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일본 교환유학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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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이타니야
작품등록일 :
2014.07.07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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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08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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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02. 24 일요일 유학생활 삼 백 서른 네 번째, 마지막 날(完)

DUMMY

2013. 02. 24 일요일 유학생활 삼 백 서른 네 번째, 마지막 날


굉장히 힘들었지만 조금만 눈 붙이고 6시 30분쯤에 일어났다. 오늘따라 아침새가 짹짹 거리는 소리가 이상하게 더 잘 들렸다.

“한국 가기 좋은 날씨구나”

그래도 여전히 피곤했으므로 빨리 정신을 차리기 위해 일부러 온도를 좀 낮추고 샤워를 했다. 일본에 처음 왔을 때, 무엇을 해도 다 특별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것이 점점 당연한 일상이 되었다. 그러다 오늘 다시, 모든게 특별하게 느껴진다.

장 교수님에게 빌린 자전거는 가져다 놓았으므로 철이의 자전거를 타고 요시노야로 향했다. 역시 항상 보던 토가네의 풍경은 ‘일본’으로 보였다.

요시노야에 들어가기 전에 사진을 찍었다. 사야코와 나가노씨가 일을 하고 있었다.

“오빠!”

“오, 영빈”

굉장히 이른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꽤나 바빴다. 이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은 참 힘들구나. 도저히 대화가 가능한 상황이 아니었다.

“오빠 미안”

“괜찮아 괜찮아, 천천히 하고 나한테는 제일 마지막으로 와라”

택시가 오는 9시까지는 아직 시간이 충분히 있다. 이 바쁜 요시노야의 풍경은 특별하다기 보다 그리운 마음에 사로잡혔다.

사야코가 나에게 주문을 받으러 온 건 꽤 시간이 흐른 뒤였다. 마지막 날 아침에 요시노야에 갈 것이라고는 아주 오래전에 정했지만 가서 무엇을 먹을까는 바로 아까까지 엄청 고민했다. 규동이냐 토리동이냐 아니면 모든 메뉴를 시켜서 다 먹어보느냐. 내가 가장 좋아하는메뉴는 토리동이지만 요시노야하면 역시 규동이다.

“오오모리 A셋트”

화려하게 가자. A셋트로 규동에다가 된장국, 맛있는 샐러드까지.

손님은 줄지 않고 계속해서 들어왔다.

‘이 시간에도 바쁘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와보니까 생각이상이네...심야시간대가 마냥 시간만보내는건 아니구나....’

사야코는 계속 홀 일을 해야했고, 내가 주방에 가장 가까운 자리에 앉아서 나가노씨랑만 잠깐잠깐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뿐이었다.

“오늘 한국으로 가는거야?”

“예, 마지막 식사는 꼭 요시노야에서 먹고싶었어요”

“여기서 몇 시쯤 출발해?”

“아침9시에 출발할거에요”

“에? 금방이잖아”

“네, 음....1시간 반 정도 남았네요. 몇 시간 후면 전 한국이겠죠? 하하하”

나가노씨가 내 쪽으로 다가와 슬며시 김치를 두고 다시 주방으로 돌아갔다. 따로 주문하면 90엔. 나는 그냥 아무말 없이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나가노씨는 언제나처럼 긴 말 없이 미소만 지을뿐이다.

“영빈, 아침정식 먹어 본 적 없지?”

요시노야 아르바이트 생 출신이면서도 아침정식은 먹어본 적이 없다. 아침정식을 판매하는 시간에 요시노야에 올 수도 없고 공강이라해도 굳이 일어나 여기까지 올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주방을 엿보니 나가노씨는 아침정식을 만들고 있었다. 나가노씨가 어떤 성격인지 알기 때문에 저 아침정식은 분명 나에게로 올 것임을 확신했다. 큰일이다. 난 지금 배가부른데...

