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니 파이어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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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옐로야
작품등록일 :
2023.08.14 05:00
최근연재일 :
2023.10.19 21:2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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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2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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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1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것은 허구입니다.




DUMMY

11.




미국에서 인천공항에 도착한 은미와 최 비서.

그의 뒤에는 외국인들이 있었다. 바로 은미가 미국에서 영입한 감독과 코치였다.

제일 뒤엔 외국인 용병 둘도 있다.


“여기가 한국입니까?(영어)”

“예. 한국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조금 쉬고 싶군요.”


직항이어도 미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시간은 길다. 이동에 익숙한 그들로서도 장시간 가만히 앉아있는 것은 고역이었다.


“저희 직원이 호텔로 안내할 겁니다. 오늘은 거기서 여독을 푸시고 내일 뵙죠.”

“배려에 감사하오.”


외국인들이 떠나고, 은미는 한숨을 쉬었다.

한해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선 좋은 외국인 용병은 꼭 필요했다.

거기에 감독과 코치까지 구했으니 큰 고비는 넘긴 셈이다.


에이스를 꺾는 에이스 오브 에이스 투수 김두진.


국가대표 넘버 원 수비형 포수 차영호.

작년 시즌 홈런 3위를 기록한 한승진까지.

성적은 바닥을 기었어도, 강력한 선수들이 있다.

거기에 외국인 용병까지 영입했으니 구상하는 퍼즐이 한 조각씩 맞춰가고 있었다.

팀에 괜찮은 선수가 몇 있는데 왜 매년 꼴찌를 한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사실 10개 구단 중에서 꼴찌를 하기도 쉬운 일은 아니다.

우승하는 것과 확률이 똑같다.

위가 아래가 바뀐 것일 뿐.

그런데 3년 연속 꼴찌?

드래프트 협상권을 먼저 가져오기 위해 전략적으로 꼴찌를 한 것도 아니다.

은미의 속에서 열불이 났다.


하지만.

은미가 생각했을 때 우승을 위해선 투수 한 명이 더 필요했다.


날이 슬슬 따듯해지려고 한다.

단장의 일이 끝나가는 것을 의미했다.

시간이 없다.

트레이드됐든, 영입됐든, 좋은 선수를 더 찾아봐야 한다.


외국인들이 모두 떠나자, 음미는 최 비서한테 말했다.


“오늘이었죠? 최고야구, 아랑고 경기.”

“예. 바로 가시겠습니까?”

“어. 출발해요.”


여자의 몸이다. 젊지만, 미국에서 이제 막 공항에 도착했는데 몸이 성할 리 없다.


“조금 쉬시는 게 어떻습니까?”

“내가 쉴 시간이 어디 있어요.”

“제가 힘들어서 그럽니다.”


최 비서의 말에 은미의 눈이 가늘어진다.

진짜 쉬고 싶어서 하는 말이 아님을 안다.

쉬게 하려는 말이었다.

마음은 고맙지만, 은미는 단호했다.


“그러면 최 비선 여기서 퇴근해요. 다른 직원 붙여주고.”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공항 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차에 타자마자 쓰러지듯 기댔다.

최고급 시트가 몸을 안락하게 감싼다.

피로가 풀리는 느낌.

차가 출발하지만 아무도 없는 것처럼 조용하다.

잠이 솔솔 온다.

하지만 쉬고 있을 때가 아니다.

물을 한 모금 마신 그녀는 최고야구 선수들의 리스트를 확인한다.


은퇴한 선수들은 이름만 확인하고 넘긴다.

영입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린 선수들. 그중에서 잠재성이 있는 선수들의 기록을 확인한다.


대부분 육성선수 출신이거나 대학리그에서 뛰고 있다.


은미는 단장은 처음이지만, 확신할 수 있었다. 1군 경기에 쓸만한 선수는 없다는 것을.

능력이 있었으면 진작 다른 구단에서 데려갔을 것이다.

은미는 페이지를 넘겨 아랑고 선수 목록을 확인한다.

마찬가지로 눈에 띄는 선수는 보이지 않는다.

