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01. 05 토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여든 네 번째날
2013. 01. 05 토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여든 네 번째날
잠을 자는데 전화벨이 요란스럽게 울렸다. 아마도 주현이겠지.
“점심 먹기로 했잖아”
“응, 그랬지”
“응, 그랬지가 아니고, 자고있었어?”
“그래, 목소리 들으면 알잖아, 나는 자고있었어, 그리고 더 자고 싶어”
“1시에 갈거야”
“1시?? 뭐야, 아직 더 잘 수 있잖아. 알았다. 난 더 자겠어”
1시인데 왜 이리 일찍 전화를 한거야. 꿀잠을 방해하다니, 좀 더 자다가 메시지가 오는 소리에 깼다. 역시 주현이었다. 내가 준비가 다 되면 말해달라고 하였다.
“어? 다 나를 기다리고 있는건가?”
민폐는 끼치기 싫어서 부랴부랴 씻고 옷을 입고 나갈 준비를 했다. 이 때 시간은 12시 30분이었다.
‘나 다 준비됐어. 나간다’
‘어? 1시까지인데?’
‘엥??’
‘뭐야ㅋㅋㅋㅋ’
‘나 기다리는 줄 알았지’
괜히 혼자 망상에 빠져서 서둘러 준비했잖아? 30분동안 인터넷 유머사이트나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1시가 되어서 나랑 주현이랑 집 앞에서 만났다. 광표는 초밥집이랑 집이 가까우므로 약쿠스 드러크 앞에서 합류하기로 하였다.
“이거 받아”
주현이가 꾸러미를 내밀었다.
“오오, 이거 뭐야? 선물? 땡큐!!”
어머니가 있는 야마가타현에 있던 주현이가 친구들 한 명 한 명을 위해 작은선물을 준비하였나보다. 과자랑 초콜릿 등인데 흔하게 볼 수 있는게 아닌, 도호쿠 지방 한정의 과자들이었다. 특히 완두콩으로 만든 먹을거리들이 많았다.
“이 콩이 야마가타현의 특산물인가보지?” “정확히는 야마가타현 츠루오카시의 특산물이야”
과자들에는 하나같이 ‘도호쿠 한정’이라는 문구가 쓰여있었다.
“우왓 이건 뭐야? 다테 마사무네 잖아”
하이쮸라는 츄잉캔디의 포장지네 다테 마사무네의 동상 사진이 있었다. 역시나 여기에도 ‘도호쿠 한정’이라는 문구가 있었다.
“너 역사나 사극같은거 좋아하잖아, 그래서 좋아할까봐 집어왔어, 이 사람이 누군지는 몰라”
“다테 마사무네야 다테 마사무네, 야 완전 좋아! 고맙다. 이게 제일 마음에 들어!!”
다테 마사무네의 동상이 인쇄 된 츄잉캔디를 높이 들며 흥분하며 말했다. 다테 마사무네하니까 역시 사야코가 생각났다.
약쿠스 드러크에서 광표를 기다리는데 많이 늦었다. 그래서 주현이랑 대화를 나누며 기다렸다.
“아르바이트는 언제까지 하게?”
“1월 말까지, 그 이상 하면 월급날전에 돌아가버려서 돈을 받을 수가 없거든. 그리고 일본에 왔으니 여행 좀 해봐야지”
“여행? 어디 생각하는데?”
“아무대나 좋지만, 그래도 교토는 가기전에 꼭 가보고싶다”
“나랑 영은이도 2월에 오사카, 교토 가려고 하는데 같이 가면 어떠냐?”
“오! 그거 좋지”
간사이 지방에 대한 지식은 하나도 없어서 솔직히 혼자가는게 부담되던 차에 주현이가 먼저 말해주어서 고마웠다.
“일단 다 같이 야간버스로 오사카를 가는거야, 숙소는 똑같은데 잡고, 그런데 각자 그리고 보고싶은건 다르겠지? 보고싶은거는 알아서 구경 한 다음에, 숙소에서 밤에 각자 뭘 봤는지 와~ 이런곳을 갔는데 정말 좋았다 라며 정보 공유 겸 자랑하는거야.”
“우와 짱인데!?”
너무나도 훌륭한 제안에 저절로 박수가 나왔다.
“네가 꺼낸 얘기니까 네가 책임을 지고 추진해라, 나는 너의 이야기에 정말 감동을 받았거든? 나를 실망시키지 말도록 키키키키”
정말 오랜만에 먹는 초밥이었다. 마지막으로 먹은게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초밥을 먹고 나서 다들 각자 할 일이 있기에 해산했다. 일단 나는 레포트를 빨리 해치워야했다. 선피아에서 과자를 몇 개 사왔다. 레포트를 쓰면서 먹기 위해서이다. 쓰면서 먹는다고 사왔는데 일단 다 먹어치우고 나서야 레포트를 쓰기 시작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지. 난 조상님들의 말씀을 잘 따른 것 뿐, 억제하지 못하는 식욕으로 먼저 먹어치운게 절대 아니다.
레포트를 쓰다보니 아르바이트 갈 시간이 되어서 출근을 하였다. 레포트는 쓰다보니 생각보다 간단하게 끝낼 수 있을 듯 했다.
어제는 아사미씨의 대신으로 우자와씨가 왔고, 오늘도 우자와씨랑 같이 일을 하였다. 퇴근직전에 상당히 바빴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땐 아주 한가하였다.
우자와씨도 내일 아침일찍 라멘집의 아르바이트가 있다고 하고, 나 역시 내일 아침일찍 신오쿠보로 혜인이를 만나게 되어있어서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 빨리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의 지출 – 스시로에서 초밥 1175엔
선피아에서 바나나, 코코아, 과자 587엔
마카나이 250엔
총 2012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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