나가노씨는 슬쩍 내 자리로 아침정식을 놓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다 먹은 규동그릇을 가져가서 밥을 또 담아왔다. 심지어 나가노씨는 정량을 넘어 그릇 꽉꽉 채워 내 앞에 내려놓았다.

“......”

나가노씨는 어디까지 천사인것일까, 지난번에 닛코를 간다고 해서 이것저것 챙겨줄 때도 너무 감사하여 어떻게 그 감사함을 표현해야할지 몰랐다. 항상 친절하지만 그래도 무언가를 잘못했을 때는 확실하게 지적하고 바로잡아준다. 가장 닮고싶은 스타일이다.

나는 이 순간을 시간이 날 때마다 상상해보았다. 유학 마지막 날이 와서 마지막 식사로 요시노야를 먹을 때 나는 펑펑 울까? 만약 눈물이 나온다면 참지 않고 펑펑 울어버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난 별다른 기분 없이 묵묵히 밥을 먹었다. 마지막날이 막상 닥치니 출국을 불과 몇 시간 남겨두고도 실감이 나지않았다. 난 계속 토가네에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비행기를 타야 실감이 나려나. 하긴 여기서 펑펑 운다면 꼴불견일 것이다.

이미 배가 부른데 나가노씨가 준 정식은 손도 대지 못했다. 그렇다고 나를 위해 일부러 제공해준 음식을 먹지 않을 수도 없었다. 그거야 말로 엄청난 실례가 아닌가. 힘을내서 열심히 먹었다. 하지만 몸이 거부하는걸 이길수는 없었다. 젓가락질을 하며 입으로 음식을 가져가고 있긴 하지만 밥알 몇톨을 깨작깨작 옮길 뿐이었다.

“영빈, 남겨도 돼”

나가노씨는 내가 먹는모습을 보더니 단박에 이렇게 말했다. ‘억지로 먹고있어요’라고 시위라도 한 것 같은 상황이 되어 부끄러웠다.

아침정식으로 끝이 아니었다. 나가노씨는 또 내 테이블 위에 무언가를 내려놓았다. 이번엔 규동 테이크아웃이었다. 해줄 수 있는건 다 해주었다.

“나가노씨.....”

자리에 오랫동안 앉아 사야코랑도 잠깐잠깐 이야기를 하다가 슬슬 일어났다. 그 전에 나가노씨를 불렀다.

“나가노씨, 부탁이 있는데요?”

“응응! 말해봐!”

“저....뒤에 직원용 문 열어주시겠어요?”

“오케이”

나가노씨는 이유를 묻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알았다고 하였다. 그리고 밤새워 쓴 편지를 록커에 집어 넣었다. 22일 밤에 놀 때 아사미씨가 신라면을 좋아한다고 해서 아사미씨의 록커에는 신라면도 같이 넣었다. 그리고 사야코에겐 내가 일본 올 때 서점에서 구입한 한국어 기초책, 데라다야에서 산 신센구미 오키타소지 열쇠고리도 같이 넣어놓았다. 다시 한번, 여기서 처음 면접을 봤을 때부터 그만둘 때 까지가 머릿속에 스쳐지나갔다.

“그럼, 나가노씨 신세 많이 졌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주방에다 대고 말했다. 뒤를 돌아 대답했다.

“영빈, 한국에서도 열심히 하고... 사야코!!!!!!”

나가노씨는 홀에 있는 사야코를 불러서 내 쪽으로 보냈다.

“영빈 간다. 인사 해야지”

“예”

손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나한테 인사를 시키기 위해 사야코를 휴게실로 보내준 것이다.

“오빠, 한국 조심히 돌아가고”

“한국에서 만나자”

“응! 꼭 갈거야!”

“한국에서 기다릴게, 공부 열심히 해야된다. 또 보자!”

“또 만나~”

서로 오랫동안 손을 흔들고, 요시노야를 나가기 위해 문을 열었다. 문을 열려고 손잡이를 잡는 순간 문이 열렸다.

