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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옐로야
작품등록일 :
2023.08.14 05:00
최근연재일 :
2023.10.1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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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25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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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것은 허구입니다.




DUMMY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한 드림과 기린 베이스볼.


1회 초가 끝나고, 선수들이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던 중 돌연 라이언 존슨이 이근혁에게 돌진했다. 라이언 존슨은 주먹을 휘두르려 했으나 이근혁이 도망쳐서 싸움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때 양팀 선수들이 모두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졌다. 관중들은 눈살을 찌푸리며 난동을 부리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거 얘들도 보는데 요즘 같은 때에 벤치클리어링이 웬 말이냐.

┖문화 수준하고는.


[폭발한 라이언 존슨. 징계를 피할 수 없어 보여.]

┖콩밥 먹어봐야 정신을 차리지

┖콩밥은 ㅋㅋㅋㅋㅋ


[야구장에서 치른 이종격투기.]


[5이닝 무실점 피칭 권영수.]


[오늘 드림과 기린 베이스볼과의 경기에서 박영수는 무덤덤한 얼굴로 승리 소감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드림 선발 투수 권영수, ‘드림이 이기는 것은 자연의 순리.’]

┖패배가 뭐지?

┖드림은 패배를 모른다. 그저 이길 뿐.

┖졌다고 분해하지 마라. 자연의 순리이니.

┖미친놈들 ㅋㅋㅋㅋㅋㅋㅋ

┖한번 이겨놓고 순리 드립은 무슨 ㅋㅋㅋㅋㅋ


[첫 선발출전 권영수. 볼 넷 한 개를 제외한 퍼펙트 피칭.]

┖야구는 투수놀음이지.

┖한 달 뒤 예상 : 드림의 패배는 자연의 순리.

┖한 달 뒤 예상2 : 드림의 꼴찌 회귀 본능은 자연의 순리.

┖어디서 패배자의 냄새가 나는구나.


권영수의 인터뷰에 인터넷은 난리가 났다. 드림팀 팬들은 아무래도 좋다는 반응. 다른 팀 팬들은 한결같이 조롱을 보낸다.


하지만 이어진 한 마디에 조용해진다.


┖권영수 영입한 거 부러우면 부럽다고 해라.

┖크윽!

┖이건 반박할 수가.

┖부러우면 지는 거다!

┖우린 졌다···


국내 최고 투수 김두진. 용병 투수 마렉 하우스와 루카스 안드레스. 강력한 3선발진을 보유하고 있던 드림팀.


여기에 권영수까지 선발 투수에 포함되면서 야구 전문가들은 드림을 이번 시즌 말미에는 최소 중위권에 있을 거로 예측했다.


일부는 가을야구에 진출할지도 모른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



“이근혁에 대한 자료조사 어떻게 돼가고 있어요?”

“하나씩 자료를 모으고 있습니다.”

“하나씩 모아서 언제 되겠어요? 열 개씩은 해야지.”


은미는 최 비서 앞에 스포츠 신문을 펼쳤다.


[이근혁에게 돌진하는 라이언 존슨.]


[야구인가 격투기인가. 라이언 존슨의 체격을 생각했을 때 이근혁이 도망치지 않았다면 큰 부상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1면엔 라이언 존슨이 잔뜩 화가 난 얼굴로 돌진하는 모습이 사진으로 장식되어 있다.


“한 마리의 짐승 같지 않습니까?”

“···”

“선수들이 곰 같다고 했는데 거짓이 아니었군요.”

“최 비서!”

“걱정하지 마십시오. 단장님. 곧 반전이 일어날 거니까요.”

"반전?”


은미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조사를 지시한 것은 어제 오후. 현실적으로 괜찮은 자료를 모을 시간이 부족하다.


그런데 벌써 괜찮은 자료를 찾은 것일까?


“이근혁 조사해 보니까 양파 같은 남자더군요. 까도, 까도 새로운 면이 나옵니다.”

“양파는 나 아니고?”

“인간쓰레기나 다름없습니다.”

“···나보고 인간쓰레기라고 한 건 아니겠지? 그랬다면 마상인데.”


최 비서가 씩 웃는다. 은미는 그런 최 비서를 차분히 바라본다.


당당한 태도. 뭔가 결정적 증거를 찾은 모양이다.


