못한 정보를 뱉어냈을 수도 있다. 인질 역할 따위는 해본 적이 없는 아이벤의 실수였다.

아이벤은 죽었지만 그의 시체는 남았다. 아무리 현실성이 뛰어난 게임이라 해도 일단 게임은 게임, 죽은 게이머의 사체는 2시간에서 5시간 내에 알아서 소멸한다. 물론 시체도 성인에 현실도 설정을 한 유저들의 눈에만 보이겠지만.

칸은 아이벤의 시체가 사라지기 전에 가능한 많은 부위를 뜯어내 아이템으로 만들었다. 죽인 초인에게 예우를 지키지 않고 인간의 몸을 재료와 실험 소재로 삼고 있다는 이유로 명성이 하락했지만 칸은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명성이 넘쳐나 조금 떨어진다고 해서 티가 나지도 않고 지금의 그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음. 조용하군그래.”

감옥에서 나온 칸이 좋다는 듯 뒷짐을 지고 미소를 지었다. 갑작스럽게 유입된 용병들로 인해 북적이던 영주 본관이 한결 여유로워졌다. 아마 지금쯤 다들 성벽 밖에서 싸우고 있으리라.

‘그 녀석은 잘 왔나 몰라. 워낙 동에서 번쩍 서에서 번쩍 하는 놈이지만 믿을 수가 있어야지.’

칸은 전투를 구경하기 위해 성벽 위로 올라갔다. 하인리히 기사단장의 기사 병력과 베인이 지휘하는 용병들이 블랙 스콜피언 길드의 군대와 전면전을 펼치고 있었다. 상황은 거의 막상막하, 나름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어차피 칸의 목적은 이미 모두 달성되었다. 초인을 제압했고 초인의 몸을 얻었으며 초인을 죽였다. 정보상인들이라면 입을 떡 벌릴 정도의, 초인들을 동경하는 전사 유저들이라면 눈을 부릅뜰 일을 며칠 만에 해낸 것이다. 이 자리에서 블랙 스콜피언 길드가 이기든 아델 성이 이기든 더 이상 상관할 바가 아니다.

‘이 자식 역시 늦는구먼. 빨리 올 수 있으면 빨리 와야지 이렇게 늦어서야.’

이미 목적을 달성하기는 했지만, 칸은 분명 지원 세력을 불렀다. 블랙 스콜피언 길드와의 불화 관계는 이미 한계에 달했다 해도 무방하고 관심이 있든 없든 아델 성은 네페르티 왕국의 영토다. 왕실의 이름을 빌린 이상 보호해줘야 한다.

{야, 지금 전투 얼마나 진행되었어?}

그때 칸의 머릿속에서 카랑카랑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투가 끝나기 전까지 블랙 스콜피언 길드의 뒤를 쳐주겠다고 약속한 놈이었다.

{이미 시작한 지 오래거든! 빨리 올 수 있다며!}

{나도 사정이라는 것이 있었단다. 친구야. 거의 다 왔어. 그래서 미리 귓속말 보내는 거야. 전쟁 지역에 들어서면 전투가 끝날 때까지 귓속말을 못하니까.}

그때 성벽 측면에서 전투를 지켜보고 있던 베니스 남작이 칸을 보고 서두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슬슬 아군이 밀리고 있는 것 같네. 대체 자네가 말한 원군은 어찌된 건가!”

샤를은 아델 성이 전면전에 나설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 병력의 수도 아델 성이 더 많아졌다 보니 처음에는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아델 성의 병력이 된 용병들은 원래 블랙 스콜피언 길드의 병력, 양심에 찔린다거나 의욕이 서지 않는 등 다양한 이유로 전투의 양상이 바뀌기 시작했다.

“거의 다 왔습니다. 이제 곧 금방 나타나겠군요.”

칸은 호언장담했다. 칸을 소위 ‘친구’라 부르는 그는 약속시간은 제대로 지키지 않을지 몰라도 거짓말을 하지는 않는다. 만약 그랬다면 칸이 친구라 부르라고 허락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귓속말 차단 구역에 들어간다는 말은 말 그대로 정말 거의 다 왔다는 뜻이다.

