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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옐로야
작품등록일 :
2023.08.14 05:00
최근연재일 :
2023.10.1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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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4,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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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2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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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40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것은 허구입니다.




DUMMY

[오늘도 팬들이 많이 찾아왔네요. 경기장이 만원입니다.]

[최근 드림이 부진에 빠지지 않았습니까?] [시즌 초만해도 좋은 성적을 거두며 상승세를 탔지만, 최근 10경기 2승 8패로 부진에 빠졌죠.]

[드림이 요즘 성적이 안 좋은 이유가 있을까요?]


해설위원 안현수는 잠시 생각을 정리했다. 드림이 최근 성적이 좋지 안 좋은 이유는 용병 선수 셋 모두 성적이 곤두박질 떨어져서 그렇다.


뜨거운 한국 여름 날씨에 적응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드림은 선발에 비해 볼펜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선발 투수들이 혹사에 가까울 정도로 던졌고, 마렉 하우스와 루카스 안드레스가 지친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구단별로 전력 분석관이 있다. 초기엔 선수 분석이 덜 되어서 통했다면 지금은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고 경기 수가 쌓이면서 약점이 드러나 성적이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는 팬들도 알고 있다.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해도 아마추어 야구 전문가들이 올린 분석 글에도 나온다.


이대로 말하면 시청자들도 재미없어한다. 해설위원 안현수는 다르게 이야기했다.


[드림이기 때문입니다.]

[예?]


같이 중계를 보던 야구 캐스터 정성우 아나운서는 어이가 없어서 되물었다. 드림 팬들한테 무슨 욕을 먹으려고 저딴 소리를 하는 것인지 어이가 없다.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드림이 진 이유는 별것 없다. 상대하는 팀보다 못해서 진 거니까.


특히 실책. 선수들이 실수를 조금만 줄였어도 지금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었을 것이다.


물론 전체로 보면 드림 팬이 아닌 사람이 더 많기 때문에 우스갯소리로 넘기며 좋아할 수도 있겠지만, 중도를 지켜야 하는 해설위원이 할 이야기는 아니라 생각했다. 편파 해설도 아니고 뭐 하는 짓이란 말인가.


[드림이 지금 6위에 있지 않습니까?]

[그렇죠.]

[꼴찌로 돌아가려는 회귀본능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면 드림은 오늘도 질 거라는 말입니까? 이 발언은 저희 ks티브이와는 상관없는 안현수 해설위원의 개인적인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


미친 건가. 뭘 잘못 먹은 건 아닌가 하는 눈으로 해설위원을 바라봤다.


그때였다.


[그런데 말입니다. 오늘 선발 투수는 권영수입니다.]

[?]


드림은 힘든 상황이다. 최근 10경기 2승 8패. 순위도 시즌 초반과 다르게 6위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김두진과 권영수가 든든히 버텨주고 있어서 2승이라도 해낼 수 있었다.


[그는 드림의 운명을 거스르려 하고 있어요. 오늘 경기는 권영수가 어떤 피칭을 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달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말을 마친 안현수는 씩 웃었다. 자신이 생각해도 멋있는 마무리란 생각이 들었다.


그는 슬쩍 시선을 옮겨 실시간 시청자 채팅을 확인했다. 그리고 그는 곧 자신이 한 말을 후회하게 된다.


Sefs : 해설 뒤지고 싶냐?

dreamdream : 안현수 레이드하러 가실 분 모집합니다.

wvvvvw : 손!

Segee : 재미있기만 한데 뭔 레이드옄ㅋㅋ

Selke : 운명을 거스르는 자래ㅋㅋ

Gsle : 해설X같이하네



**



1회 초 드림 팀의 공격.

뜨거운 날씨 때문인지 선수들은 뭘 해보지도 못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왔다.


익숙한 일이다. 드림에 입단한 순간 각오했던 일이었다. 오히려 시즌 초반 반짝했던 것이 기적이라 할 수 있다.


