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화 - 기술자들
93화, 조선으로 파병하는 특공대
지휘관들과 어울려 이야기하고 있는데 기술자들이 몰려온다.
“완성 됐습니까?”
“네, 겨우 시간에 맞추었습니다.”
“어디 보죠.”
박정기가 살펴보니 탄창을 새로 만들었고, 공이를 당길 때 탄창이 회전하도록 만들어졌다.
“어제와는 많이 달라졌군요.”
“네, 시제품을 개량해서 만들었습니다.”
이러면 양쪽모두 비슷해졌다.
문제는 성능과 휴대성이 결정하게 되었다.
“우리에게 사용법을 설명해 주십시오.”
“저희가 먼저 하겠습니다.”
마리에트 팀장이 나서서 리볼버 소총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박정기와 윌슨은 뻔히 알고 있지만, 독수리 발톱과 카를로스 중위는 연이어 감탄했다.
“윌슨 먼저 쏴봐라!”
“제가요?”
대포에 맞은 후유증이 오래가는 가보다.
“명령이다. 빨리 쏴봐!”
“넵! 알겠습니다.”
‘요 녀석을 풀어주면 마누라에게 휘둘릴 테니까, 바짝 쪼여야겠어.’
마리에트 팀의 리볼버에 총알을 장전하고 과녁을 향해 총을 겨눴다.
탕! 탕! 탕! 탕! 탕! 탕! 탕!
“와~ 잘 맞는데요. 반동도......”
“윌슨! 평가는 하지 마! 다른 사람에게 선입견을 줄 수 있어.”
“아! 알겠습니다.”
윌슨이 쏘던 총을 카를로스에게 넘기고, 자신은 스티븐 리볼버를 받았다.
“그냥 방아쇠만 당기면 됩니다.”
“아~ 편하네요.”
큰 총알을 삽입한 윌슨이 과녁을 향해 총을 겨눴다.
탕!탕!탕!탕!탕!
연속으로 5발을 쏘고 끝이 났다.
그렇게, 윌슨 카를로스 독수리 발톱 마지막으로 박정기가 사격을 했다.
“쏴보니 어땠어?”
“저는 총알이 큰 게 좋아요. 총 쏘는 맛이 나던데요.”
“중위님은요?”
“저는 작은 총알이 좋은 것 같습니다. 7발을 쏠 수 있고, 작고 가벼워서 말을 타고 한손으로 쏴도 될 것 같았습니다.”
“저도 작은 총알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큰 총은 방아쇠만 당겨도 발사가 되는데, 작은 총알은 매번 뒤에서 당겨줘야 하니까 불편했습니다.”
박정기도 독수리 발톱의 의견과 일치했다.
“저희는 의견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도 상대방의 총을 쏴보고 허심탄회하게 뜻을 모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인원이 많으니 팀장님들만 쏘는 걸로 하죠.”
“네, 감사합니다.”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탕!탕!탕!탕!
돌아가면서 발사해보고 깊은 고민에 빠진 두 사람.
“어떠셨나요?”
“총알이 많이 들어가고 가벼워서 좋더군요.”
“저는 방아쇠만 당겨도 연속발사가 돼서 좋았습니다.”
서로 상대방 총이 우수하다고 칭찬했다.
‘분위기가 아주 좋군.’
“그럼 제가 총 정리를 해서 결론을 말씀드리겠습니다.”
“......”
다들 긴장했는지 조용히 기다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공동우승입니다.”
“와~하하하”
“후~ 우리가 더 좋은데.”
박정기가 이유를 설명했다.
“스티븐 팀의 총은 연발 사격기능이 있어서 우수했고, 마리에트 팀의 총은 7발이 들어가고 작고 가벼워서 좋았습니다. 하지만.”
“......”
“......”
“두 팀 모두 탄창과 총열사이 틈으로 가스가 새는 문제는 해결해야할 과제입니다. 또 하나”
“......”
“개머리판을 뗐다 붙였다 할 수 있게 만들면 좋겠습니다. 기병대가 사용하려면 명중률도 중요한데 기습할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잠시 말이 없던 기술자들 중에서 한사람이 손을 들었다.
“공동 우승이면,.... 수당이 나오나요?”
“으하하하하”
“잘했다.”
“줘요? 안줘요?”
“얼마 줍니까?”
,
“모두 드리겠습니다. 대신 두 팀의 장점을 결합해서 5일내로 50정을 만들어 주십시오.”
“각 팀별로 만드는 겁니까?”
“아닙니다. 두 팀이 한 팀처럼 협력해서 만들어 주십시오.”
“뭐 그럼야 50정은 뚝딱 만들겠구먼.”
