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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옐로야
작품등록일 :
2023.08.14 05:00
최근연재일 :
2023.10.1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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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1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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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것은 허구입니다.




DUMMY

[로렌 알칸타의 완봉을 깨는 한승진의 투런 홈런.]


[2029시즌 첫 완봉승! 김두진이 지배하는 한국 야구!]

┖봤냐. 이게 바로 드림이다.

┖원래의 드림으로 돌아왔군.

┖우릴 건들지 마라. 완봉패당하고 싶지 않다면.

┖김두진은 미국이나 일본가지 왜 한국에서 야구하는 거야!

┖그건 대한민국 에이스이기 때문이지. 그가 있어야 할 곳은 최강 드림이다.

┖최강은 무슨. 최약이겠지. 그나마 김두진 있어서 굴러가는 팀인데.

┖한번 이겨놓고 좋아하긴. 우린 2승이고 너넨 1승이야.

┖패배자들의 냄새가 나는군. 패자는 말이 없는 법이거늘··· 마지막에 이긴 자가 진짜 승리자란다. 패배자여.


“흐흐흐흐.”


핸드폰을 만지는 안지민의 광대가 끝을 모르고 치솟았다. 패자가 있으면 승자가 있는 법이다. 그리고 승자는 드림.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온다.


“과장님. 또 업무 중에 야구 보세요?”

“음? 아니야.”

“아니긴요. 그짓말쟁이. 누가 그렇게 변태처럼 웃으면서 일을 해요.”

“변태라니!!


막내 여직원에게 변태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안지민은 기분이 좋았다. 야구는 패자와 승자로 나뉜다.


그리고 승자는 모든 것을 가져간다. 경기에 승리한 드림 팀 팬이 이길 수밖에 없는 싸움이다.


전에는 야구 사이트를 볼 때마다 숨이 턱턱 막히고, 배가 아팠다. 글을 쓸 때마다 따라붙는 조소와 비아냥거리는 답글이 달렸었다.


시간이 흐르고, 계속된 부진에 결국 드림은 마음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자신이 다른 팀 팬들을 조롱한다.


“담배?”

“좋아요.”


옥외로 나온 두 사람은 담배를 꺼냈다. 옛날에는 사무실에서도 담배를 태웠는데, 지금은 정해진 구역에서 태워야 한다.


심지어 길거리에서도 태우기 힘들다. 언제 나타났는지 경비아저씨가 나와서 다른 곳을 가던가 꺼달라고 말한다.


담배를 살 때마다 나라에 세금을 내는데 점점 흡연자들의 권리가 줄어드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다.


몸에는 안 좋다는 것 정도는 안다. 담뱃갑에 흉측한 사진도 붙어있어서 피울 마음이 사라진다. 나라 차원에서 장려는 아니더라도 방해는 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술값도 많이 올라서 음식점에서 마시기 부담스럽다. 이제 인생의 낙은 야구밖에 없는 것 같다.


담배 한 모금을 들이마셨다가 뱉은 안지민은 막내 여직원한테 말했다.


“외근 있는데 같이 갈래?”

“과장님하고요?”


여직원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한다. 싫어하는 눈치. 하지만 거절할 수 없으리라. 그녀도 드림의 팬이기 때문이다.


“어. 끝나고 야구장 가려고. 생각 있으면 같이 갈래?”

“네!”

“치킨에 맥주?”

“사주시는 거죠?”

“당연하지.”

“좋아요!”


딱히 여직원에게 마음이 있는 건 아니다. 회사에서 담배 친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나이 차이가 몇인데.


그래도 데려가려는 이유는 혼자 야구장 가기 적적하고, 치킨 한 마리를 다 못 먹어서다.


기린 베이스볼과의 경기 1차전. 드림은 시즌이 진행될수록 관중 수가 늘어난다. 떠났던 팬들이 돌아오고 있었다.


야구는 경기장에서 봐야 제맛. 거기에 치킨과 생맥주는 최고의 조합이다.


꿀꺽.


안지민의 이야기를 들은 여직원은 자기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다.


“그런데요. 과장님.”

“음?”

