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일본 교환유학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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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이타니야
작품등록일 :
2014.07.07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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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08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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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2. 25 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일흔 세 번째날

DUMMY

2012. 12. 25 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일흔 세 번째날


크리스마스에 보강이라니, 이건 감사해야하는건지 말아야하는건지 모르겠다. 할 일도 없는데 학교가게 해줘서 감사해야하는건가? 그런데 과목이 내가 정말 싫어하는 생애학습론이라는게 흠이었다. 아, 그래도 이번만은 감사해주자. 크리스마스에 침대에 쳐박혀서 눈만 멀뚱멀뚱 뜨고 있느니 차라리 잘 됐다고 진심으로 생각하였다.

역시나 보강이고 크리스마스라 그런지 수강인원의 반도 오지 않았다. 그래서 교수님은 난방이 잘 나오는 작은 교실로 이동하자고 하였다.

이동중에 치에미를 만났다. 1교시에 보강이 있었다고 한다. 서로 메리크리스마스라고 인사를 나누었다. 그러고보니 나도 아르바이트에 이래저래 엇갈려서 요새 카나코랑 치에미들이랑 통 보지를 못하고 있다.

‘메리크리스마스! 보강은 끝났냐’

‘메리크리스마스! 끝나고 집!’

‘지금 너네 집 쪽으로 가도 되냐’

‘장소정해서 만나는게 좋을거같은데’

‘흠, 몇시가 좋을까’

‘지금바로 출발할게, 선피아 앞에서 만나자’

선피아로 가기 전에 밥을 먹을 예정인 ‘대장금’이란 식당에 들렀다. 사야코에게 줄 편지랑 선물들을 맡기기 위해서이다. 만나자마자 사야코가 선물을 보면 재미가 없으니까.

“죄송한데, 바로 여기 밥 먹으러 올거거든요? 좀 맡아주실 수 있나요? 바로 올거니까”

“아, 잠시만요”

아르바이트생인 듯한 남자는 주방으로 가더니

“이거 손님이 바로 찾으러온다고 맡겨줄 수 있냐는데요??”

라고 한국어로 물어봤다. 한국인이었구나. 주인도 한국인이구나.

“바로 올거에요!”

나도 한국어로 외쳤다.

“잉? 한국인이셨어요?” “네, 아무튼 감사합니다. 바로 올게요”

선피아 앞에서 사야코를 기다렸다.

“응?”

사야코는 선피아 안에서 나왔다.

“왜 거기서 나오냐”

“아아, 여기있었어? 뒤에서 선배 놀래켜주려고 일부러 돌아들어가 나온건데”

“아무튼 메리크리마스!”

나는 준비한 산타모자를 쓰면서 말했다.

“으악! 뭐야이게” “100엔샵은 참 대단하지? 없는게 없어, 사야코거도 준비했다.”

산타모자를 사야코에게 건냈다.

“한국요리 먹으러 어디갈줄 알고 선피아를 약속장소로 잡은거야?”

“음, 그냥. 서로의 집 거리 생각하면 적당하달까”

“우리 집 가서 한국요리 먹을거야”

“에?? 에?” “한국인이 직접 만들어서 주는 한국요리가 기대되지 않아?”

“그건 그런데”

“농담, 미리 알아 둔 식당있어. 가자.”

대장금으로 걸어갔다. 선피아에서 대장금까지는 별로 걸리지 않는다.

“대장금이라는 드라마 알아?”

“응, 봤었어 끝까진 못봐서 어떻게 끝나는진 모르지만, 한국드라마는 너무 길어”

“쨘, 여기다.”

“우옷, 식당이름이 대장금?”

대장금에 들어가자 아까 그 아르바이트생이 내가 맡긴 선물을 부랴부랴 들고 달려왔다.

‘....저런 눈치없는 새끼’

“있다가 주세요 있다가 있다가”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자리를 잡고 메뉴를 고르는데도 많은시간이 흘렀다. 메뉴를 고르기도 전에 수다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선배, 여자친구 있어?”

