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검사는 거물이 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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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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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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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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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2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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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쪽

(49) 초보형 전시안으로 사채왕을 발견하다

DUMMY

오늘, 노담지검은 또다시 기자들로 가득하다.


-찰칵, 찰칵, 찰칵!


본래 노담지검이 법조기자들에게 인기 있는 곳은 아니다.


혹시 법조기자들이 몰려 올 일이 있다면, 그건 대형 조직범죄가 적발되었을 때 정도일까.

한데 최근 1년 사이 노담지검장은 재직기간 중 가장 많은 기자회견을 하는 중이다.

만약 언플을 좋아하는 유명세라면 기꺼워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조용한 은퇴를 갈망하는 검사, 강유중은 기자회견장을 보다 혀를 찼다.


“아주, 달갑지 않군. 이거 정말 하무식까지 다 처넣을 수 있는 건가? 아니, 처넣어도 보복이 없을까? 끙.”


나유신이 자백 받은 쪽은 하대진이다.


물론 하대진이 자백하자 윤서희는 입을 다물었다.

허나 윤서희의 살인미수는 명백하다.

그럼 교사범이 문제가 되는데, 하무식 부회장은 당연히 전면 부정하고 나섰다.


이 상황에서 기자회견은 단연 교사범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지검장님, 그런 걱정 마시죠.”

“이봐, 신 부장. 자네는 일부러 손 놓고 있었으면서 무슨 소리야?”

“그거야 범인이 명확하지 않을 때 얘기입니다. 이제는 조폭 출신 사업가로 명확해졌잖습니까?”


노담지검 형사 3부장, 신수겸이 여유롭게 수염을 쓰다듬었다.


“아주 간단합니다. 조폭 출신 월야 관계자가 패륜을 저지른 겁니다. 여기에 부정을 저지른 며느리가 놀아난 거구요. 회장 동생은 이 패륜 살인범과 공범인 거죠.”


이게 나유신이 하대진의 자백을 받아내며 진행한 [플리바게닝]이다.


하대진은 자신이 진범이고 교사범은 하무식이라고 밝혔다.

대신 윤서희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으로 돌렸다.

당연히 검찰이 그냥 넘어가진 않는다.


하지만 방조범과 교사범은 엄연히 형량에 차이가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여전히 월야그룹 유력자인 하무식이 엮였다는 거다.

신수겸 부장은 그럼에도 보복은 없을 거라 단언하는 거였다.


“경영권이 하무식의 경쟁자에게 넘어갈 게 확실합니다. 그럼, 누가 보복하겠습니까?”

“좋아, 월야는 그렇다 치자구. 일진회는?”

“조폭 새끼들 무서우면 검사질 어떻게 합니까?”


아주 태평한 소리에 강유중이 이를 갈았다.


“자네야 은퇴가 멀었으니까 그런 소리 하지. 난 코앞이라고, 제기랄.”


하지만 재벌그룹 총수라면 모를까.

아무리 헐렁한 검사라도 강유중도 조폭을 두려워할 남자는 아니다.

양복을 고쳐 입으며 강유중이 단상에 나섰다.


“하하하! 안녕하십니까, 기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노담지검장, 강유중입니다. 오늘 말씀드릴 사건은, 월야그룹 사모님 살해 사건으로······.”


그 모습을 뒤에서 구경하다 신수겸은 혀를 찼다.


“아무리 그래도 살인사건인데, 톤이 너무 밝은걸. 웃다니, 쯧.”

“부장님, 그런데 왜 백사가 직접 발표 안 한답니까?”

“딱히 노출되고 싶지 않다더군. 뭐, 그 녀석이야 이미 삼합회나 관세청 사건 때 언론 많이 탔잖아? 게다가 중수부 날리고 나서 몸 좀 사려야 할 시점이라고.”


형사 3부 밥총무, 채승배 검사에게 대꾸하다 신수겸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런데 이 녀석 어디 간 거야? 발표는 안 해도 지켜보긴 할 건데? 궁금해서라도?”


어쨌든 이번 사건을 해결한 주역은 단연 나유신이다.

단상에 올라가진 않더라도, 결과는 보고 싶어하지 않을까?

그런데 민혁기 수사관이 간단히 보고했다.


“아, 오늘 출근 안 하셨습니다, 나 검사님.”

“왜?”

“서울에 무슨 일이 있다고 하시던데요.”


서울, 여러 의미가 있지만 검찰에서는 두 가지 뜻이 있다.

대검찰청, 혹은 수도중앙지검이 있는 도시.

신수겸과 채승배가 서로 돌아보았다.


“혹시 또 서울에서 부르려나?”

“설마요. 그 사고를 쳤는데, 벌써? 저 같으면 평생 지방에 처박습니다.”

“월야그룹 사건을 해결했으니까, 또 모르지. 월야 쪽에서 손을 썼을지도? 그런데, 누가 월야그룹 회장이 되는 거지, 그럼?”


고개를 갸웃거리던 신수겸이 수염을 다시 쓰다듬었다.


“하여간, 이래저래 백사 녀석, 만인에게 주목받는군.”


어째 조금 부럽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아니다.

특히 신수겸에게 기회가 주어진다 해도, 월야그룹 사건은 맡고 싶지 않다.

그때 사건 발표만 맡게 된 지검장, 강유중이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월야그룹 산하 문펠리스 사장, 전직 조폭 하대진이 살인범이며, 교사범은 하무식 월야 부회장입니다!”


