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니 파이어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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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옐로야
작품등록일 :
2023.08.14 05:00
최근연재일 :
2023.10.19 21:20
연재수 :
59 회
조회수 :
148,185
추천수 :
2,249
글자수 :
284,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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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1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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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50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것은 허구입니다.




DUMMY

빠각!


“젠장!”


또다시 배트가 박살이 났고, 베어 팀 타자는 욕지거리를 뱉으며 뾰족하게 손잡이만 남은 배트를 집어 던지며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마크 소우주가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껄껄껄.”


벌써 몇 번째인가. 타자는 원망스러운 눈빛을 보낸다.


쇄애애액,

빡각!


다음 타자도 우타석에 섰다가 배트가 부러졌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그는 평생을 야구와 함께했다. 선수로도 활동했고, 은퇴 후 코치를 하다가 지금은 감독하고 있다.


지금까지 직접 봐온 선수만 수만 명이 넘는다. 기억에 남는 선수도 있고, 기억이 나지 않는 선수도 있다.


그중에서 단연코 권영수 같은 선수는 없다.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르다. 심지어 어린 유망주도 아니고, 30대 초반.


제구, 구속, 구종 추가, 멘탈 모든 것이 훌륭하다. 만약 이곳이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었다면, 권영수가 동양인이 아니라 미국인이면 난리가 났을 것이다.


데뷔 시즌임에도 드림 팬들은 레전드로 대우해야 한다고 말한다. 꼴찌였던 팀을 여기까지 올려놓았으니, 이해는 한다.


그와 관련된 상품은 불티나게 팔린다.


‘내가 미국에 가게 된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권영수는 데리고 가야겠어.’


마크 소우주는 옆에 있는 수석 코치한테 물었다.


“권영수가 컷 패스트볼을 원래 던질 줄 알았나?”

“아뇨. 아, 던질 수야 있었겠죠. 그런데 프로에 던질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하루, 이틀 만에 던지게 된 거야?”

“그냥 됐대요.”

“?”

“못 던졌는데 던진답니다.”

“···뭔 개소리야.”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마크 소우주는 납득했다. 천재는 원래 그런 존재다. 평범한 범인은 이해할 수 없다.


“그냥 몸 풀 겸 가볍게 던졌는데 던지게 되었다는군요.”

“으흠.”

“저희 코칭을 받고, 투구 벨런스와 피지컬이 성장하면서 던질 수 있게 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빠른 구속에 변화까지 있다? 100점짜리 구종이라 할 수 있다.


“오늘 경기 쉽게 끝날 것 같군.”



***




[준플레이오프 4차전 드림 10 : 베어 2]

선발 투수 권영수는 베어 타자의 배트를 12개나 부러뜨렸다. 이에 힘입은 타선은 폭발하며 경기는 5차전까지 연장됐다.

다음에 권영수를 상대하는 팀은 커터를 대비해야 할 것.


기사를 본 권영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상대 팀 배트를 모두 박살 내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했다.


몇 개나 가져왔는지는 몰라도 9회까지 던졌으면 가능했을 것 같은데 일찍 점수가 벌어져서 5회가 끝나자마자 내려와야 했다.


체력 안배를 위해 쉬게 해준 것 같은데 아쉽다. 어쨌든 경기는 승리로 끝이 났고, 오늘 경기를 응원해야 한다.


치맥 회식 후 나란히 2연패를 한 두 팀. 이제 남은 경기는 하나다.


오늘 플레이오프로 진출하는 팀이 결정된다.


영수는 쉬기 보다는 더그아웃에 나와 응원하는 것을 선택했다.


마음 같아선 연속 등판해서 공을 던지고 싶다. 마렉 하우스가 대신 선발 투수로 올라갔고, 2회까지는 드림 팬들과 선수들의 기대에 부응하기라도 하는 듯했다.


그러나.


따악!


[홈런입니다! 홈런! 어제 당했던 패배의 울분을 토해내고 있어요!]


딱!


계속해서 출루를 허용하더니 순식간에 5점을 내줬다. 수비 실책도 있었지만, 그냥 마렉 하우스가 못 던졌다.


몸이 무겁고 오늘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인다. 볼팬에선 괜찮아 보였는데 마운드에 올라가니 죽 쓴다.