“흐음. 계속해 봐요.”

“이근혁에게 당한 선수가 한둘이 아닙니다. 학생 때부터 유명했죠.”

“음.”

“당한 사람들은 저희가 따로 부탁하지 않아도 벌써 움직이기 시작했답니다.”


최 비서는 은미이게 SNS를 보여주었다.


영화배우 오현진

-이근혁 버릇 아직도 못 고쳤냐? 난 라이언 존슨이 왜 화났는지 알 것 같다.


“이게 뭐예요?”

“오현진은 고등학생 때까지 야구했었습니다. 이근혁하고 동기고요. 저희가 모르는 아름다운 추억이 있겠지요?”

“!”

“자세히 말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상상할 겁니다. 꼬리는 꼬리를 무는 법이죠. 그리고 소문은 거듭될수록 부풀어지기 마련이고요.”


오현진은 천만 배우다.

그런 배우가 SNS에 글을 올렸으니, 파급력이 절대 가볍지 않다.


아래로 내리자, 오현진의 친구로 보이는 사람들이 글을 달았다. 물론 고등학교 시절 같은 동기. 이근혁의 폭언에 당하거나 방관했던 사람들이다.


-우리 근혁이 하나도 안 변했구나. 말만 안 하면 참 좋을 텐데.

-라이언 존슨한테 참교육 당했어야 했는데.

-이근혁 선수가 뭐 했어요?

-특기 : 급 나누기. 급이 떨어지는 인간 무시하고 욕하기. 보나 마나 개 처맞을 짓 했을 겁니다.

-같이 야구했었죠? 학생 때는 어땠는데요?

-떠올리고 싶지도 않네요.


댓글이 가관이다. 언론은 드림과 벤치클리어링을 일으킨 라이언 존슨을 욕하고 있지만, 바뀌게 되리라.


“오현진만 글을 올린 게 아닙니다. 지금까지 이근혁에게 당했던 사람들도 자신의 경험담을 올리고 있습니다. 물론 그 중에선 지어낸 이야기도 있습니다.”


상관없다. 드림의 이득이면 이득이지 손해는 아니니까. 원래 인터넷은 구라를 진짜인 것처럼 사연이 올라오는 그런 곳이니까.


아무런 지식이 없는 방구석 백수도 전문가인 척할 수 있는 곳이 인터넷이다.


라이언 존슨이 돈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이근혁이 나쁜 새끼더라.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은 더욱 불타오르게 된다.


“저희 직원들이 티 나지 않게 댓글을 작업하고 있습니다.”

“오호.”

“이근혁이 망했어요.”


한 사람의 힘은 약하다. 대신 사람은 모이면 모일수록 강해진다. 대통령을 탄핵하는 일도 벌어지니 야구 선수 하나 망가트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자랑은 아니나 한국인이 잘하는 것 중 하나가 마녀사냥. 네티즌들은 이근혁의 실체에 대해서 알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현장에 있던 선수와 코치들에게 물어서 이근혁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아냈습니다. 야구위원회에 증거로 제출할 예정입니다.”

“잘했어요.”

“라이언 존슨도 징계를 피할 수 없겠지만,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은 가능해 보입니다. 그리고 원인을 제공한 이근혁 역시 징계 확정입니다.”

“당연히 그래야죠. 정의는 승리하는 법이니까요.”

“···”


야구 규칙 중 하나가 상대 선수에게 폭언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물론 그 대상이 심판이나 지도자도 마찬가지다.


폭언한 정도로는 위원회가 내린 징계는 가볍다. 많아야 벌금과 사회봉사 정도다.


“그런데 폭언으로 야구위원회에서 내린 징계는 약하잖아요.”

“저희가 수집한 자료를 정리해서 슬쩍 인터넷에 흘릴 생각입니다. 구단 차원에서 징계위원회가 따로 열릴 겁니다.”

“음.”


스포츠 선수가 있을 수 있는 이유는 팬이 있기 때문이다. 잘하고 못하고는 상관없다.


물론 잘하면 더 좋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인기다. 발군의 실력을 갖추고 있더라도 인기가 없으면 상대적으로 평가가 박할 수밖에 없다.


팬이 없다는 것은 사람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기업이 후원할 이유가 없다.


