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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옐로야
작품등록일 :
2023.08.14 05:00
최근연재일 :
2023.10.1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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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15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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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것은 허구입니다.




DUMMY

5회 중간에 올라가 7회까지 퍼펙트 이닝으로 마무리한 영수는 교체됐고, 경기는 드림팀의 승리로 끝이 났다. 언론에서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번 시즌 가장 주목해야 할 팀은 어디?]

[하위권의 반란! 드림팀, 샤크스 연속 승리!]

[권영수 시범경기에 이어 데뷔전에서도 퍼펙트 피칭.]“꺄악!”


기사를 확인하는 은미의 얼굴은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일일이 댓글도 확인했는데 호의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다.


┖드림 안에 잠들어 있던 흑염룡을 깨운 결과인가

┖3승 해놓고?

┖강한 척할 필요 없다. 곧 너도 드림의 제물이 될 터이니.

┖정신이 나간 건가?

┖너무 쉽구나. 쉬워. 드림과 상대할 만한 팀은 없는 것인가?

┖아니, 도그 병신새끼들 꼴찌를 상대로 왜 이렇게 못해?

┖드림이 수비는 못해도 투수진이 좋음.

┖권영수 저 사람 대단한 것 같아.


작년까지만 해도 차라리 해체하라고 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댓글을 읽던 은미의 얼굴이 갑자기 심각해졌다.


‘연봉을 너무 낮게 준 건 아닐까?’


이제 겨우 2경기를 한 것이 전부지만, 시범경기까지 합치면 권영수의 성적은 심상치 않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뛰어나다. 현재 드림팀 볼펜 선수 중에서 발군의 성적. 다른 선수들과의 연봉을 비교해 본다.


어떻게 실력이 쭉쭉 상승하는 것일까? 처음엔 빠른 구속이 전부였다. 전력투구하면 제구도 불안정했다. 무엇이 권영수를 성장하게 했을까?


다른 선수들도 똑같이 실력을 상승할 순 없을까? 그렇게 고민한다. 하지만 선수의 훈련은 그녀의 전문이 아니다.


감독과 투수 코치의 역량이 뛰어나서? 그러면 다른 투수들의 실력도 눈에 띄게 좋아져야 한다.


물론 전체적으로 좋아지고 있긴 하다. 하지만 권영수만큼은 아니다. 카드 뽑기 게임처럼 새로운 구종을 딱딱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문득 시계를 보았다. 오후 2시. 선수들과 코치진들이 훈련에 돌입했을 시간이다.


‘권영수하고 확 재계약해 버릴까?’


야구도 시즌 중에 재계약할 수 있다. 다만, 경기 수가 너무 적어서 지금 재계약하기엔 섣부른 느낌이다. 잠시 판단을 보류하기로 한다.


계약한 지 얼마 안 됐다는 점과, 부족한 경기 수가 그녀의 결정을 늦추게 만든다.


하지만 지금 같은 성적을 유지하면 돈을 더 주더라도 계약기간을 늘려야 한다. 다른 곳에서 언제 눈독을 들일지 모른다.


마음 같아선 당장에라도 연장 계약을 하고 싶다. 일단 팬들의 반응을 살펴보자.


고민하던 그녀는 드림 SNS에 권영수의 사진을 올렸다. 그리고 재계약해 버릴까? 하고 글을 올렸다.



팬들이 강하게 원하면 구단에서도 크게 반대하지 못할 것이다.


‘피곤, 피곤.’


따듯한 물을 받은 욕조에 몸을 담그고 싶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우승. 이번 시즌이 안 되면 다음 시즌에라도. 다음 시즌이 안 되면 그 다다음 시즌에라도 반드시 해낼 것이다.


그러려면 좋은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 선수 보는 눈도 가져야 한다. 해야 할 일이 많다.


‘다음 시즌 FA로 풀리는 선수가 누구지?’


