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 과거로
1화, 피라미드 호수
-정기야! 한국에 안 들어 오냐?
“임마! 요즘 바쁘게 일하는 거 뉴스에 안나 오냐?”
-매일 나온다. 그러니까 전화했지.
“너는 신혼생활 재미있어?”
-그냥 노예 생활이라고 해라, 이 자식아.
“하하하 축하한다.”
-너도 예쁜 여자 소개 시켜줄까?
“됐다. 여자한테 질려서 나는 결혼 안 할 거다.”
-부럽다. 이 자식아.
“지금 출동해야 되니까. 다음에 연락하자.”
-정기야! 몸 조심해라!
* * *
캘리포니아의 산불이 전례 없이 빠르게 번지고 있었다.
총동원된 소방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진화 속도를 훌쩍 뛰어넘은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었다.
이 재앙적인 산불로 인해 자신의 집이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하는 것을 보며 많은 사람들은 절망에 빠졌다.
그러나 모두가 절망하는 속에서도 자연의 힘에 맞서려는 이들이 있었다.
대재앙으로 변한 이 산불은 인디언 보호구역까지 위협하고 있었다.
큰 호수에는 피라미드를 닮은 바위섬이 있었고,
그곳의 제단 앞에는 인디언 후손들이 모여 주술사의 주문에 귀를 기울였다.
그의 주문은 고요한 호수 위 멀리까지 퍼져 나갔고,
그의 신비로운 손짓은 마치 환영처럼 부드럽게 움직이며 불꽃 사이를 타고 흘렀다.
인디언들의 기우제는 산불이 꺼질 때까지 계속될 것이며,
이들의 끈질긴 희망은 불길 속에서도 꺼지지 않았다.
* * *
리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북동 방향으로 300km에 위치한 인구 25만의 휴양 관광 도시다.
이른 새벽, 리노-타오 국제공항에서 캘리포니아 산림보호국에 소속 비행기 한 대가 활주로를 달려 이륙하고 있다.
러시아의 베리예프에서 제작된 수륙양용 Be-200 소방 비행기를 구입하여 산불 진화 작업에 긴급 투입했다.
조종실의 왼쪽에는 중년의 폴 헤이먼 기장이 조종간을 잡고 있고,
오른쪽에는 한국인 부기장 박정기가 앉아 동트는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조종실 밖 통제장치 앞에는 20대의 소방관 윌슨 로즈가 앉아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어깨를 들썩이고 있다.
"얼마나 번졌을까요?"
"밤새도록 지원 요청이 들어 왔다고 하네."
비행기가 북쪽 방향으로 날아가자 큰 호수가 나타났다.
이 곳에 피라미드를 닮은 바위섬이 있어서 피라미드 호수로 불린다.
“피라미드 호수에서 물을 채우고 가지.”
“네! 기장님”
Be-200 소방용 비행기는 수면 위를 스치며 14초 만에 12톤의 물을 빨아들일 수 있으며,
저공비행으로 날아가며 소방수를 1초 안에 모두 방출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비행기가 기수를 낮춰 천천히 수면 위로 천천히 접근해갔다.
수면과의 거리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 호수는 너무나 투명했다.
“마치 유리 위에 착륙하는 것 같군.”
“그러게요, 너무 신기한데요.”
맑다 못해 투명해 보이는 호수를 바라보며 박정기가 감탄했다.
“어? 고도계가 이상한데요?”
“왜 그러나?”
“고도가 무한대로 나와요.”
피라미드 바위 위에는 밤을 새워 기우제를 올리는 인디언 후손들이 있었다.
하늘에서 비행기 한 대가 나타나자 주술사는 더욱 목소리를 높여 주문을 외웠다.
모여 있던 사람들도 힘차게 주문을 따라 한다.
비행기는 날카로운 엔진 소음을 내며 천천히 호수에 내려앉듯이 다가가고 있었다.
부모를 따라 왔는지 어린 아이가 호수로 내려앉는 비행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내 물보라가 치면서 비행기 모습이 흐려지는가 싶더니 비행기가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아빠! 비행기가 물속으로 들어갔어.”
“물속으로?.......”
“응, 저기.”
“저기에 비행기가 빠졌다!”
호수를 둘러보던 남자는 비행기가 사라진 곳을 가리키며 소리치자 사람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비행기가 추락했다는데도 늙은 주술사는 제단에 연신 절을 올리고 있다.
‘신이시어! 침략자들을 제물로 바쳤으니 비를 내려주십시오.’
마치, 좋은 제물을 바쳤으니 소원을 들어 달라고 비는 것 같았다.
번쩍!
먼 하늘에서 마른번개가 쳤다.