구단은 팬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기린 베이스볼에 강력하게 항의하겠습니다. 분명 중징계가 떨어질 겁니다.”


은미는 상상한다. 이근혁의 결말을. 그리고 웃는다. 이제 이근혁은 끝났다.


하루아침에 프로 야구 선수에서 인성 문제 있는 폭언하는 사람이 된다.


“기린 베이스볼에만?”

“다른 구단엔 굳이 연락을 돌리지 않아도 다들 알게 될 겁니다. 소문은 순식간에 돌거든요. 이근혁을 원하는 구단은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좋아요. 이근혁 건은 그렇게 처리하면 되겠어요. 수고했어요.”

“예.”


야구계는 좁다. 이근혁이 계속해서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른다. 계약기간이 남아 있어서다.


물론 이근혁이 기린 베이스볼에서 잘했으면 어찌어찌 선수 생활을 이어나갈 수도 있다.


하지만 못했다면? 후배들은 선배 대접하지 않을 것이고, 선배들이나 동기도 그를 무시한다. 그럴 수밖에 없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은퇴하고 난 뒤에도 야구하긴 힘들 거라는 거다. 그에게 코치를 받고 싶어 하는 선수나 일반인은 아무도 없다. 그렇게 폭언을 일삼는 선수로 기억되다가 잊힐 것이다.



***



영수는 김두진의 강력한 추천으로 구단과 협약이 되어있는 한의원에 방문했다. 그런데 정작 김두진은 훈련해야 한다는 이유로 빠졌다.


대단히 수상쩍다.


한의원에 중독된 마렉 하우스와 끌려온 신동우도 함께 방문했다.


“효과가 있나요?”

“···”


신동우의 물음에 영수는 효과가 없을 거라고 말하지 못했다.


‘얘는 왜 온 거지?’


선발 투수가 최소 5~6이닝은 던져야 하는데 동우는 1회에 강판을 당했다. 그것도 며칠 전 이야기.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되면 다음으로 연기돼서 출전을 건너뛸 때도 많다.


어깨를 써서 이상이 생겨야 효과를 보든지 할 텐데 경기에 나가질 않아서 이상이 없으니, 효과가 있을 수가 없다.


“여기서 치료받고 공을 더 잘 던질 수 있게 되면 좋겠어요!”

“음.”


영수는 잔인한 현실을 이야기하는 대신 침묵했다. 한의원이 아니라 훈련장에서 공 한 번 던지는 게 더 도움이 되리라. 아니면 웨이트 트레이팅을 하던가. 사실 신동우도 오고 싶어서 온 게 아니다.


김두진이 가라고 말해서 끌려오다시피 온 것이다.


권영수도 굳이 한의원에 들를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다. 오늘 하루 스트레칭과 마사지만 받다가 끝나서 몸에 피곤함은 남아있어도 통증이나 불편함을 느끼거나 하진 않다.


“추나요법 받아봐라. 엄청 좋다.”

“···예.”

“받아 본 적 있나?”

“아뇨.”

“잘 됐다. 이번에 받아봐라.”


신동우와 마렉 하우스가 이야기한다.

마렉 하우스의 씰룩이는 입꼬리를 본 권영수는 불안함을 느꼈다. 절대 받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추나요법을 받으면 더 잘 던질 수 있어요?”

“물론이다. 나는 제구도 잘 되고, 구속도 빨라졌다. 침도 맞아라. 그러면 더 좋다.”

“네!”


거짓말. 마렉 하우스는 추나요법을 마사지로 생각하는 것 같다.


“어제도 왔다고 들었는데 왜 또 온 거야?”

“아직 담이 안 풀렸다.”


도대체 담은 언제 풀리는 거지. 이곳 한의원이 그렇게 좋다고 칭찬하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담은 치료하는 데 시간이 걸리다니 역시 신뢰할 수 없다.


어쨌든 마렉 하우스가 경기에 나가지 못하게 된 덕분에 선발 출전이라는 기회를 얻었으니 고마운 마음이 든다.


잠시 치료받기 전에 대기하는 사이 권영수는 핸드폰으로 경기를 확인했다.


[안녕하십니까! 오늘 해설을 맡은 김동수입니다. 오늘 기린 베이스볼팀과 드림팀과의 대결!]


“오늘 선발이 누구였지?”




선작과 추천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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