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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옐로야
작품등록일 :
2023.08.14 05:00
최근연재일 :
2023.10.1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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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1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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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것은 허구입니다.




DUMMY

“권영수.”

“···제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보시죠.”

“권영수.”

“···양키스입니다. 우리 구단에는 더 좋은 선수가 많이 있단 말입니다. FA로 풀린 특급 선수들과도 접촉 중입니다.”

“권영수.”


마크 소우주와 협상을 벌이던 톰 란스는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졌다.


연봉을 높여도, 좋은 선수의 영입을 약속한다는 말에도 무조건 권영수를 꺼낸다. 아는 단어가 권영수밖에 없나?


“그가 제2의 랜디 존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협상 테이블에서 감정을 드러내면 하수다. 무표정한 얼굴로 가만히 있던 그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과거 35살의 랜디 존슨을 영입해서 초대박을 터트린다. 허리 수술을 받은 노장이었지만, 4시즌 연속 사이영상을 수상하며 특급 투수에서 전설이 되었다.


권영수는 서른하나. 랜디 존슨에 비해서 어리지만, 결코 적은 나이는 아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에 올 만한 실력을 아직 증명하지 못했다. 이제 겨우 1년 차. 랜디 존슨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 이적하기 전에도 특급 투수였다.


그의 질문은 핵심이기도 했다. 양키스가 권영수를 영입할 만한 가치가 있냐는 뜻.


“아뇨. 그럴 수는 없죠.”


당연히 안 되지. 랜디 존슨은 야구 역사를 통틀어봐도 레전드다. 그의 손을 떠난 공에 비둘기가 맞아서 폭파되는 장면은 지금도 유명하다.


“제1의 권영수가 될 겁니다.”

“···그가 랜디 존슨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보시는 겁니까?”

“글쎄요.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권영수를 영입하지 않으면, 저를 영입해도 양키스는 목표하는 것을 이룰 수 없다는 겁니다.”


한국에 오기 전 드림을 조사했다. 김두진이면 이해한다. 누구라도 그와 함께 하고 싶은 선수니까.


하지만 권영수에 대해선 물음표다.


“흐음.”

“그러면 제가 가도 의미가 없다는 거죠. 권영수를 영입하지 않겠다면, 저도 양키스에는 안 갑니다.”


마크 소우주는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달콤한 커피 믹스가 입안을 가득 채운다.


3봉지를 때려 넣고, 따듯하게 데운 우유와 섞어서 진하게 마시는 것이 그의 비법. 그는 양키스에서 나온 사람에게도 자신이 만든 커피를 권했다.


“맛 좀 보시죠. 한국 커피인데 맛이 좋습니다.”

“음.”


달다. 몸에 굉장히 안 좋을 것 같은데 거부할 수 없는 맛이다. 뭐 평소에 달콤한 것을 입에 달고 사니 상관없다.


문제는 권영수다.


‘도대체 이 양반은 권영수를 왜 이렇게 고집하는 걸까?’


5년째 꼴찌였던 드림을 마크 소우주는 한국시리즈까지 올려놓았다. 몇몇 특출한 선수를 보유했어도 우승을 넘볼 전력은 절대 아니다.


부상 이후 10년 넘게 야구하지 않았던 권영수. 최고의 수비형 포수라는 차영호를 보유하고 있지만, 그의 타격은 고교 야구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프렌차이즈 스타인 한승진도 홈런을 제법 치는 선수지만,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다. 멘탈이 약해서 중요한 순간 실수하는 경우가 많다.


저번 시즌 결승타는 3번밖에 되지 않는다. 여름엔 체력이 빠져서 힘을 내지 못한다.


올 시즌 영입한 용병도 메이저리그에 뛰지 못해서 한국행을 택한 것이다. 그 정도 수준의 용병은 다른 팀에도 있다. 아무도 드림엔 기대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마크 소우주의 업적이 대단한 것이다. 뉴욕 양키스 구단주는 마크 소우주에게 관심을 보여서 거절하기도 힘들다.


그는 권영수에 대한 데이터를 떠올렸다.


‘권영수가 160을 넘게 던지고 있어. 강속구투수임에도 제구도 준수해. 뉴욕 양키스가 영입해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야. 신입이니 많은 돈을 주지 않아도 돼. 부상으로 오래 쉬었으니 인생 역전 스토리로 포장해서 좋은 인기를 끌 수 있겠어.’


동양에서 온 투수가 활약한다면. 아니 활약을 넘어 우승까지 해낸다면, 엄청난 파란을 일으키게 된다.


한국은 작지만, 미국으로서도 무시할 나라가 아니다. 미국 야구 인기가 조금씩 사그라드는 이때 권영수가 뭔가 해낸다며 좋은 영입이 된다.


실패하더라도 많은 돈을 주지 않아도 되니 큰 손해는 아니다.


지금은 글로벌 시장. 농구와 미식축구의 인기는 여전히 건재하다. 메시의 합류로 축구도 뜨겁다.


하지만 요즘 젊은 세대들은 과거에 비해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다.


‘권영수가 활약을 해준다면 아시아 시장을 노려볼 수도 있지.’


다만 뉴욕 양키스에 오려면 한 가지 입증해야 할 것이 있다.


“어떻습니까?”

“맛있군요. 하지만 이걸로는 권영수까지 영입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면 뭐가 더 필요하죠?”

“우승.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면 권영수까지 영입하겠습니다.”

“좋습니다! 대신 그에게 연봉을 두둑하게 챙겨줘야 할 겁니다. 꼴찌에 있던 팀을 우승시킨 선수니까요.”

“저희 뉴욕 양키스입니다. 아무나 쓰지 않습니다. 그의 실력이 증명됐다면, 그에 걸맞은 연봉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두 사람이 손을 맞잡았다.