제단에 모인 사람들은 환호성을 질렀고,
인디언들의 비를 부르는 의식은 이번에도 성공했다.
세상을 집어 삼키던 산불도 이제는 꺼질 것이다.
* * *
“어!.......”
“앗!.......”
“기장님! 어떻게 된 거죠?”
“이해할 수가 없군.”
“호수를 뚫고 나온 건가요?”
“다른 세상 같은데.”
공기는 깨끗했으며 하늘은 맑고 청명했다.
산불과 연기는 그 어느 곳에도 보이지 않았다.
“타워! 위치 확인 바람.”
-......
“타워! 레이더 위치 확인 바람.”
-......
“제가 911에 전화해보겠습니다.”
전화에서 '통화권이 이탈 되었습니다. 다시 확인하시고 걸어주십시오.'라는 메시지가 나왔다.
“연결이 안 됩니다.”
“자네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은가?”
“꿈은 아닌지? 그런 생각뿐입니다.”
“허참! 이게 말이 되는가?”
“몰래 카메라는 아니겠죠?”
“이 상황에 농담이 나오나?”
“죄송합니다.”
기장은 조종간을 틀어 피라미드 호수를 한 바퀴 선회했다.
* * *
한편,
달라진 세상의 피라미드 바위 위에서도 인디언 부족의 의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파란 눈의 악마들을 몰아낼 구원자를 보내주십시오.’
주술사가 기도를 올리는 그 순간 호수를 뚫고 큰 새가 날아올랐다.
기도를 올리던 인디언들이 갑자기 나타난 비행기를 보면서 환호했다.
[구원자가 나타났다.]
[신께서 구원자를 보내주셨다.]
[와~ 이제는 살았다.]
[신이시어 감사합니다.]
인디언 추장과 주민들은 소원을 이루어준 호수의 신께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 * *
‘아까보다 사람들의 훨씬 많아졌네, 옷도 달라졌고.’
피라미드 바위 위에 있던 사람들이 달라졌다는 것을 박정기는 알았다.
처음에 본 사람들은 100여명 남짓이었는데,
지금은 1,000여명이나 된다.
그리고 의상도 전에는 일반 옷을 입고 있었는데,
지금은 독수리 깃털과 털가죽을 걸치고 있는 그냥 원시 부족 같았다.
피라미드 호수의 영험한 기운인지,
아니면 주술사의 신비로운 능력 때문인지,
알 수 없는 강력한 힘에 의해 과거로 넘어오게 된,
BE-200 비행기와 승무원들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기장님! 전방 숲에서 연기가 보입니다.
소방 통제관인 윌슨의 다급한 목소리가 헤드셋을 울렸다.
소방 통제관은 비행기에 설치된 열상 카메라나 육안으로 불이 난 지점을 탐색하고, 정확한 위치에 소방수 투척을 결정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기장님 저쪽입니다.”
“봤네, 수문개방 준비하게!”
-준비완료 했습니다.
“개방!”
-쏴아아
소방 비행기는 100m 정도의 고도를 유지하면서 하부에 있는 방수구를 개방했다.
물 폭포가 하늘에서 땅으로 쏟아져 내렸다.
축구장 1개 면적을 흠뻑 적시는 엄청난 양.
실수는 없다.
매일하는 일이 비행기타고 물을 뿌리는 작업이니 당연한 일이다.
-성공입니다.
“오케이! 다른 곳이 또 있나?”
-아직 다른 곳은 보이지 않습니다.
“주변을 돌아 볼 테니 잘 살펴보게”
-네 알겠습니다.
박정기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원래 이 지역은 메마른 사막이나 마찬가지였는데,
지금은 나무도 많이 자라 있고 들판에는 꽃과 풀들이 초원을 이루고 있다.
“풍경이 너무 달라졌습니다.”
“보고 있네, 초원이라니 기가 막히는 군.”
“호수 면적도 더 넓어졌어요.”
“휴~ 더 둘러보세.”
“리노 쪽으로 가보면 어떨까요?”
“그게 좋겠군.”
* * *
인디언과 백인 개척단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백인들의 서부 개척단은 엉성한 목책에 의지해 인디언들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고 있었다.
총으로 무장한 백인들과 돌도끼를 들고 달려드는 인디언들의 싸움은 어른과 아이의 싸움이나 다름없었다.
[용사가 너무 많이 죽었습니다.]
[우리가 물러나면 부족 사람들이 위험하다.]
[그럼, 한 번에 총 공격합시다.]
[좋다! 죽거든 하늘에서 보자.]
인디언 전사들은 마지막 돌격을 위해 전열을 정비했다.
이미 3분의 1이나 죽어, 이번이 마지막이 돌격이 될 것이다.
