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검사는 거물이 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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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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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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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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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새로운 검찰총장이 백발공적을 보호한다

DUMMY

무릇 집단의식이 중요시되는 조직에서는 [동기]가 중요하다.


“그런데, 빌어먹게도 우리 동기는 [백사]란 말이지!”


여기서 동기란 일의 동기가 아니라 같은 기수란 뜻이다.


간만에 2년차 검사 동기들이 보였다.

지상균, 하남수, 그리고 주필승 검사다.

그중에 지상균은 예전 중수부 폐지 방지를 위해 평검사 회동을 주도하며 운동한 적도 있다.


검찰총장이 피의자로 전환된 사건.

실로 조직의 위기를 맞이해 지상균이 열띤 열변을 토하는 이유 중 하나다.

원래도 어떤 의미에서는 ‘정치적’인 검사였으니까.


하남수, 주필승, 그리고 지상균이 돌아가며 검찰청사에서 외쳤다.


“어, 나유신이, 아니 백사가 사고치면 우리도 손해 보나?”

“당연한 거 아니냐? 일정 수준 이상까지는, 보통 부장까지는 동기끼리 끌어주고 밀어줘야 된다고. 그 다음부턴 칼부림 날 정도로 경쟁이지만.”

“그런데 우리 동기가 총장님을 엿먹였어. 그것도 두 번이나!”


문득 지상균이 주먹을 불끈 쥐며 다시 부르짖었다.


“우리까지 엿먹을 가능성이 99프로야. 이거, 어떻게든 해야 해!”


동기가 사고를 치면 연대책임을 묻는 게 꼭 군대만은 아니다.

검찰도 군대만큼이나 조직 규율이 중시되는 사회고, 아무래도 눈총을 받기 마련이다.

그러니 지상균의 말에 완전히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었따.


주필승이 입맛을 다시며 지상균에게 물었다.


“연명서 돌릴까? 검찰 질서 어그러뜨리는 나유신 검사 규탄한다?”

“무슨 헛소리야? 그러면 오히려 이상하게 돼지. 이럴 때는 명분이 있어야 해.”

“명분이라니?”


지상균은 주위를 돌아보며 목소리를 낮췄다.


“생각해 봐. 백사는 지금 그야말로 인권유린, 언론유포, 강압수사. 세상이 규탄하는 [수폭검사]의 전형이라고.”

“어라, 수폭검사는 또 뭐야?”

“수사폭력배 검사!”


다시 본인의 말에 취한 지상균이 주위를 신경쓰지 않고 고함쳤다.


“이 기회에 완전히 잡아야 해. 백사를. 그래야 우리도 무사하고, 또 검찰도 산다고! 이러다가 검찰 수사권도 다 날아갈 거야!”


이건 지나가던 검사들도 슬쩍 고개를 끄덕일 말이니 괜찮다.

반면 목소리를 낮췄던 인권유린이니 어쩌니 하는 말은 음모이기 때문에 퍼지면 곤란하다.

어떤 검사라도 최고 상관을 겁 없이 공격한 애송이 2년차 검사를 좋아할 리 없다.


그때 하남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검찰 수사권이 이번 사건이랑 무슨 상관이야?”

“상관있지! 총장 사모가 비리를 저지르고, 총장이 개입했어. 제3자 뇌물죄 교사도 저질렀단 소문이야. 협박도!”

“아니, 그건 그냥 나유신의 일방 주장이잖아.”


지상균은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사실로 밝혀질 가능성이 높다고! 근데 그럼 어떻게 되겠어. 검찰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니 이 꼴이 난 거라고 난리 날 거 아냐.”


보통 어떤 정부조직에서 문제가 생기면, 개인의 일탈로 끝나지 않는다.

바로 그 조직 자체의 문제라고 규탄을 받으며 조직개편과 권한박탈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이번 총장의 비리 혐의에 대해 검찰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진짜 이유다.


선배 검사가 엿 먹는 것은 둘째다.

현직 권한이 사라지는 게 진정한 문제인 거다.

아주 예리한 눈빛을 번뜩이며 지상균이 퉁퉁한 볼을 퉁겼다.


“밥만 축내는 로스쿨 교수들, 시민단체 모리배들, 검사에 데여본 여야정치꾼 놈들! 이 부패한 새끼들이 우리 검찰을 잡아먹겠다고 난리일 거라고!”

“어, 그래. 경찰이 특히 좋다고 덤비겠는데.”

“맞아. 범죄자들과 붙어먹는 경찰도!”


주필승의 말에 화답하며 지상균이 주먹을 불끈쥐었다.


“너, 상납받는 경찰이 얼마나 많은 줄 아냐? 걸핏하면 유흥업소에서 돈 처먹다 걸리는 놈들 태반이야! 우리 검찰이 무너지면 이 나라가 무너진다고!”


목청만 보면 그야말로 독립투사 뺨칠 듯한 열정이다.

우국의 충정으로 가득 찬 모습이 당장 [매국노], 아니 [매검노] 나유신을 공격하러 갈 기세다.

그런데 지나가던 검사 한 사람이 손뼉을 쳤다.


-짝!


모두가 응원이라도 하나 하고 고개를 돌렸을 때, 비웃음이 돌아왔다.


“오버하지 마, 머저리들 같이 보여.”


지상균은 눈을 부라리려다 멈칫거렸다.


“어이, 이검. 너 삼천포에 가 있지 않았어?”

“장사성 고검장님이 불러서 올라왔어. 수도고검에 발령될 예정이야.”

“뭐?”