“오케이. 땡큐!”



***



양키스와의 협상이 끝나고, 마크 소우주는 권영수를 불렀다.


“어서 오게. 몸은 어떤가?”

“좋습니다.”


드림은 플레이오프가 끝난 뒤 회복훈련 후 선수들에게 하루 휴식을 부여했다. 지난 고난의 행군을 견디느라 지쳤을 선수들을 생각해서다. 그리고 앞으로 있을 한국시리즈를 대비하기 위해서 내린 결정이다.


오늘도 가벼운 훈련 뒤 기린 팀에 대한 전력 분석이 예정되어 있다. 사실 정규 시즌에서 몇 번 붙었기 때문에 선수들도 대부분의 정보는 잘 알고 있다.


그저 쌓인 피로를 최대한 풀어주기 위해 만든 시간이다.


마크 소우주는 권영수의 안색을 살폈다. 살짝 피곤한 눈치나 정말로 괜찮아 보인다.


“음. 자넨 중요한 경기나 만루 같은 부담감이 큰 상황에서도 좋은 공을 던지지.”

“···그저 제 할 일을 한 겁니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말하기엔 그렇지만, 자넨 상관없겠지. 뉴욕 양키스에서 제안이 들어왔네.”

“?”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면 자네를 영입하겠다고.”

“!”


일순 권영수의 눈이 커졌다.


뉴욕 양키스는 월드 시리즈와 아메리칸 리그 최다 우승팀이다. 하지만 과거의 영광에 불과하다. 09년 이후 우승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대단한 팀임을 부정할 수 없다. 전 세계 야구인이 주목하는 팀. 자금력을 가지고 있고, 좋은 선수진과 두꺼운 팬층이 있다.


그런 곳에서 영입 제안이 들어온 것이다. 권영수는 미국을 생각하지도 않고 있었다.


“뉴욕 양키스가 저한테요?”

“그래. 정확히 말하면 나를 원하네.”

“?”

“그런데 내가 자넬 영입하지 않으면 가지 않겠다고 했네.”

“아.”

“대신 거기서 조건을 걸었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것.”


권영수는 활짝 웃었다. 반드시 우승해야 할 이유가 추가됐다. 뉴욕 양키스에서 부른다는데 당연히 가야 한다.


에투···뭐시기 신이 걸렸으나 드림을 우승시키고 가는 거니 상관 없을 것이다.


“우승합시다. 반드시.”



***




마크 소우주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를 가졌다.


“와일드카드전을 통해서 최초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습니다. 상대적으로 많은 경기를 뛰어서 체력적으로 힘드실 것 같은데요. 이에 대비하신 게 있습니까?”


기자의 말대로 드림이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기린 팀이 쉬고 있을 때 드림은 11경기를 더 치러야 했다. 그런데 휴식 기간이 겨우 사흘밖에 주지 않다니 말도 안 된다.


못해도 일주일은 줬어야 했다. 그래서 부여된 사흘 중에서 삼 일을 회복에 집중해야 했다.


하지만 이러한 일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사실대로 말할 수는 없는 노릇. 약점을 상대팀에게 그대로 알려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마크 소우주는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뇨. 우리 선수들은 강합니다. 탄력을 받아서 더 좋은 실력을 보여줄 겁니다. 반면, 기린은 경기를 치르지 않았기 때문에 감각이 떨어져 있을 겁니다. 드림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까? 드림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물론이죠. 전 우승하러 드림에 왔습니다.”


파바바밧.


그 순간 플래시가 터졌다. 마크 소우주가 말하는 순간 얼굴엔 자신이 넘쳐 보였다.


“5년 동안 드림은 꼴찌였습니다. 전 많은 문제점을 보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한국시리즈까지 올 수 있었지요. 두고 보시죠. 드림이 우승을 차지할 테니까요.”


기자들이 웅성웅성했다. 마크 소우주의 말은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와일드카드전을 통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팀은 드림이 최초.


그만큼 힘들고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1위와 5위의 대결. 그런데 한국시리즈 우승? 말도 안 된다.


한 기자가 질문을 던졌다.


“대단한 자신감이군요. 드림이 기린을 이긴다면, 누가 가장 큰 역할을 하시리라 생각하십니까?”

“선발 투수들입니다. 우리 드림은 한국에서 최고의 선발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김두진과 권영수라는 카드는 알고도 막지 못할 겁니다.”


인터뷰는 여기까지.


마크 소우주는 방금 한 말을 기자들에게 꼭 하고 싶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선 첫 번째와 두 번째 경기가 중요하다.


팀의 강력한 원투 펀치가 된 김두진과 권영수가 출전하는 날. 반드시 이겨야 한다.


만약 두 카드가 성공하지 못한다면, 우승은 못 한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그 둘이 못할 리가 없다.


드림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선수. 만약 미국에 간다면 가장 데려가고 싶은 선수 둘이 권영수와 김두진이다.


로커룸으로 향하는 길. 마크 소우주의 얼굴에 웃음이 짙어졌다. 한국시리즈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하고 미국으로 복귀할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다.


그렇게 한국시리즈 첫 번째 경기가 시작되었다. 김두진은 마크 소우주의 말대로 7회까지 잘 던지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드림 8: 기린 2. 소설 속에 나올 것 같았던 승리!]

[김두진 7이닝 100구 10K 무실점 완벽 투구!]

[드림 김두진, ‘우승을 위해 팔이 부러지라 던졌다.’]


┖대박. 드림 진짜 일내는 거 아니야?

┖그냥 압도 그 자체던데.

┖기린이 정규시즌 1등이긴 한데 드림이 베어랑 도그잡고 올라왔으니 모르긴 함.




선작과 추천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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