수다를 떨다가 뜬금없이 사야코가 물었다.

“없지, 그러는 너는 남자친구”

“지금은 있어”

“누구”

“나츠메 씨”

‘역시...’

크리스마스날 같이 놀자고 해서 살짝 설레게해놓고 뒤통수를 치다니

“언제부터?” “내 생일 좀 지나고 나서니까 한 열흘 전부터”

“뭐, 놀랄일은 아니네, 매주 토요일날 관계자도 아닌 사람이 와서 놀 사람도 없는데 눌러앉아있는거보고 어느 정도는 생각은 했지만.. 요시노야 사람들은 알아?”

“세이라랑 나가노씨는 알고 있어”

“이봐, 그럼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이상하지 않아?”

“에? 뭐가?” “지금 네 앞에 나츠메씨가 아니라 내가 앉아있잖아”

“아, 괜찮아 괜찮아, 잘 이야기하고 왔어, 오늘 영빈선배랑 밥 먹고 논다고”

“시기가 말야....오늘 크리스마스인데?”

“괜찮아 괜찮아, 모르는 사람이면 그럴지몰라도 나츠메씨도 영빈선배 잘 알고 있으니까. 나도 나츠메씨가 만약 세이라랑 밥 먹고 논다고 해도 아무렇지도 않을거야”

묘하게 됐다. 난 남자친구가 있는 여자랑 크리스마스에 놀고 있다. 일부러 그렇게 하려고 작정해도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일본에 와서 정말 희귀한 체험을 많이 하는것같다. 달갑지 않은쪽으로만...

차라리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사야코랑 자주 이야기하고 노는데 계속 이런식으로 놀다가 혹시라도 진짜 연애감정이라도 느끼면 곧 돌아가는 판국에 좋지 않기 때문이다.

사야코는 비빔냉면을 골랐다.

“그거 어떤음식인지 알아? 매울건데”

“알아, 빨간거지? 나 매운거 좋아하니까, 깍두기도 먹고싶어!”

“나는....메뉴를 고를수가 없네”

“다 맛있겠지?”

“....아니, 머릿속에 나츠메씨 얼굴만 자꾸 생각난다.”

“아아아아! 괜찮다니까!” “내가 안 괜찮아서 그래”

“아아, 내가 이래서 말하기가 싫었던거야, 영빈선배라면 남자친구 있다는 이야기하면 절대로 앞으로 안 놀아줄거 같으니까, 난 계속 지금처럼 만나서 이야기하고 밥 먹고 놀고 그러고싶은데, 그렇다고 거짓말하는것은 싫고...나츠메씨는 진짜 신경안써도 돼.”

사야코는 한숨을 쉬며 테이블에 엎드리며 말했다.

“사야코가 말하기 힘든거 말했으니까 나도 말하기 힘든거 말해볼까..?”

“에??? 뭐??” “뭘까” “혹시 한국으로 돌아가버린다던가 하는...?” “오! 정답!”

나는 박수를 치며 말했다.

“......”

요시노야의 모두에게는 내년까지 있어서 여기서 졸업을 한다고 했다. 사야코에게도 그리 말해왔는데 사실 내가 곧 돌아간다는걸 예상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다지 놀라지는 않았다.

“언젠가 사야코가 말했었지, 자기 목표는 영빈선배랑 일본어 없이 한국어로만 말하는거라고, 그 때 내가 뭐라고 대답했었는지 기억 나?”

“뭐라했었지....?”

“-서둘러라-라고 했었어”

“아, 생각났다.....”

“그런뜻이었다.”

“가지마”

“나도 가기싫어”

“선배가면 분명히 외로울거야”

“나츠메씨가 있잖아”

“그런거랑 다르다고!” “아무튼, 이제 나한테 남은시간은 정말 얼마없어 그 때까지 재미있게 놀자.”

길게 잡아야 한달 반, 나랑 사야코는 매주 화요일날 만나서 이렇게 같이 놀기로 약속하였다.

