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일본 교환유학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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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이타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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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07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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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2. 01 토요일 유학생활 이 백 마흔 아홉 번째날

DUMMY

2012. 12. 01 토요일 유학생활 이 백 마흔 아홉 번째날


12월로 들어왔다. 9월과 10월의 느낌이 확 다르듯이 11월과 12월의 느낌도 확 다르다. 유학을 기대하면서 한창 기대했던 2012년, 여러 가지를 상상하며 고대했던 2012년은 이제 딱 한달남았다.

그리고 오늘은 학교에서 무슨 교류회인가 뭔가가 있다. 유학생활도 막바지로 치닫았고 집에서 가만히 있는거보다야 무언가라도 활동하는게 낫겠다 싶어서 철이랑 같이 신청했다.

10시 50분까지 학교 H동 3층 프레젠테이션룸으로 모이라고 안내가 왔었다. 학교까지 자전거타고 가는시간 아주 넉넉히 잡아 20분, 씻고 준비하는 시간까지 고려하여 10시에 알람을 맞추어놨다. 알람이 울렸다. 10분 더 자도 지장이없으므로 10분 후에 알림을 누르고 다시 눈을 감았다.

‘,,,,,,음냐음냐, 알람이 안 울리나?’

중, 고등학교 시절도 그랬고 잠깐 자다가 좀 오래잤다 싶으면 괜히 불안해서 눈이 저절로 떠지곤한다. 하지만 실제 시간은 2분정도 지나있고 그렇다. 하지만 이번엔 정말로 오래 자버렸다. 10시 50분까지 가야하는데 지금 시각은 10시 44분이었다.

‘엥?? 이런!’

아무튼 서둘러야한다. 나는 그렇다고 치고 철이는? 철이 방문을 확 열었다. 역시나 자고 있다.

“으음....머야”

“뭐긴, 너도 지각이지”

“무슨소리야 12시 50분까지잖아”

너야말로 무슨 소리냐

“10시 50분까지니까 얼른 당장 일어나서 가자”

“에..?”

철이는 자기 휴대폰을 들고 공지를 확인하였다.

“억, 진짜네??”

황급히 준비하고 프레젠테이션룸으로 향했다. 프레젠테이션 룸 앞에서 유학생센터 직원이 각자의 이름표를 나눠주었다. 한국, 조영빈이라고 한자와 가타카나로 써 있었고 태극기까지 그려져있었다.

‘그냥 유학생들끼리 놀자는거아니었나?’

그런 생각은 프레젠테이션룸을 들어가는순간 완전히 잘못짚었음을 알 수 있었다.

유학생은 별로 보이지않았고 대부분 아주머니 아저씨들이었다. 굉장히 엄숙한 분위기에서 앞에서는 이영화 교수님이 열심히 무언가를 발표하고 있었다. 6.25전쟁부터 현재까지, 대통령으로 보는 한국현대사였다. 안타깝지만 이영화 교수님의 정치색이 정말 확연히 드러나는 발표였다. 이번 선거에서 문재인 후보를 찍을것이 틀림없다. 너무 확실해서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않을정도로.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후 자리를 옮겼다. 드디어 교류회라는 이름에 걸맞게 카라아게, 피자, 케이크 등등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었다.

일본아저씨들 몇 명이 나와서 노래를 불렀지만 그게 귀에 들어올 리가 없다. 일단 먹자. 대부분이 일본의 아주머니들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였다.

“궁금한게 있는데 왜 한국사극에선 다들 칼을 허리에 안 차고 들고 다니는거에요?”

그러고보니 그러네

“허리에 차면 빠질 위험이 있어서 그런거 아닐까요??”

“그래도 허리에 차는게 두 손이 자유롭잖아요?”

“그 험한 시대에 그런자유가 허락되었을까요, 칼을 들고다니다가 위험에 처하면 빨리 뽑아야지요”

“칼을 허리에 안 차고 들고다니니까 칼을 뽑고나서 칼집은 다 휙 버리잖아요. 실제로 그랬던거에요??”