삼천포지검 검사, 이승은이 지상균을 노려보며, 실은 수도중앙지검 복도 전체에 들리도록 말했다.


“나검을 공격한다고? 그럼, 그 전에 이주혁 3차장 님부터 넘어야 할 걸.”


누가 총장을 공격했을까?


물론 나유신이 가장 앞장서 저지른 짓이다.

허나 제3차장, 이주혁도 합세했다.

특히 중앙지검 복도에서 총장을 조직 배신자로 낙인찍기까지 했다.


나유신과 싸우는 건 상대적으로 간단하다.

그러나 이주혁과 싸운다면 어떻게 될까?

문득 옛 성추행 피해자 이승은 검사가 차갑게 말했다.


“항상 너희 같은 애들만 이기는 게 아니란 거, 알아둬.”


결국 지상균의 연명장 시도는 시작되기도 전에 무산되고 말았다.


***


수원지검은 경기도 검찰 조직의 중심이다.


“어이, 신수겸이. 너 많이 컸다? 무려 총장님을 잡아먹고?”


그래서 수도권 검사들은 회동을 가질 때, 주로 수원에서 약속을 잡는다.

경기도 북부 검사들은 불만이지만, 남부 쪽에서 일하는 검사들이 많으니 어쩔 수 없다.

게다가 오늘처럼 ‘전직’ 선배들을 모시는 자리라면 더욱 그렇다.


때문에 수원지검 앞 삼겹살 집 회식 자리에서, 신수겸은 엉뚱하게도 전직 상관을 만났다.


“누가 누굴 잡아요? 그보다 이 부장님은 여기 웬일이십니까?”

“왜, 비리 검사는 전직 부장도 아니라더냐? 선배 검사들이 술 사주는 자리에 오면 안 돼?”

“그런 말씀이 아니잖습니까. 변호사 개업, 아직 못하지 않으셨어요?”


신수겸의 전직 상관, 노담지검 형사 3부장이었던 이충우가 이죽거렸다.


“흥, 그래. 백사 그 새끼 덕분에 나, 아주 백수로 잘 살고 있다.”


이충우는 뇌물 혐의로 파면당했다.

그러나 전직 검사답게 실형은 면해서 집행유예로 빠져나온 상태다.

물론 형사처벌을 받았으니 변호사 개업도 못하는 신세긴 했다.


그러자 이충우를 불러낸 전직, 현직 [부장급] 검사들이 술을 권하며 위로했다.


“백수는 무슨. 로펌 고문이잖소.”

“하여간 요새 애들은 선배 알기를 물로 알아서 문제야. 어떻게 입사하자마자 부장부터 날리고 시작하나?”

“염상전 의원 얘기 들었어? 지금 대법원 가서도 본인이 무죄라고 주장한다더군. 반드시 나유신에게 복수하겠다고 난리라던데.”


그러니까 이 자리는 [부장급] 검사들의 회식 자리다.

현직 검사들은 전직을 예우한다는 차원에서, 전직 검사들은 영업한다는 차원에서 온다.

이충우처럼 비리로 잘린 검사가 오는 건 꽤 예외적인 일이긴 하지만.


문득 이충우가 신수겸을 노려보았다.


“그런 살인자 새끼 얘기는 관두고. 너, 진짜 어쩔 거냐?”


염상전 의원이 사람까지 죽였을 줄, 이충우도 몰랐다.


만약에 사전에 알았으면 당연히 손을 끊었을 것이다.

그러나 뇌물은 달콤했고 알았을 때는 이미 너무 늦어 이충우는 자리에서 잘리고 말았다.

본인의 자리를 차지한 장본인, 신수겸을 보며 이율배반적인 감정이 느껴지는 이유다.


신수겸이 자리에 앉다 되물었다.


“뭐가 말입니까, 이 부장님?”

“나도, 백사 그 새끼가 어떤 놈인지 아니까 하는 말인데. 네 마음대로 통제가 안 되기야 하겠지. 하지만 너 아래 있는 새끼가 [회사]를 아작낸 거 아니야.”

“아작이라고 하기엔. 뭐, 어차피 물러나실 분 아니었습니까?”


회사, 그러니까 검찰조직 얘기다.

나유신이 한 행동은 분명 검찰을 뒤흔들었다.

하지만 비리를 저지른 장본인은 총장이고, 또한 서울시장 후보 사건으로 용퇴 직전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충우는 날카롭게 지적했다.


“그래도 총장이야. 스스로 용퇴하면 몰라도 비리 수사로 쫓겨나는 게 말이 되나? 소문에 듣자하니 [과천]에서도 이렇게 빨리 사태가 터질 줄 몰라서 난리래!”


과천이란 법무부를 말한다.


당연히 장관도 이런 사태가 터질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좀 더 시간을 들여 천천히 적당한 차기 후보를 물색중이었을 게 뻔하다.

그럼에도 이게 나유신의 잘못이란 말인가?


신수겸이 어이없는 얼굴로 물었다.


“그럼 쫓아내기라도 해야 합니까?”

“자네 아래서 내보내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회사에서 내보내야지.”

“그게 쉬운 일도 아니긴 합니다만. 왜 그래야 하죠?”


이충우가 테이블을 내리쳤다.


“그런 놈은 조직을 반드시 망치니까!”


신수겸은 화를 내려다 눈을 부릅떴다.


모두가 같은 표정이다.

이충우 전직 부장의 말이 옳다는 듯, 동조하는 얼굴이다.

분명히 나유신은 비리 검사, 비록 총장이지만 범죄자를 잡았다.


