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일본 교환유학일기

2013. 01. 23 수요일 유학생활 삼 백 두 번째날

2013. 01. 23 수요일 유학생활 삼 백 두 번째날

시험기간 돌입이다. 오늘도 2교시만 하면 끝이다. 2교시 토익시험. 기말고사 첫 과목은 토익부터 시작이다. 아 물론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다. 난 영어를 하나도 모른다. 준비를 하고싶어도 할 수가 없다. 포기하면 편하다는 말은 영어시험이 닥칠때마다 느낀다. 헤헤 한국돌아가면 정말 맘잡고 영어공부를 할 것이다. 아니 하고싶다.

시험을 볼 걱정을 하는게 아니고 가만히 앉아있을 지루함에 대한 걱정을 하며 준비를 했다. 아무런 긴장을 하지않는다해도 시험이기에 지각을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출발하였다.

“흠냐흠냐 뭐라는거야”

뭐라고 지껄이는지 하나도 모르겠는데 이걸 들어주는 척 하며 답안지에 마킹을 하려니 졸려왔다. 빨리 리스닝이 끝나고 리딩에 들어가야 빨리 찍고 나갈텐데 말이다.

누군가 한 명 다 푼 사람이 나와서 답안지를 제출했기에 나도 재빨리 제출하고 시험장을 나왔다.

그리고 집에 가기전에 초밥집을 들렀다. 요 며칠 초밥이 너무나 먹고싶었다. 참고 참다가 친구들 중 아무도 시간이 안 돼서 결국엔 오늘 혼자와가지고 초밥을 먹었다. 이렇게 아무 때나 초밥을 먹을 수 있는 날도 이제 얼마 안 남았다.

“흠, 이게 미네씨랑 사야코가 그렇게 좋아한다는 엔가와(지느러미부분)인가”

아주 예전에 화살꼴두기초밥을 호기심에 집어먹었다가 아무맛도 안 나면서 굉장히 질기기에 비슷하게 생긴 엔가와도 당연히 손을 대지 않았다. 전에 초밥이야기를 할 때도 다들 엔가와가 맛있다고 할 때 나는 손을 내저었다. 비슷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엔가와를 멀리했고 그 정도로 화살꼴뚜기초밥은 최악이었다. 하지만 모두가 맛있다고 하니 속는셈치고 한 접시 가져왔다. 영은이 역시 엔가와를 상당히 좋아하는데 화살꼴뚜기도 좋아하니까 믿을 수가 없다.

“얼레...?”

의외로 부드러웠다. 딱 적당하게 질겼다. 거의 1년넘는 시간동안 화살꼴뚜기 따위랑 비교해서 너무나 미안할정도였다. 이 맛난 걸 화살꼴뚜기에 데여서 먹지 않았다니...

집으로 돌아와 낮잠을 자다가 일어나서 요시노야로 출근하였다. 처음 한 시간은 정말 굉장히 한가했다. 손님이 거의 오지 않았다. 작업진도가 쭉쭉 나가서 이러다가 마지막 작업인 테이크아웃 봉투작성하기까지 끝나버리면 멀뚱멀뚱 손님오기만 기다려야하는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퇴근시간까지는 아직 5시간, 그렇다. 난 지금 한가한게 그다지 기쁘지 않다. 이건 태풍의 눈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스즈키씨, 작업이 너무 빨리 진행되는데요? 하하하하하하”

이렇게 농을 던지려고 하였다. 하지만 이 농을 던지려고 할 때 태풍이 찾아왔다. 저 말을 못한게 천만다행이었다.

8시 30분이 되어 나오야가 출근할때까지 거의 두 시간 반 동안 휘몰아쳤다. 스즈키씨는 휴식에 들어가려 몇 번 시도했지만 너무 바빠서 이내 포기하였다. 나오야가 오고나서야 나는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9시가 넘은 늦은 시간인데도 손님은 끊이질 않았다.

“아아, 이제 안 와도 된다고”

손님이 들어올때마다 나오야는 투덜거렸다. 나 역시 굉장히 피곤했다. 손님이 올 때마다 나랑 나오야는 마주보며 씽긋 웃었다.

11시에 미네씨와 나라키씨가 교대로 들어오고 나오야랑 같이 밥을 먹었다. 그 때까지도 손님은 끊이지를 않았다.

“이 시간에 도대체 뭐래”

미네씨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나랑 나오야는 밥을 먹으며 휴게실에 설치된 모니터로 계속 들어오는 손님들을 바라보았다.

“어휴 바보들”

나오야는 질렸다는 듯이 말하며 밥을 먹었다.

집에 돌아와 페이스북으로 사야코랑 장난을 쳤다. 사무라이들이 쓰던 옛날 언어로 서로 댓글을 달며 놀았는데, 이게 여간 어려운게 아니었다. 야후재팬에 검색해보니 보통의 일본어를 사무라이들의 언어로 번역해주는 사이트가 있다고 해서 그 곳을 열심히 이용했다. 그렇다고 해도 여간 어려운게 아니었다.

“....사야코가 나랑 한국어로 메시지를 주고 받을 때 이런기분인가”

새벽까지 그러고 놀다가 내일도 시험이 있고 해서 잘 준비를 했다. 내일 시험은 둘 다 요시마스 교수님의 시험이다. 전기에는 ‘수업에 대한 감상을 쓰시오’가 시험문제 였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가볍게 놀러가는 기분으로 가면 될것이다.

오늘의 지출 – 하마스시에서 1285엔

약쿠스 드러크에서 세안제, 아이스크림 399엔

마카나이 180엔

총 1864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