“그건 드라마니까 그렇고요. 뭐 싸워서 이기고나면 주웠겠죠”

쓰고나서보니 참 생산성없는 대화를 나눈 것 같다. 가장 귀찮은 질문이 한국 어디에서 왔냐는 질문인데, 당연히 물어보는것이지만 말해도 모를게 뻔하기에 일일이 대답하기 참 곤란하다. 더군다나 내가 사는 ‘청주’와 ‘전주’의 일본어 발음이 같기 때문에 때때로 전주로 오해하는 사람들에게 설명하는것도 일이다.

교류회가 끝나갈 쯤에, 눈치없는 사회자가 나랑 철이를 지목하며 노래를 해달라고 졸라댔다. 아무래도 일본에서 한국인 남자유학생은 그 수가 적고, 이 자리에서도 한국인 남자 유학생은 나랑 철이, 그리고 다른 1명 뿐이었다.

“아하하하, 오늘은 무언가 챙겨온것도 없고요. 죄송합니다.”

갑자기 무반주로 노래라니 뭐하자는 전개인거냐. 하지만 일본아주머니의 시선은 이쪽을 고정한채 움직일줄을 몰랐다. 결국 철이가 당당하게 앞으로 나갔다.

‘오’

그래도 일본아주머니들의 시선은 움직이지 않았다. 분위기에 떠밀리듯 나도 앞을나가서야 박수가 나왔다.

“뭐하려고”

철이에게 물어봤다.

“몰라”

“뭐가 있으니까 당당히 나온거아니었어?” “그냥 다 쳐다보고있으니까 어떡해”

“...”

이 자리에서 AKB48의 춤을 추면서 노래를 부를수도 없지않은가. 그 전에 나는 한국가요에 전혀 관심이없어서 가사를 보지않고 부를 수 있는 노래는 거의 없다. 철이가 하나 떠올린듯하다.

“그럼, 너한테 맡긴다”

“그래”

“자자~ 여러분 오래 기다렸습니다. 지금 제 옆에 있는 김철군이 무언가! 대~단한 것을 가지고있는 듯 해요. 잘 봐주십시오!”

사회를 보는 듯 이렇게 말하고 철이의 노래를 들었다. 역시 노래를 잘 부른다.

그렇게 다시 돌아가려는데 앞에 있던 일본아저씨가

“둘이서 아리랑 불러주세요”

라고 말했다. 아, 빨리 부르고 돌아가자. 나랑 철이는 아리랑까지 부른 뒤에야 돌아갈 수 있었다.

음식이 상당히 많이 남아서 싸갈 수 있는 일회용팩이 등장하였고, 가만히 있어도 나는 잘 싸갈건데 일본아주머니들이 마구 음식을 싸서 우리에게 주었다. 주현이, 영은이, 철이 나 까지, 아주머니들에게 억지로 받은 음식들이 4명분 쌓이니 상당한 양이 되었다.

“오늘 저녁은 따로 할 필요 없겠네요”

집에 돌아오면서 영은이가 말했다.

“이따 다 같이 먹으면 되겠네”

“하지만 난 아르바이트”

“에...어쩌죠”

“억지로 내 몫 챙기려 하지 말고, 먹다가 남겨”

“먹다 남긴건 기분나쁘잖앙요”

“나는 안 가리고 먹으니까 상관없어”

아주 조금 남은 코지마 하루나의 퍼즐을 완성시키고, 잠깐 누워있다가 요시노야로 출근하였다. 요시노야 사람들이랑 나눠먹으려고 몽쉘 한 통을 가져가서 메모를 해 놓았다.

‘한국의 과자입니다. 마음 껏 집어서 드세요’

일단 점장님이 하나 시식을 했다.

“어때요??”

