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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M
작품등록일 :
2013.02.05 00:08
최근연재일 :
2013.08.14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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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5.06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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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DUMMY

제 2장, 6화 – 납치를 기다리다


주점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전투 이야기를 하는 케인즈의 행보는 며칠이 지나도록 계속되었다. 여관에 방을 잡은 뒤 숙소 안에서만 로그인과 로그아웃을 한 탓에 유저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케인즈가 NPC라는 더 강한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아델 성 전투 때 보았던 몬스터 군단에 대한 강렬한 인상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단 말이야. 참,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몬스터 군단이 의문의 용병 군대를 이끌고 하르메스 왕국의 바라인 성을 함락시켰다는 소문이 들리더군? 혹시 어찌된 영문인지 알아봐줄 수 있겠나?”

어느 정도 물밑작업이 완료되자, 케인즈는 이야기를 듣는 유저들 중 몇몇에게 몬스터 군단에 대해 알아봐달라는 퀘스트를 주었다. 인터넷의 도움 찬스를 얻을 수 있는 유저들에게는 지극히 짝이 없는 퀘스트다.

“아! 내가 들은 말이 사실이었나 보군. 고맙네, 나중에 한 잔하게나.”

케인즈는 유저들이 정보를 가져올 때마다 소정의 금액을 지불했다. 기껏해야 밥 두세 끼 사먹을 수 있을 정도의 돈이지만, 아직 돈을 버는 방법을 잘 모르는 초보자 유저들은 이런 ‘NPC 케인즈’의 손쉬운 퀘스트를 환영했다. 굳이 초보자가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그를 찾아갔다.

“몬스터 군단이 바라인 성 이후로 다른 곳을 공격하러 갔다는 말이 들리던데? 혹시 그곳이 어디인지 알아봐줄 수 있겠나?”

퀘스트는 한 단계에서 끝이 나지 않았다. 몬스터 군단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거나 새로운 활동을 시작하면 케인즈 역시 다음 단계의 퀘스트를 제공했다. 이는 블랙본과 귓속말을 하면서 실시간적인 정보를 받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유저들의 입장에서는 누가 봐도 연계 퀘스트다. 사흘이 지나자 인터넷에 케인즈에 대한 게시물이 올라오면서 그에 대한 명성이 높아졌다.

“전에 몬스터 군단이 바라인 성을 함락했을 때 성을 버리고 그냥 떠났었지. 듣자하니 하르메스 왕국의 마이티 라이트닝 길드가 바라인 성의 차지했다는 말이 들리던데? 그 말이 사실인가?”

일주일이 지나자 퀘스트가 더 확장되었다. 이제 케인즈는 몬스터 군단뿐만 아니라 하르메스 왕국의 최근 정황과 하르메스 왕국을 노리는 다른 길드에 대한 질문도 시작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케인즈를 찾아왔다. 인터넷에서 검색 한 번 해보고 대답만 해주면 돈을 받는 간단한 퀘스트! 케인즈는 그야말로 사라비브 제국의 사랑을 받는 NPC가 되었다.

‘이제 일주일이 지났으니… 슬슬 사람이 올 법도 한데.’

정보는 단편적이 아니다. 3D처럼 여기서 볼 때와 저기서 볼 때가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시각에서의 분석을 요구한다. 만약 여기에도 그런 분석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케인즈를 찾아오지 않고는 배길 수 없다.

‘단편적인 정보로 봤을 때 난 그냥 돈을 퍼주는 NPC에 불과해.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본다면… 나같이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퀘스트만 주는 NPC가 탄생하기에는 하퍼 온라인의 인공지능 시스템이 너무 뛰어나지.’

NPC를 기계가 아닌 사람으로 보면, 케인즈는 NPC의 전형적인 프로필과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퀘스트가 있다면 그 퀘스트를 주는 동기와 목표, 그 퀘스트로 인해 변하게 될 전환점이 있어야 하는데, 케인즈는 동기나 목표가 없이 계속해서 이야기만 한다. 하퍼 온라인에 같은 말만 반복하는 안드로이드가 존재한다면 모를까, 그런 NPC는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NPC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냈다면 그 다음에는 내가 NPC가 아닌 유저라는 관점에서 새로운 분석을 시도해야지. 유저란 사람이 왜 돈을 수백 골드 낭비해가면서까지 이 지겨운 노가다를 하고 앉았을까?’

케인즈의 퀘스트를 깨기 위해서는 누가 하르메스 왕국을 공격하는지, 하르메스 왕국이 언제 공격을 받았는지, 그 결과가 어찌되었는지 알아봐야 한다. 한 명이라면 그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지난 일주일간 케인즈의 퀘스트를 받은 사람은 수백 명이 넘는다. 수백의 사람들이 하르메스 왕국이 얼마나 공격받고 있고 얼마나 많이 패배했는지 알아보았다.