드림에 필요한 선수는 즉시 전력감.

잠재성은 제법 있는 것 같으나 당장 1군에 뛸만한 선수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페이지를 하나씩 넘기는데 눈에 띄는 선수가 보였다.


“응? 이거 잘못된 건가? 왜 선수 목록에 권영수가 있어요? 코치라며.”

“오늘은 투수로 던진답니다.”

“왜요? 그게 가능해요?”

“그것까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최고야구 PD가 강력히 건의했다고 합니다.”

“흠. 왤까? 왜 코치가 투수로 나오는 걸까?”


이유는 알 수 없다.

양 팀 보고서를 보면 차라리 차를 돌려 집으로 가서 쉬는 게 나을 것 같다.

하지만 왜인지 그녀의 직감은 경기장으로 가라고 한다.

그러지 않으면 엄청나게 후회할 것 같은 예감.


“안 되겠어. 최 비서.”

“예.”

“미안한데 경기장에 도착하면 깨워줘요.”

“알겠습니다.”




***




“아랑고!”

“아!”

“아랑고!”

“아!”


아랑고 야구부원들은 오늘 파이팅이 넘쳤다.

TV에서나 보던 선수들과 경기를 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겐 꿈이고 롤모델이다.

하지만.

최고야구 팀은 은퇴했어도 레전드 선수들.

프로가 되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그런 선수들을 상대로 아랑고가 성적을 내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7회. 7대 3. 이것도 최고야구에서 봐줬기에 나온 점수차였다.


“살살하자. 애들 운다.”

“예. 그런데 홈런 한 방만 때리면 안 되겠습니까?”

“그만해. 불쌍하잖아.”

“키키킥.”

“설렁설렁하자고. 앞으로 경기도 많은데 괜히 다치거나 힘 빼지 말고.”

“예.”


선수들이 나누는 대화를 한 PD의 귀에도 들렸다.


예상했던 일이다. 고등부 대회에서도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던 학교다. 그런데 프로야구 2군을 상대로도 승리를 거두는 최고야구와 경기를 한다?


콜드 패하지 않으면 다행이었다.


“한 PD가 우리 사기 뛰어 주려고 잡은 경기인이 봐.”

“···아닙니다.”

“작전이고 뭐고 필요 없겠어.”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방심하다가 큰코다칠 수도 있습니다.”


그때였다.


“아랑고 선수 교체. 투수 권. 영. 수.”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가 들렸다.

동시에 한 PD의 눈도 반짝였다.

그가 이번 경기를 잡은 이유이기도 했다.


그의 눈빛.

그의 표정.

그의 피칭.


분명 프로를 목표로 하는 그것이었다.

나이는 비록 있지만, 한 PD의 눈에는 가슴 속 뜨거운 열정이 보였다.

나름대로 스토리도 있다.

31살에 투수를 도전한다.

한 PD는 확신했다. 이건 이슈가 된다고.

물론 그러려면 권영수는 이번 경기에서 증명해야 할 것이다.

자기 능력을.


권영수가 등장하고, 한 PD는 집중하기 시작했다.


“클로즈업. 얼굴 놓치지 말고 잘 따라가.”

[예.]그렇게 권영수는 마운드에 올라갔다.

모든 이들의 시선이 고정돼 있다.

코치임에도 투수로서 마운드에 올라가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더 집중해서 본다.

하지만 떨리거나 긴장되지 않았다.

오히려 집에 있는 것처럼 마음이 편안했다.


연습구 3번.

영수는 가볍게 공을 던졌다.


쇄애애액!

파앙!


오늘 컨디션 나쁘지 않다.

한 가지 걸리는 것은 던질 수 있는 구종이 하나라는 것.

물론 던지려면 다른 변화구도 던질 수는 있다.

하지만 실전에서 타자를 속일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


‘해보자!’


영수는 집중하며 공을 뿌렸다.

동시에 굉음을 내며 공은 미트에 꽂혔다.

스트라이크존 한복판이었다.


쇄애애액

뻐어엉!


구속 150km.

구질은 포심 패스트볼.


지켜보던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소리 뭐야?”