“깜짝이야”

바깥에서 문을 연 사람은 스즈키씨였다. 출근인가보다. 나는 기뻐서 소리를 지를 뻔했다.

“스즈키 씨!!”

“조 군, 오랜만이네 이렇게 아침 일찍 왠일이야?”

“오늘 한국 돌아가거든요, 마지막으로 요시노야에서 밥을 먹고싶었어요. 맛있었어요!”

“아.....오늘 가는거야?”

“예, 음....몇 시간 뒤에 전 한국입니다.”

“가기전에 만나서 다행이네”

“진짜요! 정말로, 정말로 고마웠습니다!”

일본에서의 아르바이트는 많은 경험이 될 것이다. 아마 외롭고, 많이 힘들 것이다. 그래도 도전해보자. 버텨내보자. 라고 생각하며 시작했던 아르바이트. 그런데 그 아르바이트는 즐거웠으며 정말 많은 추억을 선사해주었다. 만약 요시노야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내 유학생활은 그저 그렇게 시간만 흘려보냈을 것이다. 집으로 달려갈수록, 나의 유학생활 중 최고의 추억의 장소는 등 뒤로 계속 멀어졌다. 그제서야 나는 이제 귀국을 한다는게 실감이 났다.

“어라? 너희들”

주현이랑 영은이가 우리 집 앞에 서 있었다. 내가 집에 없으니 밖에서 기다린 것이다. 아마 나 때문에 본인들도 잘 자지 못했을텐데 배웅해주겠다고 일찍 나와주니 너무나 고마웠다. 일단 집으로 들어갔다. 남은일은 날 공항으로 데려다 줄 택시를 기다리는 것 밖에 없었다.

“띵동~”

약속대로 9시에 초인종이 울렸다.

“안녕하세요~”

“어라?”

집 주인과 택시기사분으로 추정되는 분, 그리고 유학생 센터장이시다. 집 주인은 그렇다 치고 나 귀국하는데 유학생센터장까지 직접 오다니 내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었나 싶었다. 교환학생이란 대단하다.

제복을 입은 택시기사는 깍듯하게 인사를 하며 직접 나의 짐을 실어다주었다. 집 열쇠를 주인에게 돌려주고 집으로 나옴으로써 이 집과의 인연도 마무리되었다.

“일본은 즐거우셨나요?”

“최고였습니다. 최고의 1년이었습니다.”

“다행이에요. 하하하하하하”

“돌아가고 싶지 않고 이대로 일본에서 살고 싶을 정도니까요”

“다음에 일본에 놀러올 일 있으면, 토가네에도 또 들려주세요”

“네!.........여기 토가네에, 정말 맛있는 규동집이 있어요.”

내가 저 말을 하자 주현이랑 영은이가 폭소를 했다.

“호오, 그래요?”

“그 규동을 다시 먹기 위해서라도, 토가네에 찾아올겁니다.”

집 주인과 유학생센터장이랑 악수를 나누었다. 그리고 주현이랑 영은이에게도 고맙다고 전하고 한국에 돌아오면 반드시 다시 만나 놀자고 이야기하였다.

“그럼 여러분, 많은 신세를 졌습니다! 감사합니다!!!”

택시가 오고 마지막 순간만큼은 감정이 북받칠줄 알았건만 그렇지도 않았다. 오히려 밝은 미소로 덤덤히 인사할 뿐이었다. 사실 갑작스런 헤어짐도 아니고 올게 왔을 뿐이니까....그렇다 해도 내가 이 정도로 감정이 없는 사람이었나.

“조심해서 가요~!!”

손을 흔들고 택시에 올라탔다. 택시가 움직였고 나의 집도 멀어져갔다. 뒤를 보니 그 때 까지도 집 주인과 유학생센터장은 손을 흔들고 있었다. 택시는 나리타공항을 향해 달렸다.

...아무말 없이 가만히 앉아 유학생활을 곱씹어보았다. 택시기사분께서 일본은 어땠냐고 물어보았을 때 비로소 입을 열었다.

