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2. 03 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쉰 한 번째날
2012. 12. 03 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쉰 한 번째날
2교시 토익수업을 들으러 알람을 10시 10분에 맞춰놓았다.
“삐비비빅, 삐비비비빅”
아아, 10분만 더 자고 일어날테야.
10분 후 알림을 누르고 다시 잠을 잤다. 그리고 나서 불안한 마음에 눈이 떴을 때는 이미 11시가 넘어있었다. 10분 후 알림이 아닌, 알람종료를 누른 모양이다. 그래, 난 늦잠을 잤다 치고, 철이는?
....먼저 갔다. 이런 망할녀석, 뭐 애초에 늦잠 잔 내가 제일 잘못이긴한데 이러면 쓰나
토익시간이 끝나고 나서 광표랑 롯키라멘으로 가 라멘을 먹었다. 오늘은 소금으로 간 한 시오라멘을 시켜먹었는데 실패했다. 돈이 상당히 아까웠다. 맛이 없다기 보다, 어디서든 먹을 수 있는 그런 맛이었다. 야채섞고 소금만 뿌려서 오래 삶기만 하면 완성될 것 같은 그런맛? 우리나라 돈으로 13000원이나 되는 돈인데 안타까웠다.
집으로 돌아와서 낮잠을 푹 잔 다음에 요시노야로 향했다. 오늘은 왠일인지 정말 한가했다. 여유부리면서 일을 해도 될 정도였다. 매일매일 이런 식이면 아주 편할텐데...
특별한 일 없이 퇴근시간이 되었고 나랑 나오야씨의 교대로 사야코랑 미네씨가 왔다.
“선배, 아....지금 점장님이 있지..”
“응, 아직 있어”
사야코가 내일 저녁약속에 대해 무언가 말을 하려하는듯했으나 점장님이 아직 있는걸 깨닫고 그만두었다.
“조 군, 겨울방학 때 한국 가나?” “아뇨, 계속 여기 있습니다.”
“그래, 다카하시가 한국가니까 조 군도 한국 돌아가나해서 물어봤지” “한국인인 제가 한국 안가는데 허허 참”
“한국에 중국인 여자친구를 두고 왔나봐”
내가 잘못들은줄 알았다.
“네??? 진짜요?? 그 녀석 뭐에요”
“다카하시는 한국대학에 다니다가 지금 휴학하고 여기와서 돈 버는거잖아? 여자친구가 중국인이래” “신기한녀석이네요”
본인은 일본인, 학교는 한국, 여자친구는 중국인. 아, 대단한 녀석이다.
“기무라도 1월초에 돌아가잖아?”
“아, 예, 사야코도 니이가타에 돌아간다고 했어요” “하나사카도 집으로 돌아가거든”
“에? 하나사카씨도 가요?” “응, 이와테현이 집이야”
“이와테!? 엄청 멀었군요” 하나사카씨는 그냥 요시노야 가까이가 집이라길래 지금까지 거기가 진짜 집인줄 알았더니 자취중이었나보다.
“그렇게 되버리니까 그냥 하던대로하면 점심엔 사람 아무도 없고, 가게가 돌아갈수가 없잖아 아마, 부탁을...하게 될거야”
“그렇게 빠지면 점심 뿐만이 아니고 심야시간대도 위험하지 않나요?”
“그래서 지금 심야시간대 아르바이트를 모집하고 있잖아”
“스가 나츠미씨는 어떻게 된거에요”
다쳤다고만 들었는데 내가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젠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스가는 그대로 사라졌어” “에에?” “뭐 계속 여러 가지 일이 있다고 하고, 그 일이 끝나서 나서 타이밍도 좋게 이번엔 다쳤다고 했을 때 좀 수상하긴 했는데 요전에 전화하니까 결국 못하겠다고 하더라고”
나랑 똑같은 날에 첫 교육을 받았으니 동기인 셈이다. 시작하고 나서 며칠되지도 않아 나오기싫다고 했었는데 정식멤버가 된지 한 달도 채우지 못하고, 아니, 열흘은 나왔는지도 의문이다. 아무튼 안타깝게 결국 이렇게 그만두게 되었다. 같이 교육받은 정이 있어서 그런지 너무나 아쉬웠다. 동기사랑이라는게 이런거구나 싶었다.
“1월초에 아침 10시에 나와서 새벽 3시까지 이런식으로 나오게 되는건 아니겠죠? 하하” “아침 9시부터 밤 11시까지”
“예??!” “그게 맥스야, 8시간이 최고고 잔업허용시간은 6시간, 즉, 합해서 14시간. 그걸 넘어가면 근로기준법을 넘어서게 되거든”
“......” “물론 그렇게 나오라고는 하지 않겠지만”
‘놀래라’
요시노야의 그 누구도 아직 모르지만 나는 1월 15일정도에 그만두기로 마음을 먹었다. 기분같아선 계속 여기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었다. 일은 완전히 익숙해졌고 이곳의 사람 모두가 착하고 친절하다. 마치 이 곳을 들어오기 위해서 그렇게 아르바이트를 얻기위해 돌아다닌 것 같은 생각까지 들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난 돌아가야만 한다. 하하, 아르바이트를 빨리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많이 했어도 그만두기 싫어서 슬픈적은 또 처음이고, 앞으로 그런 생각을 할 정도로 좋은곳이 있을지도 의문이다.
1월 초에 얼마나 일을 시키려는지는 모르겠지만 돈 왕창 벌어서 일본을 떠나기전에 호화롭게 보내는것도 나쁘지않다.
한가지 걸리는 유학생의 법정 근로제한시간은 주 21시간으로, 지금도 꽉 채우고 있다. 즉, 법에 따르면 나에게 이 이상 일을 시킬 수가 없다. 요시노야 같은 초대형체인에서 이를 어길리는 없을것같은데 그건 그때 가봐야 알 것 같다.
돌아오면서 배가고파 집에있는 맥주랑 같이 먹을 모스버거를 샀다. 모스버거는 수제햄버거니까 맥도날드 같은것보단 살이 안 찌겠지라는 쓸대없는 자기위로를 하면서
오늘의 지출 – 롯키라멘에서 시오라멘 950엔
아이스크림 101엔
마카나이 140엔
모스버거 320엔
총 1511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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