“카메라에 우리 잡히면 어떻게 해요? 회사 사람들이 오해할 텐데.”

“에이 설마. 야구장에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우리가 잡히겠어?”


안지민 과장은 자신이 뱉은 말을 후회하게 된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던데.”



**



김두진은 불안했다. 표정이 어둡다. 당장 이곳을 나와 도망치고 싶다.


저벅저벅.


들려오는 발소리. 심장이 더욱 빠르게 뛴다.

차라리 만루 상황에서 공을 던지는 게 백 배는 더 나을 것 같다.


“움직이지 마십시오. 다칩니다.”


그때 들리는 싸늘한 목소리. 김두진은 절박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본다. 하지만 그는 표정 없는 차가운 얼굴로 침을 잡았다.


“아아아아악!”


김두진은 두려움에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을 쳤다.


“침 아직 들어가지도 않았어요. 국대가 엄살은. 그리고 움직이면 위험하다니까요.”

“···안 아픈 거 맞죠?”

“예. 긴장 푸시고, 눈감고 가만히 있어요. 금방 끝납니다.”


김두진. 그는 침을 맞으러 한의원에 왔다. 물리치료를 받기 위해서다.


“으흠.”

“의외네요.”

“뭐가 말입니까?”

“난 김두진 씨가 치료받을 때 관우처럼 아무렇지도 않아 할 줄 알았는데. 알죠? 마취 없이 살을 갈라 뼈에서 독을 긁어낸 일화.”


‘그건 독 때문에 통증을 못 느껴서고!’라고 소리를 치고 싶었지만, 설 중 하나라서 확실하지 않다. 대신 간절함을 담아 말했다.


“···다른 사람한테는 비밀입니다.”

“알겠어요. 그러게 왜 9회까지 공을 던져서는. 나이가 있잖아요. 20대 때처럼 움직이면 안 돼요.”

“그래야만 하는 사정이 있었습니다.”

“음. 그래도 어제 멋있었습니다.”


김두진은 침을 맞기 싫었다. 한의원도 정말 오기 싫었다. 그래도 온 이유는 담에 걸린 마렉 하우스 때문이었다. 그가 한국 침을 체험해 보고 싶어 했다.


마침 구단하고 협약을 맺은 병원이 있어서 마렉 하우스와 함께 방문했다.


“침술은 끝났어요. 잠시 쉬고 계시면 물리치료 도와드릴게요.”

“감사합니다.”

“대추차 드릴까요?

“예. 부탁드립니다.”


대추차를 마시고 있는데 마렉 하우스가 나왔다. 그의 뒤에는 통역사가 붙어있다. 표정이 밝은 것을 보니 치료가 마음에 든 것처럼 보였다.


“어땠어?”

“최고다. 미국에서도 침을 맞아봤는데 한국이 더 좋다.”


마렉 하우스가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러고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뒤에 있던 통역사가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 설명을 해주었다.


“추나요법, 약침, 뜸 치료를 받았습니다. 금방 회복될 겁니다.”

“추나 받을 때 죽는 줄 알았다. 영화에 나오는 암살자처럼 내 얼굴을 돌리는데 우두 득소리 났다.”


마렉 하우스는 붉게 상기되어 있다. 추나요법에 처음 느껴보는 시원함에 흥분했다. 그러나 이야기를 들은 김두진은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마렉 하우스가 아예 자리에서 일어나 어떻게 했는지 어설프게 시범을 보여주었다. 자기 얼굴을 잡고 돌린다.


진짜 영화에 암살하는 것 같다. 목을 저렇게 돌리다니. 자칫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는 일 아닌가. 아무리 전문가라도 불안했다.


추나요법을 받느니 차라리 설악산을 한번 오르거나 하체를 한 번 더 조지게 낫다고 생각했다.


“김두진. 너도 받아라.”

“난 받지 않아도 괜찮다. 추나요법을 받지 않아도 건강하다.”


마렉 하우스가 무슨 소리를 하냐는 얼굴로 반문했다.


“어깨 아프다고 했다. 가서 받아라. 시원하다.”

“싫다고 했다. 나는 추나요법을 받을 필요가 없다. 침 맞았으니 괜찮다.”