“음 맛있구만”

“우자와씨도 하나 드셔보세요 이거 진짜 꼭 먹는편이 좋을거에요”

보통 토요일은 오후 7시 30분부터 일 시작인데 오늘도 그렇도 다음 주 토요일도 5시 출근이다. 토요일은 사람이 워낙 많아서 점장님이 조정을 한 모양이다. 덕분에 매일 나 또는 다른사람 이렇게 두 명만 일을 하다가 처음으로 세 명이서 일을 하게 되었다.

휴식시간을 받아서 들어갔는데 이번에 새로 온 나라키 군이 점장님에게 교육을 받고 있었다.

“아 조 군, 미안하지만 저기 안쪽에서 휴식해주게나”

좁은 휴게실에 마카나이를 먹으러 왔다갔다 할 수도 없으니 그냥 30분동안 앉아서 푹 쉬기로 했다.

“아, 조 군, 스즈키가 일본과자가 더 맛있다고 했어 으히히”

점장님이 말했다.

“아, 그랬어요? 점장님은 어떠셨습니까” “난 뭐, 둘 다 맛있다고 생각해, 확실한건 필리핀의 초콜렛보단 맛있어”

“필리핀의 과자랑 비교를 하십니까,”

“예~전에 필리핀에서 온 애가 있었거든, 필리핀꺼라고 초콜렛을 가져왔는데 소 싣고 다니는 트럭냄새가 나는거야”

비유한번 끝내준다.

“초콜렛에서요?” “응, 구리잖아. 그래서 못먹었던 기억이 있어”

잡담은 여기까지 하고 점장님은 다시 신입교육으로 들어갔다.

“자, 그럼 내가 손님이라고 치고, 부타동 오오모리에다가 오싱코랑 미소시루주게나 이러면 오더는 뭐라고 전달해야할까”

“에.................................오오모리....부타동 잇쵸......오싱코 이치마이....미소시루 잇빠이”

처음 교육받을 때의 내가 생각나서 절로 미소지어졌다. 그때로부터 벌써 두 달 반이 지났다. 일단 점장님이 말한그대로 오더를 말하면 저런형태이지만 나라키 군이 말한 오더를 듣자마자 상당히 신경쓰이고 거슬렸다. 뭐가 이상해서 거슬렸다가 아닌, 일단 바로 자동적으로 거슬렸다.

“아니지, 봐바, 오싱코랑 미소시루는 뭐지?” “...B셋트네요”

“응, 물론 알고있는 손님도 있겠지만 모르는 손님이 이렇게 주문할때도 많으니까 네가 알아서 이쪽을 유도해서 주문을 시키고 오더를 통과시켜야해”

생각하고 나서 저건 이상하다가 아니고, 나라키군의 오더를 듣자마자 신경쓰이면서 ‘저건 아니다’라고 몸이 반응한게 나도 요시노야에 많이 적응됐다구나, 라고 생각했다.

밥은 이따가 일 끝나고 천천히 먹기로 했다. 오늘도 신제품 야키토리동을 먹기로 마음먹었다.

무사히 퇴근시간이 되고, 나랑 우자와씨의 교대로 사야코와 나가노씨가 들어왔다. 토요일이 좋은 이유가 내일이 일요일인 것도 있지만, 우자와씨, 나가노씨, 사야코랑 나누는 대화가 너무나 재미있다.

사야코가 계산대에서 작은 실수를 하느라 그걸 해결하기 위해 나가노씨가 손님이랑 이야기를 하였고, 나랑 우자와씨가 계속 일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주방에 있는 오더모니터 상으로는 다음 나와야 할 요리는 야키토리동이었다. 하지만 나는 야키토리동의 주문을 받은적이 없고 무엇보다 전표가 없었다. 전표를 전달해야 손님이 음식을 다 먹고 전표를 받아서 계산을 할 수 있다.

“우디, 지금 뭐 만들고 있어?”

나가노씨는 우자와씨를 ‘우디’라고 부른다.

