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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옐로야
작품등록일 :
2023.08.14 05:00
최근연재일 :
2023.10.19 21:2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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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16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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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것은 허구입니다.




DUMMY

“오늘도 이기겠지?”

“당연하지. 무패의 드림팀 아니냐? 당연히 승리는 우리꺼라고!”

“권영수 나오려나.”

“나와야지! 권영수 보러 오는 건데. 승리의 아이콘이라고!”


드림팀 팬들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그럴 수밖에 없다. 최근 성적이 좋으니까.


아시아에선 좀처럼 보기 드문 160킬로미터를 던지는 권영수. 물론 지고 있는 상황에선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승리가 확실시되거나 점수가 비슷한 상황에서 등판하면 한두 이닝은 확실하게 틀어막아 준다.


팬들의 발걸음이 가벼운 이유였다. 권영수의 존재 자체만으로 팬들을 기세등등하게 만든다. 게다가 이번에 붙을 팀은 켓 샤인스.


앞에 붙었던 도그팀에 비해선 전력이 약하다고 평가를 받는 팀이었다.


“최강 드림!”

“꿈은 이루어진다!”

“우워우워! 드림! 드림!”


1차전 경기. 홈 팬들은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지른다. 치어리더는 아름다운 미모를 뽐내며 방긋 웃는 얼굴로 열심히 춤을 춘다.


야유와 욕설 대신 응원이 쏟아진다. 그 영향은 그대로 드림팀 선수들에게 힘이 되었다.


[응원 열기가 대단한데요?]

[드림팀 선수들 표정도 밝습니다. 컨디션도 좋아요. 오늘도 연승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카메라엔 기대감으로 가득한 사람들의 얼굴이 잡혔다. 홈 팬들의 이러한 응원 덕분에 초반 기세는 드림이 앞서나갔다.


따악!


안타가 나오고, 선수들은 출루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수가 나질 않는다. 사회 초 2사 1,2루.


[잘 맞은 타구. 오른쪽으로 밀어냅니다! 우익수 뜁니다! 뛰어요!]

[끝까지 따라가서 몸을 날려 잡아냅니다!]

[이야. 야구가 아니라 예술인데요?]

[담장 바로 앞에서 잡아냅니다. 박태규의 슈퍼 다이빙 캐치!]


타자와 투수의 희비가 엇갈린다. 탄식하던 투수의 얼굴엔 환한 미소가.


흥분했던 한승진은 탄식했다. 분명 잘 맞은 타구였다.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미친 수비다. 2루타를 예상했는데 허무하게 아웃이다.


안타가 나오고, 진루에 성공한다. 하지만 점수를 내지 못하고 잔루가 쌓이기만 한다.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은 슬슬 속이 터지기 시작했다. 점수를 내지 못하자 조금씩 분위기가 켓 사인스로 넘어갔다.


결국 4회, 점수가 터지면서 승부가 한쪽으로 기울었다.


[박태규의 적시타! 오늘 호수비를 보여주더니 타격에서도 팀을 승리로 이끕니다!]

[이야, 잘해요. 켓 사인스 감독도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켓 사인스 팬들 오늘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겠네요.]


무너진 드림은 드림팀다운 모습을 보여주며 9:2 패배하고 만다.


그리고 이어진 2차전.

마크 소우주 감독은 5선발 신동우에게 말했다.


“큰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네가 실력대로만 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네.”

“예!”


자신 있게 출격한 신동우. 그러나 초구부터 얻어맞으며 불안한 출발을 한다.


딱!


[큽니다! 커요! 넘어가나요?]

[아, 넘어갑니다. 1회부터 이렇게 점수를 내주고 시작하면 좋지 않은데 말이죠.]


1회 2실점을 내준 신동우. 이후 정신을 차렸는지 한 명씩 맞춰가며 아웃 카운트를 올린다. 하지만 7회에 무너지며 또다시 무기력하게 패배하고 만다.


[경기 종료되었습니다. 3연승 후 2연패를 거두는 드림팀입니다.]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나 했는데 되돌아갑니다.]

[신동우 선수 더그아웃에서 울음을 터트리는군요. 자책하고 있어요.]