그럼에도 부장들은 일치한 심중 의사를 품고 있는 것이다.

나유신이 잘못했다고.

신수겸이 미처 답하지 못할 찰나, 이충우가 어르듯 일렀다.


“자네도 알아둬야 해. 원래 겉보기에 좋아보인다고 속까지 좋은 게 아니야. 세상 일이란 게 돌아가는 법칙이 있는데, 그런 망나니 놈은 전부 망친다고!”

“망치는 건 너 같은 비리 검사가 망치는 거겠지.”

“누가 나보고 비리검사래! 어떤 놈이야!”


이충우가 고개를 홱 돌리다 멈칫거렸다.


“나다, 이충우.”


그곳에 수원지검 형사 3부장, 유태우가 들어오고 있었다.

바로 나유신이 처음 법무연수원을 나올 때 교수로 있었고, 주시평을 잡았던 검사다.

나아가 이충우를 감찰실에 찌르기도 한 남자, 유태우가 회식 자리를 돌아보며 선언했다.


“이런 비리 검사 새끼, 이 자리에 부를 거면 난 안 온다. 아무리 전직들 대접해 주는 자리라도 정도가 있는 거야.”


모두 납득해서라기보다, 유태우의 기세에 눌려 입을 다물 찰나, 유태우가 신수겸 앞에 앉았다.


“뭐, 그래서. 백사는 아직도 사고치고 다니나?”


신수겸은 그때서야 신선수염을 쓰다듬으며 웃었다.


“죽겠습니다, 아주.”


어쨌거나 나유신이 옳든 말든 사고뭉치인 건 맞으니까.


***


수도고검장실은 간만에 밤에 불이 켜져 있다.


“참, 내가 사주한 일이지만 놀랍게 됐군.”


장사성이 휘파람을 불며 보고서를 들여다 보았다.

사실 보지 않아도 뉴스로 다 본 얘기이긴 하지만, 증거와 진술 조서는 중요하다.

앞에서 보고 중이던 유명세가 답했다.


“고검장님께 올라갈 일은 없을 겁니다.”

“됐어. 서수휘가 벼른다던데 그쪽엔 뭐 하나 던져줘야겠군.”

“주시평입니까?”


아주 말을 잘 알아듣는 특수 3부장을 보며, 고검장 장사성이 씩 웃었다.


“백사에게 잘 말해주게. 유 부장. 알지? 내가 자네 좋아하는 거.”


유명세가 입맛을 다셨다.


“지랄할 건데요.”

“그러니까 자네보고 전하란 거지.”

“백사는, 지켜주실 겁니까?”


장사성이 어깨를 으쓱였다.


“난, 내가 시킨 일에 책임지는 사람일세.”


차기 총장 예정자가 나유신의 신변을 보장한 순간이었다.


***


폭풍이 몰아치고 나면 아주 잠깐, 고요해지는 순간이 있다.


“뭘 거절해?”


총장 사모 구속, 총장 기소, 그리고 지검장의 진노와 대응.

그야말로 폭풍이 연일 펼쳐지는 수도중앙지검이다.

하지만 아주 잠깐 기자들도 지쳐 나가 떨어지고, 검사들도 바빠 관심을 잃어, 조용할 때가 있다.


그런데 그 틈에 부른 [백사]가 단호히 유명세에게 말했다.


“특수 3부 이동, 거절합니다.”


유명세는 낯을 찌푸렸다.


바로 옆에서 백희진과 박달한이 눈치를 살피는 게 보인다.

일단 나유신은 하명수사를 완벽하게 해냈지만 동시에 사고를 쳤다.

해서, 부르는 것 자체가 유명세도 엄청난 부담을 지고 한 일이다.


그런데 아예 거절한다니 다들 기가 막힐 수밖에.


“분위기가 나쁠 거 같아서 그러냐? 너, 잘 생각해라. 지금 아니면 특수부 돌아오기 어렵다?”

“일단 제가 특수부 가고 싶어 환장한 사람도 아니고, 그렇게 말하실 건 없을 것 같은데요?”

“야, 검사면 당연히 특수부에서 뛰고 싶어하지! 왜, 너도 뭐냐, [워라밸] 찾냐?”


일과 삶의 밸런스라는 뜻의 워라밸까지 운운하는 유명세에게 나유신이 고개를 저어 보였다.


“제가 워라밸 찾을 거였으면 이런 식으로 사건 해결하겠습니까?”


물론 사고치며 사건을 해결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 왜 거절하는 거냐? 이유가 있을 거 아냐?”


나유신은 빤히 유명세를 보다 되물었다.


“제가 반대로 묻고 싶은데요.”

“뭐야?”

“굳이 저를 특수부로 부르고 싶으신 이유가 뭡니까?”


미처 허를 찔린 유명세가 입을 다물 찰나, 나유신이 가볍게 쏘아붙였다.


“인사라는 건, 사실 본인 희망이 아니라 인사권자나 중간관리자가 원해서 움직이는 거죠.”


사실 공직사회에서 인사발령 때 하급자의 의사를 물어가며 공표하는 경우는 없다.

특히 권위적인 검사조직쯤 되면 그냥 윗선의 필요에 따라 정해지기 마련이다.

유독 나유신에게만 두 차례나 인사발령의 의사를 묻는 기회가 온 셈이랄까.


“그러니 사실 제 의향보다 부장님이나 지검장님 의향이 더 중요합니다.”

“이야, 철들었구나? 백사 네가 이런 정상적인 말을 하다니!”