15분정도 계산대에 붙어있던 나가노씨가 주방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거요”

우자와씨가 완성된 야키토리동을 내놓으며 말했다. 당황스러운건 내 쪽이다. 이 야키토리동을 손님에게 제공해야하는데 전표도 없고 누가 주문했는지도 모른다.

“아아....역시...이 토리동 오더 내가 친거야”

실수를 해결하느라 추가로 친 오더인가보다.

“엑, 그래요?” “어쩔수 없이, 그냥 먹어”

물론 원래는 그냥 먹으면 안된다. 그게 허용된다면 실수인척하고 막 먹을 것이다.

“아아, 밥 먹어볼까”

“조 상 이거 먹어요”

우자와 씨가 방금 만들어진 안 만들어도 될 야키토리동을 가리키며 말했다. 마카나이로 할인된 가격도 아니고 그냥 공짜로 야키토리동을 먹게 되었다. 아르바이트생들끼리만 있으니 가능한 일이다.

야키토리동 위에 파를 얹으려고 주방에서 나가려고 할 때 나가노씨가 제지하였다.

“아아아, 밖에는 안 나가는게 좋아, 카메라가 다 본부랑 연결되어있으니까 혹시라도 보고 음식을 왜 다시 주방으로 가져가냐고 물어볼 수도 있어, 그러니까 젓가락만 살며시 가져와”

파를 올리지않은 것이지만 그래도 공짜로 먹는거니 참자

“센빠이, 맛있어요?”

사야코가 ‘선배, 맛있어요?’ 라고 물어봤다.

“엉! 진짜 맛있어”

라고 답했다.

물론 부정을 막기 위해 카메라가 있다지만 일본전국에 엄청많은 수의 요시노야가 있으니 그걸 본부가 다 체크할 수 있을리는 없겠지만 만약에라도 걸리게 된다면 꽤나 힘들 것이다.

“에리어매니저가 일부러 손님으로 가장해서 올 때도 있고, 평범하게 밥 먹고 나서 우리들 들어오는 직원용 뒷문으로 벨 눌러서 들어올 때도 있고 하니까 언제나 정신차려야해, 그 때 사원증을 보여달라고 해야돼, 우리들 들어올때처럼 누구냐고만 묻고 그냥 문 열어주면 그것도 꽤나 골치아프게 될거야”

“그렇군요”

나랑 사야코, 우자와씨는 나가노씨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었다.

“실제로 모 지점을 들린 부장이 그날 깜빡하고 사원증을 놓고왔나봐, 그래서 그 지점은 문을 열어주지 않았대”

“푸하하하하하”

“근데 그건 잘한거잖아? 정답이지? 뭐 결국 그 부장은 들어가지 못했지만, 음....그리고 만약 지금처럼 우리들끼리 있는데 내가 갑자기 아아악 하면서 쓰러졌다고 치자, 너희들 셋이라면 어떻게 할래? 엄청 바빠, 손님이 많고 끊이질않아”

“급한환자가 생겼습니다. 사람이 최우선입니다.”

내가 말했다.

“저도 그렇게 할 것 같아요”

사야코랑 우자와씨도 대답하였다.

“그래, 그렇지. 그럴 때 바로 에리어매니저한테 전화를 걸어서 지시를 기다리는거야. 그럼 바로 일단 가게를 닫아라 어찌어찌해라 올거야”

“에? 그럼 지시있을 때까지 구급차는 안 불러요?”

우자와씨가 물었다. “아니지, 구급차는 일단 부르고 전화하는거지, 일단 대기중인 손님들은 다 내보내고, 먹고있는 손님은 돈 받을 수 있는건 받고 뭐 아니면 나중에 와서 달라고 부탁하던가 해야지. 클레임대응도 그래, 클레임 전화는 뒤에 주방일 하는사람이 받게 되어있잖아? 클레임 전화에 충실할 수 밖에 없는데 만약 둘이서 하고있을 때 그런 클레임전화가 왔다고 치자. 한 사람은 뭘까”

“혼자 해야죠”