‘샤를이 뒤에 만들고 있는 것이 공성무기든 뭐든, 네놈이 부숴줘야 샤를의 계획을 완전히 파괴해버릴 수 있단다. 그러니 어서 와라 이 빌어먹을 자식아.’

다행히 그런 칸의 기도가 맞아떨어졌는지, 붉은 사막 저편에서 먼지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크지는 않지만 나름 규모가 있는, 그것도 매우 빠른 속도로 전장을 향해 달려오고 있는 먼지의 무리였다.

“드디어 왔군요.”

칸이 웃으며 전장 저편을 가리켰다. 베니스 남작은 희열 가득한 얼굴로 하늘 위로 흩날리는 붉은 먼지를 바라보다 심상치 않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엄청난 진군 속도로군. 설마 기병 부대인 건가? 기병 부대도 저토록 빠르지는 않을 텐데…….”

“기병일 리가 있나요. 그보다 좀 더 제대로 된 얘들은 불러와줘야죠.”

붉은 먼지가 전장에 도달하면서 블랙 스콜피언 길드의 진영에 혼란이 대거 일어나기 시작했다. 샤를은 하인리히 기사단장과 베인의 병력을 막기 위해 군대의 대부분을 앞부분에 편성했다. 비록 예정에는 늦었을지 몰라도 후방에는 길드장의 후속 병력이 올 예정이었기 때문에 경계를 강화하지 않았다.

천막이 하나둘씩 무너지면서 블랙 스콜피언 길드의 진영에 먼지가 둥둥 뜨기 시작했다. 달려오던 기동력에 버금가는 속도로 먼지가 퍼져나가면서 적진은 식별이 불가능한 먼지 지대가 되고 말았다.

“허어…….”

적진을 단번에 먼지로 덮어버리는 의문의 지원 병력에 베니스 남작이 한숨을 내쉬었다.

“대체 저들은 누구인 건가? 용병?”

“곧 아시게 될 겁니다.”

앞뒤로 협공을 받는 바람에 블랙 스콜피언 길드의 남은 병력은 혼란에 빠져들었다. 거기서 승기를 읽은 아델 성의 군대는 다시 강하게 몰아붙이기 시작했고 샤를의 병력은 짧은 시간 안에 대오가 흐트러지며 붕괴의 조짐을 보였다.

“헉!”

전장의 한가운데까지 달려온 지원 병력을 보며 베니스 남작이 당황의 한마디를 내뱉었다. 칸의 부름을 받고 달려온 지원군은 용병들로 구성된 보병도, 말을 탄 기병들도 아니었다.

“크헉! 후퇴해라!”

“어째서 사막에 몬스터가 나타나는 거냐고!”

놀랍게도 블랙 스콜피언 길드의 후방을 기습한 지원 병력은 하나같이 레벨 20대에서 30대에 달하는 자이언트 울프(Giant Wolf), 차일드 실롭(Child Shelob : 소설 반지의 제왕에서 나오는 거대 거미를 모티브로 한 몬스터. ‘차일드’라 불리지만 상당히 거대하다), 데저트 맨티스(Desert Mantis : 사막 사마귀) 등의 몬스터 군단이었다.

약 스무 마리로 구성된 소수의 몬스터 군단은 블랙 스콜피언 길드의 대원들이 경악한 틈을 타 파죽지세의 기세로 전장을 지배해나갔다. 그때 성벽 앞까지 다가온 자이언트 울프가 발걸음을 멈추었다.

“저 친구가 바로 저희를 도와주겠다고 한 그 친구입니다. 이름은 블랙본(BlackBone), 몬스터 상인이죠.”

자이언트 울프 위에 올라타 성벽 위를 바라보며 씩 웃음을 날리는 남자를 가리키며 칸이 소개해주었다.


작가의말

주인공 등장보다 더 화려한 주인공 친구.

아무튼 드디어 주연인지 조연인지 할 사람이 등장하셨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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