“꼭 제가 필요하진 않으실 거 아닙니까? 왜 접니까?”


유명세는 입맛을 다시다 불쑥 뱉었다.


“사정 정국이 다가올 거 같거든.”


사정 정국.


여러 의미가 있지만 간단히 말하면 이렇다.

정치권에서 검찰을 이용해 대규모 부패수사를 진행하는 거다.

청와대가 주로 핸들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갑자기 왜 유명세가 이걸 거론하는 걸ᄁᆞ?


“갑자기,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백사 너는 뛰어난 칼이야. 하지만 눈이 안 달려 있어.”

“가능하시면 직접적으로 말씀해 주시면 좋겠는데요.”


유명세가 책상을 톡톡 두들겼다.


“엄상전 의원 구속, 조영란 의원 낙마, 김익천 후보 퇴출. 네가 검찰 들어온 지 2년도 안 돼서 벌인 일이야.”


[전생] 후, 나유신이 얼마나 사고를 치며 살았는지 알 수 있다.

보통 신입검사라면 이 시기에 [깡치]들을 쳐내며 월 70건 이상의 사건 서류 처리에 매달려야 한다.

한데 나유신은 그야말로 거물들만 잡고 다녔던 거다.


“정치인 날리려고 기획수사한 건 아닌데요.”

“그게 일으킨 나비효과를 얘기하는 거지.”

“예? 아니, 아무리 3선 의원이나 시장 후보라도, 결국 정치인 개인을 사법처리한 것뿐입니다만.”


정론을 말하는 나유신에게 유명세가 현실을 일러주었다.


“그 사람들은 다들, 정계의 [쐐기] 같은 존재였어. 그런데 그 쐐기를 백사 네가 뽑아버린 거지.”


쐐기란 뭘까?


보통은 틈새를 막아놓는 도구다.

때로는 너무 효과가 좋아서 틈새를 쪼개버리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기둥과 기둥 사이를 잇는 역할을 한다.

그동안 나유신이 날려버린 이들은 꽤 잘 나가긴 하지만 최상위층은 아닌 중상위 정치인들이었다.


그런데 이런 이들 중 세력균형을 이루게 만드는 포지션의 정치인들이 있다.

균형을 이루게 만들던 정치인이 퇴장하거나, 자숙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세력간 충돌이 격화된다.


“그래서 덕분에 정계개편이 강제로 일어날 판이란 말이지.”

“아니, 저, 그건.”

“그럴 때 정권에서는 항상 유혹을 느껴. 사태를 주도하고 싶다고.”


책상을 치던 유명세의 손가락이 멈췄다.


“그게 바로 사정 정국이야. 누구든 가장 잘 드는 칼을 쥐고 싶어 하기 마련이지.”


그 칼이란 결국 나유신이다.

하지만 칼은 위험한 물건.

날카로운 흉기를 굳이 들고 싶어하는 사람은 그 물건으로 뭔가를 베기를 원하는 자다.


“부장님도 야심 있으십니까?”


순간, 유명세가 나유신의 머리를 때렸다.


-딱!

그야말로 순식간에 움직인 터라, 약골 나유신은 미처 피하지 못했다.


“아니, 부장님!”

“무슨 얼어 죽을 소리냐? 이건 다 장사성 고검장이 널 찍은 이유고.”

“대체, 부장님 이유는 뭡니까?”


잔뜩 화가 난 나유신이 항변하자 유명세가 혀를 찼다.


“너, 노담지검 있다간 더 날뛸 거 같아서 그런다. 어때, 서울 와서 칼춤 춰 볼래?”


이래저래 골치 아파 노담으로 보내놨더니 더 무서운 칼이 되었다.

그래서 특수부로 불러들여 칼집에라도 넣고 싶은 모양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나유신에게 꽤나 고마운 소리다.


하지만 나유신은 고개를 저었다.


“역시 거절하겠습니다.”


곧이어 유명세가 분통을 터뜨리는 소리를 감수해야 했지만.


***


노담지검 형사 3부장, 신수겸은 신선수염을 쓰다듬다 눈썹을 치떴다.


“이게 누구야? 중앙지검 특수부에서 촉망받는 인재 아니신가? 응?”


나유신이 피식 웃었다.


“대충 다 보고 드렸던 거 같은데요. 부장님?”

“그래, 왜 여기 왔냐? 중앙지검에서 쫓아냈어?”

“사실 그런 이유가 없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겠죠.”


간만에 형사 3부 사무실을 돌아보며 나유신이 답했다.


“노담지검에서 2년은 채울 생각입니다.”


사실, 보통 검사들은 대부분 그렇다.

일정 기간, 보통 2년을 채워야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에서 옮겨갈 수 있기도 하다.

그때 옆에서 구경하던 채승배가 휘파람을 불었다.


“와, 중앙지검에 본인이 가려면 갈 수 있다는 저 자신감!”

“뭐, 저도 언제든 가려면 갈 수 있는데요. 채승배 검사님.”

“컥, 여기 더한 수사관이 있었네.”


특수부 출신 수사관 고거경을 돌아보며 채승배가 혀를 내두를 때, 신수겸이 물었다.


“진짜 이유가 뭐냐?”


나유신이 일반 검사처럼 경력을 채우려 하는 것 같지는 않다.


신수겸이 보기에 나유신은 단순히 비범한 검사가 아니다.

뭔가 쫓기듯 일하고 있다.

어째서 그런 지는 모르겠지만 특별한 다른 이유가 있는 게 분명하다.


보통은, 복수다.