[아직 어린 선수입니다.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선수에요. 이번 패배를 밑거름 삼아 더 성장할 수 있길 바랍니다.]


김두진과 권영수는 우는 신동우를 달래주었다. 그러나 드림팀의 연패에 사람들은 조롱하기 시작했다.


┖또 졌어?

┖드림은 과학이야. 기승전 패배.

┖노 답.

┖그럼 그렇지. 그냥 드림은 해체해라. 보기 안쓰럽다.

┖야구 왜 함?

┖내가 해도 쟤들보단 잘할 듯.


팬들도 손바닥 뒤집듯 태도를 바꿨다.

┖다른 팀들은 우리한테 고마워해야 함. 승점 자판기잖아?

┖드림팀 상대하는 팀들은 대전료 지불해라.

┖드림말고 루저로 구단명을 바꿔라! 드림은 무슨 얼어 죽을 드림이야? 맨날 지면서. 우린 희망도 꿈도 남아있지 않아.


모든 팬들이 드림을 욕하는 것은 아니었다.

아직 일말의 희망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다음 경기에선 김두진 형님이 나온다. 다들 긴장해라.

┖권영수도 나오겠네?

┖당연하지.

┖드림의 진짜는 1에서 3선발까지지.

┖살은 내주고, 뼈를 취한다!

┖압도적 승리라는 추진력을 얻기 위한 작은 패배에 불과하다.


연패로 분위기가 주춤했지만, 사람들은 다시 경기장으로 모여들었다.



**



“모두 모였나?”

“예.”

“빠진 사람 없습니다.”


경기 시작 전. 감독은 급하게 코치들을 전부 소집했다.


“한 가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것이 있어서 다들 불렀네.”

“어떤 일입니까?”

“쿠켱수를 선발 투수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 말이네.”


볼펜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다. 투수의 분업화가 이루어진 지금은 승리를 확실하게 지켜줄 수 있는 셋업맨과 마무리 투수가 있으면 든든하다.



“흐음, 전 반대입니다. 선발이랑 볼펜이랑은 루틴이 다릅니다. 이제 겨우 볼펜에 적응하기 시작할 때인데 영수가 선발로 바꿨다가 성적이 망가질 수도 있습니다.”

“맞습니다. 지금 잘하고 있는데 성적이 곤두박질칠 수도 있지요.”

“예전에 어깨 부상이 있었던 선수 아닙니까? 선발 투수는 많은 이닝을 소화해 주어야 하는데 자칫 재발하기도 한다면···”


대부분 코치가 반대한다. 예상대로다. 코치들이 하는 주장은 하나같이 맞는 말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다름 아니라 투수 코치인 제이디가 강력하게 건의했기 때문이다.


“제가 한마디 하죠. 권영수를 볼펜으로 쓰기에는 지금 기세가 너무 아깝습니다.”

“그건 그렇긴 하죠.”


1선발 김두진은 말할 것도 없고, 용병 투수인 2,3선발은 걱정이 없다. 문제는 4,5선발.


그나마 신동우는 발전할 가능성이라도 있다. 한 경기로 평가하기 이르지만, 4선발인 권혁찬은 노쇠화로 더는 선발로 쓰기 힘들어 보인다.


구속은 떨어지고, 브레이킹 볼은 밋밋해진다. kbo에서 오래 뛴 만큼 약점도 다른 구단에 잘 알려져 있다.


“시범 경기에서부터 느낀 건데 4선발이나 5선발을 대체할 다른 투수가 필요합니다. 저는 권영수밖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 문제는 저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권영수는 아니에요.”

“그러면 다른 투수 누가 있습니까? 3선발로 돌릴 수는 없지 않습니까?”

“···”


다른 어느 팀이나 사정은 비슷하겠지만, 드림은 쓸만한 투수가 부족했다.


“권영수 선수는 포심 하나인 원 피쳐 선수였습니다. 지금은 슬라이더와 스위퍼를 장착했지요. 지난 경기에서 다들 보셔서 아실 겁니다. 구속은 말할 필요도 없죠. 이 정도면 선발 투수로 나와도 무리는 없을 거라고 생각됩니다만?”