“일본요? 최고였습니다...많은 추억을 만들었어요..”

바로 그 때 머릿속에서 곱씹어보던 유학생활이 내 눈앞에 영상으로 빠르게 흘러갔다.

“........일본친구들도....너무 좋은 녀석들이었죠..시간이...이렇게 빨리갈줄은 몰랐는데...”

아무렇지도 않다가 택시에 타고나서 감정이 폭발했다. 택시기사에게 말하는 내 목소리는 점점 더 떨려갔다. 입술을 깨물며 울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결국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말았다. 택시기사가 볼까 얼른 몰래 닦았지만 촉촉한 눈가가 마르지 않는건 어쩔 수 없었다. 이번 AKB48의 새 싱글이 들려왔다. 괜히 감정이입하여 내 이야기 같은 느낌이다.


So long 웃으면서


So long 다시 만나자


나뭇가지에 몇 개쯤 여물은 꽃봉오리


벚꽃전선은 아직 오지 않았는데


우리들의 봄은 때를 맞추어


희망의 길에 꽃을 피우네


어렴풋이 꿈을 이야기 하고


사랑을 앓으면서 눈물도 함께 흘렸어


추억이 너의 편이 되어줄꺼야


내일부터 강하게 살아가자


힘든일이 있다고 해도


혼자가 아니야


어떻게든 될꺼야


함께 달렸던 운동장에서


노력했던 그 땀을 잊지 말아줘


My friend…


“슬슬 보이네요...나리타공항”

조금이라도 더 택시를 타고 싶었지만 야속하게도 벌써 공항이 보였다.

“예~ 나리타공항입니다.”

“안 보이기를 바랬는데요..”

나리타공항에 도착하고, 택시기사는 내려서 짐을 내려주었다. 끝까지 깍듯이 인사를 하고, 이제 돌아가도 좋겠냐고 나에게 허락을 받고나서야 돌아갔다. 일본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택시가 돌아가는 것 까지 아쉬웠다.

공항 안으로 들어와 내가 탈 항공사를 찾아갔다. 부칠 짐은 딱 하나지만 엄청나게 거대한 이민가방이다. 32kg이 나와 무려 8000엔을 내야했다. 출국할 때, 유학생이라고 불쌍한 척, 어쩔 수 없는 척하며 많이 깎았지만 여기는 일본, 그런건 일절없다.

임대폰이라던가 au등 휴대폰 회사가 보이길래 분명 여기에도 소프트뱅크가 있을 것이다. 공항직원에게 물어 소프트뱅크가 있는곳을 찾아갔다.

“해약을 하려고 왔는데요”

당연하지만, 뚝딱 되는게 아니고 쓴 요금이라던가 해약비 등을 조회해보아야 한다고 한다.

“그게 얼마나 걸려요...?”

“한 시간정도요”

“엑....? 그렇게나?”

.....애매하다.

“휴대폰비를 내는 연결 된 계좌같은 것 있지않으신가요”

“그게...제가 유학이 끝나서 완전히 귀국을 하거든요. 그래서 은행계좌도 다 해약했어요”

“그러시구나...비행기 출발시각이 언제인데요?”

“12시 30분이요”

“그럼......12시까지는 탑승하셔야하고 수속밟는 시간 계산하면...음.....”

직원 나에게 작은 책자하나를 주었다.

“여기 뒤에 소프트뱅크 모바일 국제 콜센터라고 번호가 있어요. 돌아가셔서, 여기에다가 전화를 하시면 해외에서도 해약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수도 있어요”

“있을수도라...”

여하튼 한국에 돌아가서 국제콜센터로 전화를 해 방법을 찾는수 밖에 없었다. 후후, 역시 어제 도쿄를 가는게 아니었나? 많이 귀찮게 됐다. 뭐 그걸 각오하고 도쿄여행을 강행한거니..