“팀이 필요합니다.”

“초년생 때는 다 팀원으로서 역할하는 거야. 왜 자꾸 부장 노릇을 하려고 해?”

“꼭 잡고 싶은 놈이 있습니다.”


나유신이 쓴웃음을 머금다 답했다.


“그런데 너무 커요. 그래서 저만의 팀이 필요합니다.”


그게 누군지 어쩐지 신수겸은 궁금해졌다.

허나 나유신이 답해줄 것 같지 않다.

잠시 뜸을 들이며 지켜보고 있을 때, 채승배가 벌떡 일어났다.


“아이고, 점심시간이네. 식당 예약해 놨는데 가시죠?”

“뭐냐, 채검. 넌 이 거창한 얘기 안 들어?”

“들어서 뭐 합니까? 전 길고 가늘게 살 겁니다. 어이, 나검. 밥 안 먹어?”


문득 채승배가 나유신의 어깨 위에 팔을 올리며 씩 웃었다.


“설마 거창한 사냥감 있다고, 식사까지 거창하게만 먹을 건 아니잖아?”


노담은 시골은 아니다.


오히려 천당신도시를 핵심으로 삼아 고속성장중인 신도시다.

나아가 실은 나유신도 시골에서 살아본 적이 없다.

그러나 어쩐지 시골 고향에 온 것 같은 기분에 나유신은 싱긋 웃었다.


“그러시죠. 오늘은 제가 쏩니다.”


간만에 열량 많은 검사 애용 식당으로 갈 시간이다.


***


제육볶음을 거하게 먹고 나오는 길, 고거경이 물었다.


“그래서, 누구 잡고 싶은 겁니까?”


나유신은 커피로 입가심을 하다 힐끗 고거경을 돌아보았다.


“왜요, 팀원 하시게요?”

“글쎄요. 저도 너무 거대하면 상대하고 싶지는 않은데. 은퇴 후 인생도 고려해야 해서.”

“거대한 상대 맞습니다.”


마른 침을 삼키며 고거경이 다시 질문을 던졌다.


“사채왕입니까? 혹시?”


그간 사채왕과 나유신은 꽤 빈번하게 부딪쳤다.

또한 10년 전의 전생에서 사채왕은 백희진을 죽인 장본인으로 의심되는 자다.

허나 나유신은 고개를 저었다.


“나도 몰라요.”

“예?”

“사채왕도 제대로 잡긴 해야겠지만, 그자가 아닌 것 같단 말이죠.”


10년, 전생에서 겪었던 시간.

죽음 직전의 사건은 직속 상관과 사채왕이 어른거리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게 너무 많다.

눈을 가늘게 뜨던 나유신이 낮게 중얼거렸다.


“최소한 태양그룹을 움직일 수 있는 자일 테니까.”


재벌 그룹조차도 좌우할 수 있는 거인.

그게 나유신이 상대해야 할 진짜 [적]이다.


***


본인이 칼을 잘 쓰기보다, 남의 칼을 잘 다루는 게 진정한 검사라고, 장사성은 생각한다.


“축하드립니다, 총장님!”


수많은 축하 화환이 벌써부터 고검장실을 점령한 가운데, 류세풍이 들어와 외쳤다.

하지만 장사성은 피식 웃을 뿐, 흥분하지 않았다.

인사란 최종 결정이 나기 전까진 언제든 바뀔 수 있는 일이다.


“아직 확정된 거 아니야, 류세풍 차장.”

“청와대에서 연락받지 않으셨습니까? 이미 내부에 얘기가 파다합니다!”

“발표할 때까지는 언제나 뒤집어질 수 있는 게 인사야. 물론.”


문득 장사성이 류세풍의 어깨를 두들겼다.


“자네는 고검이 아니라 대검차장이 되겠지만.”


사실 이건 장사성이 총장이 되지 않더라도 진행될 일이다.

그렇기에 말한 것인데, 류세풍은 다르게 해석한 모양이다.

서열상 검찰총장 다음 가는 2인자가 곧 대검차장이기 때문이다.


류세풍이 고개를 크게 조아렸다.


“감사합니다, 총장님.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무슨 헛소리야? 그냥 내가 편하려고 데려간다는 건데. 게다가 원래 중앙지검장이나 검찰국장이 요직이지. 차장은 실세가 아니잖아?”

“전 알고 있습니다. 총장님.”


장사성이 고마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는 이유가 있다.


어떤 조직이든 명목상 서열과 [실세]는 다른 경우가 많다.

특히 차장이란 자리가 그렇다.

일단 수도중앙지검만 해도 1차장, 2차장, 3차장이 서열 순으로 있지만 진짜 실세는 3차장이다.


검찰의 실세도 마찬가지다.

사실상 고검장급으로 불리는 중앙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그리고 대검찰청 공안부장쯤 되어야 실제로 영향력을 행사한다.

대검의 차장은 그저 총장을 보좌하는 역할일 뿐이다.


그럼에도 류세풍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향후, 총장님께서 장관까지 바라보고 계신다는 걸. 그럼 차관은 누가 되겠습니까?”


장사성은 슬쩍 밖을 보았다.


다행히 비서를 비롯해 아무도 듣는 사람은 없다.

법무부 장관은 검사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자리다.

그러나 총장보다도 더욱 올라가기 어려운 지위다.


어쨌든 검찰총장은 승진하다 보면 기회가 오는데, 장관은 대통령과의 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총장까지 올랐으면 자연히 그 다음 자리를 생각하게 되기 마련이다.

