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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옐로야
작품등록일 :
2023.08.14 05:00
최근연재일 :
2023.10.19 21:20
연재수 :
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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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4,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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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16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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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55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것은 허구입니다.




DUMMY

8회에도 권영수는 마운드에 올라갔다. 경기장엔 응원소리나 탄식 같은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대신 기린을 응원하는 사람들은 질린 눈으로 권영수를 바라봤다.


‘8회에도 올라오다니.’

‘독종이 따로 없어.’

‘괴물인가.’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았지만, 불만스러운 얼굴로 구장을 빠져나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경기는 집어치우고 술이나 빨러 가자.”

“어젠 김두진. 오늘 권영수. 어쩔 수 없어. 내일은 이기겠지.”

“에혀. 드림한테 2연패라니.”


빼곡히 차 있던 관중석은 조금씩 빈 곳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반면, 드림을 응원하는 사람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킨다.


“스트라이크!”

“스트라이크!”

“스트라이크, 아웃!”


[8회까지 퍼펙트게임을 이어 나가는 권영수! 정말 대단해요! 지금 엄청난 일이 벌어지려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단 한 명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고 있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한국 야구가 출범한 지 40년이 지났거든요? 그런데 아직 1군 경기에서 한 번도 퍼펙트게임이 나온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권영수가 해내려 하고 있습니다!]


퍼펙트게임 달성이 다가오자, 해설과 캐스터의 목소리가 커졌다. 권영수의 압도적인 피칭을 보면 정말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드림 팬 분들 응원할 맛이 나겠는데요?]

[아우. 응원할 정도가 아니죠. 퍼펙트게임을 달성한다면 앞으로 몇십 년간 회자할 경기입니다! 과거에도 앞으로도 없을 선수에요!]


흥분한 해설위원은 침을 튀겨가며 목소리를 높인다. 그만큼 퍼펙트게임이라는 대기록의 달성이 다가오고 있다.


그렇게 9회가 됐다. 마운드에는 여전히 권영수가 서 있다.


“텄다. 텄어.”

“이런 염병할.”


관중석의 빈자리는 더욱 늘어난다. 하지만 드림 팬들은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권영수를 응원하고 있다.


[이번 9회에도 권영수가 퍼펙트를 달성할 수 있을지!]

[지금 같은 피칭을 계속해서 보여준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습니다! 퍼펙트게임까지 아웃카운트 3개만 남았거든요? 권영수라면 해내고도 남죠!]

[허허허. 권영수한테 완전히 빠지신 것 같습니다.]

[제가 조금 도를 넘었나요?? 하하. 권영수를 상대하는 팀의 팬분들은 기분이 조금 나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야구팬이라면 저를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기린 팬을 제외한 야구팬들은 조마조마하는 심정으로 권영수를 바라본다. 한국 프로야구 최초 퍼펙트게임.


대단한 기록이다. 지금껏 퍼펙트게임에 근접했던 선수는 몇 있었다. 하지만 모두가 실패를 겪어야 했다.


하지만 오늘 경기를 보면 권영수는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구속이 조금 떨어지긴 했어도 여전히 150 후에서 160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소리다.


야구팬들은 모두가 경기에 집중한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권영수는 무심한 얼굴로 위력적인 공을 던진다.


쇄애애액.

퍼어억!


물론 기린 타자들도 필사적이다. 앞으로 퍼펙트게임이 또 나올지 안 나올지는 모른다.


하지만 최초 퍼펙트게임 달성한 투수는 오랫동안 사람들 머릿속에 남을 것이다.


기린 타자들은 불명예스러운 일로 기억에 남고 싶지 않았다.


‘무조건 친다!’

‘경기에 져도 퍼펙트게임은 안 돼!’


타자들은 모든 신경을 곤두세우며 권영수에게 집중했다.


“아웃!”


[스윙! 삼진! 권영수가 두 타자 연속 삼진으로 제압합니다!]

[대단해요. 정말 대단해요! 이제 하나의 아웃만 잡으면 대기록 달성입니다! 권영수! 이제 거의 다 왔어요! 과거 유명했던 투수 그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기록을 한국시리즈에서 권영수가 해내려 하고 있습니다!]