비행기 시간까지 앉아서 기다리다가 주현이가 꼭 공항가서 읽으라던 엽서가 생각났다.

‘아, 맞다 잊고있었네’

가방에서 엽서를 꺼내 읽어보았다.


Dear 영빈


안녕, 영빈아

이제 내일이면 가는구나, 집정리도 하고 룸메이트도 가고 좀 실감나니? 다행일지, 너희가 다 떠난 뒤에도 며칠간은 온종일 알바하느라, 내가 실감을 못한 것 같아. 그리고 얼마간은 절실히 실감하게 되겠지.

일본에 올 때처럼 한국가는것도 설레이니? 걱정이 더 많겠지만 힘내려므나

나 없었을 때는 몰라도, 내가 봤을 때는 너 아주 열심히, 대단하게 잘 지냈다고 생각해. 한국에서도 그럴 것 같고(#패션왕이 되겠다는 목표는 잊지 마렴...)

마지막이니까 만나서 재미있게 놀고싶었는데, 오늘 일 열심히 한 탓에 아파버렸...ㅠ.b

한국에서도 잘 지내고, 나도 돌아가면 밥 한번 먹자꾸나. 안녕, 고마웠어.


2013. 2. 23 김주현이 조영빈에게


‘훗....고맙다. 그리고 너 아직은 유학생활 반 남은것같지? 이제 금방 귀국이다.’

이제 탑승수속을 밟고 비행기를 탔다. 잠을 제대로 못 잤으니 비행기가 뜨자마자 나는 곯아떨어졌다. 얼마나 숙면을 취했는지 눈을 떴을 때는 이미 한국이었다.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인천공항에 착륙하였다.

1년동안 못 봤지만 익숙한 이름의 편의점 등이 보였다. GS25를 보고나서야 내가 돌아왔다는걸 실감했다. 공항의 텔레비전에서는 한국인이 한국어로 말하고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퇴임식을 중계하고 있었다.

공중전화를 찾아 부모님께 잘 도착했다고 전화했다. 청주로 가는 리무진은 4시 30분에 있다. 꽤 기다려야했기에 일단 배가 고파서 편의점으로 들어가서 도시락과 마실 것을 집었다.

‘제육볶음 도시락과 바나나우유’ 한국에서만 맛 볼 수 있는 것들이다.

“5100원입니다.”

편의점 직원이 한국어로 말하고 있다는게 아직은 적응되지 않았다. 지갑에서 5000원짜리를 꺼내려다 실수로 보관하던 영수증을 꺼냈다.

“아! 스미마셍!!”

.....나도 모르게 너무나 당연히 일본어가 나왔다. 한국까지 와서도 자연스럽게 일본어부터 튀어나왔다는건 괜찮은 유학생활을 했다고 생각해도 되는거겠지?

“아아아아~ 이 매콤한 고추장 맛....!”

편의점 도시락을 먹으면서 감탄아닌 감탄을 계속했다. 바나나우유도 일본에 있는 내내 마시고 싶었던 것이었다. 밥을 먹으면서 보니까 지나가는 사람들이 계속 내 옆에 있는 짐들을 신기하게 쳐다보았다. 사야코가 준 칼 모양 우산이 너무 튄 까닭이다. 심지어 어떤 아저씨는 우와~ 하며 소리를 내며 만져보기까지 하였다.

청주로 가는 리무진이 도착하였다. 역시 금방 잠이 들어서 인천공항에서 청주까지는 상당히 먼 길임에도 불구하고 눈을 뜨니까 이미 청주IC를 통과하여 터미널로 가고있었다. 이윽고 청주가경터미널에 도착하였다. 창문 너머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이 보였다. 어머니는 일본에서 뵈었지만 아버지는 1년만에 만난다.

“아버지~!! 다녀왔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크게 인사를 한 뒤 아버지랑 악수를 하고 품에 안겼다.