2아웃 1, 2루를 허용하자 결국 감독은 마렉 하우스를 불러들였다. 누구도 마렉 하우스에게 비난하지 않았다.


가끔 이렇게 경기를 못하기는 해도 가을 야구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규 시즌에서 마렉 하우스의 힘이 컸다.


짝짝짝짝짝!


심지어 관중석에서도 고개를 푹 숙이고 쓸쓸히 퇴장하는 마렉 하우스에게 박수를 쳐준다.


그의 노력과 성적을 알기에 보내는 것이다. 답이 없는 수비수들을 데리고 가을야구에 온 것 자체가 기적. 그 과정에서 한계를 몇 번이고 뛰어넘는 무리를 했을 것이다.


관중들의 위로에 마렉 하우스의 눈시울이 붉어졌으나 선수들은 못 본척했다.


덩치 큰 흑인이 눈물을 글썽거리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다. 심지어 차영호와 한승진도 놀리기는커녕 간식을 주면서 위로해 주기까지 했다.


마렉 하우스의 얼굴을 보면, 농담으로라도 장난을 치기 힘들긴 하다. 더욱이 기분이 안 좋은데 장난?


마렉 하우스의 육중한 근육질 몸을 보면 목숨을 걸어야 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분위기는 훈훈했으나 경기는 안 좋게 흘러갔다.


따악!


[높아요, 높아! 넘어가나요?]

[넘어··· 갑니다!]


홈런과 2루타가 터진다. 점수는 계속해서 벌어지더니 8점을 내줬다. 드림이 1점 만회하긴 했지만, 힘없이 무너지는 듯했다.


그 누구도 입 하나 뻥긋하지 않는다. 마렉 하우스는 자리를 지킬 수가 없는지 숙소에 들어갔다.


그렇게 8회 까지 흘러간다. 점수는 여전히 8:1. 모두가 경기를 포기하는 듯싶었다.


“라이언.”


마크 소우주가 라이언을 불렀다. 그의 목소리엔 힘이 담겨 있다. 아직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반짝거리는 눈빛으로 라이언을 보며 입을 연다.


“예. 감독님.”

“오늘 성적이 저조하군.”

“···죄송합니다.”


4타수 1안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투수들의 부진도 있지만, 타자들도 점수를 내지 못하고 있다.


“타격 폼하고 스윙은 훌륭해. 자네의 실력엔 문제가 없다는 소리일세.”

“그러면 뭐가 문제일까요?”

“여기서 기합 한번 지르고 나가.”

“예?”

“지르라고.”

“···으아아아악!”

“정신집중하고 홈런 치고 들어올 생각만 해. 알겠어?”

“예.”

“무조건 홈런이다. 죽어도 홈런. 포볼이나 안타는 생각하지도 마.”

“···”


감독이 생각할 때 지금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것은 홈런이 유일하다. 그 짜릿함이야말로 추격해 볼 마음이 생기게 한다.



짝!


라이언 존슨은 자신의 뺨을 소리가 나게 때렸다.


따악!


그때 최진영의 적시타가 터졌고, 1루까지 살아가는 데 성공한다. 라이언 존슨은 전쟁터로 향하는 군인처럼 진지한 얼굴로 대기 타석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타석에 올라간 차영호는.


“형님. 그냥 배트 내지 마십쇼!”

“투구 수라도 빼요! 잘못하면 최진영까지 죽어요!”

“이 새끼들이!”


더그아웃에서 전해지는 훈훈한 응원에 힘입어 번트를 어설프게 시도하다가 아웃을 당했다.


“아, 투구 수라도 빼라니까.”

“예상했던 결과니까.”

“번트 연습 좀 해요.”

“해도 저러잖아.”

“아.”

“그냥··· 말 안 해도 알지?”

“이것들이!”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차영호는 화를 냈지만, 마크 소우주는 슬쩍 시선을 돌렸다. 번트 지시를 내린 사람이 그였기 때문이다.


‘아주 못하네.’


어차피 차영호에게 타격은 기대하지 않았다. 가끔 한방씩 터트려 주긴 해도 그 수가 너무 적다.


그냥 실력이 없는 거다. 최진영하고 같이 안 죽어서 다행이다.