구속은 조금 줄어들어서 158킬로미터. 권영수도 지치는지 얼굴이 땀 범벅이다. 제법 쌀쌀한 날씨인데도 그의 몸에선 연기가 난다. 그러나 포기할 수 없다. 이제 단 하나의 아웃만이 남겨둔 상황.


권영수는 차영호와 신중하게 사인을 교환했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 권영수.


크게 심호흡을 한 뒤 투구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온 힘을 다해 공을 던진다.


쇄애애액.

퍼억!


“스트라이크!”


이제 스트라이크가 두 개 남은 상황. 마크 소우주도 손에 땀이 흥건한 것을 느꼈다.


‘허허허. 퍼펙트게임이라니.’


미국에서도 흔한 기록은 아니다. MLB에서 퍼펙트게임이 나오면 스포츠 뉴스에 나올 정도다. 그런데 한국 시리즈에서 나오려 하고 있다.


마크 소유주는 심장이 세차게 두근거리는 것을 느낀다. 오래 야구를 해온 그도 지금, 이 순간은 긴장이 되고 떨린다.


쇄애애액.

퍼억!


“스트라이크!”


주심의 콜에 마크 소우주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렇지!”


이제 하나 남았다. 권영수로 시작해서 권영수로 경기를 끝낼 수 있다.


다음 3 구.

쇄애액.

따악!


“아아아아악!”

“안 돼!”


공이 배트에 맞았고, 일순 경기장은 함성으로 뒤덮인다.


[밀어냈어요! 우중간으로 뻗어가는 타구! 우익수와 중견수! 우익수와 중견수가!]


“어어어어어!”

“잠깐! 잠깐!”

“우익수가 잡아!”

“멈춰!”


퍼억!

공을 보고 달리던 우익수와 중견수가 부딪히고 만다. 콜 플레이 미스. 관중이 내는 함성에 묻힌 것이다.


그사이 타자는 2루까지 생존하는데 성공. 수비의 실책으로 어이없이 퍼펙트게임이 무산되고 만다.


하지만 누구도 수비수에게 비난하지 않았다. 만약 방금 공을 잡아서 아웃으로 기록이 됐으면 퍼펙트게임 달성이었다.


권영수를 위해 열심히 뛰다가 서로 콜 미스가 나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부딪힐 때 난 소리가 제법 컸다. 권영수는 재빨리 달려가 물었다.


“괜찮으세요?”

“어? 어.”

“난 괜찮아. 너는?”

“나도. 그런데 우리보다 영수 네가 더 걱정인데.”


권영수는 두 사람은 미안한 얼굴로 권영수를 바라봤다.


“제가 왜요?”

“···미안.”

“우리 때문에 퍼펙트가 깨졌잖아.”

“다음 경기에 하면 되죠.”

“?”

“!”


다행히 다치지는 않은 모양.

마크 소우주는 심판에게 타임 요청을 하고선 투수 코치를 대동하고선 권영수에게 걸어간다.


“케쳐! 일로 오게!”

“예!”


차영호까지 부른다. 네 남자가 마운드에 모여서 이야기를 나눴다.


“권영수. 퍼펙트가 깨졌다. 괜찮으냐?”

“예. 조금 아쉽긴 한데 상관없습니다.”


한국 야구 최초 퍼펙트게임 투수가 될 수 있었다. 바로 코 앞까지 왔었다. 영향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겉으로 봤을 때는 덤덤해 보였다.


“팔은 좀 어때?”

“끝까지 던지겠습니다. 던지게 해주십시오.”

“으흠. 제이디. 자네가 볼 때는 어떤가?”

“구속이 조금 줄긴 했는데 아웃카운트 하나 남지 않았습니까? 던지게 해주시죠.”

“케쳐는?”

“영수가 던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으흠. 알겠네.”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감독님 안 가십니까?”

“이따가 가지.”

“예?”

“아, 영수 조금이라도 회복하게 해주려고. 그래야 안 얻어맞고 잘 던질 거 아니야.”

“하하하하.”

“투수 코치라는 사람이 투수를 생각하는 마음이 없어.”

“이렇게 하나 배우는군요.”

“내가 영수를 얼마나 아끼는지 알지? 내 자식 삼고 싶다니까?”


쓸데없는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끌던 마크 소우주와 제이디는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다시 시작된 경기. 권영수는 있는 힘껏 공을 던졌다. 커터였다. 의도했던 대로 내야 땅볼. 배트까지 부러졌다.