“응, 결국 모리캉(조리와 접객, 계산까지 혼자 다 하는 것)이야, 클레임대응은 오래걸릴 수밖에 없잖아 싫기도하고, 일방적으로 사과만 하면 진짜 이 사람이 듣고 있는거냐면서 엄청 심한 사람도 많아, 만약 테이크아웃인데 젓가락이 안 들어갔다고 막 젓가락을 가져오라고 화를 내면 에리어매니저한테 전화해서 이런 클레임이 왔습니다 어찌할까요, 하면 어쩔 수 없지 않느냐 가져다줘라 하면 그 때까지 남은 사람은 계속 모리캉이고.”

상상만해도 끔찍하다.

“으아, 맞아요, 저도 가져다줄 때 세 명이 일하고있어서 다행이지 만약 둘이 일하고있었을 때 그랬으면...”

“세 명이 일하고있을 땐 한 명 빠져도 괜찮다고 하지만 그래도 그건 폐를 끼치는거잖아?”

“어? 우자와씨 그런 클레임으로 직접 뭐 가져다준적 있어요?” “된장국 딱 한 컵이었어요. 여자가 예뻐서 다행이었어요, 마침 또 일하기 싫었는데 사람도 세 명이고, 오히려 잘 됐다고 생각했어요 당당히 –가져다드리겠습니다!-라고 했죠”

“우히히히히”

“푸하하하하”

“아무튼 조심들하라고”

우자와씨랑 나는 이미 퇴근시간이 지난지 오래이기에 사복으로 갈아입고 수다를 떨었다. 휴게실 문 앞에서 샐러드를 만들고 있던 사야코랑도 대화가 가능했다.

“진짜,, 어떻게 해요, 11일이 다가오고 있는데”

“언제든 시간날 때 얘기하라니까? 과외수업 해 줄테니까”

“그래, 조 상한테 많이 배워가”

나가노씨도 거들어줬다.

“진짜......그러고 싶어요.. 일단 11일 전에는 반드시 한번 만나서 해요!”

11일엔 그 축구선수와의 통역이 있다는 날이다.

“11일이래봤자, 얼마 안 남았다고”

“어떻게 해, 선배 언제언제 시간 나요?” “화, 목, 금요일 4시전, 토요일 4시전, 일요일. 사야코 잘 생각해봐, 이런 찬스가 진짜 없다?”

“맞아요! 친해질 수 있는 찬스!”

“에???.........음....그런 찬스가 아니고말야”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우자와씨가 폭소를 했다.

“한국어를 공부하는데, 아르바이트하는 곳에 한국인이 있다. 그럴확률이 얼마나 될 것 같애? 한국어 열심히 말하고 실력올리는데 아주 좋잖아, 이용 좀 하라고, 고장 안 난다고”

우자와씨는 이미 집으로 돌아갔고 사야코랑 계속해서 대화를 나누던 중에 나가노씨가 사야코에게 휴식을 명했다. 짐작컨대 일부러 일찍 준 것 같다.

“선배 시간 언제언제 된다고 했죠??”

사야코가 다이어리를 펼치며 말했다.

“화, 목, 금요일 4시전, 토요일 4시전, 일요일”

“으음.....화요일 제가 2교시랑 3교시가 비어있긴한데요”

“안타깝구만, 난 화요일 풀 수업이야”

“으아.......어쩌지 그럼......화요일 5교시도 있어요?” “아니, 4교시까지”

“그 이후에 아르바이트 없고요?” “없어”

“그럼 4교시 이후로 쭉 비어있는거에요!?” “그렇지”

“우왓! 저도 4교시까지고 아르바이트 없어요! 좋아 화요일!!. 선배랑 한국어공부회.”

사야코는 다이어리 12월 4일 칸 ‘선배랑 한국어공부회’라고 적어넣었다. 그리고는 가방에서 공책을 꺼내서 한국어 공부를 하였다.

“....휴식인데 안 쉬는거야?”