트레이드하거나 FA로 고연봉 선수를 영입하면 돈이 꽤 나가겠지만, 80억 적자를 내고 꼴찌를 하느니 10~20억 더 쓰고 순위권으로 올라가는 게 낫다고 판단한다.


드림팀 단장이 된 은미는 여전히 바쁘다.



**



게임이든, 스포츠든 이겨야 재미있다. 지면 재미가 없고, 보기 싫어진다.


패배가 반복된다면? 평생 응원하는 사람도 있지만, 떠나는 사람도 있다.


안지민이 그랬다. 점심 식사를 끝내고 잠시 직원들과 카페에 들른 그는 의자에 털썩 앉았다.


“뭐 드실래요?”

“아메리카노.”

“넹.”


막내 여직원이 주문하러 떠나고, 남은 사람들은 모두 핸드폰 삼매경이다. 뭘 그렇게 보고 있는 걸까? 궁금하다. 슬쩍 옆에서 보니 야구다.


유니폼을 확인하니 드림과 도그의 경기. 안지민도 한때는 드림의 팬이었다.


취업한 지금은 일 때문에 바쁘다. 거기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가면 육아와 집안일 때문에, 야구에 대한 관심을 끊었다. 그런데 동료 직원이 야구를 보자, 호기심이 생긴다.


“누구 팬이야?”

“드림이요!”

“드림? 거기 아직도 해체 안 됐어?”


그가 알기로 드림팀은 매년 해체설이 돌았다. 시즌 막바지면 항상 바닥. 그의 물에 부하 직원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반문한다.


“해체라뇨. 요즘 얼마나 잘 나가는데요.”

“?”


안지민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드림이 달라지기라도 했단 말인가? 그런 생각이 잠깐 들긴 했지만, 날짜를 생각해 보니 시즌 초다. 반짝 잘하는 거겠지.


약 10년 전.


0:9로 지고 있던 상황. 그런데 드림이 약이라도 먹었는지 7회부터 따라가기 시작하더니 결국 역전하는 투혼을 보여준 적이 있다. 그때부터 팬이 되었다.


그러나 그 이후 꼴찌만 몇 번째인지. 더는 드림을 응원하고 싶지 않았다.


“과장님도 야구 좋아하세요?”

“좋아했지.”

“그러면 이것 좀 보세요. 권영수라고 신인 선수인데 대박이라니까요?’


권영수? 들어본 적 있다. 조금씩 기억이 떠오른다. 그만둔 야구 선수 아닌가? 그것도 아주 오래전에. 동명이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작은 한국 땅에서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부하 직원이 핸드폰을 보여주지만, 딱히 관심은 없다.


“올해 나온 신인 투수인데 시범 경기 포함 무실점이에요.”


부하 직원의 목소리는 격양되어 있었다.


“그래?”


살짝 관심이 생긴다. 시선을 옮겨 핸드폰을 바라본다.


“저 선수는···.”


안지민의 눈이 커졌다. 얼굴을 보니 확실히 기억난다. 동명이인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선수 생활을 접어야 한다고 들었는데 부상을 극복하기라도 했단 말인가?


“권영수요. 과장님도 아세요?”

“올해 프로로 데뷔했다고?”

“네. 어제 데뷔 경기였는데 도그팀 상대로 2.1 이닝 무실점이었어요!”


마침 핸드폰에선 권영수의 피칭 장면이 나오고 있다. 타자들이 맥을 못 춘다.


“뭐야?”


안지민의 입이 벌어진다. 시간이 흐르고, 권영수의 피칭이 이어질수록 더 크게 벌어졌다. 그가 알던 권영수의 모습 그대로였다.


“대단하죠? 저도 팀 옮기려고 했는데 권영수 때문에 마음 다시 잡았다니까요?”

“···”

“전에 시범경기에선 작정하고 포심만 던진 적도 있어요. 타자들이 알고도 못 쳤다니까요?”

“!!”