그렇게 빼더니 결국 발표하기로 한 모양이다.


***


하지만 나유신은 영전하기 위해 서울에 간 게 아니다.


“하대진이 체포되기 전에 누굴 만났다구요?”


수도중앙지검 밖, 카페.

나유신은 전에 없이 놀란 얼굴로 물었다.

커피를 마시던 전임 상관, 유명세가 어깨를 으쓱였다.


“정확히는 구치소 면회를 한 거지.”

“그러니까, 누굴 면회했다구요?”

“말했잖아. 오지후 회장이라고.”


나유신이 미간을 찡그렸다.


“대체 하대진이 왜 오지후를 만난 거죠?”


오지후, 실버머니 회장, 그리고 희대의 정치 브로커.


무려 4백억 원이 넘는 해외 비자금을 동원해 정치권을 매수하려던 거물 사채업자다.

일명 사채왕이라 불리는 존재.

지난 서울시장 스캔들 사건 때, 나유신이 운좋게 잡아넣긴 했다.


하지만 아직 재판 중이라 교도소가 아닌 구치소에 있는 상태다.

그런데 사채왕을 하대진이 만났다는 거다.

어쩐지 수상쩍은 냄새가 난다.


유명세가 다시 커피를 들이키며 답했다.


“그건 우리도 모르지.”

“면회 내용이 기록될 거 아닙니까?”

“변호사 동반 구치소 접견이었어. 접견실에서 진행되었고, 내용은 모두 비밀이지. 교도관이 동반하지 못하는 거 알잖아?”


순간, 나유신이 외쳤다.


“흉악범은 다르지 않습니까!”


사채왕 오지후는 전생에서 나유신을 죽인 [일당] 중 하나다.


당연히 확증은 없지만 나유신은 확신한다.

게다가 백희진을 죽인 것만은 황금문자의 정보로 판단했을 때, 명백하다.

그런데 이 망할 범죄자가 하대진과 엮여 있다?


머리가 팽팽히 돌아간다.

퍼즐이 맞춰질 것 같다.

만약에 정보만 더 있다면.


그때 유명세가 일침을 놓았다.


“오지후 회장은 흉악범이 아냐. 애초에 변호사 접견 사실 자체를 관련자도 아닌 자네에게 알려주는 게 위법 소지가 있다는 걸 명심하라고.”

“고마워서 미치겠군요, 부장님.”

“뭘. 하여간, 수상쩍긴 하지?”


아주 천연덕스럽게 되묻는 유명세를 향해, 나유신이 반문했다.


“오지후가 지금 수도 남부구치소에 있죠?”


구치소도 급이 있다.


가장 좋은 구치소와 나쁜 구치소는 큰 차이가 난다.

거물 범죄자쯤 되면 아무 구치소나 가지 않기 마련이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최상급 구치소로 간다.


수도 남부구치소는 구치소 중 최상급 그 자체다.


“그래, 거기가 최신식 시설이니까.”

“제가 만나봐야겠군요.”

“일단 그 전에 확인해야 하지 않겠나?”


나유신은 반문하는 대신 가만히 유명세를 응시했다.


애초에 유명세가 왜 흥미로운 정보를 나유신에게 넘겼을까?

재벌가 청부 해결사와 사채왕이 만났다.

그런데 해결사는 재벌가 총수를 의식불명으로 만들었고, 사모를 죽였다.


여기에 인과관계가 있다면 살인사건에서 특수사건으로 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유명세는 이 사건을 수사할 생각이 없다.

입지가 위태롭기 쉬운 특수 3부를 부각시킬 좋은 기회인데도.


“직접 조사하는 건 꺼리시는군요.”

“이런, 애초에 이 사건, 내 관할도 아니야. 노담지검장이 지금쯤 발표하고 있을 건데?”

“그런 이유가 아니시겠죠. 알겠습니다, 부장님.”


유명세는 위험한 사건은 웬만하면 꺼린다.


혹시 언론을 엄청나게 타서 두각을 드러내기 쉬운 건이라면 모를까.

하지만 검사의 후각이 그냥 사건을 내버려 두지 못하게 만든 셈이다.

나유신에게 넘긴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자리에서 일어나며 나유신이 말했다.


“제가 해결하죠, 윽.”


순간, 현기증이 돈다.


“왜, 그러나? 나 검사?”


유명세의 말이 아스라히 들릴 찰나.


[사건 해결, 보상 시행.]


황금문자가 나유신 눈앞에 번뜩였다.


***


순식간에 아주 빠르게 황금문자가 스쳐 지나간다.


[정오판정, 초단시간 미래 예지, 신체 감식, 감정 확인, 검찰 편제 예측, 과거 범인 추적.]


유명세가 돌아간 후, 나유신은 서초동 거리의 벤치에 앉았다.

황금문자가 너무 어지럽게 나타난다고 말할 수야 없는 일.

적당히 핑계를 대고 정보를 지켜보는 데 조금 이상하다.


“그래, 이게 내가 가진 능력인데. 대체, 이걸 왜?”


골똘히 생각하던 나유신이 쓰게 웃었다.


“아니, 능력이 아니라 황금문자의 시혜인가? 나도 너무 익숙해졌군.”


사실 따지고 보면 정오판정을 비롯해 어느 것 하나, 나유신의 것이 아니다.

그저 황금문자가 무작위적으로 보여주는 정보일 뿐.

그때 갑자기 문자 조합이 변했다.