용사들의 대장 독수리 발톱은 백인들을 세밀히 관찰했다.
연기를 뿜는 막대기는 멀리 있는 사람을 죽일 수 있다.
하지만, 불을 뿜고 나서 막대기를 세우고 그 속에 무언가 넣고 나서 다시 불을 뿜었다.
그 시간이 백인들에게 달려갈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다.
[죽을 각오가 되었는가?]
[네, 하늘에서 다시 봅시다.]
[저 악마 놈들과 함께 죽자!]
[한 놈이라도 죽이고 죽자!]
[모두 돌격 준비!]
쌔~앵~ 쏴아악! 푸확~ 쏴아~아~
그때 하늘에서 물 폭포가 떨어지면서 악마들을 덮쳤다.
백인들은 갑자기 쏟아지는 물 때문에 발화접시의 화약이 젖으면서 총을 쏠 수가 없게 되었다.
-아악~
-빨리 재장전을 해라!
-칼을 빼들어라!
-서둘러라!
[하늘이 도와주신다. 돌격!]
[돌격! 돌격!]
[죽여라!]
[와~와!]
서부 개척단이 물 폭탄을 맞고 총알이 불발 되자, 당황하며 우왕좌왕하는 사이 인디언들이 총공격을 해왔다.
-막아라! 으악!
퍽!
퍼벅!
-크악! 으악!
[모두 죽여라!]
-살려줘~ 컥!
[한 놈도 살려두지 마라!]
-으아악!
목책을 뛰어넘은 인디언들이 백인 개척단을 도끼로 무자비하게 공격했다.
백인 개척단은 짧은 순간 허무하게 무너졌다.
도끼에 맞아 두개골이 부서지고, 창에 찔려 심장이 뚫렸다.
[이겼다!]
[하늘이 도왔다!]
[큰새가 우리를 도와줬다.]
[승리한 것을 추장님께 알려라!]
[네!]
* * *
아래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도 모르는 비행기는 리노를 향했다.
헤드셋에서 소방 통제관 윌슨의 목소리가 들렸다.
-기장님, 이상합니다. 우리가 진화 작업을 했던 곳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윌슨! 할 말이 있으니 조종실로 와보게.”
-네. 기장님.
흑인 청년이 조종실 문을 열리고 들어서는데, 조끼를 입은 상체 근육은 터질 것 같았고 키가 190cm정도 되는 듯했다.
하지만 보기와는 다르게 어린이의 동심을 지닌 순박한 남자? 아니 철없는 남자다.
“저, 왔습니다.”
“그래, 거기 앉게”
“네!”
윌슨은 기장을 바라봤다.
“윌슨, 자네는 이게 뭐라고 생각하나?”
“백투더퓨처 같아요.”
“??....”
“응? 그게 무슨 소리야?”
“과거로 온 거 아니에요?”
“!!....”
“그걸 어떻게 알아?”
“영화 보면 나오잖아요.”
“~!...”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윌슨을 보면서 기장과 박정기는 어이가 없었다.
‘얘가 영화를 너무 많이 봤네.’
비행기는 10여분 만에 리노 상공을 날고 있다.
“세상에~ 이게 뭐야?”
“제 말이 맞잖아요?”
“아무것도 없네...”
너무 황당해서 할 말이 잃고 주변만 둘러봤다.
문명의 흔적은 씻은 듯이 없어졌고 원시림만 남아있다.
박정기는 문뜩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설마 꿈은 아니겠지?’
허벅지에서 올라오는 짜릿한 아픔이 꿈은 아니라고 대답했다.
‘으윽! 너무 세게 꼬집었네.’
진짜 영화처럼 과거나 이계로 이동한 걸까?
주변 지형은 달라진 게 없이 도시흔적만 지워졌으니, 윌슨의 말대로 과거로 회귀한 것 같았다.
영화를 많이 보는 박정기지만 설마 영화 속의 이야기가 자신에게 닥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이건 말이 안 되지? 과학적으로 입증이 안 된다고.’
타임머신이나 워프 같은 것은 가설만 있지 어느 하나 증명된 것이 없다.
하지만 세상에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UFO나 고대 문명의 흔적에서 나오는 불가사의한 기록, 과학적으로 밝힐 수 없는 수많은 현상들, 정신과 영혼에 대한 논란들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다.
초자연적인 현상이 일어날 때마다 인간들은 그것을 인정하기 싫어한다.
그런데 그 현상이 지금 여기에 벌어지고 있었다.
순수한 동심을 지닌 윌슨은 빨리 받아들이는 반면, 이공계출신인 기장과 박정기는 인정하게 쉽지 않았다.
과거도 과거 나름이다.