나는 육개장을 메뉴로 선택했고 사야코의 비빔냉면이랑 같이 깍두기를 주문했다. 깍두기가 450엔이다. 작은 밑반찬주제에 요시노야의 규동 큰 사이즈랑 비슷한 가격이다. 얼마 후, 밑반찬과 깍두기가 나왔다.

“이 밑반찬 리필 가능한가요?”

한국식당이니 진짜 한국처럼 가능한지 물어봤다.

“아주머니 몰래라면 가능합니다.”

“키야~ 감사합니다! 이런게 한국의 정이지요”

사야코에게 통역을 해주었다.

“그럼 이것도 가능할까?” 사야코는 깍두기를 가리키며 물었다.

“으음....이건 좀 힘들지 않을까 하하;;”

솔직히 말해서 맛은 아무 기대하지 않고 온 곳이었으나, 평판대로 아주 맛있었다. 신오쿠보에서 일본인들 입맛에 맞게 멋대로 개조한 것들보다 훨씬 나았다. 물론 한국음식점이니 가격이 좀 비싼건 있었지만 그걸 감수하고라서라도 다시 찾아올 생각이 들 만큼 맛있었다. 사야코도 대만족하여 다음에 다시오자고 하였다.

사야코는 깍두기를 굉장히 맛있게 혼자 다 먹어치웠다. 다 먹은 깍두기 접시에 숟가락을 넣어 양념을 긁어먹을 정도였다.

“저기요”

난 혹시나 하는 생각에 아르바이트 생을 불러서 깍두기 리필을 요구해보았다. 아르바이트생은 아무말 없이 웃으면서 깍두기를 리필해주었다. 450엔을 번 순간이었다. 사야코는 굉장히 기뻐했다. 그리고 또 금새 깍두기 접시를 비웠다.

주인 아주머니인듯한 분이 나랑 사야코가 앉아있는곳으로 다가왔다. 한국인이 와서 반가웠나보다.

“아이고, 한국인이 왔네, 조사이국제대학?”

“네네, 밥 정말 맛있네요”

“몇 학년이야?” “학년이 아니고 교환유학으로 왔어요”

“어 그래? 그럼 언제온거야”

“4월에 왔습니다.” “건양대학교?”

“우왓! 어떻게 아셨습니까”

아주머니는 유학생을 많이 상대하니까 학교 커리큘럼에 대해서도 잘 아는 듯 했다.

“4월달에 왔으면 곧 돌아가는거네?”

“그렇죠....네”

“몇 살이야?”

“23살이요”

“에헤~ 그럼 아직 군대 안 갔다왔겠네”

“군필입니다.”

“응? 너 지금 일본나이로 23살이라고 한거지”

“맞아요.”

“한국인끼리는 한국나이로 말해야지! 25!”

“24입니다”

“그래? 하하하하, 아가씨는 일본인이고? 하이고, 예쁘게 생겼네”

“네, 안녕하세요”

“몇 살이야?”

“19살이요”

“그럼 미성년자잖아”

생각해보니 그러네.

“앞으로 자주와요~ 여기 남자친구랑”

“저기, 저 남자친구 아닌데요”

“아, 그래??”

“얘, 남자친구 있거든요”

“에? 뭐야”

확실히 누가 봐도 이상한 상황이다.

“오늘 크리스마스인데, 남자친구는 어디가고”

“일하고 있다고하네요”

“학생이 이 아가씨를 좋아하는구만!” “네, 좋아하는데요”

“아이고! -좋아하는데요-가 아니라 –사랑하는데요- 겠지! 아가씨, 이 학생이 아가씨를 좋아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

“저도 선배 좋아하는데요”

“사실 얘는 제 여동생이에요” “우리는 피는 안 이어져있어도 남매거든요. 가족이에요”

아줌마는 당연히 더 이상 아무말도 못한다.

“핫핫, 학생, 그냥 뺏어버려!! 일하다가 다시 올테니까 기다려~!”

“저기, 아주머니, 얘가 깍두기를 엄청 좋아하나본데....”

“아 그래!? 깍두기 좀 싸줄까!??”