덕분에 6위에 오를 수 있었고. 영수는 평소의 무덤덤한 얼굴로 마운드에 올라갔다.


“워워워! 최강 영수! 최강 영수!”

“영원히 승리하리!”

“오늘은 좀 이겨보자!”


최강 영수라는 말은 듣기에 민망하다. 영호가 앉아서 무뇌 영수라고 입 모양으로 말하는 것 같은데 포수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정확히 보이지 않는다.


그냥 기분 탓이겠지? 설마 선발 투수한테 1회에 무뇌라고 하진 않을 것이다. 정신이 나가지 않은 이상은 말이다. 아닐 거라 믿는다.


차영호가 초구로 낸 사인은 포심 한가운데. 영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와인드업에 들어갔다.


쇄애애애액.


오늘 컨디션이 확실히 좋다. 특별히 몸에 좋은 걸 먹진 않았는데. 손끝에서 공이 떠나는 느낌. 몸에선 에너지로 넘친다.


퍼어어억!


공이 미트에 박히자, 굉음이 울렸다. 일순 모두의 시선이 전광판을 향했다.


[163.7킬로미터]


불펜에서 던졌을 때보단 낮게 나왔다.



**



심경보의 안색이 크게 굳어졌다. 그는 게스 히터 스타일이다. 투수를 분석하고, 생각했던 코스로 공이 들어오면 배트가 나가는 스타일.


반대로 생각했던 코스로 공이 들어오지 않으면 배트를 내지 않는다.


프로 6년 차인 그는 어지간한 코스와 구종은 예측한 곳으로 들어오기만 하면 장타를 만들어 낼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150 이상의 강속구엔 유독 약하다. 그런데 163킬로미터? 심경보는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고 포심으로만 삼진을 당했다.


뒤이어 올라온 2번 타자 정해수. 컨택이 매우 좋은 선수다. 다만 파워가 부족해서 타율에 비해선 타격 생산성이 낮다. 부족한 파워를 주력으로 커버하는 스타일.


따악!


권영수는 완급 조절을 위해 살짝 힘을 빼고 던졌다가 두 번째 포심에서 얻어맞았다. 그래도 부족한 파워 덕분에 1루에 그쳤다.



‘이 정돈 잡아줄 거로 생각했는데.’


내야수가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안타였다. 영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금방 털어냈다.


‘여긴 드림이니까.’


수비수한테 많은 걸 기대하지 말자. 뒤에는 아무도 없는 생각으로 던지자. 영수는 그런 마음으로 던졌다.


쇄애애애액.

퍼어억!


전력피칭. 전광판에는 또다시 163.1킬로미터가 찍혔다.


“스트라이크!”

“스트라이크!”

“스트라이크 아웃!”


권영수가 던진 공에 타자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공은 대부분 스트라이크 존 안에 꽂혔다.


단 하나의 공도 허투루 낭비할 수 없다. 실수는 더욱 용납할 수 없다. 현재 5연패 중인 드림. 경기장에 온 팬들에게 승리를 안겨주고 싶다.


영수는 그런 마음으로 던졌다.


“미친! 뭔 짓을 했길래 163이 찍혀!”

“구속이 또 올랐어.”

“제구도 좋아진 듯?”


대구 구장을 찾은 관중들은 권영수의 전력을 다한 피칭에 즐거워했다.


“바로 이거지.”


2회도 무실점으로 마무리한 영수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는 얼굴로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돌핀에는 구정록이 올라왔다.


“빠빠빠빠빠빠빠빰! 구정록!”

“빠빠빠빠빠 최강 구정록!”


돌핀은 통산 우승8회로 역대 2위에 있다. 40년 동안 한 번도 꼴찌로 마감해 본 적이 없는 명문 구단.


하지만 지금은 끝없는 추락을 거듭하여 10위에 자리 잡고 있다. 오늘 경기에서 이기면 꼴찌에서 탈출하고, 9위에 올라갈 수 있다.


상대가 드림이기에 돌핀 팬들은 더운 날씨에도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가뜩이나 최근 성적이 좋지 않은 드림. 돌핀 팬들은 오늘 경기에서 희망을 품었다.