김칫국 마시기를 좋아하는 최측근을 돌아보며 장사성이 혀를 찼다.


“이거, 이거. 안 그렇게 생겨서 야심가구만.”

“총장님께서 잘 이끌어 주시리라 믿을 뿐입니다.”

“글쎄, 어디 한 번 차장 잘하나 보자고. 후후.”


장사성은 킬킬 웃다 고개를 기울였다.


“그런데, 백사가 서울 안 오겠다고 했다고?”


류세풍의 낯이 굳어졌다.

백사, 그러니까 나유신 얘기다.

건방진 신입 검사 나유신을 류세풍은 썩 좋아하지 않는다.


“특수부를 안 오겠다고 한 거지요. 건방진 놈입니다.”

“아니, 그 전에. 아예 서울을 안 오겠다고 한 거 아냐. 혹시 노담이 고향이라도 되나? 왜 그런데?”

“서울 출신입니다. 그냥 시골에서 제멋대로 하겠다는 거죠.”


그러나 장사성은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노담이 무슨 시골인가. 서울에서 노담까지 지하철까지 뚫려 있는데. 이거 아무래도 백사가 노담에서 뭘 꾸미고 있는 것 같은데?”


류세풍은 낯울 귿혔다.


이전부터 장사성은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나유신에게 러브콜을 보내왔다.

그러나 나유신은 번번이 거절했고, 급기야 이제는 서울 발령도 거부했다.

인사발령이 장난도 아니고 신입 주제에 거부권 행사라니.


도저히 류세풍은 장사성을 오래 모셔왔지만, 이해가 안 간다.


“고작 2년차 애송이 따위를 왜 그렇게 신경쓰십니까?”

“이런, 그 애송이를 이용해서 공적을 세우자고 한 게 누구더라?”

“총장님, 애초에 권영진 총장이 걸릴 걸 알았으면 이러자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다.”


류세풍은 낯을 찡그렸다.


“전 서수휘가 걸려들 줄 알았던 거죠.”


그러니까 본래 피라미드 하명 수사의 아이디어는 류세풍에게서 나왔다.


검찰 내부를 [숙청]하기 위해 기획한 수사란 나유신의 추측은 반은 맞다.

다만 류세풍이 노린 상대는 권영진 총장이 아니었다.

비록 자리는 차지하고 있어도 어차피 물러날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보다 기세 좋게 올라오는 철검회의 간부, 서수휘야말로 위험 인물이었다.


“뭐, 됐어. 서수휘는 당분간 내버려 둬.”

“그놈이 주시평 복직을 요구한다던데요.”

“마음대로 하라고 해. 검찰이 지금 뒤숭숭해. 중수부가 없어지고 총장이 비리 혐의로 사퇴하게 됐어. 이 상황에서 내전을 치러야 되겠어?”


하지만 장사성은 느긋하게 난초만 살폈다.


“그래서 백사 같은 칼잡이가 필요한 건데. 어째 멀어지려 드는군. 자꾸.”


적이라고 다 죽이다 보면 오히려 본인도 피해를 보기 마련이다.

장사성은 그렇기에 직접 칼을 휘두르기보다, 칼잡이가 필요하다.

이를테면 나유신처럼 아주 잘 써는 검사다.


류세풍이 미간을 찌푸렸다.


“설마 강제로 특수부로 부르실 겁니까?”

“원래는 범죄정보실로 부르려 했다고. 배지밀 밑으로. 그런데, 일선에서 뛰고 싶어 하는 듯하니 잠시 내버려 두자고.”

“백사를 노리는 검사들이 많습니다.”


장사성이 힐끗 류세풍을 보다 이번에는 조금 차갑게 일렀다.


“그게 전부 권영진 패거리 아니겠어? 내가 그건 처리해 줘야지.”


이건, 류세풍에게도 내리는 명령이다.


***


전화나 메신저보다 직접 사람을 보내는 게 노인들의 의사소통 방식이다.


“여, 백사. 오랜만이군.”


물론 장사성은 아직 50대 후반으로 노인이라고 할 수는 없다.

허나 검찰에서는 기수 역전 은퇴 현상이 있어서, 그 정도면 충분히 노인이다.

특히 지금처럼 [사절]을 보낸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노담지검 로비 면회실, 나유신은 불청객을 맞이해 눈을 깜박였따.


“배지밀 실장님? 노담까진 어쩐 일이십니까?”

“여기, 마주선 검사가 자네 한 번 보고 싶다고 얘기해서 말이야. 생각난 김에 내려왔지.”

“실장님! 무슨 그런 말씀을! 제, 제가 언제요!”


범죄정보실 에이스, 마주선이 기겁할 찰나 나유신이 배지밀을 향해 말했다.


“진짜 이유를 말씀해 주시죠. 노담은 바쁜 도시입니다.”


배지밀이 마주선과 함께 왔다.

하필이면 마주선을 데리고 온 건 반쯤은 보좌, 반쯤은 [기획통]의 의지임을 보여주려는 뜻일 것이다.

굳이 나유신에게 이렇게 거창하게 나타난 이유가 뭘까?


빤히 나유신을 보다 배지밀이 자리에 앉으며 일렀다.


“아주 비싸게 구는군. 하긴 그러니까 총장님 제안도 거절한 거겠지?”

“누구 말씀이십니까? 전임 총장님? 아니면 새로 취임하실 총장님?”

“푸훗, 둘 다 아닐까?”


일순 배지밀이 눈을 가늘게 떴다.


“주시평이 복귀한다. 들었나?”