[개인 귀속 능력으로 전환. 소유권 이전. 두뇌 각인.]


나유신은 눈을 크게 떴다.


지금껏 일종의 [대여관계]처럼 주어졌던 황금문자의 정보다.

그런데 갑자기 개인 소유권을 인정한다는 의사가 눈앞에 보인다.

어째서 이런 변화가 생긴 걸까?


순간, 강렬한 두통이 나유신을 직격했다.


“뭐야, 이거. 으윽!”


만약 누군가 나유신을 보았다면 깜짝 놀라 119에 신고했을지도 모른다.

허나 서울시민은 바쁘고, 서초동을 오가는 이들은 남에게 관심이 없다.

한참 온몸을 부르르 떨던 나유신의 몸이 잦아들었다.


[정보수집 능력 두뇌 각인, 두뇌 역량 상승, 새로운 [가호] 차용 가능.]


나유신은 숨을 헐떡였다.


각인, 소유권, 가호 차용.

황금문자가 보여주는 정보에서 깨달을 수 있는 게 있다.

지금까지 나유신에게 주어진 능력은 [가호]라 불리며 또한 누군가가 빌려준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나유신에게 직접 주어졌다.

아마도 사건 해결의 대가인 모양이다.

어째서 이런 대가를 주는 걸까?


그때 답을 찾지 못한 나유신 앞에 새로운 정보가 떠올랐다.


[소유권 가호와 차용 가호 중첩. 상위가호 전시안, 초보형, 기능.]


나유신은 미간을 좁혔다.


“전시안? 진리의 눈? 이게, 대체?”


한 가지는 확실하다.

이게 새로운 보상이다.


***


수도 남부구치소, 히터가 빵빵하게 나오는 최신 시설이 도드라진 수감기관이다.


“내가 누굴 보든, 무슨 상관이지? 백발머리.”


나름 조폭 두목인 하대진도 수도 남부구치소에 수감되었다.


다만 총격 살인, 그것도 재벌총수 사모를 죽인 일을 자백했으니 최소 20년 형이 확실하다.

이미 강앤함도 하대진에게서 손 뗀 듯 새로운 변호사를 선임한 상태다.

혹시 상대적으로 적은 형을 받게 될 윤서희가 나가서 뒤를 봐준다면 모를까.


그게 아니라면 조폭으로서도 하대진의 인생은 끝난 거나 마찬가지다.

나올 전망이 없는 두목에게 충성을 다할 조직원은 없으니까.

이런 나락을 선사한 장본인, 나유신이 빤히 하대진을 보다 말했다.


“상관이 없으면 좋겠는데, 실버머니 회장과 제법 거래관계가 많더군. 통화기록도.”

“정말 무차별로 마구 조사하는군. 내 사건과 아무 관계 없어. 백발 [검새] 새끼.”

“그건 내가 판단할 일이고. 어차피 너나 오지후나 둘 다 구치소에 있으니, 통신조회 기록 통지는 구치소로 날아갈 거야.”


나유신은 무심히 말하다 물었다.


“무슨 관계냐, 너희 둘?”


하대진은 빤히 나유신을 쳐다보았다.


현재 하대진은 나유신의 면담 요구에 불응하기 어렵다.

당장 살인사건 수사검사가 나유신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묵비권을 행사할 수는 있다.


그럼에도 하대진이 나유신을 무시하지 못하는 이유는 딱 하나다.

윤서희.

하대진의 내연녀이자 친자, 하무휼의 모친.


나유신은 윤서희를 언제든 나락으로 밀어 넣을 카드를 쥐고 있다.


“세상은 돈으로 움직이지.”

“무슨 소리냐, 갑자기?”

“네놈이 먹고, 입고, 싸는 모든 게 다 돈이란 말이지. 백발이.”


하대진이 비아냥거리듯 대꾸했다.


“조직도 마찬가지야. 돈이 아주 많이 필요해. 내 애들, 건사하려다 보니 사채업자 도움도 빌렸지. 단지, 그뿐이야.”


요컨대 아무 관계도 아니란 소리나 마찬가지다.

그저 돈을 빌리고 빌려준 차입관계라는 얘기다.

나유신은 빤히 하대진을 보다 입가를 틀었다.


“내 추측을 얘기해볼까?”


미처 하대진이 말하기도 전, 나유신이 차갑게 일렀다.


“월야그룹을 처먹으려면 돈이 많이 필요했을 거야. 그것도 시대그룹이나 하무식을 제끼고 차지하려면.”


하대진은 무표정하게 나유신을 바라볼 뿐 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유신은 멈추지 않았다.

단지 하대진의 표정만 무표정일 뿐.


신체반응과 감정반응은 실로 변화무쌍하게 드러난다.


“처음은 하유식이었겠지. 그런데 하유식을 의식불명으로 만들고 나니, 그것만으로는 어렵다는 게 드러났어. 사채 기한이 다가오고, 사채업자의 압박이 있었겠지.”


하유식 월야그룹 회장이 쓰러진 게 하대진에게는 시작점이다.


그건 아마도 하대진이 아니라 윤서희가 주도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하대진은 윤서희에게 약물을 제공하며 조력했을 것이다.

한데 하유식이 쓰러지고 나서도 월야그룹은 쉽사리 무너지지 않았다.


미리 사채왕에게 [투자]를 받아 지분 인수를 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회장 부인, 이연자가 대내외로 장애물로 떠오른 것이다.