주 무기는 포심. 간간히 스위퍼와 슬라이더를 섞는데 휘는 각도가 예술이다. 핸드폰에서 흘러나오는 해설도 권영수의 피칭에 감탄한다.


2.1 이닝.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서둘러 핸드폰을 꺼내 권영수를 검색했다.


“최고 구속 162킬로미터?”


아무래도 드림 팀의 팬을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집안일? 일도 안 하는 마누라한테 맡기지 뭐. 육아?


밥 먹자고 하면 싸돌아 다닌다. 가만히 앉아있으라고 하면 말을 더럽게 안 듣는다. 따라다니면서 입에 숟가락을 넣어줘야 하지만, 5살이면 이제 다 큰 것 같다.


지 인생 지가 사는 거다.



**



한국 야구는 일주일에 6번 경기가 열린다.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되지 않는 한 월요일 빼고 매일 경기가 있다.


드림팀 역시 도그와의 3차전 경기가 진행 중이었다.


“수석 코치. 여기 한국에 오기 전에 단장이 드림 팀을 우승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한 거 기억나?”

“기억나죠. 그리고 감독님은 알겠다고 했죠. 5년 안에 우승해 주겠다고. 전 두 사람 다 미친 건가 생각했죠.”

“껄껄껄. 그래 맞아. 꼴찌 팀이 우승이라니 말이 안 되는 이야기였지.”


마크 소우즈 감독은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나 곧 얼굴에 웃음기를 지우고선 진지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내가 왜 알겠다고 한 줄 알아?”

“왜였죠?”

“불가능 그건 아무것도 아니거든.”

“...알리가 했던 말이죠. 전 감독님이 쉬려고 한국에 온 줄 알았어요.”


김두진과 한승진. 두 사람이 있어도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도그였다. 수석 코치는 은퇴 전 스트레스 받지 않고 편하게 감독 맡으려는 건 아닌가 생각했다.


“국가대표 1선발 투수. 거기에 홈런 20에서 30개는 거뜬히 쳐주는 타자. 이 둘에다 용병만 잘 영입하면 가능하다고 생각했어. 나머지 모자란 선수들은 자네가 잘 키워 줄 테니 말이야.”

“뭐 선수들 육성하는 거야 저희 전문이니까요.”

“그런데 말이야. 내 판단이 틀린 것 같아.”

“예?”

“잘하면 올해 우승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단 말이야.”


진지한 얼굴로 말을 하는 마크 소우즈는 권영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남들보다 일찍 나와서 몸을 풀고 있다. 피곤할 텐데 참 성실하다. 훈련도 열심히 하니 예뻐하지 않을 수가 없다.


3차전 7회에 등판한 권영수는 안타 두 번을 허용하긴 했지만, 2k를 올리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몇몇 선수들을 빼고는 죄다 갈아버리고 싶지만, 생각했던 것보다는 분위기가 좋네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수많은 선수를 봐왔고, 훈련한 코치의 눈에는 부족함이 보일 수밖에 없다. 꼴찌라는 점을 감안해도 말이다.


“권영수를 잘 체크해 줘. 멀티 이닝에 연속 출전했어. 시즌 초반인데 벌써 퍼지면 곤란해.”

“특별 체크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마크 소우즈는 고개를 끄덕였다.


3경기 연속 3연승. 대부분의 도박사와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성적표다.


팀 내부 선수들의 분위기도 좋았다. 기대감이 반영된 것인지 유니폼 및 기타 판매 수익도 증가하고 있어서 프런트 쪽 분위기도 밝다.


권영수에게 다가가는 그의 발걸음은 무척이나 가벼웠다.


“쿠켱수.”

“···권영수입니다. 나오셨습니까?”

“음. 그래 쿠켱수. 열심히 하는군. 몸은 어떤가?”

“베스트는 아닙니다.”

“그럼, 조금 쉬지 그러나? 오늘 등판할지도 모르는데?”

“얻어맞을 정도는 아닙니다.”

“하하하. 기대하지.”




선작과 추천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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