‘한번만 더 리필해주시면 안될까요’ 라고 말하려했는데 내 말을 자르고 아주머니가 깍두기를 싸주겠다고 하였다. 대단한 한국의 인심이다.

“고맙습니다!!”

이 곳으로 오길 정말 잘했다.

계산을 하고 나갈 때, 아르바이트 생이 아까 맡긴 선물을 주었다.

“그거 뭐야? 그것도 여기서 주는거야??” “그런가보네”

‘너한테 줄 선물이야’라고 말하면 재미없으니 그렇다고 하였다.

식당을 나왔는데 아주머니가 따라나왔다.

“뭐야~ 일하고 있을테니 기다리라고 했잖아, 차라도 마시고 가! 대접해줄게”

사야코랑 서로 마주보고 웃으면서 다시 대장금으로 들어갔다.

“이렇게 막 받아도 되는거야?”

아까 그 자리에 다시 앉으면서 사야코가 말했다. 나는 호두차, 사야코는 코코아를 주문했다. 주문했다고 하니까 좀 이상하다. 공짜로 받는거니까 대접받았다고 해야하나. 차 까지 얻어마시고 나오는데 그 때도 아주머니랑 아르바이트 생이 따라 나왔다.

“1월초에 떡국 할테니까 그 때 먹으러 와, 아, 우린 월요일 휴무니까 그거 잊지말고”

“알겠습니다. 다음에 또 올게요”

다음주 화요일은 사야코가 니이가타에 돌아가있으니 그 다음주 화요일, 내년 1월 8일에 재방문 하기로 하였다.

장소를 옮겨 데니즈에서 디저트를 먹으며 계속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선배, 지난번엔 이상한 메시지 보내서 미안”

“뭐”

“그, ‘나랑 한국어랑은 안 맞는걸까?’라는 메시지...”

“아, 그거” “선배, 나 한국어 잘한다고 생각해?” “글쎄다, 네가 한국어 하는거 거의 못 듣잖아”

“......”

“나 한글능력검정시험 5급 4급 둘 다 떨어졌고...”

사야코가 고개를 숙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알고있어”

“어?”

“감독할 때 사야코 답안지 1번부터 5번까지 봤거든, 거기까지만 봐도 합격인지 불합격인지는 알 수 있지”

“......아 어떻게 해 창피해”

사야코는 숙인 고개를 더 아래로 숙였다.

“근데, 나 지금 진짜 아무렇지도 않게 막 말하지?”

“응...”

“진짜 아무렇지도 않은거니까 아무렇지않게 말하는거야, 지금 사야코는 1학년이니까 아직 시간이 많아, 그리고 1학년이기에 각자의 실력이 뒤죽박죽인거야, 예전부터 한국어를 배우다가 온 녀석도 있을거고, 살다 온 녀석도 있을거고, 사야코처럼 처음 시작하는 녀석도 있을거고”

한국어와 일본어라는것만 다르지 나 역시 외국어를 전공하기에 설명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출발선이 다르다는 것 뿐이야, 지금 네가 부러워하는 아이들, 걔들은 태어나마자 한국어를 잘 한거 아니잖아? 그만큼 한국어를 하기위해 노력을 했으니까 그 만큼 잘 하는거잖아?”

“그 말 푸르쵸 교수님도 했었어”

“그러니까 이제 초심자인 네가 거기에 기 죽을 필요가 하나도 없다는거야.”

“응, 나 열심히 할거야”

“봐바, 다들 각자의 길을 걷고 있어, 지금 너는 초심자니까 한글부터, 기초적인 단어부터, 처음부터 해야하니 아주 어려울거야. 즉, 지금 오르막길이다. 다른 아이들은 어느정도 하다와서 평탄한 길을 걷고 있어, 오르막길이니까 남들보다 느린건 당연하지, 한글의 구성과 어느정도의 단어를 외워서 한국어가 익숙해진 ‘정상’에 오른 다음엔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내리막길이 있을거야. 남들이 평탄한 길을 방심하면서 걷고 있을 때, 너는 내리막길을 빠르게 달려서 그녀들을 앞 지를 수 있어. 지금은 오르막길에 내리막길이 보이지 않을 뿐”

어디서 주워들은건지 몰라도 저런 병신같지만 멋있어보는 말로 위로를 하였다.