결국 사채왕의 재촉이 이어졌고 하루 빨리 문제를 해결할 필요성이 생겼다.


나유신은 하대진을 정시했다.


“이연자를 죽여서라도, 자금 회수를 하려는 압박. 아닌가?”


하대진은 나유신의 시선을 마주 받으며 대꾸했다.


“헛소리가 심하군.”

“맞군.”

“네 말이 맞든 안 맞든, 그게 무슨 상관이지? 증거 있나?”


나유신은 차갑게 대꾸했다.


“내가 오지후를 직접 보러 갈 이유가 되지. 이 패륜 살인마.”


하대진의 낯이 일그러지는 것을 구경하면서.


***


물론 오지후도 같은 수도 남부 구치소에 있다.


“이런, 얼굴을 보는 건 처음이군. 나유신 검사.”


나유신은 조금 다르다.


전생에서 한 번 마주친 적이 있다.

다만 그때는 나유신이 맡은 사건의 용의자가 아니라, 백희진 사건의 피의자였다.

그래서 복도에서 지나친 게 전부이긴 하다.


하지만 나유신은 의심한다.

나유신에게 트럭살인마를 보낸 장본인이 오지후가 아닐까?

재벌이나 검사보다는 사채왕이 살인교사범에 더 잘 어울리는 것은 사실이다.


구치소 수감자답지 않게 여유로운 40대 남자를 빤히 보다 나유신이 말했다.


“면회에 응해주셔서 감사하군요.”

“접견실이라, 변호사도 없는데 이곳을 내주다니. 탈법 아닌가?”

“법무부에 아는 선배가 있어서 말이죠.”


그러자 오지후가 껄껄 웃었다.


“역시 한국에서 법을 가장 우습게 아는 게 검사란 말이야. 후후!”


한국 사회에서 말투는 위계를 정한다.


아무리 연배가 위라지만, 수감자가 검사에게 반말을 하는 것은 묘한 광경이다.

언제든 이곳에서 나갈 수 있다는 걸 과시하는 모습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유신이 차갑게 물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묻지, 피고인 오지후. 월야그룹 이연자 여사 살해사건, 당신과 관련 있나?”


오지후는 눈썹을 치떴지만 여유로운 표정을 잃지는 않았다.


“그걸 왜 나한테 묻나? 난 갇혀 있어서 바깥 소식은 잘 몰라.”

“당신 돈은 건재하지. 그 돈을 관리하는 부하들도. 게다가 하대진도 당신의 사실상 부하인 것 같더군.”

“아예 모른다고 하면 안 믿겠지? 하대진이라면 아네. 유망한 친구지.”


나유신의 반말에도 흐트러짐이 없다.


초조한 기색은 감정반응에도 엿보이지 않는다.

구치소 수감 후 나락에 빠진 하대진과는 다르다.

아마도 오지후는 숨겨둔 카드가 있는 게 분명하다.


그게, 대체 뭘까?


“조폭으로서 유망하다는 소리인가?”

“아니, 비즈니스 맨으로.”

“비즈니스? 하, 웃기는군.”


오지후는 나유신의 비웃음에도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자네는 안 믿겠지만, 우리도 모두 사업가야. 일이 거칠다 보니 완력이 필요할 때도 있고, 협박을 하는 친구들도 있겠지. 하지만 모두 손익을 계산하는 능력이 중요한 업무라네.”


그런데 놀랍게도 나유신의 정오판정이 떠올랐다.


[진실]


최소한 오지후는 진실이라고 믿는다는 소리다.

어이가 없어 나유신은 이를 갈다 숨을 골랐다.

범죄를 저지르는 자들이 일반인과 윤리관념이 다른 건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월야를 손에 넣는 게 이익이 된단 말이지?”

“곡해가 심하군. 하대진이 승승장구하면 내게 유리한 건 사실이야. 난 [전주]고, 하대진이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몰라. 하지만 하대진에게 투자한 돈은 이자와 함께 돌아오지.”

“자금만 지원했다, 이건가?”


오지후가 차분히 대꾸했다.


“그럼 대부업자가 또 뭘 하겠나? 내가 정치인들과 좀 엮여보려다 이렇게 됐지만, 기본적으로 합법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라네.”


이것도 오지후에게는 진실이다.


오지후가 주로 하는 비즈니스는 기업 차입매수.

회사를 인수해 회삿돈으로 빚잔치를 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배임이 빈번히 발생하지만, 오지후는 [전주]로 기능할 뿐 직접 불법을 저지르지는 않는다.


여기까지 대화를 하다 나유신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백할 생각이 없군.”

“내가 뭘? 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

“그렇다면 경고해 두지, 오지후 사장.”


나유신이 차갑게 눈을 번뜩였다.


“만약, 당신이 여기서 한 번 더 일을 저지른다면. 그때는 이번처럼 쉽게 넘어가지 않을 거다.”


월야그룹 살인 사건의 배후.


어쩌면 하경진과 하성진의 죽음에도 손을 뻗었을지 모르는 자.

아마도 거의 확실히 나유신과 백희진의 전생 사망에 엮여 있는 범죄자.

그러나 지금으로선 어느 것 하나 증거가 없다.


그런데 돌아선 나유신의 등 뒤에 대고 오지후가 말했다.


“나도 충고 하나 하지.”

“필요 없는데.”

“이 세상엔 정말로 힘 있는 사람들이 많아, 나유신 검사.”


나유신이 고개만 돌려 보자, 오지후가 빙그레 웃었다.