“구정록! 믿는다!”

“권영수 내려갈 때까지만 견디자!”


구정록은 163은 아니지만, 최고 구속 151킬로미터 패스트볼. 그리고 144킬로미터의 고속 슬라이더를 뿌리는 파워 투 피치 투수다.


돌핀에서 용병을 제외하곤 가장 구위가 좋은 선수다. 올해 25살인 그는 191경기에서 31승을 올렸고, 평균 자책점 4.13, 탈삼진 234개.


커리어 하이를 달리고 있을 정도로 최근 기세가 무섭다. 권영수에 비해서 성적이 조금 떨어지지만, 드림을 상대하기엔 부족함이 없다.


슬라이더만 놓고 보면 한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 만큼 완성도가 높다.


2회 말.


“스트라이크, 아웃!”


4번 타자로 나간 한승진은 포심과 고속 슬라이더에 아무것도 못 하고 내려왔다. 여름이 오면 힘을 못 내기도 했다.


양 팀 모두 아무것도 못 하고 2회가 끝이 났다.


“와, 오늘 구정록 미쳤네.”

“떨어지는 각도 봐라. 예술인데?”

“구속도 빨라.”


대부분 투수의 슬라이더는 빠르면 130 초중반이 나온다. 그런데 구정록은 140초중반이 나오니 엄청나게 빨라서 타자들이 대처하기 힘들어했다.


그런데 오늘 구정록의 슬라이더는 유독 빛이 났다. 미국에서 온 제이디와 마크 소우주도 혀를 내둘렀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슬라이더군. 보고서엔 저 정도는 아니었는데.’


드림으로서는 운이 없게도 구정록이 오늘 되는 날인 듯싶다. 그런 날이 있다.


구속도 잘 나오고 제구도 잘 되는 뭘 해도 되는 그런 날.


“제대로 긁히는데요? 마구가 따로 없어요.”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오는 것 같은데 기가 막히게 밖으로 휘어지면서 빠져나간다. 구속마저 빠르니 손쓸 방법이 없다.


마크 소우주 감독은 시선을 옮겨 타자들을 바라봤다. 다들 어안이 벙벙해서 정우영을 바라본다.


‘답이 없다.’


이런 선수들을 데리고 가을 야구를 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눈앞이 깜깜하다. 식은땀이 절로 흘러내린다.


마크 소우주는 다시 시선을 옮겨 권영수를 바라봤다. 공격이 금방 끝날 것 같자 나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흠.”


답답하던 가슴이 뻥 뚫릴 것 같다. 노망주가 이렇게 믿음직스러운 선수가 될 줄이야.


구정록이 오늘 제법 잘 던지지만, 권영수에게는 안 된다.



3회 초. 중심타선이 끝나고, 하위타선이 시작될 차례. 영수는 생각했다.


‘힘을 조금 아껴야겠어.’


오늘은 투수전이 될 양상이다. 상대 팀 구정록이 꽤 좋은 슬라이더를 던져서 오늘 점수를 내기 힘들 것 같다.


어쩔 수 없다. 최대한 많은 이닝을 틀어막는 수밖에.


따악!


이런. 힘을 조금 빼고 던졌더니 초구부터 얻어맞았다. 하위타선이라고 무시했다가 당했다. 높게 뜬 공은 파울라인을 지나 상대편 더그아웃 쪽을 향해 떨어진다.


타다닥.


공이 맞는 순간 영수는 번개처럼 달렸다. 그리고 몸을 날려 상대편 더그아웃에서 아슬아슬하게 공을 잡았다.


[우하하하. 슈퍼 슬라이딩 캐치입니다. 상대편 더그아웃 바로 앞에서 공을 잡아내는 권영수 선수. 단 한 개의 공으로 원 아웃카운트를 올립니다!]

[드림팀 웬만한 수비수보다 수비를 더 잘하는 것 같은데요?]




선작과 추천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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