“....사야코, 지금 우냐?”

“아니, 울 뻔했어.. 역시 선배한테 말해서 다행이다.”

“아, 사야코, 부탁이 있는데 혹시 증명사진 있어?”

“에에?? 증명사진???”

사야코는 가방을 뒤적거렸다.

“아니아니 지금 필요한게 아니야, 한국갈 때 사진교환을 하고싶어서.”

다른지역은 어떤지 몰라도, 나 중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할 땐 친구들과 서로의 증명사진을 교환하였다.

“일본의 교복단추교환 같은거네?”

“뭐, 그렇다고 할 수 있지”

“알았어, 근데 굳이 그렇게 안해도 같이 사진 많이 찍으면 되잖아?”

“허허, 그런가”

“선배 돌아가도, 카카오톡이나 라인같은걸로 언제든 이야기할 수 있고, 또 편지도 있잖아”

“편지 써 주려고?”

“응, 쓸거야, 근데 선배는 쓰다가 바로 그만 둘거 같애”

“네 얘기 하지마, 나는 오면 바로 답장 해줄거야”

“그럼 약속이다.”

“당연하지, 한국가서도 계속 연락하고 편지쓰기”

사야코랑 나는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당연히 사야코랑 있으면 역사토크가 빠질 수 없다.

“분로쿠노에키(임진왜란)이라고 알아?” “들어본적은 있어”

“1592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선침략을 한 거”

“아아아아”

“거기에 사야코가 좋아하는 다테 마사무네도 진주성 전투라는곳에 참전했었거든? 그래서 조선측에도 기록이 있어, 애꾸눈에 굉장히 잔혹한 녀석이었다고”

다테 마사무네 측에도 ‘개, 돼지, 사람 가릴 것 없이 살아있는건 모조리 죽였다’ 라는 기록이 있다. 한국과 일본의 역사는 파면 팔수록 친해지기 힘든 무언가가 분명히 있는 것 같다.

“이순신이라고 알아?” “이....뭐라고? 모르겠어”

“일본군이 부산에 상륙하고 20일만에 서울을 점령했어” “으악, 대단하지않아? 그 당시에 그냥 걸어갔을거아냐”

“그래, 생각을 해봐, 그냥 안 싸우고 계속 걸어갔단 얘기야. 그 때 나온 영웅이 이순신이지. 남쪽의 바다에서 오는 일본군을 다 쳐부수니까 제1진, 2진 고니시 유키나가라던가 가토 기요마사는 보급이 끊어져서 싸울 수가 없는거야 이순신이 없었다면 400년전에 한국은 일본이 되었겠지.”

“알아알아 가토 기요마사!”

“이순신의 전적은 23전 23승”

“우와! 한번 찾아볼게”

“한국의 역사 관심을 가지고있는데 이순신을 모른다고 하면 말이 안 되는거야, 꼭 한번 찾아봐 또 이순신하면 거북선을 빠뜨릴 수 없지.”

“후쿠시마에 엄청 유명한 이야기가 있어 메이지 신정부가 들어서고 신 정부군으로부터 아이즈번을 지키려고 17세의 소년들이 백호대라는 조직을 만들었거든”

아이즈번은 메이지 신정부에 대항한 대표적인 지역이다. 지금의 후쿠시마

“그리고 전쟁에 참여하였는데, 얘들은 쓰루가성이 불 타는걸 보고는 너무 상심해가지고 슬퍼한 나머지....”

사야코는 목에다 손을 대었다.

“자결?”

“응, 근데 사실 성은 불 탄게 아니었어, 주변의 화재를 보고 성이 불타고 있다고 생각해서 자결해버린거야”

나도 마찬가지고 사야코도 이런 역사이야기를 친구들이랑 좀처럼 할 수 없으므로 굉장히 즐거워했다.