“그분들을 건드리는 일이 될 수도 있네. 검찰은 예외일 거라 생각하나? 잘 기억해 두게.”


아주 의미심장한 말이다.


***


그러나 나유신은 그저 주제넘는 범죄자의 충고나 들으러 온 게 아니다.


[전시안 초보형 발동]


황금문자가 나유신의 눈앞에 번뜩인다.


아직 이 [전시안]이란 능력은 완전하지도, 나유신의 소유도,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모른다.

허나 전시안이란 이름이나 다른 능력의 [종합판]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조금 짐작은 간다.


남부구치소의 문을 나서며 나유신이 중얼거렸다.


“좋아. 사채왕. 당신이 거물이란 건 인정하지. 하지만.”


한 순간, 나유신의 시야가 바뀐다.


“당신도, 내가 누군지 몰라.”


아주 흐릿한 영상이 눈앞에 보인다.

실로 놀랍게도 오지후의 모습이다.

문득 나유신이 구치소 안에서 움직이는 오지후를 보다 속삭였다.


“앞으로 네가 뭔가 사건을 일으킬 때.”


이 소리는 오지후에게는 당연히 들리지 않는다.


“잡아낸다. 나를, 그리고 희진이를 죽게 만든 진범을.”


황금문자가 곧이어 떠올랐다.


[과거 범인 추적. 이름 오지후, 실버머니 회장.]


이것이 바로 새로 황금문자가 [빌려준], 전시안의 가호.

초보형 기능이지만 효과는 확실하다.

과거에 어떤 형태로든 잡아넣은 범인을 [볼] 수 있게 해주는 능력이다.


“반드시.”


사채왕이 범죄를 일으킨 순간.

나유신은 반드시 잡을 것이다.


***


재벌가 살인은 찌라시 이슈지만, 상속은 메이저 언론의 이슈다.


-〈속보입니다. 월야 지주사의 새로운 대표이사로 최경민 월야 전무가 선출되었습니다.〉


강남 사거리 한복판, 야경이 멋들어지게 보이는 곳에 위치한 로펌이 있다.


리걸팩토리.

재벌가 금수저 변호사, 한강민이 만든 로펌.

화성그룹 재력이 뒷받침한다는 걸 보여주기라도 하듯, 입지부터 비싼 곳이다.


사실, 임대도 아니고 [자가]라는 점에서 리걸팩토리가 자금력이 빵빵하다는 걸 알 수 있다.

특히 다른 로펌과 다른 점은 사건을 골라가며 맡는다는 거다.

정작 이름은 [법률공장]임에도.


문득 한가하게 뉴스를 보고 있던 리걸팩토리 변호사, 천호신이 화들짝 놀라 물었다.


“뭐야, 저 최경민인가 하는 사람은 하무식 쪽 사람 아니었어?”


천호신과 달리 소송 서류를 확인하며 일하던 워커 홀릭, 류서진 변호사가 대꾸했다.


“맞아요, 선배. 하무식 전 부회장 측 이사예요.”

“그런데 왜 대표이사가 된 거야? 하무식은 지금 쫓겨나는 수순이잖아. 우리가 그린 그림이 뭔가 틀어진 거 같은데?”

“틀어진 거 없어요. 뉴스 잘 들어보기나 해요.”


그때 앵커가 후속 내용을 보도했다.


-〈이사회 의장으로는 월야그룹 일가인 하주연 씨가 선임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로써 총수 일가의 연이은 비극으로 혼란이 초래되었던 재계 3위 월야그룹은······.〉


그때서야 천호신은 안도의 한숨을 과장된 태도로 내쉬었다.


그림, 리걸팩토리가 월야그룹 상속 사건을 맡은 후 의도했던 소송전략을 말한다.

단연 의뢰인인 하주연이 승승장구하는 게 리걸팩토리가 원하던 방향이다.

일단 이사회 의장이면 성공으로 간주될 수 있다.


성공보수를 생각하며 희희낙락하던 천호신이 문득 한강민을 돌아보았다.


“그런데 이사회 의장이라. 그거 보통 실권도 없어서 경영학과 교수님들이 앉는 자리 아닌가?”

“오너가 직접 경영할 때는 그렇지. 설마 하주연 씨, 아니 하주연 의장이 그럴 역량이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선배?”

“그래도 최경민은 배신자잖아. 그런 사람은 다시 배신할 수도 있어.”


대표 변호사 자리에 앉아있던 한강민이 피식 웃었다.


“반대로 확고한 오너가 있을 때는 본인 일에 충실한 타입이지. 배신 안 할 거야. 하주연 의장이 지배지분을 갖는 걸로 정리될 테니까.”


이게 바로 한강민이 그린 [그림]이다.


한국 재벌그룹에서 경영권은 두 가지를 한 손에 쥐어야 한다.

지배지분, 그리고 이사진이다.

한쪽만 쥐고 있으면 순식간에 빼앗길 수밖에 없는 게 그룹 경영권이다.


그런데 리걸팩토리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처음부터 지분 상속 하나였다.

나머지 회사의 이사직을 틀어쥐는 일은 온전히 하주연의 몫이다.

예상한 것보다 하주연은 꽤 잘해낸 셈이다.


어쨌든 이사회 의장직을 차지하면서, 이사를 허수아비로 앉혔으니까.

부회장 하무식을 정점으로 하는 세력이 일거에 청소된 틈을 노린 셈이다.

