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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M
작품등록일 :
2013.02.05 00:08
최근연재일 :
2013.08.14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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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4.30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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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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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DUMMY

제 2장, 3화 – 닿아야만 의미가 있는 것


“크억!”

“으으윽!”

한두 명이 죽기 시작하면서 베인과 해머 길드의 합격진이 무너지고 말았다. 무엇보다도 망치는 필사의 일타(一打)를 노리는 무기다. 킬머가 연속적으로 공격을 회피하자 해머 길드의 전사들은 급속도로 체력의 고갈을 느꼈다. 그나마 가장 실력이 뛰어난 베인만이 호흡을 유지하는 중이다.

“킬머야. 기다리기 지친다.”

순간 앞에서 얄밉게 비아냥거리는 음성이 베인의 뇌리를 파고들었다. 계속 전투를 하고 있다 보니 어느덧 원래 목표였던 칸에 대해서 잊고 있었다. 그리고 베인이 칸의 도발을 듣고 흠칫 하는 순간, 킬머에게는 하나의 기회가 되었다.

“컥!”

자세가 흐트러진 찰나의 시간 동안 킬머가 팔을 빠르게 휘둘렀다. 그러자 소매 안에서 날카로운 비수가 쇄도해 베인의 목을 관통했다. 지금껏 가장 잘 버텨온 베인의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는 허무한 죽음이다.

우두머리가 죽자 해머 길드의 전사들이 모두 당혹에 빠져들었다. 처음에 11명이서 합공을 할 때조차 제압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제는 베인을 포함해 어느덧 여섯이 죽었다. 처음의 전력과 비교해 반절도 채 남지 않았다.

킬머는 쇄겸(낫과 추 사슬, 손잡이가 있는 기형무기)의 사슬을 빙빙 휘두르며 주변을 포위한 망치 전사들을 경계했다. 지금껏 그는 쇄겸, 비수, 표창과 쇠질려 등 온갖 무기를 사용했다. 개중에는 유저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무기들도 많다. 하물며 베인조차 찰나라는 짧은 여백으로 인해 목이 관통되지 않았던가! 전사들은 섣불리 공격할 수 없다.

“젠장, 죽어라!”

결국 가장 인내심이 부족한 전사가 망치를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자신의 공격이 먹히기를 기대하지는 않았다. 그랬다면 눈을 질끈 감지 않았을 것이다. 도리어 그는 망치를 휘두르기가 무섭게 육탄전으로 달려들었다.

인해전술! 킬머는 한 명이지만 해머 길드의 전사들은 여전히 다섯 명이다. 한 명이 목숨을 희생해 킬머를 붙잡으면 나머지는 킬머가 회피하지 못하는 잠깐을 노려 죽일 수 있다. 목숨이 존재하지 않는 유저들만이 시도할 수 있는 전술이다.

“크윽!”

물론 미끼가 목표물을 붙잡기도 전에 추를 맞고 죽어버린다면 소용이 없는 전술이지만 말이다. 한 명의 이탈은 진형을 무너트리는 결과만을 가져왔고 나머지 네 명이 죽는 데에는 채 5분이 걸리지 않았다.

“하아. 수고했다.”

앞에서 내내 싸움을 구경하고 있던 칸이 바닥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그는 조금 전에 글을 적었던 종이를 킬머에게 건네주었다.

“내가 말한 대로 베인 저 자식을 5번 정도만 족친 뒤에 칼리아 기사단장한테 가. 가서 해머 길드의 베인을 중범죄로 체포하라 그래. 살인죄든 반역죄든 상관없어. 그냥 사회에서 매장시켜버려. 캐릭터를 다시 만들지 않고는 하퍼 온라인에 감히 들어올 수 없도록.”

“알겠습니다. 그런데…….”

“뭐?”

킬머가 말의 끝을 흐리자 칸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킬머의 성격은 그림자와도 같다. 암살자답게 말이 많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필요 이상의 의사표현을 하지 않는다.

“제게 이 편지를 맡기신다는 건 수도로 돌아가지 않으신다는 뜻입니까?”

그 말에 칸이 깜빡했다는 듯 손바닥으로 이마를 쳤다.

“아, 내가 설명을 까먹었던가? 지금 상황을 보자고. 하퍼 대륙은 현재 평화기야. 그럴 수밖에 없지. 유저들이 편하게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평화로워야만 하니까. 문제는 이 평화기가 계속되다 보면 폭발한다는 거지. 유저들이 어느 정도 성장할 때가 되면 NPC들도 몸이 달아올라서 전쟁을 하든지 아니면 어디선가 용이나 마왕이라도 나타나서 분탕질을 하는 거란 말이지. 이해했어?”