밤 12시에 크리스마스가 끝나자마자 데니즈에서 일어나서 사야코의 집으로 바래다주었다.

“선배 고마워, 끝내주게 즐거웠어~! 이런 크리스마스 얼마만인지 몰라”

“나도 그래, 재미있었다. 근데 어디가는거야?”

“사진 찍어야지! 토가네 역에 반짝이는 큰 트리가 있을거야” “아, 그렇군”

하지만 멀리서 봤을 때 토가네 역의 트리는 이미 불이 꺼져있었다. 할 수 없이 근처 자판기의 빛을 빌려 사진을 찍었지만 잘 보이지 않았다.

“선배, 다음이 있으니까...” “그래그래”

사야코에 집에 도착하였고, 열심히 준비한 선물을 주었다. 물론 사야코는 아직까지 그걸 대장금 식당에서 받은 것인줄만 알고 있다.

“이거, 아까 아줌마가 일본인 친구라고 주라고 하더라”

“난 괜찮아 선배 가져가”

“됐어됐어, 얼른 집어.”

“아, 그럼 이거를 선배가 가져가”

사야코는 아까 아줌마가 싸 준 깍두기를 내밀었다.

“필요없어, 얼른 둘 다 가져가”

“고마워, 오늘 진짜 즐거웠어! 다음주는 나 니이가타니까 다다음주에 또 놀아~”

“그래, 돌아가기 전까지 신나게 놀자”

“아! 니이가타에 있어도 계속 메시지 보내줘야 돼”

“알았어, 조심히 들어가”

집에 돌아와서 시계를 봤을 때는 새벽2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뭐랄까, 사람마음이 참 간사한게, 사야코랑 나츠메씨랑 사귄다는 말을 들었을땐 그냥 그렇더니 집에 와서야 가슴이 먹먹해지는게 답답한 기분이 들었다. 이유는 모르겠다. 치에미에게 고백해서 차일 때도 이렇지 않았다. 그거랑 차원이 다른 무언가가 기생충처럼 내 안에서 심장을 파고들며 계속 맴돌았다. 애써 편안한 기분을 유지하려 했다. 사야코랑 나는 남매니까.

생각해보니 이 세상에 몇이나 될까? 크리스마스에 남자친구가 있는 여자랑 데이트를 한 사람. 아마 별로 없을걸??

아무튼 이것만큼은 확실하게 쓸 수 있다. 정말 즐거운, 최고의 크리스마스였다.



