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2. 29 토요일 유학생활 이 백 일흔 일곱 번째날
2012. 12. 29 토요일 유학생활 이 백 일흔 일곱 번째날
새벽까지 일을 도와주다가 와서 잠들고 일어나니 역시나 오후 1시가 넘어있었다. 점심으로 카레를 해 먹으려고 가까운 무라노이치바로 가서 장을 봐왔다. 아르바이트는 7시 30분부터니까 아직은 여유가 많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야구선수 류현진이 무릎팍도사에 출현했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바로 찾아서 보았다. 그리곤 5시에 이상하게 또 졸음이 쏟아져서 깬지 4시간 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래서 낮밤이 바뀐 일은 힘들다는 이야기인가보다.
오후6시에 알람이 울려서 일어났다. 알람이 아니었으면 몇시까지 잤을까. 밤 11시 정도에 깨서 밤을 샜을려나?
오늘은 원래 우자와씨랑 같이 일하는 날인데 어제 아사미씨 대신 우자와씨가 들어왔으니 반대로 아사미씨랑 같이 일을했다.
“아사미씨, 굉장히 오랜만에 같이 일하네요”
“그러게요, 지지난주에는 제가 쉬었고, 지난주엔 조 상이 쉬는날이였군요.”
술자리, 지구종말의 약속 등 매주 만났지만 같이 일하는건 3주만이다.
어제가 이상한건가 오늘이 이상한건가, 어제 미친듯이 바빴던게 마치 거짓말인것처럼 굉장히 한가했다.
“초~~ 한가하군요”
“이 상태가 퇴근할 때 까지 쭉~ 이어지기를.....”
어쩜 이렇게 한가할까, 매일매일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아사미씨랑도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에 점장님이 케이크를 사왔다면서요?”
“기적이죠, 역시 조 상은 우리가 케이크를 먹고 있을 때 기무라 상이랑 밥 먹고있었나요?” “예, 하하 남자친구 있는 아이랑 크리스마스를 같이 보낸 사람 별로 없을겁니다.” “기무라 상 남자친구 있었어요?” ...에? 뭐지? 분명 사야코는 아사미씨도 안다고 했었는데
“아, 몰랐었나요? 그럼 못 들은걸로 해주세요” “네, 흠.... 혹시 그 사실 스즈키 군도 아나요?”
남자 스즈키, 즉 스즈키 나오야를 말한다.
“안다고 하네요”
“스즈키 군, 굉장히 풀 죽어 있겠네요”
“......그래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기무라 상은 진짜 인기가 많네요”
나와 아사미씨의 바람대로 진짜 퇴근시간까지 계속 한가했다.
“우와! 아사미씨, 진짜 끝까지 한가했어요 만세!”
“오늘 한가한게, 내일 조 상이 소데가우라에서 엄청 바쁠거란 예고일지도 몰라요 흐흐”
“오옷!! 정답! 지금 딱 그 생각하고 있었어요, 내일 싫다~~”
내일은 소데가우라의 요시노야까지 가서 지원근무를 나간다. 아침 11시부터 5시까지 근무예정, 소데가우라까지 1시간은 걸리니까 전차시간, 그리고 소데가우라에서 요시노야까지 가는 시간까지 계산하면 엄청 빨리 일어나야한다.
나와 아사미씨의 교대로 나가노씨랑 사야코가 들어왔다. 근데 사야코가 교대를 한다고 말을해 주지 않고 주방에서 계속 일만했다.
‘오호라? 요새 계속 좀 남아서 도와주니까 이제 당연하게 생각하는건가?’
교대하겠다고 말을 할 때 까지 계속 입 다물고 있기로 해 봤다.
밖에서 누군가랑 눈이 마주쳤고 상대는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다카하시였다. 지난주의 나랑 똑같이 점장님이랑 같이 고이로 파견근무를 갔다가 끝나고 우리 요시노야 앞에서 내린다음 집으로 가는 길인가보다. 나도 다카하시에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사야코, 네가 거기서 그러고 있으면 조 상이 집에 갈 수가 없잖아”
나가노씨가 사야코에게 말했다.
“네? 아!!!!!!!”
사야코가 쪼르르 달려나왔다.
“아, 선배 미안해요!! 20분이 지났네”
“푸하하하하”
“사야코, 뭐지? 혹시 영빈 돌려보내지 않기 작전인가?”
나가노씨가 웃으면서 말했다.
“어라, 영빈 표정도 아이고, 아깝다! 라는 표정인데? 내가 못 말할걸 말했나”
“어허허, 그런가요”
“사야코도 아이고, 아깝다! 라는 표정이네, 내가 잘못했네 으하하하”
“나가노씨, 무슨말을 하시는거에요”
역시 심야는 재미있다.
평소같았으면 아사미씨랑 새벽 늦게까지 대화를 나누었겠지만 오늘은 빨리 돌아가야했다. 마카나이를 먹으면서 잠깐의 대화만 나누고, 내일 소데가우라에 일찍 가기 위해 빨리 자 두어야하므로 얼른 집으로 돌아왔다. 내일 지원을 나가야하므로 유니폼을 바리바리 싸들고 말이다.
“......”
아, 그런데 미치도록 잠이 오지 않았다. 확실하게 두 시간은 멀뚱멀뚱이 누워만 있던 것 같다. 요새 늦게 자고, 거기다가 아예 심야일까지 하면서 늦게 일어나다보니 생체리듬이 거기에 맞춰져버린 것 같았다.
“으아!!!! 미치겠네!!!”
일어나서 팔굽혀펴기도 하고 잠들려고 별짓을 다했지만 잠이 들지 않았다. 여기다가 일기를 쓰고 있다. 아 참 거기다가 아까 낮잠까지 잤구나.
빨리 자야한다. 갑자기 짜증난다. 30일날 시간 안 된다고 확 거절해버릴걸
오늘의 지출 – 바나나, 카레재료 364엔
마카나이 170엔
총 534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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