나는 일본에 가기 전, 유학가면 절대 1분도 허투루 쓰지않겠다던 다짐을 했었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후배들에게 ‘의미가 있고 재미있는 유학생활을 보냈다고 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 라고 자신에게 물었더니 바로 ‘있다’라는 대답이 나왔다.

이 곳 청주만큼은 마치 어제 온 것처럼 하나도 낯설지 않았다. 한국에 온지 불과 몇 시간이 지났지만 일본에 있던 1년간이 환상처럼, 마치 꿈처럼 느껴졌다. 내가 정말 도쿄돔에서 야구를 관람했었나?, 요시노야라는 거대체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다고? 벌써부터 지나간 일들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신기하지만 모두 사실이다. 내가 했던 경험들이고 이 기록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2012년 03월 28일 ~ 2013년 2월 24일 334일간의 유학생활 –끝-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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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6

  • 작성자
    Lv.99 딸기우유.
    작성일
    15.07.02 14:26
    No. 1

    철이는 자전거를 두고 간 거군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2 사이타니야
    작성일
    15.07.02 14:51
    No. 2

    가져갈 수 없으니 거의 물려주거나 두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5 darktrac..
    작성일
    15.07.02 14:41
    No. 3

    아 귀국이네요 ㅎㅎ 좋은 추억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2 사이타니야
    작성일
    15.07.02 14:52
    No. 4

    감사합니다 ㅎㅎ 정말 아름다운 1년이었습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1 소요권법
    작성일
    15.07.03 15:42
    No. 5

    에휴... 이제 뭐보고 사나...

    작가님 중국이나 대만 가실 여정은 없으신지요 ㅡ_ㅡ;;

    다시 한번 정주행하고픈 기분이 들어요. 너무 재밌게 봤고 그동안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했어요. 얼른 차기작으로 돌아와주셨으면 하네요... ㅡㅜ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2 사이타니야
    작성일
    15.07.08 17:12
    No. 6