“맞아요. 오늘은 술 한잔 마시고 내일부터 만들죠?”
“그거 좋은 생각일세.”
박정기는 훈훈한 분위기가 보기 좋았다.
“오늘 술은 제가 쏘겠습니다.”
“술을 쏘면 어떻게 합니까?”
쏜다는 말을 이해 못하고, 술에 총을 쏘는 줄 알고 기겁하는 사람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술 사준다는 말을 술을 쏜다고 합니다.”
“아하~ 그럼 술 맞으러 가볼까?”
“술에 맞아 죽고 싶다.”
“그래 술 맞으러 가자!”
“갑시다.”
‘에이고~ 말이야 막걸리야?’
술에 맞아 죽겠다는 기술자들이 주막으로 떠나고 지휘관들과 마주했다.
“너희들도 한잔할래?”
“대장님! 기병대는 저 총을 안주는 겁니까?”
“으음~ 아직은 안 됩니다. 다만 나중에 보급할겁니다.”
“왜 안 되는 거죠?”
“비밀병기입니다. 아직 공개하면 안 됩니다.”
“아~ 비밀병기. 알겠습니다.”
카를로스 중위는 서운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박정기 뜻에 따랐다.
다음날,
연구소 팀장들을 모아놓고 중대 발표를 했다.
“우리는 5일후에 전쟁을 하러 출동할 것입니다. 그때까지 필요한 무기를 생산해야 합니다. 그래서 부서와 팀을 떠나 다 같이 협력해서 총과 탄약 생산에 참여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음~”
“후후”
“리볼버 소총은 8mm 탄환을 기반으로 스티븐 팀의 연사기능을 적용해서 50정을 생산해 주시기 바랍니다. 기한은 5일 드리겠습니다. 또한.”
“......”
“남은 인원은 탄피 제조공장으로 파견 보내서 24시간 교대로 총알을 생산해 주시기 바랍니다. 탄환의 불량은 병사의 생명을 위협하므로 각별한 주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
“석유화학 연구원들은 니트로글리세린을 빨리 완성하고 규조토에 흡착시켜서 포탄을 만들어 주십시오. 나머지 인원은 화약 공장으로 파견 가서 총알과 포탄제작에 참여해주시기 바랍니다.”
“언제까지 해야 합니까?”
석유화학의 아론 팀장이 기간을 물어왔다.
“앞으로 5일입니다. 총알 2만발, 소총 50정, 포탄 1,000발의 목표가 달성되면 총동원을 철회 할 것이고, 만약 생산량이 모자랄 경우 완성될 때까지 이어질 것 입니다.”
거부하는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날밤 새워야겠군.”
“수당은 나옵니까?”
“네 수당은 드립니다. 기한 내에 목표를 달성하면 100실버, 늦어지면 50실버입니다.”
“아이고, 빨리 일하러갑시다.”
“서둘러야겠네.”
거액의 수당이 지급된다는 말에 표정이 밝아졌다.
이번 전쟁에서 이기면 전쟁 배상금으로 자금성의 금 기둥 몇 개를 뽑아 올 것이다.
이깟, 수당 지급은 껌 값일 뿐이다.
“잠깐! 오늘 암스테르담에 다녀 올 예정입니다. 부족한 재료와 장비 목록을 지금 바로 적어서 제출해주십시오.”
“잘됐군요.”
“필요한 것 많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저도 많습니다.”
서로 필요한 것을 파악하느라 공장으로 달려갔다.
박정기는 구매목록을 문자로 발송하고 오늘 중으로 준비해달라고 요청했다.
암스테르담에서 구매하는 장비와 재료비용은 신세계 주식회사의 투자금으로 집행하니 부담이 없었고,
또한 생활용품 구매도 극장수익금으로 지불하니까, 박정기 돈은 한푼도 들어가지가 않았다.
극장에서 엄청난 수익금이 매일매일 들어오고, 기장님의 골동품수집도 잠시 주춤하니 은행에는 거액의 돈이 예치되어있다.
비행기는 오후에 피라미드 호수를 출발해 다음날 아침 암스테르담에 도착했다.
“사장님 촉박하게 준비하시느라 고생하셨죠?”
“허허허 오랜만에 밤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은혜는 다음에 갚겠습니다.”
“아이고, 대표님이 말씀하시니 기대가 큽니다.”
얀센 사장이 너스레를 떨었다.
“혹시, 중국 물건 중에서 필요한 게 있으신가요?”
“중국하면 차와 도자기 그리고, 비단 아닙니까?”
“대개는 그렇지만 특별히 원하는 게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중국에 가시는 겁니까?”
“아마도, 그리 될 것 같습니다.”
“저희는 차나 많이 사다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미리 준비된 물품들을 비행기에 싣는 동안 박정기는 저택으로 향했다.