“코치라며?”


선수들은 놀랐다.

프로 경기에서 볼법한 좋은 공이기에.

단순히 구속이 빠른 것이 아니었다.


영수의 공이 한 번 더 뿌려졌고.


‘이번에도 패스트 볼이다!’


최고야구 1번 타자 최기동은 가슴 높이로 날아오는 공을 보고 배트를 휘둘렀다.

하지만.


슈우웅.

파앙!


“스윙, 스트라이크.”

“?!”


최기동은 어이가 없었다. 심판의 콜 판정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스트라이크.


그가 어이없는 이유는 영수의 공 때문이었다.


‘공이 솟아오르는 것처럼 날아오는군. 그리고 초구보다 구속도 빨라졌고.’


떠오르는 빠른 볼.

회전력으로 중력의 영향을 줄이면서 공이 늦게 떨어지는 현상이다.


“뭐하냐!”

“선풍기 돌리냐? 집중 안 해?”

“야! 이번엔 제대로 해야지!”


최고야구 더그아웃이 시끄러워졌다.

조롱하듯 농담 따먹기나 하던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그만큼 영수의 피칭이 달랐다.


‘내가 프로도 되지 못한 투수한테 질 것 같아!’


이를 악문 최기동은 조금 전보다 빠르게 배트를 휘둘렀다. 게다가 높이도 조금 더 올렸다.


그 역시 KBO에서 구르고 구른 타자. 라이징 패스트볼을 어떻게 대처하는지 정돈 알고 있었다.


쇄애애애액!


이번엔 배트가 날카롭게 돌았지만.


퍼엉!


허공을 가를 뿐이었다.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세상에.”

“삼 구 삼진이다!”

“저, 한심한 새끼. PD님, 저 새끼 연봉 깎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투수와 타자의 첫 싸움은 투수가 유리하다.

하지만 최기동은 레전드 선수 중 하나.

초구와 두 번째 공은 방심했다고 하더라도 세 번째 공까지 치지 못한 것은 변명거리가 없었다.


그의 완패였다.


다음 타자는 2번 타자 정대만. 테이블세터로서 선구안이 좋은 선수였다. 나이가 들어 체중이 늘어나고 발은 느려졌지만, 선구안과 컨택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다.


그는 스트라이크존에 가깝게 붙었다.

아마추어치곤 생각보다 공이 좋다.

한 PD가 코치를 왜 투수로 올려야 한다고 말했는지 이해가 간다.


그는 집중하며 영수를 바라봤다.


슈우우웅.


몸쪽 가깝게 날아오는 공.

그는 똑똑히 봤다. 위로 떠오르는 것처럼 보이다 자신의 몸쪽으로 휘어지는 것을.


1번 타자가 들어가면서 말해줬지만, 실제로 보니 체감상 더 빠르게 들어온다.

그래서 그는 얼어붙었다.


5년만 젊었어도 민첩성과 순발력으로 뒷걸음질 치며 피했겠지만 나이가 들었다.

머리는 뒤로 물러나야 한다고 명령을 내렸지만,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다.

그러나.


퍼억!


“스트라이크!”


분명 몸에 맞을 것 같은 공이었다.

정대만은 자기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이게 스트라고?”


그의 말을 아랑고 포수가 받았다.


“예. 스트라이크입니다.”

“참나.”


주심이 판정에 불만 있냐고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지만, 못 본척했다.

젊었을 적에는 주심한테 강력하게 항의도 하고 살벌한 눈빛을 쏘아 보내기도 했지만,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기력이 떨어져 싸우기 싫었다.


게다가 야구 예능 경기. 카메라에 그대로 잡힐 텐데 사람들에게 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는 대신 스트라이크 존에 한 발 더 가까이 붙었다.


이러면 스트라이크 존이 흔들린다. 게다가 몸에 맞는 공을 던질 수도 있기에 몸쪽 공을 던지기엔 투수도 부담스럽다.


‘어떻게 할래?’


관중석에 앉아있는 은미도 영수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여기 오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찍고 있지?”

“예. 녹화 잘되고 있습니다.”




선작과 추천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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