빨간 사과를 두고 9명이 파랗다 하고 한 명이 빨갛다 하면 그 순간부터 사과는 파란색이 된다. 거짓조차 진실이 될 수 있는 마당에 지금 케인즈는 진실을 조작하고 있다. 수백 명의 사람들은 ‘하르메스 왕국이 또 공격을 받았다더라. 하르메스 왕국이 또 졌다더라.’라는 말을을 머릿속에 인식했고, 일명 ‘케인즈 퀘스트’를 공략하기 위해 수많은 정보상인들이 이에 관심을 두고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하르메스 왕국은 사라비브 제국에게 있어 나날이 갈수록 맛깔스러운 간식거리가 되어가고 있다.

“비켜라!”

퀘스트를 주기 위해서 한참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병사 대여섯 명이 주점 안으로 난입하더니 사람들을 밀치고 케인즈 앞으로 왔다. 케인즈는 빙그레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날 찾는 이가 누구시던가?”

용건을 말하기도 전에 케인즈가 일어나 순순히 따라가려 하자 병사들이 잠시 당황하는 기색을 보였다. 그나마 대장으로 보이는 자만이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본분을 다하였다.

“그 분은 네가 알지 못할 정도로 높은 위치의 분이시다. 순순히 따라온다면 위해가 있지는 않을 것이다.”

대장은 그렇게 말한 뒤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병사들을 시켜 케인즈를 포박했다. 딱히 탈출을 계획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케인즈는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순순히 포박을 받았다. 괜히 시답잖은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자신의 할 일을 맡아서 하는 대장의 모습이 마음에 든 탓이다.

“물러서라!”

케인즈의 양손을 포박한 뒤 눈가리개로 시야까지 가린 병사들은 다시 한 번 주점 안의 사람들을 밀쳐내고 바깥으로 나왔다. 케인즈는 청각과 촉감 등에 의지해 돌아가는 상황을 살펴보았다.

‘눈앞이 잠깐 어두워졌다 밝아지는 건 주점의 벽을 지났다는 뜻이고… 문이 열리는군. 이상한 냄새도 나고… 낙타나 말인가? 그럼 마차일 가능성이 크군.’

예상대로 앞으로 몇 발짝 더 걸어보니 병사들이 뒤에서 부축하면서 어딘가에 올라타게 만들었다. 계단을 한두 개 밟고 어딘가 빛이 적은 폐쇄적인 공간으로 들어가면서 케인즈의 추리는 확신으로 굳어졌다.

“어차피 주점에서 대놓고 납치를 한 상황에서 이렇게 눈을 가리고 애를 써봐야 소용은 없을 듯한데? 뭐, 나야 상관은 없다만… 너무 시간을 끌지는 말게.”

미행이나 위치, 신분 발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뭔가 찔리는 곳이 있는 경우에는 곧바로 목적지로 향하지 않고 돌아서 가기 마련이다. 이를 고려한 케인즈는 미리 빨리 가달라고 부탁했지만, 병사들은 친절해주고 싶은 마음이 없는지 한참 동안 도시를 돌아다녔다. 앞이 보이지 않아도 빙빙 돌고 있다는 사실이 느껴질 정도다.

‘날 데리고 오기 위해 병사들을 동원할 정도면 NPC일 확률이 높아지는데… 설마 골든 아켄(Golden Arken : 사라비브 제국의 수도)에서 직접 사람을 보낸 건가?’

너무 빠르게 주목을 받고 싶지 않았던 케인즈는 일부러 골든 아켄에서 벗어난 외부 도시에서 물밑작업을 진행했다. 그런데 어째 보자보자 하니까 마차가 너무 오랜 시간 동안 달리고 있다.

‘그러고 보니 마차의 속도도… 지금 좌석으로 전해지는 진동이 장난이 아니야. 사람들로 번잡한 도로에서는 절대 이런 속도를 낼 수 없어.’

마차가 이와 같은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사방이 열려있어야 한다. 골든 아켄과 다른 도시 사이에 연결되어 있는 제국 관도라면 충분히 적합한 환경이라 할 수 있다.

“뭐야, 나 지금 졸지에 수도로 납치되고 있는 거야?”

예상 밖의 전개로 인해 당황한 케인즈는 사극 말투마저 사용하지 않은 평소의 목소리를 입밖으로 내뱉고 말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케인즈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날 만나겠다는 사람이 높은 분이시라면 나야 좋은 거지, 암.’