천호신 변호사가 감탄사를 토했다.


“캬, 상속이 이렇게 정리되네. 검사가 개입하니까 아주 쾌도난마군.”

“그건 그래. 원래는 최소한 반년 이상 법정 공방이 벌어질 사안이었는데.”

“나유신하고 사전에 얘기는 된 거냐? 강민아?”


한강민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하지만 나유신도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을 거야.”


사실 이 모든 것은 나유신이 수사를 진행해서 벌어진 결과의 파생물이다.


당연히 나유신은 그저 살인범을 추적했을 뿐.

누가 월야그룹을 상속할지는 알 바 아니었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이 모든 게 하주연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거야 간파했을 터다.


천호신이 고개를 까딱였다.


“앞으로 친하게 지내면 좋겠군. 역시 검사 친구 있어서 나쁠 게 없어.”

“괜히 잡혀가기도 쉬울 걸. 선배, 난 집안 문제로 항상 골치 아파.”

“차라리 화성 계열사 하나 잡지 그러냐? 네 능력이면 투자 좀 받아서 크게 키울 수도 있을 텐데?”


천호신이 킬킬 웃으며 묻자 한강민이 코웃음을 쳤다.


“이거 왜 이래? 난 한국 최고 로펌 만들 거라고, 선배.”


대기업 상속분쟁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월야그룹 사건은 잘 보여준다.


게다가 화성그룹은 한강민의 숙부, 한노진이 확고한 후계자로 자리잡고 있다.

굳이 관심도 없는 경영권을 얻겠다고 나설 이유가 없다.

한강민에게는 오히려 대형로펌을 만드는 게 더 희열을 느끼게 만든다.


아주 좋은 롤모델도 있다.

강앤함.

1백 조원을 넘나드는 대기업의 자산에 비하면, 강앤함은 연간 1조원 내외의 매출 정도인 중견기업 수준이다.


그러나 강앤함은 한국을 쥐고 흔든다.


“아마, 나유신도 나랑 방향은 다르지만 똑같은 부류겠지. 돈보다 진짜 원하는 열망이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서류더미에 파묻혀 일하는 변호사, 류서진이 톡 쏘았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가까워서 좋을 거 없고, 멀어도 좋지 않다, 이런 거 아냐?”

“대충, 그렇지. 뭐.”

“선물이나 보내 놔. 동기끼리 싸울 거 없잖아.”


문득 한강민은 묘하게 웃었다.


“선물 말고, 짐덩이를 하나 넘겨야겠어. 아주 비싼 짐덩이.”


류서진은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한강민은 답하지 않았다.

어차피 나유신이 받게 될 [짐덩이]니까.

물론 보기에 따라선 엄청난 [선물]일 수도 있다.


170조짜리니까.


***


정작 나유신은 엉뚱한 문제로 바쁘다.


“아니, 오너면 오너답게 중대 의사결정은 빨리 해 달라고. 이거 전부 내게 떠넘기면 어쩌자는 거야?”


도진창 변호사, 공유오피스 회사 오풍쉐어링의 대표이사.


나유신과 한강민, 류서진의 수도대 로스쿨 동기다.

성적이 좋아 한국 최고로펌 강앤함에 입사했다.

허나 잦은 야근과 업무량에 비해 작아 보이는 급여에 불만을 품던 중.


나유신의 유혹에 빠졌다.

RN이 투자하는 공유오피스 기업.

이곳에서 성과급을 받으며 CEO가 되라는 미끼를 문 것이다.


한국의 [유어워크]가 될 수 있다는 야망을 품고 뛰어든 셈이랄까.

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대주주이자 투자자인 나유신이 완전히 손 놓을 줄은 몰랐다.

어쨌든 최종 의사결정권자가 정해야 할 문제는 어느 기업이든 있기 마련인데도.


오풍쉐어링 CEO 오피스에 처음 들린 나유신이 집기를 둘러보다 대꾸했다.


“도변,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무슨 소리야? 네가 오너, 난 전문 경영인. 아니야?”

“그렇지 않아. 난 대주주일 뿐, 여기 오풍쉐어링은 도변의 회사야.”


나유신은 자신보다 4살 이상 많은 도진창에게 아주 칼처럼 대꾸했다.


“게다가 RN의 구삼진 대표 투자까지 받아서 내가 과반 지분을 갖고 있지도 않다고. 1대 주주일 뿐이지.”


도진창은 낯을 일그러뜨리며 항변했다.


“그런 것치고는 보안팀장과 공간 무상이용을 비롯해서, 이것저것 마음대로 쓰는 거 같은데.”

“대주주에 대한 편익 제공이라고 생각해. 원래 주요 주주에게 회사가 그 정도는 해주잖아?”

“정말 말은 잘하는군. 내가 어쩐지 속아서 온 느낌인데.”


하지만 불만을 품기엔 일단 연봉이 강앤함 3배다.

연봉 명세서를 생각하며 이직 열망을 참은 도진창이 서류를 내밀었다.

오너에게 결재를 받아야만 하는 건이다.


“하여간, 이거 결정해 달라고. 서명하든가, 아니면 거절하든가.”


나유신이 서류도 보지 않고 되물었다.


“뭔데? 입주할 기업 리스트는 내가 이미 줬잖아? 앞으로 코인 거래소와 2차 전지, 모바일 게임사들이 고속성장할 거야.”

“그런 리스트는 진작에 채웠어. 문제는 새로 입주하고 싶다는 회사야.”