권영수는 뛰어오르며 손을 뻗었지만, 아깝게 닿지 않는다.


이어서 유격수가 재빨리 글러브로 공을 잡고선 바로 1루로 송구하려 했지만, 타자가 1루에 도착한 뒤였다.


“하아.”


마크 소우주는 욕지거리를 뱉을 뻔했다. 이제 거의 다 왔는데 마지막 9회에 기린이 발목을 잡는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현재 상황을 생각해서 참는다. 지금 화를 내면 선수들 사기만 떨어진다.


남은 아웃카운트 하나.

2아웃 1, 3루. 위기 상황이지만, 마크 소우주는 마지막까지 믿기로 한다.


‘지금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메이저에 갈 자격이 없는 거겠지.’


이어서 권영수는 온 힘을 다해 공을 던졌다.


따악!


낮고 빠른 타구. 1루수가 정면으로 오는 공을 기다렸다는 듯이 잡아냈다. 그대로 경기 종료. 끝이다.



**



한국시리즈 2차전이 끝나고 사람들은 권영수의 피칭에 혀를 내둘렀다.


“무슨 9회에도 159가 찍히냐? 사람 맞아?”

“최소 로봇인 듯.”


9회 2아웃에서 출루를 허용하는 바람에 아깝게 퍼펙트는 깨졌지만, 그전까지 기린 타자들은 1루를 밟지 못했으니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9이닝 피안타 2탈삼진 17개. 어쨌든 기념비적인 기록이었다.


“퍼펙트가 코앞이었는데 아깝네.”

“한국에도 나오나 했는데.”

“그래도 완봉승이 어디야.”


한국 최초 퍼펙트게임이라는 역사적인 순간이 아깝게 날아간 것이다.


오늘의 MVP는 당연히 권영수였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퍼펙트가 마지막에 깨져서 속상하지 않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전혀 신경 쓰이지 않습니다. 상대가 기린이면 언제든지 퍼펙트게임을 할 수 있거든요. 다음 선발 경기에서 노려보도록 하겠습니다. 팬 분들께서 응원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그 발언에 기자들은 신이 나서 뉴스로 옮겼다. 그리고 온라인은 난리가 났다.


┖뭐? 언제든지 퍼펙트게임을 할 수 있어?

┖돌았네.

┖그런데 오늘 경기한 거 보니까 가능하긴 할 듯? 오늘도 아깝게 못 했잖아.

┖ㅋㅋㅋㅋㅋㅋㅋ. 마! 이게 바로 우리 드림이다!

┖솔직히 기린은 베어랑 도그가 약물로 전력이 이탈해서 어부지리로 올라간 거.


기린 팬들을 뚜껑 열리게 할만한 발언이었지만, 드림 팬들은 누구보다 기뻐했다.


지금껏 권영수를 제외하곤 저런 도발적인 발언을 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모두가 겸손하고 팬들에게 미안해했다.


절정은 저번 시즌 개막 후 16연패를 했을 때였다.


오죽하면 다른 팀에서 현수막에 ‘드림 팬 분들 힘내세요.’라는 문구를 써서 걸어 놓은 적도 있었다.


실수하면 괜찮다고 위로를 해주고, 어쩌나 홈런이나 안타가 나오면 같이 축하를 받은 적도 있다.



선수들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랬던 드림이 달라졌다.


드림은 이어진 3차전에서도 승리하며 분위기를 이어 나갔다.


[드림 한국시리즈 3연속 승리!]

[드림 감독 마크 소우주, ‘우린 최강의 선발 투수진을 보유하고 있다.’]

[루카스 안드레스 7이닝 8탈 삼진. 10피 안타.]


***


“이 자식이!”


한국 시리즈와 관련된 기사와 인터뷰를 보던 기린 감독은 소리가 나도록 이를 강하게 깨물었다.


권영수의 인터뷰는 도발하려는 의도가 명백했다.


“언제든지? 허 참!”


분노한 기린 감독은 선수들에게 인터뷰 내용을 전달했다. 그리고 권영수에 대한 특별 대비를 새로 짜기 시작한다.


“1부터 100까지 모두 분석해 주마!”




선작과 추천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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