“혹시 무서운 거 아닌가?”

“하나도 안 무섭다. 나는 태어나서 무서워 본 역사가 없다.”


마렉 하우스가 의심스럽다는 눈으로 김두진을 바라본다. 김두진은 차분히 차를 음미하며 최대한 시선을 못 본 척했다.


마렉 하우스도 간호사가 준 차를 마셨다.


“영수는 잘하고 있을까?”

“당연하지. 잘하고 있을 거다.”



**



같은 시각. 영수는 포수, 투수코치, 배터리코치와 전력 분석 미팅을 끝내고 뜨거운 물에 몸을 데우고 있었다.


그의 눈빛은 마치 전쟁을 앞둔 군인의 그것과 닮아있다.


전신욕을 끝내고 나온 뒤 트레이너에게 1시간 동안 마사지를 받는다. 최고의 컨디션으로 투구할 수 있게 만든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모든 준비를 마쳤다.


‘최고다. 상대가 누구라도 이길 수 있을 것만 같아!’


영수는 온몸에 힘이 넘쳤다. 유니폼을 갈아입던 그는 고개를 갸웃했다. 오늘따라 몸에 근육이 더 커진 것처럼 보여서였다.


‘이상하게 몸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는 것 같아.’


기분 탓이라 여기며 볼펜에 가서 연습 투구를 하며 마지막 점검을 한다.


“최! 강! 드! 림!”

“워워워워워! 워워워워워! 워워워워어!”

“최강 드림! 영원히 승리한다!”


드림의 응원가를 던지며 공을 던졌다. 그의 옆에 제이디 코치가 붙었다.


“나이스 공. 컨디션 좋은데?”

“코치님 덕분입니다.”

“긴장하지 말고 5이닝까지니까 완급조절도 많이 할 필요 없어.”

“예.”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은 말. 잊어먹을까 여러 번 이야기해 준다. 권영수는 걱정해 주는 제이디의 마음이 고마웠다.


그리고 볼펜 연습장에서 들릴 정도로 응원하는 팬들에게 감사함을 느꼈다. 그들에게 보답하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반드시 이긴다.’


시간이 됐다. 선수들이 한 사람씩 그라운드로 나온다. 드림과 기린 팬들은 전력을 다해 응원했다.


그런데 한 명이 부족하다. 드림팀 선발 투수. 관중들이 궁금해한다.


왜 안 나오지?

긴장했나?

사고?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닌가?


그때 더그아웃 입구에 권영수가 나왔다. 그 뒤엔 카메라가 따라다니며 찍는데 등이 거대해 보였다. 그리고 응원석에선 트럼펫을 든 사내가 나타나더니 웅장한 연주를 하기 시작한다.


빠라바라밤밤밤!


대형 스크린을 통해 그 모습을 보던 안지민이 중얼거렸다.


“존나 멋있어.”


거대한 등은 남자가 봐도 반할 것 같았다. 트럼펫을 부는 남자가 대형 스크린에 잡히더니 잠시 후 넋을 잃고 바라보는 안지민과 그의 옆에서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여직원이 나왔다.



**



“플레이볼!”



주심의 선언과 함께 경기가 시작됐다. 좌타석에 선 기린 베이스볼 이근혁. 그는 권영수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지가 뭔데 이런 대우야? 누가 보면 프렌차이즈 스타인 줄.’


프렌차이즈 스타는 한 구단에 소속되어 뛰어난 활약을 오랫동안 선보인 선수를 지칭하는 말이다.


한번도 저런 대우를 받지 못해본 이근혁은 심사가 뒤틀렸다.


‘재수 없는 새끼. 족보에도 없는 새끼가 갑자기 나타나선 물을 흐리고 XX이야. 이제 겨우 데뷔 시즌인 주제에.’


엄밀히 따지면 권영수는 족보에 없는 선수란 이야기를 들을 선수는 아니다. 명문 고등학교는 아니었지만, 청소년 국가대표에서 단계별로 성장한 유망주였다.


게다가 야구 경력으로 따지면, 이근혁보다 선배. 하지만 흥분한 이근혁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재수 없는 자식. 박살 내주마!’




선작과 추천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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