만약 공룡이 사는 백악기라면 생존에도 문제가 있지만 인간이 없는 세상에서 3남자가 어떤 이유로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겠는가?
다행인 건 호수에서 인디언을 보았으니 1만년 안쪽일 것이다.
곰곰이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데, 윌슨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 집도 없어졌을까요?”
“집이 어딘데?”
“샌프란시스코요.”
과거로 왔다고 좋아하더니 금세 현실을 자각했는지 윌슨이 기장에게 부탁했다.
“집을 보고 싶어요!”
“알았네, 한번 가보도록 하지.”
“없어지면 안 되는데.”
리노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는 직선거리로 300km, 비행기로는 30여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
기장은 기수를 들어 고도를 높였다.
아름다운 산세가 한눈에 들어왔다.
지금 보이는 자연 경관은 미래와는 달리 깨끗하고 아름다웠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그토록 훼손되다니.’
불지옥을 탈출해 천국에 도착한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저기 버펄로 떼가 아닌가요?”
넓은 들판에 버펄로 수 천 마리가 이동하고 있었다.
너무도 이질적인 장면에 과거로 왔다는 걸 직감하자 박정기는 가슴이 먹먹했다.
강남에서 제법 잘나가는 웨딩 스튜디오를 정리하고 갑자기 미국의 항공학교에 간다고 했을 때,
어머니는 ‘그 나이에 무슨 조종사가 된다고 그래?’ 라며 걱정을 하셨고, 아버지는 아무 말 없이 돌아 앉아 계셨다.
기억 속에서 그 모습이 떠오르자 감정이 울컥 북받쳐 올랐다.
“골든게이트가 없어요.”
“어디?......”
윌슨의 큰소리에 회상에 잠겨있던 박정기는 정신을 차리고 전방을 바라봤다.
샌프란시스코 상징인 빨간색 현수교가 보이지 않았고, 항구가 있을 법한 곳에는 배가 한 척도 없다.
건물이며 도로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주변은 모두 원시림으로 가득 찼고, 실리콘 밸리도 보이지 않았다.
"지형은 똑같은데 건물이 없으니 과거로 온 게 맞는듯하네."
"정말로 믿어야 하는 건가요?"
"두 눈으로 확인했으니, 안 믿을 수가 없지."
체념한 듯 말하는 기장과 믿지 못하겠다는 박정기의 대화가 이어졌다.
"이제 어쩌죠?"
"호수에서 시작된 일이니 다시 돌아가 보세."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는데....."
기장은 비행기를 돌려 피라미드 호수로 돌아왔다.
"다시 수면 위로 내려앉아 볼 테니 조심하게."
"알겠습니다."
기장은 기수를 낮춰 수면 위로 다가갔다.
수면은 잔잔했으나 유리 같이 투명하지는 않았고, 수면 아래의 풍경도 평상시와 다름없었다.
-쏴아아
드디어 비행기가 수면을 스치듯이 흩고 지나간다.
뒤로 물보라를 튀기며 수면에 닿는 소리가 들렸지만 진동에서 느껴지는 차이를 금방 알 수 있었다.
아까는 마치 얇은 막을 통과하듯이 쏙 빠져나가는 느낌이었지만, 지금은 제트스키를 타듯이 수면 위를 튕기고 있었다.
“더 내려가 보겠네.”
-쏴아아아아
비행기는 물 위를 미끄러지기만 할 뿐, 물속으로 더 이상 내려가지 않았다.
“안 되는군, 다시 해볼까.”
기장은 엔진 출력을 올리고 다시 상승을 시작했다.
Be-200은 수상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한 수륙양용 기종이기에 이륙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한참을 날아올라 선회를 하고 다시 수면 위로 낮게 내려앉았으나 결과는 변하지 않았다.
“제가 한번 해보겠습니다.”
“그래 자네가 해보게.”
기장은 포기한 듯 한숨을 내쉬며 근심 어린 표정으로 먼 창밖을 내다본다.
조종간을 이어받은 박정기는 선회를 한 다음 하나하나 체크하면서 하강을 시작했다.
‘아까는 고도계가 갑자기 요동쳤는데, 지금은 정상적으로 작동하네.’
수면을 향해 살며시 내려앉는 듯이 접촉을 시도했지만 수면 위를 미끄러지기만 할 뿐 수면 아래로 꺼지지는 않았다.
“기장님 그냥 착륙하겠습니다.”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박정기는 출력을 줄여 그대로 호수에 착륙을 했다.
그 순간 피라미드 바위에서 우리를 바라보던 인디언들이 생각났다.
[출처] Koje će avione uskoro dobiti ruska vojska
18:35 30.08.2018
© Sputnik / Georgiy Zimar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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