“자리 있으면 받고, 아니면 거절하면 되잖아.”


그러나 도진창의 답에 나유신도 눈썹을 치떴다.


“월야그룹 관계사라고.”


그때서야 나유신은 서류를 보았다.


[문나이트 인베스트, 입주 희망. 규모는 1백 명 이상.]


노담이 IT로 유명한 천당신도시를 끼고 있긴 하다.

하지만 월야그룹은 보수적인 대기업 집단이다.

이렇게 대규모 투자를 할 이유가 없다.


딱 하나를 제외한다면.

바로, 나유신의 존재다.

나유신은 미간을 좁히다 서류를 책상에 던졌다.


“이건 거절해.”

“아니, 백 명이면 공실 다 채울 건데. 게다가 스타트업 회사들과는 달리 선금으로 임대료를 낸다고.”

“받을 수 없어. 바로 얼마 전 내가 처리한 사건관계 업체야. 그런데 내가 대주주인 공유오피스에 입주한다고? 보나 마나 문제가 생겨.”


그런데 도진창이 우물쭈물하며 말했다.


“그럼, 직접 거절해야 할 거 같은데?”

“왜?”

“지금 밖에서 오너가 기다리고 있거든.”


나유신은 눈을 깜박이다 창 밖을 보았다.

그곳에 한 눈에도 매력적인 미녀가 서 있었다.

순간, 나유신이 입을 벌렸다.


“하주연, 의장?”


상속녀, 하주연이 직접 온 것이다.


***


이게 바로 한강민이 던져 버린 [짐덩이]다.


“처음 뵙겠어요, 검사님.”


한때 한강민과 소개팅을 했던 상속녀, 하주연이 화사하게 웃었다.


그야말로 한 눈에도 지나가는 사람이 눈을 돌릴 정도의 매력이 넘치는 미녀다.

밖에서 도진창이 기웃거리며 구경하는 게 보인다.

허나 나유신은 등골이 싸늘한 기분으로 하주연을 응시했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곳에 왔을까?


“무슨 일로 여기까지 오셨습니까, 하주연 씨? 아니, 의장님으로 불러드릴까요?”

“어느 쪽이든 상관없어요. 검사님을 한 번 뵙고 싶었으니까요.”

“그럼, 입주 희망은 거절해도 되겠죠?”


하주연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되물었다.


“왜 안 되나요? 전 검사님과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잠시 홀릴 것 같아 시선을 돌리며 나유신이 백발을 긁적였다.


“처음부터 제가 대주주인 걸 알고 오셨군요.”

“맞아요.”

“누가 알려줬습니까?”


하주연은 생긋 웃으며 턱을 괴었다.


“그건 중요하지 않잖아요? 이곳에 있는 회사들을 보니, 앞으로 유망할 것 같더군요. 우리 월야그룹도 투자하고 싶은데요. 게다가.”


문득 하주연이 낯을 흐리며 입술을 달싹였다.


“제게는 보호도 필요하구요.”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이다.

너무나 매력적인 목소리, 자태, 그리고 모습.

남자의 마음을 홀리게 만드는 매력이 넘치는 여자다.


당장이라도 껴안아 버리고 싶은 욕망을 강하게 누르며, 나유신이 고개를 홱홱 저었다.


“거절합니다. 사건 관계자와 부적절한 거래를 할 수는 없습니다.”

“거래는 안 된단 말이죠? 그럼, [친구]는 어때요?”

“예?”


순간, 하주연이 나유신의 손을 붙잡았다.


“제 친구가 되어주세요. 검사님은 제 [은밀]한 비밀을 모두 알고 계시잖아요? 가까워지지 않으면, 제가 너무 안심이 안 돼요.”


따뜻하고, 부드러우며, 떨린다.

마치 유혹하는 것 같지만, 아니 유혹하는 게 맞겠지만, 동시에 이건 애원이다.

부친을, 조모를, 그리고 이제 어쩌면 조부까지 모두 잃게 될 한 여자의 부탁.


이복동생마저 잃게 될 [고아]가 나유신을 떨리는 눈으로 본다.


“게다가 제가 검사님께도 쓸모가 있을 거예요.”

“그건 또 무슨 소리이십니까?”

“재벌가 수사를 할 일이 있으실지도 모르잖아요?”


하주연은 나유신의 손을 꼭 붙들며 속삭였다.


“그럴 때, 제가 가진 인맥이나 영향력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이건 도저히 거부할 수 없다.


나유신은 10년 후 벌어질지 모를 사건을 안다.

태양그룹 4세, 양진호가 전생에서 일으킨 살인사건.

그렇지만 사실 그게 아니라도 손을 놓기가 너무 어렵다.


심장이 너무나 뛴다.


“조언 정도는 가끔 필요하면 해드리죠. 그 이상은 안 됩니다.”


결국, 나유신은 하주연의 손을 뿌리치지 못했다.

월야의 상속녀와 나유신이 처음 대화를 나눈 날이었다.


작가의말

* 초보형 가호라 사용처나 범위는 제한적이긴 합니다. 