킬머는 NPC이기 때문에 칸이 하는 말을 전적으로 이해할 수는 없다. 그러나 킬머는 맥락을 이해했다는 듯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과묵한 그의 성격도 한몫을 한다.

“이 평화기의 임계점이 언제일까? 나도 몰라. 하지만 확실한 건 내가 아이벤을 죽이면서 한계점이 확 앞당겨졌다는 거지. 유저들이 준비가 되기도 전에 전쟁이 일어날 거고 하퍼 대륙은 대혼란에 빠질 거야. 물론 운영진은 그 모습을 보고만 있지는 않을 테니 조율이 어느 정도 되겠지만 말이야.”

게임의 배경과 난이도가 얼마나 변화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비록 칸이 임계점을 앞당기기는 했지만 아직 그 임계점이 도달하지는 않았다. 카르고스 제국과 사라비브 제국은 아직까지 입맛만 다시면서 간을 보고 있는 중이다. 만약 제국이 전쟁을 시작하기로 결정한다면 그때가 바로 임계점이다.

“사라비브 제국은 지금 헤르메스 왕국과 네페르티 왕국을 두고 뭐가 더 입맛이 당기나 비교하는 중이야. 그 비교가 끝나는 즉시 어딘가를 도발하겠지. 그런데 네페르티 왕국이 그 도발의 대상이 된다면 난 정말 피곤해질 거야. 하지만 하르메스 왕국이 그 상황에 빠진다면 네페르티 왕국은 둘이 싸우는 동안 구경하면서 시간을 벌 수 있어. 그동안 난 강태공이 되는 거고.”

“그 말씀은…….”

칸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어느 정도 이해한 킬머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수도로 돌아가기는 개뿔, 난 이제 사라비브 제국으로 갈 거야. 하르메스 왕국이 어어어어어어어어얼마나 맛있는지 보여줘야지.”

임계점은 도달했을 때에야 의미가 있는 법이다.


“킬머는 여기서 5일 좀 관광하다 나중에 혼자 올 거야. 그러니 출발!”

킬머와 헤어진 칸은 여관에 돌아오자마자 마차에 탑승했다. 마차 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마부는 망설임 없이 곧바로 채찍을 휘두르며 말에 박차를 가했다.

훌륭한 호위무사가 없이 사라비브 제국의 국경을 넘기에는 다소 불안한 감이 없잖아 있지만, 킬머가 없다고 해서 칸이 무방비 상태라는 뜻은 아니다. 반드시 검을 들어야만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칸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은 그를 약하게 본다. 칸을 조금 아는 사람들은 그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돈인 줄 안다. 그리고 칸을 꽤나 아는 사람들은 그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권력이라는 사실을 이해한다.

‘내가 어디로 갈 건지 알려줬으니까… 자기 할 일이 끝나면 알아서 잘 찾아오겠지.’

칸은 나른하게 하품을 내뿜은 뒤, 인벤토리를 열어 봉투 한 부를 꺼냈다. 그 안에는 유저들이 소속 국가를 정할 때 왕국이나 제국으로부터 발급받는 국가 신분증이 들어있다.

신분증에는 칸의 이름과 그의 나이, 직업과 간략한 외관 묘사가 적혀있다. 칸은 신분증의 내용을 가볍게 한 번 읽어준 뒤 가차 없이 갈기갈기 찢어 마차의 창문 바깥으로 뿌렸다.


[위조 신분증을 파괴하였습니다.]

[위조 신분 : 칸이 사라졌습니다.]


칸은 정보의 가치에 대해 그 어느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더구나 지금껏 칸이 뱅뱅이와 동일이라는 사실을, 혹은 그 이상의 정보를 알아낸 사람은 베인이 처음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종종 정보가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만, 정보를 방패로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은 깨닫지 못한다.

본래 위조 신분증은 광전사, 살인마, 도둑과 사기꾼 등 어두운 목적을 가지고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수단이다. 하지만 이름이나 직업, 나이만 속인다고 해서 사람들을 완전히 속일 수는 없다. 외모와 신장, 성격… 위조 신분증으로는 숨길 수 없는 요소가 너무 많다.