“···”


다들 침묵한다. 지금 가장 기세가 좋은 선수는 권영수임을 부정할 수 없었으니까.


실력도 빠르게 좋아지고 있고, 구속도 가장 빠르다. 제이디의 말대로 지금 같은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4선발이 아니라 1선발을 노려봄 직한 성적이다.


뚝뚝뚝.


그때 누군가 문을 두들기며 들어왔다. 팀 주치의였다.


“김지훈입니다. 회의 중에 죄송하지만, 중요한 일이라서요.”

“무슨 일이지?”

“마렉 하우스 선수 내일 출전 힘들게 됐습니다. 자다가 담에 걸렸답니다.”

“···”

“담? 그게 뭔가?”

“근막통증증후군입니다. 쉽게 말하면 근육통이요. 마렉 하우스가 요즘 너무 무리했어요.”

“하아.”

“4일에서 1주일 정도는 출전이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마크 소우주가 긴 한숨을 내쉰다. 부상이야 운동 선수에겐 떼어내고 싶어도 뗄 수가 없는 일이다.


그런데 어처구니가 없게도 자다가 담에 걸리다니. 어째 일이 술술 잘 풀려가나 싶었다. 부상 기간이 짧은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마크 소우주가 다시 코치를 본다.


“쿠켱수에게 내일 선발로 뛸 생각이 있냐고 물어보고, 괜찮다고 하면 내일 출전시켜. 5이닝. 투구 수는 70개. 그리고 몸 상태가 안 좋아 보이면 바로 내리는 걸로.”

“알겠습니다.”



***




영수는 출근하면 바로 찾아오라는 마크 소우주의 문자를 받아서 감독실에 들렀다. 그곳엔 투수 코치 제이디와 수석 코치 마르티네스도 같이 있었다.


“어서 오게.”

“안녕하십니까.”

“요즘 성적이 좋아서 자넬 선발 투수로 기용하고 싶은데 어떤가?”


영수는 잠시 고민했다. 선발 투수는 팀에서 집중 관리를 받는다. 볼펜보다 대우도 당연히 좋다.


위기 상황에 등판해서 해결하는 것도 좋지만, 선발 투수는 팀의 핵심 전력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영수가 쉽게 대답하지 못하는 이유는 부상 때문이다. 볼펜은 보통 하루에 한 이닝. 많아야 2이닝이다.


4~5일간의 휴식 기간을 주긴 하지만, 5~6이닝을 책임져야 하는 선발 투수 특성상 부상 위험도가 더욱 높다.


‘어깨가 버틸 수 있을까?’


물론 영수도 사람인지라 당연히 상상은 해봤다. 두들겨 맞는 동우와 권혁찬을 보면 자신은 저거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쿠켱수. 이건 기회야. 잡어. 지금 아니면 앞으로 또 기회가 언제 올지 몰라.”

“···”

“마렉 하우스가 다치지 않았으면 나도 제안하지 않았을 걸세.”

“마렉이 다쳤습니까? 어느 정도인데요?”


영수는 깜짝 놀랐지만, 이어진 담담한 감독의 대답에 차분해졌다.


“별거 아니야. 자다가 담에 걸렸어.”

“···”


담은 단순한 근육통이기에 며칠 쉬면 된다. 약을 먹거나 침을 맞을 수도 있다. 영수는 마렉 하우스에 대한 걱정을 바로 지웠다.


선발투수가 된다. 상상만 해도 가슴이 쿵쾅거리고 흥분된다. 그만큼 선발 투수가 주는 무게감은 볼펜하곤 차원이 다르다.


“거절해도 어쩔 수 없지. 자넨 그냥 불펜 투수니까. 천성에 맞으면 계속 하게.”

“···”

“하지만 최고의 선발 투수가 되면 더 멋질 것 같네. 프로가 되었으니 선발 한번 해봐야 하지 않겠나? 자네의 도전은 볼펜 투수까지인가? 내 생각에 자네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네만.”


영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감독님이 주신 기회 놓치지 않고 해보겠습니다.”

“제이디 코치가 도와줄 걸세.”




선작과 추천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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