* 다음은 사건 후일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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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9) 초보형 전시안으로 사채왕을 발견하다 +15 24.08.22 6,533 153 30쪽
49 (48) 회장 등극식에서 대법관을 이용해 진범을 잡다 +19 24.08.20 6,660 163 21쪽
48 (47) 재벌 회장이 되게 해주세요 +25 24.08.18 6,752 154 34쪽
47 (46) 특수부 폭력이 조폭 진범보다 위다 +20 24.08.14 6,952 167 34쪽
46 (45) 강앤함과 월야 재벌가의 동상이몽을 털어라 +12 24.08.12 7,103 154 24쪽
45 (44) 월야그룹 살인사건을 만나다 +12 24.08.08 7,751 151 25쪽
44 (43) 나유신의 팀을 수도대 동문회에서 완성하다 +14 24.08.06 8,144 166 35쪽
43 (42) 백사여, 노담에서 다시 시작해라 +20 24.08.02 8,276 176 29쪽
42 (41) 시한부 연장권과 함께 중수부가 폐지되다 +20 24.07.31 8,107 193 20쪽
41 (40) 백발이가 사채왕을 잡다 +27 24.07.30 8,029 194 21쪽
40 (39) 이렇게 된 이상 선제 폭로로 중수부를 친다 +14 24.07.28 7,969 194 19쪽
39 (38) 진짜는 미래살인 배후 사채왕이다 +16 24.07.26 7,968 188 21쪽
38 (37) 금수저 비밀 정보로 스캔들 범인부터 잡다 +19 24.07.24 8,005 184 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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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5) 위치 추적 보상과 함께 서울시장 스캔들을 만나다 +22 24.07.17 8,422 186 23쪽
35 (34) 진짜 마약범을 잡고 금수저 변호사와 손잡다 +27 24.07.15 8,367 195 22쪽
34 (33) 골드스컬 클럽을 함정으로 일망타진하다 +17 24.07.14 8,304 190 23쪽
33 (32) 조기유학 금수저 학폭이 사건 진상이다 +16 24.07.10 8,383 182 23쪽
32 (31) 철벽의 성을 대규모 교사 시위로 넘어볼까 +13 24.07.08 8,319 187 22쪽
31 (30) 학교폭력 연쇄 자살사건이 터졌다 +15 24.07.05 8,707 182 22쪽
30 (29) 한국 재계를 뒤엎을 진짜 거물을 만나다 +21 24.07.03 9,007 194 24쪽
29 (28) 노동 살해 협박으로 진범을 잡다 +16 24.07.01 8,855 201 22쪽
28 (27) 솔라코인 전관 법무팀의 방어를 뚫어라 +15 24.06.27 9,042 196 21쪽
27 (26) 특수부 첫 사건은 1조원 분식회계다 +17 24.06.26 9,384 198 22쪽
26 (25) 중수부장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받다 +15 24.06.24 9,589 201 35쪽
25 (24) 백발이를 죽인 자에게 진짜 복수를 해보자 +16 24.06.19 9,314 198 34쪽
24 (23) 백사가 또 검사를 잡았다 +22 24.06.18 9,397 200 22쪽
23 (22) 특수부식 예단수사로 마약통관범을 잡아라 +11 24.06.15 9,441 197 23쪽
22 (21) 이 나라에는 마약도 너무 많다 +17 24.06.13 10,214 210 24쪽
21 (20) 첫 기자회견과 함께 위수증 5백억 코인이 남다 +19 24.06.07 10,211 224 36쪽
20 (19) 5초 예지로 폭발 속 범인을 잡다 +14 24.06.06 10,103 221 24쪽
19 (18) 감옥에 보낼 놈은 내가 고른다 +14 24.06.04 10,090 218 18쪽
18 (17) 1천억 비트코인 사건을 5초 예지로 파헤치자 +14 24.05.31 11,097 219 31쪽
17 (16) 나를 건드리면 검찰총장 예정자도 가만 안 둔다 +25 24.05.29 10,979 233 26쪽
16 (15) 독사를 건드리면 제왕도 문다 +20 24.05.27 11,054 237 30쪽
15 (14) 공판부 땜방으로 백발검사를 보내라 +10 24.05.24 11,548 223 30쪽
14 (13) 언론비리 일망타진으로 신체감정 보상을 받다 +11 24.05.23 12,155 230 31쪽
13 (12) 특활비 별건수사로 무전취식 기자를 잡자 +12 24.05.21 12,245 237 21쪽
12 (11) 사고뭉치에게는 법카부터 먹여줘라 +13 24.05.20 13,451 243 21쪽
11 (10) 나유신이 주가조작 일당을 함정수사로 잡았다 +17 24.05.20 13,516 262 21쪽
10 (9) 오풍제지 그래핀 사기를 경찰공조로 잡는다 +16 24.05.18 14,347 257 25쪽
9 (8) 정오판정으로 오풍제지 주가조작을 발견하다 +16 24.05.17 14,705 276 15쪽
8 (7) 선배가 장애물이면 부수고 해결한다 +15 24.05.14 15,098 280 22쪽
7 (6) 상태창의 보상은 놓칠 수 없다 +23 24.05.12 15,957 296 27쪽
6 (5) 의원 하나 잡고 시작하자 +20 24.05.11 15,732 290 14쪽
5 (4) 신입 수석검사가 꼴통이래 +15 24.05.10 16,983 307 15쪽
4 (3) 범인을 잡으니 시한부 연장 +16 24.05.09 18,128 292 11쪽
3 (2) 우선 범인부터 잡고 죽자 +17 24.05.08 19,689 312 13쪽
2 (1) 백발 신입검사 나유신 +25 24.05.08 22,925 354 11쪽
1 프롤로그 : 시한부 상태창이 생겼다 +42 24.05.08 30,116 41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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