    뭐보고 사냐니....최고의 칭찬이네요 ㅠㅜ
    오랜시간동안 꾸준히 댓글 달아주시고 정말 감사했습니다!
    차기작이라면 직장생활이 되려나요 ㅋㅋㅋ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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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 2013. 02. 11 월요일 유학생활 삼 백 스물 한 번째날 15.06.10 784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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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 2013. 02. 06 수요일 유학생활 삼 백 열 여섯 번째날 +2 15.06.04 746 9 16쪽
315 2013. 02. 05 화요일 유학생활 삼 백 열 다섯 번째날 +2 15.06.03 788 7 9쪽
314 2013. 02. 04 월요일 유학생활 삼 백 열 네 번째날 15.06.03 659 5 3쪽
313 2013. 02. 03 일요일 유학생활 삼 백 열 세 번째날 +2 15.06.01 712 7 16쪽
312 2013. 02. 02 토요일 유학생활 삼 백 열 두 번째날 15.06.01 756 5 5쪽
311 2013. 02. 01 금요일 유학생활 삼 백 열 한 번째날 +4 15.05.30 677 9 6쪽
310 2013. 01. 31 목요일 유학생활 삼 백 열 번째날 +2 15.05.29 672 7 4쪽
309 2013. 01. 30 수요일 유학생활 삼 백 아홉 번째날 +4 15.05.28 837 8 14쪽
308 2013. 01. 29 화요일 유학생활 삼 백 여덟 번째날 +2 15.05.27 689 6 11쪽
307 2013. 01. 28 월요일 유학생활 삼 백 일곱 번째날 +2 15.05.26 814 6 9쪽
306 2013. 01. 27 일요일 유학생활 삼 백 여섯 번째날 +2 15.05.21 713 6 10쪽
305 2013. 01. 26 토요일 유학생활 삼 백 다섯 번째날 +2 15.05.19 840 6 9쪽
304 2013. 01. 25 금요일 유학생활 삼 백 네 번째날 +4 15.05.18 758 6 20쪽
303 2013. 01. 24 목요일 유학생활 삼 백 세 번째날 +2 15.05.14 753 5 18쪽
302 2013. 01. 23 수요일 유학생활 삼 백 두 번째날 15.05.13 652 5 5쪽
301 2013. 01. 22 화요일 유학생활 삼 백 한 번째날 15.05.12 750 7 1쪽
300 2013. 01. 21 월요일 유학생활 삼 백 번째날 15.05.12 619 6 6쪽
299 2013. 01. 20 일요일 유학생활 이 백 아흔 아홉 번째날 +2 15.05.11 701 5 26쪽
298 2013. 01. 19 토요일 유학생활 이 백 아흔 여덟 번째날 15.05.10 565 9 6쪽
297 2013. 01. 18 금요일 유학생활 이 백 아흔 일곱 번째날 15.05.09 620 6 8쪽
296 2013. 01. 17 목요일 유학생활 이 백 아흔 여섯 번째날 15.05.09 614 5 2쪽
295 2013. 01. 16 수요일 유학생활 이 백 아흔 다섯 번째날 15.05.08 710 6 18쪽
294 2013. 01. 15 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아흔 네 번째날 +4 15.05.07 773 7 23쪽
293 2013. 01. 14 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아흔 세 번째날 +2 15.05.06 772 8 15쪽
292 2013. 01. 13 일요일 유학생활 이 백 아흔 두 번째날 +1 15.05.06 562 6 2쪽
291 2013. 01. 12 토요일 유학생활 이 백 아흔 한 번째날 +1 15.04.05 940 7 6쪽
290 2013. 01. 11 금요일 유학생활 이 백 아흔 번째날 15.04.04 746 4 6쪽
289 2013. 01. 10 목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여든 아홉 번째날 15.04.03 753 4 11쪽
288 2013. 01. 09 수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여든 여덟 번째날 15.04.02 745 4 11쪽
287 2013. 01. 08 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여든 일곱 번째날 15.04.01 733 5 9쪽
286 2013. 01. 07 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여든 여섯 번째날 +2 15.03.31 821 5 11쪽
285 2013. 01. 06 일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여든 다섯 번째날 15.03.29 1,051 10 16쪽
284 2013. 01. 05 토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여든 네 번째날 15.03.28 744 7 5쪽
283 2013. 01. 04 금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여든 세 번째날 15.03.27 1,068 5 10쪽
282 2013. 01. 03 목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여든 두 번째날 15.03.27 608 4 1쪽
281 2013. 01. 02 수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여든 한 번째날 15.03.26 730 5 5쪽
280 2013. 01. 01 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여든 번째날 15.03.25 795 6 15쪽