백희진에게 들었던 기억이 난다.

전생 직후 가장 처음 날려버린 검사.

나아가 원생에서 나유신을 죽게 만든 상관 중 하나로 추정되는 작자다.


“총장님께 청원할 건이 생겼군요.”

“그럴 줄 알고 내가 온 거지. 거절이야.”

“실장님, 저는 위험을 무릅쓰고 지시를 이행했습니다. 예상외의 성과까지 드렸죠. 그런데 보상을 받지 못하면.”


나유신은 차갑게 배지밀을 쏘아보았다.


“제 칼이 어디로 향할지 저도 모르겠는데요?”


그러자 마주선이 놀라 벌떡 일어났다.

학폭 특별 TF에서 마주선도 나유신의 수사 방식을 경험해 보았다.

혹시라도 나유신이 정말 칼을 새로운 총장에게 들이대면 큰일이다.


“나, 나검. 잠시 머리를 식히고.”

“그딴 협박을 받아들일 정도로 총장님이 물러터지진 않으셨다고. 좋은 분이긴 하지만.”

“실장님, 맙소사. 나검을 달래야지 왜 그러세요!”


그러나 배지밀은 태연한 얼굴로 나유신을 보며, 마주선에게 답했다.


“급해지니 말 잘하는군. 마검. 하지만 말야, 나검 같은 친구는 솔직히 대해야지. 거짓으로 얼러서 될 사람이 아니야.”


그러니까 나유신이 뭐라고 하든 주시평 복직은 철회하지 않겠다는 거다.

나유신은 낯을 굳혔다.

장사성이 서수휘와 손잡기라도 한 걸까?


“이유가 있습니까?”

“서수휘를 끝장낼 방법이 뭐라고 생각하나?”

“예?”


나유신은 순간 5초 예지를 구사하다 깜짝 놀랐다.

이건, 정말로 예측하지 못한 답을 내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배지밀은 나유신이 먼저 읽었다는 것도 모른 채 말하기 시작했다.


“서수휘, 그리고 이주혁은 검찰 내부에 사조직을 만들고 있어. 알지?”

“그건, 검사들이라면 누구나 하는 일 아닙니까?”

“단순한 친목회나 동호회와 달라. 철검회는 말이야.”


배지밀이 은밀한 목소리로 일렀다.


“옛날, 군부의 [하나회]처럼 검찰을 장악하려고 하고 있단 말이야. 이걸 막아야 해.”


마주선도 어느새 긴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그럼 배지밀이나 마주선, 류세풍 같은 기획통은 다를까?

사실, 다르다.

전생, 10년의 경험을 가진 나유신도 안다.


나유신이 입을 다물고 있자 배지밀이 어깨를 으쓱였다.


“그러자면 서수휘에게 약점을 붙여놓는 게 좋지.”

“주시평이 약점이라구요?”

“성추행 혐의로 나갔던 검사가 그럼 강점이겠나?”


배지밀은 슬쩍 밖에 사람이 없는지 확인하며 일렀다.


“우리 신임 총장님은 길게 보시는 분이야. 무슨 말인지 알겠나?”


나유신은 뚫어져라 배지밀을 보다 대꾸했다.


“너무 길게 보시는 건, 안 좋습니다.”


그러나, 결국 주시평 복직은 막지 않겠다는 답이기도 하다.


***


대검찰청, 드디어 신임 총장이 연단에 섰다.


-짝짝짝!


고위 검사들이 도열한 가운데, 신임 총장 장사성이 단상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이제 2천 명의 검사, 3천 5백 명의 수사관, 그리고 5백 명의 사무관을 통제하는 검사 최고위자가 새로 임명된 것이다.

문득 장사성은 검사들을 보다 일렀다.


“검찰이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시대,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되어 마음이 무겁습니다. 이제 우리 검찰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새롭게 태어나야 할 것입니다! 그 첫 행보로.”


고위 검사들의 낯은 무겁다.


전임 총장이 비리로 얼룩진 채 불명예 퇴진했다.

50년 중수부가 해체되고 다시 부활할 기색은 없다.

또한 신임 총장은 유연하게 정권에 부합하는 자로 유명하다.


서수휘, 이주혁을 비롯한 검사들이 눈빛을 교환하는 가운데, 장사성의 일성이 터졌다.


“민생 수사 TF를 발족하도록 하겠습니다!”


내부 채널로 총장 취임식을 보다 백희진이 옆을 돌아보았다.


“어떨 것 같아, 유신아?”

“글쎄, 한 가지는 확실해.”

“뭐가?”


나유신은 뚫어져라 장사성을 보다 답했다.


“이게, 원래는 있을 수 없었던 일이란 거야.”


그러니까, 본래 나유신의 [원생]에서는 장사성은 총장이 된 적이 없다.

나유신이 미래를 바꾼 것이다.


그것도 총장직을.