“계속 이렇게 하고 있어요, 아...그리고 아르바이트 하나 더 찾으려고요...용돈도 하나 없고..”

“공부가 최고의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하는데말야...”

“그래도요! 부모님한테 돈 달라는 말을 못하겠어요 진짜 미안해서”

“나중에 성적표가 더 미안할거라는 생각은 안 하나”

“그래도 이게 좋아요, 뭔가 충실하게 살고있다는 기분이 들어요, 친구들이랑 놀고~ 아르바이트해서 돈 벌고, 짬내서 공부열심히 하고! 집은 그냥 잠만 자는곳이에요 헤헤”

우리나라 나이로 스무살,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아 일본나이로 18세에 불과한 소녀가 저런 무거운 말을 싱글벙글 웃으면서 할 수 있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안쓰럽기도 했다.

“이리 줘 봐, 체크해줄게.....너 이름이 뭐야”

“사야코요”

“아니, 성”

“기무라요”

“여기, -기무라고 합니다.-가 아니고 –기무라라고 합니다-, 그리고 한글도 틀렸다. ‘가무라’라고 써 있네”

사야코의 한국어공부를 도와주다가 어쩌다 크리스마스 이야기가 나왔다.

“한국은 진짜 엄청나죠?”

“그래서 내가 12월 25일을 아주 싫어하지”

“여자친구 있어요?” “없어”

“저도 남자친구 없어요 헤헤”

“그럼 뭐할건데 25일날”

“예정없어요~”

“그래? 공부회나 또 할까??”

“크리스마스날요? 푸하하하하”

“아무 일정없으면 서운하잖아, 크리스마스 무슨요일이냐”

“선배 뒤에 달력있네요”

“오, 그렇군....오오! 대~박”

“왜요?” “화요일이야”

“진짜요?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나가노씨가 잠깐 물품을 가질러 들어왔다.

“크리스마스날 공부회 하재요!” 사야코가 나가노씨한테 말했다.

“보니까 화요일이더라고요”

“잘 됐네, 사야코, 여~러가지 배워 흐히히히히”