가격에 비해 효율성을 얻기가 힘든 탓에, 한때 인기를 끌었던 위조 신분증은 이제 비주류의 시스템 중 하나가 되었다. 물론 아직까지 위조 신분증의 가치를 잊지 않은 칸 같은 사람은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지만 말이다.

“사라비브 제국으로 가려면 이제 다른 신분이 필요한 법이지.”

인벤토리를 뒤지자 조금 전에 찢은 것과 유사한 형태의 봉투가 나왔다. 조금 전의 봉투는 새하얗던 반면 이번의 편지는 샛노랗다. 편지를 봉인한 인장 역시 아까는 붉은색이지만 지금은 검은색이다.

봉투를 뜯자 칸의 것과 유사한, 그러나 출신지가 네페르티 왕국이 아닌 사라비브 제국인 신분증이 나왔다.

“캐릭터 정보 창 확인.”


[캐릭터 정보 창]

이름 : 케인즈 (위조)

레벨 : 49 (위조)

종족 : 인간 (위조)

칭호 : 전략가

직업 : A급 용병 (위조)

명성 : 0 (위조)

생명력 : 281 (위조) 마력 : 584 (위조)

근력 : 23

민첩성 : 55

지혜 : 123 (위조)

손재주 : 76 (위조)

매력 : 54

보너스 능력치 : 8


작가의말

전편까지는 스토리든 묘사든 뭔가 달라졌다는 사실을 느낌을 받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사실 자베르, 타르노스, 리에 등을 만나는 에피소드나 여왕을 알현하는 에피소드 등이 사라졌습니다.

잠깐 등장하고 몇 장 동안 등장하지 않을 등장인물을 굳이 한꺼번에 등장시키는 에피소드를 제거해 스토리의 전개속도를 높이고자 했습니다. 여왕과 대면하고 다른 잡일을 하는 등 시간을 때우는 에피소드 등 역시 같은 이유에서 삭제되었습니다.

 아라보고스 왕국 에피소드는 연재시간에 시달려 급하게 쓰다 보니 2~4장이 넘도록 스토리가 해결이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해결이 되기는커녕 문제가 늘어나기만 했고 무엇 하나 명확한 점이 없었습니다. 1장에서 시작해 1장에서 끝이 난 아델 성 에피소드와는 달리 개인적으로 너무 늘어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편에서 보시면 알 수 있듯, 소설의 다음 이야기 장소가 아라보고스 왕국에서 사라비브 제국으로 바뀌었습니다.  스토리가 바뀌는 본격적인 이유지요.

전에 비해 보다 더 빠르고 시원한, 재미있는 전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계속해서 퇴고를 하는 중입니다.

변덕스러운 작가의 변덕을 이해하고 계속해서 소설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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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7 13.08.14 976 20 11쪽
45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7.31 1,182 27 11쪽
44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8 13.07.25 1,033 26 11쪽
43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7 13.07.13 1,102 33 11쪽
42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5 13.07.03 985 21 10쪽
41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2 13.06.20 1,104 19 10쪽
40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6.15 1,266 22 11쪽
39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6.06 1,026 23 11쪽
38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4 13.05.29 1,098 17 12쪽
37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2 13.05.29 998 17 11쪽
36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5 13.05.19 1,187 22 11쪽
35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5.10 1,292 17 11쪽
34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5.06 1,275 17 11쪽
33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5.04 1,326 17 11쪽
32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5.02 1,427 17 11쪽
»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4 13.04.30 1,534 18 9쪽
30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3 13.04.29 1,465 21 10쪽
29 2장 - 임계점을 돌파하라 +4 13.04.29 1,751 18 10쪽
28 쉬어가는 코너 - 하퍼 온라인의 ORPG 캐릭터 +6 13.03.01 2,034 12 7쪽
27 쉬어가는 코너 - 하퍼 온라인의 각종 게임 시스템 +7 13.02.28 1,624 14 7쪽
26 쉬어가는 코너 - 하퍼 온라인의 세계 구성 시스템 +3 13.02.27 1,675 12 4쪽
25 쉬어가는 코너 - 하퍼 온라인의 초인 +6 13.02.16 2,208 15 5쪽
24 쉬어가는 코너 - 하퍼 온라인의 종족관 +6 13.02.15 2,560 12 9쪽
23 쉬어가는 코너 - 하퍼 온라인의 신화 +4 13.02.14 2,669 17 7쪽
22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17 13.02.14 2,919 30 11쪽
21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7 13.02.13 2,696 29 12쪽
20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15 13.02.13 2,944 2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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