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일본 교환유학일기

2013. 01. 31 목요일 유학생활 삼 백 열 번째날

2013. 01. 31 목요일 유학생활 삼 백 열 번째날

일본예능프로그램을 보다가 주현이에게서 다 같이 저녁밥을 먹자는 제안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하지만 영은이도 답이 없고 철이도 어디갔고 광표랑 나랑 주현이랑은 의견이 좀처럼 맞지않았다. 주현이는 피자가 먹고싶었던 모양인데 나는 피자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피자가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비싼 주제에 양이 적고 그렇다고 특출나게 맛있는것도 아니다. 난 피자만큼은 결사반대했다. 나는 학교너머 돈키호테 너머에 있는 단돈 천엔짜리의 고기부페를 한번 가보자고 제안했지만 그 누구도 찬성해주지 않았다.

‘너무 멀어’

‘자전거 타고 40분만 가면 돼’

‘자 다음 의견’

주현이는 피자 다음으로 고기가 먹고 싶다고 하였다.

‘그래 그러니까 가자고 천엔짜리 고기부페’

‘가다가 지쳐쓰러질거같아’

뷔페는 전쟁이다.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여 본전을 뽑느냐 마느냐이다. 30분간 열심히 자전거 굴려서 최대한 배고픈 상태로 임전태세에 임하는것도 나쁘지않은 것 같은데 녀석들이 이해해주지를 못한다. 배불리 먹고 또 40분 자전거로 운동하며 집으로 오면 얼마나 좋은가.

돈키호테에서 고기를 사다가 주현이네 집에서 구워먹는걸로 대략 방향이 정해졌다. 고기부페를 갈 돈으로 고기를 사다가 먹으면 고기부페처럼 실컷 먹을 수 있을거란 생각이었다. 그 정도 양의 고기를 싸게 사려면 돈키호테를 가야했는데 돈키호테 역시 만만치 않은 거리다. 여기서 자전거타고 30분정도 걸린다. 누가 고기를 사오는 수고를 할것인가, 간단하게 정해졌다. 일단 지금 학교에 있는 주현이는 돈키호테랑 가장 가까이 있으므로 자동적으로 당첨. 그리고 자진해서 내가 간다하였다. 자전거타는게 힘들지않고, 무엇보다 고기먹고 뒷정리 하기가 상당히 귀찮으므로 다른사람에게 떠넘기기 위해 자진해서 돈키호테까지 가겠다고 하였다.

‘그럼 지금 바로 돈키호테로 출발한다.’

돈키호테에 도착하기 10분전에 주현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디냐”

“나 B동 3층인데”

“아직 학교냐”

“어?? 너 벌써 도착했어?” 도착했다고 해야 서둘러 오겠지?

“응, 그래”

“어딨어? B동이냐?” “아니”

“그럼? 치바은행ATM있는데있어?” 역시 난 틀리지않았다. 이럴까봐 전화했다.

“내가 분명히 돈키호테로 바로 간다고 메시지 보냈잖냐”

“아? 아...아......”

물론 나도 아직 도착하지않았다. 주현이가 지금 당장 출발한다고 한다면 얼추 비슷하게 돈키호테에 도착할 것이다. 계획대로다. 입구에서 기다릴까 하다가 별관으로 들어가서 음반을 파는는 곳에 들어갔다. AKB48의 새 싱글과 HKT48의 첫 메이저싱글에 대한 정보를 열심히 읽었다. 근데 주현이가 통 오지를 않았다. 내가 돈키호테에 도착한지도 20분이 지났는데 연락이 없다. 얼마 후 주현이에게 전화가 왔다.

“어이”

“미안미안 입구를 잘 못찾아서”

알고보니 주현이는 돈키호테에 온 적이 없다고 한다.

장을 보고 다시 먼 길을 달려 돌아왔다. 4시쯤에 집을 나왔는데 장을 보고 돌아오니 6시가 넘어있었다. 아까 희애는 빠졌지만 철이랑 영은이랑 주현이, 광표 이렇게 모여서 같이 저녁 먹는게 참으로 오랜만인 것 같았다.

“음냐음냐 맛있다” 배 터지게 먹고도 1인당 870엔이라는 돈이 나왔다. 물론 돈키호테를 가는 수고에 셋팅에 뒷정리에 여러 수고가 들었지만.

고기를 먹고나면 필연적으로 아이스크림이 생각난다. 아이스크림을 사와 먹으면서 신나게 수다를 떨다가 10시 반쯤에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와서 NHK에서 AKB48의 다큐 특별편성을 했다길래 정말 오랜만에 TV를 켰다. 매주 수요일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챙겨보던 AKBINGO도 12월 초 쯤까지 챙겨보다 말았고, 시간을 기억했다가 TV를 튼건 거의 두 달만인 것 같다.

오늘의 지출 – 고기파티 값 870엔

아이스크림 값 101엔

[소요권]

Nhk 사극드라만 자주 보는데... 신선조 군사 칸베에 생각나네요

[사이타니야]

잘 알고계시네요!~ 전 2010년에 료마전을 가장 재미있게 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