사야코의 휴식종료를 알리는 타이머의 소리가 났고, 나는 그때서야 요시노야 문을 나섰다. 요시노야의 문을 나설때의 시각은 무려 새벽 1시 44분이었다. 편의점에서 맥주 한 캔을 사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의 지출 – 편의점 맥주 141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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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 2013. 02. 22 금요일 유학생활 삼 백 서른 두 번째날 +2 15.06.30 919 8 36쪽
331 2013. 02. 21 목요일 유학생활 삼 백 서른 한 번째날 +2 15.06.28 707 6 26쪽
330 2013. 02. 20 수요일 유학생활 삼 백 서른 번째날 +2 15.06.27 617 7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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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 2013. 02. 03 일요일 유학생활 삼 백 열 세 번째날 +2 15.06.01 711 7 16쪽
312 2013. 02. 02 토요일 유학생활 삼 백 열 두 번째날 15.06.01 755 5 5쪽
311 2013. 02. 01 금요일 유학생활 삼 백 열 한 번째날 +4 15.05.30 677 9 6쪽
310 2013. 01. 31 목요일 유학생활 삼 백 열 번째날 +2 15.05.29 672 7 4쪽
309 2013. 01. 30 수요일 유학생활 삼 백 아홉 번째날 +4 15.05.28 836 8 14쪽
308 2013. 01. 29 화요일 유학생활 삼 백 여덟 번째날 +2 15.05.27 688 6 11쪽
307 2013. 01. 28 월요일 유학생활 삼 백 일곱 번째날 +2 15.05.26 813 6 9쪽
306 2013. 01. 27 일요일 유학생활 삼 백 여섯 번째날 +2 15.05.21 713 6 10쪽
305 2013. 01. 26 토요일 유학생활 삼 백 다섯 번째날 +2 15.05.19 839 6 9쪽
304 2013. 01. 25 금요일 유학생활 삼 백 네 번째날 +4 15.05.18 758 6 20쪽
303 2013. 01. 24 목요일 유학생활 삼 백 세 번째날 +2 15.05.14 752 5 18쪽
302 2013. 01. 23 수요일 유학생활 삼 백 두 번째날 15.05.13 651 5 5쪽
301 2013. 01. 22 화요일 유학생활 삼 백 한 번째날 15.05.12 750 7 1쪽
300 2013. 01. 21 월요일 유학생활 삼 백 번째날 15.05.12 619 6 6쪽
299 2013. 01. 20 일요일 유학생활 이 백 아흔 아홉 번째날 +2 15.05.11 701 5 26쪽
298 2013. 01. 19 토요일 유학생활 이 백 아흔 여덟 번째날 15.05.10 564 9 6쪽
297 2013. 01. 18 금요일 유학생활 이 백 아흔 일곱 번째날 15.05.09 619 6 8쪽
296 2013. 01. 17 목요일 유학생활 이 백 아흔 여섯 번째날 15.05.09 613 5 2쪽
295 2013. 01. 16 수요일 유학생활 이 백 아흔 다섯 번째날 15.05.08 710 6 18쪽
294 2013. 01. 15 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아흔 네 번째날 +4 15.05.07 773 7 23쪽
293 2013. 01. 14 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아흔 세 번째날 +2 15.05.06 772 8 15쪽
292 2013. 01. 13 일요일 유학생활 이 백 아흔 두 번째날 +1 15.05.06 561 6 2쪽
291 2013. 01. 12 토요일 유학생활 이 백 아흔 한 번째날 +1 15.04.05 940 7 6쪽
290 2013. 01. 11 금요일 유학생활 이 백 아흔 번째날 15.04.04 745 4 6쪽
289 2013. 01. 10 목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여든 아홉 번째날 15.04.03 753 4 11쪽
288 2013. 01. 09 수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여든 여덟 번째날 15.04.02 744 4 11쪽
287 2013. 01. 08 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여든 일곱 번째날 15.04.01 732 5 9쪽
286 2013. 01. 07 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여든 여섯 번째날 +2 15.03.31 820 5 11쪽
285 2013. 01. 06 일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여든 다섯 번째날 15.03.29 1,051 10 16쪽
284 2013. 01. 05 토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여든 네 번째날 15.03.28 743 7 5쪽
283 2013. 01. 04 금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여든 세 번째날 15.03.27 1,067 5 10쪽
282 2013. 01. 03 목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여든 두 번째날 15.03.27 607 4 1쪽
281 2013. 01. 02 수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여든 한 번째날 15.03.26 730 5 5쪽
280 2013. 01. 01 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여든 번째날 15.03.25 794 6 15쪽