“대장님!~ 쪽쪽쪽.”
“어이쿠. 에바! 진정하자 진정해.”
에바가 달려와 박정기 품에 안기며 볼에 뽀뽀를 해댔다.
뒤에서는 여자 승무원들이 쌍심지를 켜고 씩씩거렸다.
“공연은 잘했어?”
“네! 정말 대단했어요. 제가 노래하면 눈물바다가 됐어요.”
“와~ 이제 월드스타가 됐구나.”
“다음은 파리에 갈 거예요.”
박정기는 가슴이 뻐근해서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쇼팽과 슈만이 동행하기 때문에 질투가 나는 건지, 아니면 오랫동안 못 봐서 그리운 건지 모르겠다.
“언제?”
“일주일 정도 쉬었다가요.”
“너 음반 내보지 않을래?”
“음반이 뭐예요?”
“에바! 네 노래를 저장해서 판매하는 거야. 그럼 사람들이 집에서 네 노래를 들을 수 있어.”
박정기의 간략한 설명을 듣고, 에바가 CD플레이어를 가리키며 말했다.
“아! 스피커처럼 맞죠?”
“그래, 맞아.”
“일단 유럽은 한 바퀴 돌고 생각해볼게요. 지금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는 게 너무 행복해요.”
“그래 그렇게 해.”
쓰린 가슴을 달래며 순순히 대답했다.
어차피 안 될 운명이라면 헤어질 것이고, 만날 운명이라면 인연이 될 것이다.
박정기가 여자에 목숨 거는 스타일도 아니고, 오는 여자 안 말리고, 가는 여자 안 잡는다.
예전에도 그런 성격 때문에 애태우던 여자들이 많았다.
대부분은 여자가 먼저 지쳐서 떠나갔고, 마지막 여자는 뒤통수를 제대로 치고 도망갔지만 후회는 없다.
원나잇을 원한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하지만 인연이 닿지 않는 여자와 평생 살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물건을 모두 싣고 비행기는 바로 피라미드 호수로 날아올랐다.
암스테르담에 도착하기 전 새벽에 리셋이 되었기 때문에 비행기의 연료도 가득 채워져 있고, 박정기의 컨디션도 좋아졌기 때문이다.
에바로 인해 복잡했던 마음도 안정을 되찾았다.
-여우같은 계집애 확 할퀴고 싶은걸 꾹 참았다.
-감히 어디다 침을 묻히는 거야?
-맞아 내가 찜했는데.
여자 승무원들은 에바의 뒷담화를 까느라 여념이 없었고, 남자 승무원들은 고된 노동에 골아 떨어졌다.
비행기는 해와 함께 서쪽으로 달려 오후에 피라미드호수에 내려앉았다.
“금방 다녀오셨네요.”
“급하니까 그렇지.”
톰의 인사를 받고 일꾼들을 불러 하역을 지시했다.
연구원들은 자신들이 주문한 물품들을 인계받아 연구소로 가지고 들어갔다.
나머지 물건들은 상점에서 판매할 용품들이다.
막대한 양을 보고 상점 직원이 기함을 했다.
“이걸 언제 정리하나?”
“점원을 구해줄 테니 잠깐 있어 봐요.”
“아이고, 감사합니다.”
“장금아 상점에서 일할 궁녀 2명만 데려와라.”
놀고먹는 것을 절대 용서하지 못 하는 박정기가 궁녀를 동원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약속된 날짜가 다가왔다.
“형님 지금 상황은 어떻게 됐어요?”
-선발대가 강 건너에 도착해서 배를 보내라고 요구하고 있다네. 치익!
“절대로 보내면 안돼요.”
-나도 알고 있네. 선발대 뒤에 나머지가 매복하고 있다는 첩보가 들어와 있다네. 치익!
‘이것들이 수작을 부리는 구나’
“어쭈~ 제대로 속내를 드러내는 군요?”
-우리도 그 소식을 듣고 순수한 칙사가 아니란 걸 알았다네. 치익!
“오늘 출발할겁니다. 이따가 봐요.”
-고맙네, 람보도 같이 오는 거지?
“네 같이 갑니다.”
박정기는 특공대를 탑승시키고, 탄약과 포탄도 실었다.
다행이 모두가 노력한 결과 충분한 양이 제작되어 출정에 문제가 없었다.
비행기는 미끄러지듯 호수 위를 달렸다.
오늘따라 유난히 길게 느껴지는 질주를 마치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와! 진짜 날았다.
-난 이제 부러울 게 없어.
-나도 소원 풀었다.
‘얘들이 비행기를 처음 타보나?’
자신의 무심함을 후회하는 박정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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