작가의말

* 이제 총장을 만나고 새로운 보상 편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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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51) 3조짜리 피라미드 조직을 잡아보자 +18 24.08.29 5,853 125 29쪽
51 (50) 나유신이 첫 휴가지에서 상속녀를 보다 +26 24.08.24 6,479 138 31쪽
50 (49) 초보형 전시안으로 사채왕을 발견하다 +14 24.08.22 6,434 151 30쪽
49 (48) 회장 등극식에서 대법관을 이용해 진범을 잡다 +18 24.08.20 6,567 159 21쪽
48 (47) 재벌 회장이 되게 해주세요 +24 24.08.18 6,661 152 34쪽
47 (46) 특수부 폭력이 조폭 진범보다 위다 +20 24.08.14 6,868 165 34쪽
46 (45) 강앤함과 월야 재벌가의 동상이몽을 털어라 +12 24.08.12 7,017 152 24쪽
45 (44) 월야그룹 살인사건을 만나다 +12 24.08.08 7,659 148 25쪽
44 (43) 나유신의 팀을 수도대 동문회에서 완성하다 +14 24.08.06 8,048 163 35쪽
43 (42) 백사여, 노담에서 다시 시작해라 +20 24.08.02 8,179 174 29쪽
42 (41) 시한부 연장권과 함께 중수부가 폐지되다 +20 24.07.31 8,011 191 20쪽
41 (40) 백발이가 사채왕을 잡다 +26 24.07.30 7,936 191 21쪽
40 (39) 이렇게 된 이상 선제 폭로로 중수부를 친다 +14 24.07.28 7,879 191 19쪽
39 (38) 진짜는 미래살인 배후 사채왕이다 +16 24.07.26 7,875 187 21쪽
38 (37) 금수저 비밀 정보로 스캔들 범인부터 잡다 +18 24.07.24 7,916 182 32쪽
37 (36) 이건 중수부의 운명이 걸린 사건이다 +14 24.07.19 8,033 177 30쪽
36 (35) 위치 추적 보상과 함께 서울시장 스캔들을 만나다 +22 24.07.17 8,324 184 23쪽
35 (34) 진짜 마약범을 잡고 금수저 변호사와 손잡다 +26 24.07.15 8,282 194 22쪽
34 (33) 골드스컬 클럽을 함정으로 일망타진하다 +17 24.07.14 8,215 188 23쪽
33 (32) 조기유학 금수저 학폭이 사건 진상이다 +15 24.07.10 8,296 181 23쪽
32 (31) 철벽의 성을 대규모 교사 시위로 넘어볼까 +12 24.07.08 8,237 185 22쪽
31 (30) 학교폭력 연쇄 자살사건이 터졌다 +15 24.07.05 8,613 180 22쪽
30 (29) 한국 재계를 뒤엎을 진짜 거물을 만나다 +21 24.07.03 8,914 192 24쪽
29 (28) 노동 살해 협박으로 진범을 잡다 +15 24.07.01 8,766 199 22쪽
28 (27) 솔라코인 전관 법무팀의 방어를 뚫어라 +15 24.06.27 8,951 192 21쪽
27 (26) 특수부 첫 사건은 1조원 분식회계다 +17 24.06.26 9,284 195 22쪽
26 (25) 중수부장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받다 +15 24.06.24 9,496 198 35쪽
25 (24) 백발이를 죽인 자에게 진짜 복수를 해보자 +16 24.06.19 9,225 195 34쪽
24 (23) 백사가 또 검사를 잡았다 +22 24.06.18 9,307 198 22쪽
23 (22) 특수부식 예단수사로 마약통관범을 잡아라 +11 24.06.15 9,346 194 23쪽
22 (21) 이 나라에는 마약도 너무 많다 +17 24.06.13 10,105 208 24쪽
21 (20) 첫 기자회견과 함께 위수증 5백억 코인이 남다 +18 24.06.07 10,100 222 36쪽
20 (19) 5초 예지로 폭발 속 범인을 잡다 +14 24.06.06 9,993 219 24쪽
19 (18) 감옥에 보낼 놈은 내가 고른다 +14 24.06.04 9,978 217 18쪽
18 (17) 1천억 비트코인 사건을 5초 예지로 파헤치자 +14 24.05.31 10,976 217 31쪽
17 (16) 나를 건드리면 검찰총장 예정자도 가만 안 둔다 +23 24.05.29 10,855 231 26쪽
16 (15) 독사를 건드리면 제왕도 문다 +20 24.05.27 10,936 236 30쪽
15 (14) 공판부 땜방으로 백발검사를 보내라 +10 24.05.24 11,422 222 30쪽
14 (13) 언론비리 일망타진으로 신체감정 보상을 받다 +11 24.05.23 12,028 229 31쪽
13 (12) 특활비 별건수사로 무전취식 기자를 잡자 +12 24.05.21 12,128 234 21쪽
12 (11) 사고뭉치에게는 법카부터 먹여줘라 +13 24.05.20 13,322 241 21쪽
11 (10) 나유신이 주가조작 일당을 함정수사로 잡았다 +17 24.05.20 13,395 261 21쪽
10 (9) 오풍제지 그래핀 사기를 경찰공조로 잡는다 +16 24.05.18 14,215 255 25쪽
9 (8) 정오판정으로 오풍제지 주가조작을 발견하다 +16 24.05.17 14,565 274 15쪽
8 (7) 선배가 장애물이면 부수고 해결한다 +15 24.05.14 14,954 279 22쪽
7 (6) 상태창의 보상은 놓칠 수 없다 +22 24.05.12 15,808 295 27쪽
6 (5) 의원 하나 잡고 시작하자 +20 24.05.11 15,584 289 14쪽
5 (4) 신입 수석검사가 꼴통이래 +15 24.05.10 16,823 306 15쪽
4 (3) 범인을 잡으니 시한부 연장 +16 24.05.09 17,951 291 11쪽
3 (2) 우선 범인부터 잡고 죽자 +17 24.05.08 19,489 312 13쪽
2 (1) 백발 신입검사 나유신 +25 24.05.08 22,669 352 11쪽
1 프롤로그 : 시한부 상태창이 생겼다 +42 24.05.08 29,746 41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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