279 2012. 12. 31 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일흔 아홉 번째날 +1 15.03.17 933 7 16쪽
278 2012. 12. 30 일요일 유학생활 이 백 일흔 여덟 번째날 15.03.16 833 7 11쪽
277 2012. 12. 29 토요일 유학생활 이 백 일흔 일곱 번째날 +2 15.03.15 753 4 5쪽
276 2012. 12. 28 금요일 유학생활 이 백 일흔 여섯 번째날 15.03.14 779 6 10쪽
275 2012. 12. 27 목요일 유학생활 이 백 일흔 다섯 번째날 15.03.13 781 6 10쪽
274 2012. 12. 26 수요일 유학생활 이 백 일흔 네 번째날 15.03.12 698 6 4쪽
273 2012. 12. 25 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일흔 세 번째날 +2 15.03.11 836 7 19쪽
272 2012. 12. 24 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일흔 두 번째날 +2 15.03.11 721 5 2쪽
271 2012. 12. 23 일요일 유학생활 이 백 일흔 한 번째날 15.03.10 743 7 4쪽
270 2012. 12. 22 토요일 유학생활 이 백 일흔 번째날 15.03.09 703 7 14쪽
269 2012. 12. 21 금요일 유학생활 이 백 예순 아홉 번째날 15.03.08 745 6 16쪽
268 2012. 12. 20 목요일 유학생활 이 백 예순 여덟 번째날 15.03.07 844 7 12쪽
267 2012. 12. 19 수요일 유학생활 이 백 예순 일곱 번째날 15.03.06 818 4 13쪽
266 2012. 12. 18 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예순 여섯 번째날 15.03.05 660 4 6쪽
265 2012. 12. 17 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예순 다섯 번째날 15.03.04 880 6 8쪽
264 2012. 12. 16 일요일 유학생활 이 백 예순 네 번째날 15.03.03 785 7 3쪽
263 2012. 12. 15 토요일 유학생활 이 백 예순 세 번째날 15.03.02 893 6 15쪽
262 2012. 12. 14 금요일 유학생활 이 백 예순 두 번째날 15.03.01 988 11 12쪽
261 2012. 12. 13 목요일 유학생활 이 백 예순 한 번째날 15.02.28 905 5 7쪽
260 2012. 12. 12 수요일 유학생활 이 백 예순 번째날 15.02.27 932 5 11쪽
259 2012. 12. 11 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쉰 아홉 번째날 15.02.26 677 5 5쪽
258 2012. 12. 10 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쉰 여덟 번째날 +2 15.02.25 893 5 12쪽
257 2012. 12. 09 일요일 유학생활 이 백 쉰 일곱 번째날 15.02.24 806 4 4쪽
256 2012. 12. 08 토요일 유학생활 이 백 쉰 여섯 번째날 +2 15.02.23 1,219 9 13쪽
255 2012. 12. 07 금요일 유학생활 이 백 쉰 다섯 번째날 +4 15.02.16 942 8 15쪽
254 2012. 12. 06 목요일 유학생활 이 백 쉰 네 번째날 15.02.15 764 5 5쪽
253 2012. 12. 05 수요일 유학생활 이 백 쉰 세 번째날 15.02.14 959 7 12쪽
252 2012. 12. 04 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쉰 두 번째날 +2 15.02.13 959 7 13쪽
251 2012. 12. 03 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쉰 한 번째날 +2 15.02.12 728 10 6쪽
250 2012. 12. 02 일요일 유학생활 이 백 쉰 번째날 15.02.11 859 4 6쪽
» 2012. 12. 01 토요일 유학생활 이 백 마흔 아홉 번째날 15.02.10 1,123 7 18쪽
248 2012. 11. 30 금요일 유학생활 이 백 마흔 여덟 번째날 15.02.09 836 5 8쪽
247 2012. 11. 29 목요일 유학생활 이 백 마흔 일곱 번째날 15.02.08 895 5 4쪽
246 2012. 11. 28 수요일 유학생활 이 백 마흔 여섯 번째날 +2 15.02.07 858 6 9쪽
245 2012. 11. 27 화요일 유학생활 이 백 마흔 다섯 번째날 15.02.06 797 5 4쪽
244 2012. 11. 26 월요일 유학생활 이 백 마흔 네 번째날 +2 15.02.05 834 7 7쪽
243 2012. 11. 25 일요일 유학생활 이 백 마흔 세 번째날 15.02.04 821 6 10쪽
242 2012. 11. 24 토요일 유학생활 이 백 마흔 두 번째날 15.02.03 829 6 11쪽
241 2012. 11. 23 금요일 유학생활 이 백 마흔 한 번째날 +2 15.02.02 927 5 18쪽
240 2012. 11. 22 목요일 유학생활 이 백 마흔 번째날 15.01.31 717 7 7쪽
239 2012. 11. 21 수요일 유학생활 이 백 서른 아홉 번째날 15.01.30 864 5 7쪽
238 2012. 11. 20 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서른 여덟 번째날 15.01.30 773 8 2쪽
237 2012. 11. 19 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서른 일곱 번째날 +1 15.01.29 1,162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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