케인즈의 계획은 절대 고정되어있지 않다. 흐르는 물과 같이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다. 만약 특정한 변화에 의해 계획이 취소되거나 변경되어야 한다면 그건 결코 좋은 계획이라 말하기 어렵다.

긴장을 푼 케인즈는 아예 편한 자세로 늘어져 앉아 수도에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어차피 게임이다. 성공하면 그만이고 실패해도 그만이다. 구상하고 있는 계획이 풀리지 않는다고 해서 현실에서 누가 죽거나 하지는 않는다.


마차 안에서 접속을 종료한 시환은 곧바로 노트북의 전원을 켰다. 골든 아켄까지 도착하려면 시간이 꽤 걸린다. 마땅히 할 일도 없는데 그 시간 내내 게임에 접속하고 있다가는 미쳐버리고 만다.

‘도착하기 전에 미리 조사나 해둬야지. 사라비브 제국의 고위 귀족 중 날 납치할 만한 사람이 누가 있을까나…….’

사라비브 제국의 황제와 두 명의 공작에 대해서는 이미 조사를 마쳐놓았다. 잠재적 적대 국가에 들어가면서 그마저도 알아보지 않는다면 정보상인이라 불릴 자격도 없다. 시환이 알고 싶은 것은 한 사람을 납치할 정도로 파격적이고 과감한 성품을 지닌 이가 누구냐는 점이다.

‘일당 황제는 신중한 성격이라고 했으니까 아닐 가능성이 커. 공작 둘 중 한 명이거나 정말 예외의 인물인데… 후작 중에 이런 배짱을 가진 사람이 있으려나?’

백작일 수는 없다. 사라비브 제국은 물론 인간 국가의 대다수 백작들은 수도가 아닌 지방에 포진해 있다. 수도 부근의 영토를 얻기에는 권력과 영향력이 부족한 탓이다. 수도 안에 있는 백작들은 영토가 없는 자들이거나 아니면 공작이나 후작 휘하에 있는 자들의 경우에 한할 뿐이다.

“누군지는 몰라도… 날 납치하신 분?”

시환은 무시무시한 속도로 마우스를 클릭하면서 중얼거렸다. 사라비브 제국의 정보에 특화된 정보상인들의 목록을 찾아낸 그는 귀족에 관한 정보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당신은 복권에 당첨되신 겁니다.”



작가의말

중간고사가 끝나고 다시 과제와 수업이 돌아오면서 재차 작업속도가 줄어드는 이 느낌...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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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7 13.08.14 976 20 11쪽
45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7.31 1,182 27 11쪽
44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8 13.07.25 1,033 26 11쪽
43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7 13.07.13 1,101 33 11쪽
42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5 13.07.03 985 21 10쪽
41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2 13.06.20 1,104 19 10쪽
40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6.15 1,266 22 11쪽
39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6.06 1,025 23 11쪽
38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4 13.05.29 1,098 17 12쪽
37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2 13.05.29 998 17 11쪽
36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5 13.05.19 1,187 22 11쪽
35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5.10 1,291 17 11쪽
»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5.06 1,275 17 11쪽
33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5.04 1,326 17 11쪽
32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5.02 1,426 17 11쪽
31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4 13.04.30 1,533 18 9쪽
30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4.29 1,465 21 10쪽
29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4 13.04.29 1,750 18 10쪽
28 쉬어가는 코너 - 하퍼 온라인의 ORPG 캐릭터 +6 13.03.01 2,033 12 7쪽
27 쉬어가는 코너 - 하퍼 온라인의 각종 게임 시스템 +7 13.02.28 1,623 14 7쪽
26 쉬어가는 코너 - 하퍼 온라인의 세계 구성 시스템 +3 13.02.27 1,674 12 4쪽
25 쉬어가는 코너 - 하퍼 온라인의 초인 +6 13.02.16 2,208 15 5쪽
24 쉬어가는 코너 - 하퍼 온라인의 종족관 +6 13.02.15 2,559 12 9쪽
23 쉬어가는 코너 - 하퍼 온라인의 신화 +4 13.02.14 2,669 17 7쪽
22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17 13.02.14 2,919 30 11쪽
21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7 13.02.13 2,695 29 12쪽
20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15 13.02.13 2,944 27 11쪽
19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9 13.02.12 2,761 31 9쪽
18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17 13.02.12 2,828 27 11쪽
17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13 13.02.11 2,726 26 11쪽
16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8 13.02.11 2,795 25 12쪽
15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6 13.02.10 2,939 29 11쪽
14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9 13.02.10 3,020 26 11쪽
13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7 13.02.09 3,088 21 11쪽
12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9 13.02.09 3,077 22 10쪽
11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7 13.02.08 3,169 1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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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5 13.02.07 3,501 2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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