오늘의 지출 – 데니즈에서 디저트 값 125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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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 2013. 02. 06 수요일 유학생활 삼 백 열 여섯 번째날 +2 15.06.04 746 9 16쪽
315 2013. 02. 05 화요일 유학생활 삼 백 열 다섯 번째날 +2 15.06.03 788 7 9쪽
314 2013. 02. 04 월요일 유학생활 삼 백 열 네 번째날 15.06.03 658 5 3쪽
313 2013. 02. 03 일요일 유학생활 삼 백 열 세 번째날 +2 15.06.01 712 7 16쪽
312 2013. 02. 02 토요일 유학생활 삼 백 열 두 번째날 15.06.01 756 5 5쪽
311 2013. 02. 01 금요일 유학생활 삼 백 열 한 번째날 +4 15.05.30 677 9 6쪽
310 2013. 01. 31 목요일 유학생활 삼 백 열 번째날 +2 15.05.29 672 7 4쪽
309 2013. 01. 30 수요일 유학생활 삼 백 아홉 번째날 +4 15.05.28 837 8 14쪽
308 2013. 01. 29 화요일 유학생활 삼 백 여덟 번째날 +2 15.05.27 689 6 11쪽
307 2013. 01. 28 월요일 유학생활 삼 백 일곱 번째날 +2 15.05.26 814 6 9쪽
306 2013. 01. 27 일요일 유학생활 삼 백 여섯 번째날 +2 15.05.21 713 6 10쪽
305 2013. 01. 26 토요일 유학생활 삼 백 다섯 번째날 +2 15.05.19 840 6 9쪽
304 2013. 01. 25 금요일 유학생활 삼 백 네 번째날 +4 15.05.18 758 6 20쪽
303 2013. 01. 24 목요일 유학생활 삼 백 세 번째날 +2 15.05.14 753 5 18쪽
302 2013. 01. 23 수요일 유학생활 삼 백 두 번째날 15.05.13 651 5 5쪽
301 2013. 01. 22 화요일 유학생활 삼 백 한 번째날 15.05.12 750 7 1쪽
300 2013. 01. 21 월요일 유학생활 삼 백 번째날 15.05.12 619 6 6쪽
299 2013. 01. 20 일요일 유학생활 이 백 아흔 아홉 번째날 +2 15.05.11 701 5 26쪽
298 2013. 01. 19 토요일 유학생활 이 백 아흔 여덟 번째날 15.05.10 564 9 6쪽
297 2013. 01. 18 금요일 유학생활 이 백 아흔 일곱 번째날 15.05.09 620 6 8쪽
296 2013. 01. 17 목요일 유학생활 이 백 아흔 여섯 번째날 15.05.09 614 5 2쪽
295 2013. 01. 16 수요일 유학생활 이 백 아흔 다섯 번째날 15.05.08 710 6 18쪽
294 2013. 01. 15 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아흔 네 번째날 +4 15.05.07 773 7 23쪽
293 2013. 01. 14 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아흔 세 번째날 +2 15.05.06 772 8 15쪽
292 2013. 01. 13 일요일 유학생활 이 백 아흔 두 번째날 +1 15.05.06 562 6 2쪽
291 2013. 01. 12 토요일 유학생활 이 백 아흔 한 번째날 +1 15.04.05 940 7 6쪽
290 2013. 01. 11 금요일 유학생활 이 백 아흔 번째날 15.04.04 746 4 6쪽
289 2013. 01. 10 목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여든 아홉 번째날 15.04.03 753 4 11쪽
288 2013. 01. 09 수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여든 여덟 번째날 15.04.02 745 4 11쪽
287 2013. 01. 08 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여든 일곱 번째날 15.04.01 733 5 9쪽
286 2013. 01. 07 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여든 여섯 번째날 +2 15.03.31 820 5 11쪽
285 2013. 01. 06 일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여든 다섯 번째날 15.03.29 1,051 10 16쪽
284 2013. 01. 05 토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여든 네 번째날 15.03.28 744 7 5쪽
283 2013. 01. 04 금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여든 세 번째날 15.03.27 1,067 5 10쪽
282 2013. 01. 03 목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여든 두 번째날 15.03.27 608 4 1쪽
281 2013. 01. 02 수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여든 한 번째날 15.03.26 730 5 5쪽
280 2013. 01. 01 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여든 번째날 15.03.25 794 6 15쪽
279 2012. 12. 31 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일흔 아홉 번째날 +1 15.03.17 933 7 16쪽