279 2012. 12. 31 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일흔 아홉 번째날 +1 15.03.17 933 7 16쪽
278 2012. 12. 30 일요일 유학생활 이 백 일흔 여덟 번째날 15.03.16 834 7 11쪽
277 2012. 12. 29 토요일 유학생활 이 백 일흔 일곱 번째날 +2 15.03.15 754 4 5쪽
276 2012. 12. 28 금요일 유학생활 이 백 일흔 여섯 번째날 15.03.14 779 6 10쪽
275 2012. 12. 27 목요일 유학생활 이 백 일흔 다섯 번째날 15.03.13 781 6 10쪽
274 2012. 12. 26 수요일 유학생활 이 백 일흔 네 번째날 15.03.12 698 6 4쪽
273 2012. 12. 25 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일흔 세 번째날 +2 15.03.11 837 7 19쪽
272 2012. 12. 24 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일흔 두 번째날 +2 15.03.11 722 5 2쪽
271 2012. 12. 23 일요일 유학생활 이 백 일흔 한 번째날 15.03.10 743 7 4쪽
270 2012. 12. 22 토요일 유학생활 이 백 일흔 번째날 15.03.09 704 7 14쪽
269 2012. 12. 21 금요일 유학생활 이 백 예순 아홉 번째날 15.03.08 746 6 16쪽
268 2012. 12. 20 목요일 유학생활 이 백 예순 여덟 번째날 15.03.07 844 7 12쪽
267 2012. 12. 19 수요일 유학생활 이 백 예순 일곱 번째날 15.03.06 819 4 13쪽
266 2012. 12. 18 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예순 여섯 번째날 15.03.05 661 4 6쪽
265 2012. 12. 17 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예순 다섯 번째날 15.03.04 881 6 8쪽
264 2012. 12. 16 일요일 유학생활 이 백 예순 네 번째날 15.03.03 786 7 3쪽
263 2012. 12. 15 토요일 유학생활 이 백 예순 세 번째날 15.03.02 894 6 15쪽
262 2012. 12. 14 금요일 유학생활 이 백 예순 두 번째날 15.03.01 988 11 12쪽
261 2012. 12. 13 목요일 유학생활 이 백 예순 한 번째날 15.02.28 905 5 7쪽
260 2012. 12. 12 수요일 유학생활 이 백 예순 번째날 15.02.27 932 5 11쪽
259 2012. 12. 11 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쉰 아홉 번째날 15.02.26 678 5 5쪽
258 2012. 12. 10 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쉰 여덟 번째날 +2 15.02.25 893 5 12쪽
257 2012. 12. 09 일요일 유학생활 이 백 쉰 일곱 번째날 15.02.24 807 4 4쪽
256 2012. 12. 08 토요일 유학생활 이 백 쉰 여섯 번째날 +2 15.02.23 1,220 9 13쪽
255 2012. 12. 07 금요일 유학생활 이 백 쉰 다섯 번째날 +4 15.02.16 942 8 15쪽
254 2012. 12. 06 목요일 유학생활 이 백 쉰 네 번째날 15.02.15 765 5 5쪽
253 2012. 12. 05 수요일 유학생활 이 백 쉰 세 번째날 15.02.14 960 7 12쪽
252 2012. 12. 04 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쉰 두 번째날 +2 15.02.13 959 7 13쪽
251 2012. 12. 03 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쉰 한 번째날 +2 15.02.12 729 10 6쪽
250 2012. 12. 02 일요일 유학생활 이 백 쉰 번째날 15.02.11 860 4 6쪽
249 2012. 12. 01 토요일 유학생활 이 백 마흔 아홉 번째날 15.02.10 1,123 7 18쪽
248 2012. 11. 30 금요일 유학생활 이 백 마흔 여덟 번째날 15.02.09 836 5 8쪽
247 2012. 11. 29 목요일 유학생활 이 백 마흔 일곱 번째날 15.02.08 896 5 4쪽
246 2012. 11. 28 수요일 유학생활 이 백 마흔 여섯 번째날 +2 15.02.07 859 6 9쪽
245 2012. 11. 27 화요일 유학생활 이 백 마흔 다섯 번째날 15.02.06 798 5 4쪽
244 2012. 11. 26 월요일 유학생활 이 백 마흔 네 번째날 +2 15.02.05 834 7 7쪽
243 2012. 11. 25 일요일 유학생활 이 백 마흔 세 번째날 15.02.04 822 6 10쪽
242 2012. 11. 24 토요일 유학생활 이 백 마흔 두 번째날 15.02.03 829 6 11쪽
241 2012. 11. 23 금요일 유학생활 이 백 마흔 한 번째날 +2 15.02.02 927 5 18쪽
240 2012. 11. 22 목요일 유학생활 이 백 마흔 번째날 15.01.31 718 7 7쪽
239 2012. 11. 21 수요일 유학생활 이 백 서른 아홉 번째날 15.01.30 864 5 7쪽
238 2012. 11. 20 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서른 여덟 번째날 15.01.30 774 8 2쪽
237 2012. 11. 19 월요일 유학생활 이 백 서른 일곱 번째날 +1 15.01.29 1,162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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