한편, 타석에 선 라이언 존슨은 상태 투수의 분석보고서를 떠올렸다.


최고 구속은 150이 안 된다. 우완 스리쿼터인데 제구도 좋지 못하다. 대신 공 끝이 지저분한 특징이 있다. 경기가 압도적으로 유리하고, 실력 좋은 투수들의 체력을 아끼기 위해 내보낸 투수다.


구종은 포심, 체인지업, 커브.


라이언 존슨은 타격 자체를 취하며 타이밍을 쟀다.


상대 투수의 초구는 바깥쪽 포심 패스트볼.


퍼엉!

“볼!”


스트라이크 존에 걸치듯 들어왔는데 볼이 선언됐다. 투수가 잠시 주심을 노려보며 판정에 불만을 표한다.


라이언 존슨은 내색하지 않았다. 대신 홈플레이트에 한 발짝 가까이 붙었다.


퍼엉!

“스트라이크!”


이번에도 바깥쪽 높은 공. 아까보다 공 반 개 정도 안쪽으로 들어왔다.


1볼 1스트라이크.


‘침착하자. 아직 기회는 많이 남아있다.’


퍼엉.


이번엔 120킬로미터짜리 커브가 들어왔다. 홈 플레이트 근처에서 급격하게 떨어진다. 처음부터 배트를 낼 생각이 없었기에 볼이 선언됐다.


2볼 1스트라이크.


그리고 다음 공은 바깥쪽 포심 패스트볼. 제구가 흔들렸는지 딱 봐도 볼이어서 배트를 내지 않았다.


3볼 1스트라이크.


상황이 이렇게 되자 라이언 존슨은 고민이 됐다.


‘4볼을 노려? 아니면 홈런?’


그때 감독의 말이 떠올랐다. 무조건 홈런이라는 말.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4볼로 출루할 가능성이 있기에 지켜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번엔 친다.’


쇄애액.

딱!


마침 공이 한가운데로 몰렸고, 라이언 존슨은 그대로 담장을 넘겨버렸다.


“우와아아아아아!”

“홈런이다!”


[드림이 2점차 따라갑니다!]

[이대로 경기가 끝날 수 없다는 거죠!]

[희망의 불씨를 태우는 라이언 존슨!]


점수는 8:3. 여전히 드림이 불리하다. 하지만 역전을 노려볼 만한 점수 차다. 포기하기엔 이르다.


마무리 투수로 올라간 선수는 신동우. 마렉 하우스가 3회부터 내려가느라 볼팬 소모가 컸다.


타자 두 명을 몸에 맞추긴 했어도 병살로 잘 넘겼다. 타자가 동우에게 달려드려야 했지만.


“참아. 쟤 제구 X신인거 알잖아. 5선발인데 실력이 없어서 경기에도 많이 못 나가.”

“···”


차영호가 적극적으로 만류해서 벤치클리어링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그 말을 들은 신동우는 입이 댓 발 튀어나왔다. 불안한 점이 있긴 했어도 신인 치고는 잘했다.


그리고 시작된 9회 말 공격.


따악!


[밀어 칩니다! 아이고! 2루수가 공을 떨어트립니다!]

[여기서 출루를 이뤄냅니다!]

[드림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합니다.

[드림 대주자 교체가 되었습니다.]

[발이 빠른 선수죠?]


느린 화면으로 다시 나왔는데 공이 글러브로 들어가지 않았다. 그리고 일어서다가 흘린 것이다.


다음 타자.

초구 바깥쪽 스트라이크.

이 구 몸쪽 볼이 선언됐다.


그때였다.


타다닥!


대주자로 나간 김현성이 2루로 도루를 시도. 포수가 바로 공을 던졌지만.


“세이프!”


송구가 살짝 부정확했고 공이 뒤로 빠지며 도루에 성공한다.


설마?

혹시?

하는 기대감이 생기기 시작한다. 투수가 정신적으로 흔들릴 게 분명하다.


[지금 5점 차 거든요? 포기할 점수 차이는 아닙니다. 충분히 따라갈 수 있어요.]



딱!

파울. 볼.


따악!


정타다.

라인드라이브성으로 쭉 뻗어나간다.




선작과 추천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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