278 2012. 12. 30 일요일 유학생활 이 백 일흔 여덟 번째날 15.03.16 834 7 11쪽
277 2012. 12. 29 토요일 유학생활 이 백 일흔 일곱 번째날 +2 15.03.15 754 4 5쪽
276 2012. 12. 28 금요일 유학생활 이 백 일흔 여섯 번째날 15.03.14 779 6 10쪽
275 2012. 12. 27 목요일 유학생활 이 백 일흔 다섯 번째날 15.03.13 781 6 10쪽
274 2012. 12. 26 수요일 유학생활 이 백 일흔 네 번째날 15.03.12 698 6 4쪽
» 2012. 12. 25 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일흔 세 번째날 +2 15.03.11 836 7 19쪽
272 2012. 12. 24 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일흔 두 번째날 +2 15.03.11 722 5 2쪽
271 2012. 12. 23 일요일 유학생활 이 백 일흔 한 번째날 15.03.10 743 7 4쪽
270 2012. 12. 22 토요일 유학생활 이 백 일흔 번째날 15.03.09 704 7 14쪽
269 2012. 12. 21 금요일 유학생활 이 백 예순 아홉 번째날 15.03.08 745 6 16쪽
268 2012. 12. 20 목요일 유학생활 이 백 예순 여덟 번째날 15.03.07 844 7 12쪽
267 2012. 12. 19 수요일 유학생활 이 백 예순 일곱 번째날 15.03.06 818 4 13쪽
266 2012. 12. 18 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예순 여섯 번째날 15.03.05 661 4 6쪽
265 2012. 12. 17 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예순 다섯 번째날 15.03.04 880 6 8쪽
264 2012. 12. 16 일요일 유학생활 이 백 예순 네 번째날 15.03.03 786 7 3쪽
263 2012. 12. 15 토요일 유학생활 이 백 예순 세 번째날 15.03.02 893 6 15쪽
262 2012. 12. 14 금요일 유학생활 이 백 예순 두 번째날 15.03.01 988 11 12쪽
261 2012. 12. 13 목요일 유학생활 이 백 예순 한 번째날 15.02.28 905 5 7쪽
260 2012. 12. 12 수요일 유학생활 이 백 예순 번째날 15.02.27 932 5 11쪽
259 2012. 12. 11 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쉰 아홉 번째날 15.02.26 678 5 5쪽
258 2012. 12. 10 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쉰 여덟 번째날 +2 15.02.25 893 5 12쪽
257 2012. 12. 09 일요일 유학생활 이 백 쉰 일곱 번째날 15.02.24 807 4 4쪽
256 2012. 12. 08 토요일 유학생활 이 백 쉰 여섯 번째날 +2 15.02.23 1,220 9 13쪽
255 2012. 12. 07 금요일 유학생활 이 백 쉰 다섯 번째날 +4 15.02.16 942 8 15쪽
254 2012. 12. 06 목요일 유학생활 이 백 쉰 네 번째날 15.02.15 764 5 5쪽
253 2012. 12. 05 수요일 유학생활 이 백 쉰 세 번째날 15.02.14 960 7 12쪽
252 2012. 12. 04 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쉰 두 번째날 +2 15.02.13 959 7 13쪽
251 2012. 12. 03 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쉰 한 번째날 +2 15.02.12 728 10 6쪽
250 2012. 12. 02 일요일 유학생활 이 백 쉰 번째날 15.02.11 859 4 6쪽
249 2012. 12. 01 토요일 유학생활 이 백 마흔 아홉 번째날 15.02.10 1,123 7 18쪽
248 2012. 11. 30 금요일 유학생활 이 백 마흔 여덟 번째날 15.02.09 836 5 8쪽
247 2012. 11. 29 목요일 유학생활 이 백 마흔 일곱 번째날 15.02.08 896 5 4쪽
246 2012. 11. 28 수요일 유학생활 이 백 마흔 여섯 번째날 +2 15.02.07 859 6 9쪽
245 2012. 11. 27 화요일 유학생활 이 백 마흔 다섯 번째날 15.02.06 798 5 4쪽
244 2012. 11. 26 월요일 유학생활 이 백 마흔 네 번째날 +2 15.02.05 834 7 7쪽
243 2012. 11. 25 일요일 유학생활 이 백 마흔 세 번째날 15.02.04 822 6 10쪽
242 2012. 11. 24 토요일 유학생활 이 백 마흔 두 번째날 15.02.03 829 6 11쪽
241 2012. 11. 23 금요일 유학생활 이 백 마흔 한 번째날 +2 15.02.02 927 5 18쪽
240 2012. 11. 22 목요일 유학생활 이 백 마흔 번째날 15.01.31 718 7 7쪽
239 2012. 11. 21 수요일 유학생활 이 백 서른 아홉 번째날 15.01.30 864 5 7쪽
238 2012. 11. 20 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서른 여덟 번째날 15.01.30 774 8 2쪽
237 2012. 11. 19 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서른 일곱 번째날 +1 15.01.29 1,162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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