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검사는 거물이 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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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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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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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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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3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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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이 나라에는 마약도 너무 많다

DUMMY

서울 강남, 밤에 오히려 눈부신 장소가 수도 없이 많은 곳이다.


-둥, 두둥, 두두둥!


신나는 비트가 조명과 함께 흐르는 곳.

클럽이다.

보통 술집조차 슬슬 문을 닫는 자정.


그러나 강남 클럽은 오히려 줄을 서서 [클러버]들이 들어가느라 난리다.


“캬, 좋다! 오늘도 다들 힙한데!”


문득 20대 남자 하나가 비트에 몸을 맡기며 클럽, [바]에 몸을 내밀었다.


보통 클럽은 춤을 추는 홀과 음악을 선보이는 디제이 앞이 문전성시다.

술을 파는 [바] 쪽에는 사람이 없는 경우가 많다.

한데 남자는 여자들이 헐벗은 홀은 보지 않고, 바의 [마스터]를 향해 관심을 보였다.


문신을 한 마스터가 힐끗 볼 찰나, 남자가 물었다.


“오늘 수질은 어때?”

“보시다시피.”

“아니, 그 수질 말고.”


남자는 코로 마시는 흉내를 내며 히죽 웃었다.


“이거. 좋은 거 들어왔어?”


코로 흡입하는 가루.


곧, 마약이다.

물론 한국에서는 코로 점막흡입하거나, 입으로 경구투입하는 것보다는, 주사 마약이 많지만.

강남클럽은 2010년대 초반인 지금, 마약이 오가는 은밀한 현장이기도 하다.


물론 모든 클럽이 마약을 주고 받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곳, [빅뱅문]은 그런 곳이 맞다.

빅뱅문의 마스터, 배실승이 주위를 둘러보다 물었다.


“처음 보는 얼굴인데. 누구 소개 받고 왔어?”

“청담동 빡빡이.”

“요새 그 새끼 신용이 애매한데. 뭐 필요한데. 떨? 케이? 아니면 캔디?”


그러자 남자는 히죽 웃으며 되물었다.


“아이스. 있어?”


떨, 대마초.

케이, 케타민.

캔디, 엑스터시.


종류별로 점점 강도가 높아지는 마약의 은어다.

그러나 아이스는 차원이 다르다.

대마초나 캐타민, 엑스터시는 중독성은 있지만 사람을 파괴하는 정도가 상대적으로 얕다.


반면 [아이스]는 다르다.

공업합성물로 만들어진 화학약품.

필로폰을 뜻하는 은어니까.


빅뱅문의 마스터가 목소리를 낮추며 이를 드러냈다.


“미쳤나, 이게. 누가 아이스를 클럽에서 거래해.”

“그게 그거 아냐? 캔디는 뭐 합법인가?”

“이 새끼가 진짜. 너 어디서 온 놈이야?”


남자는 코웃음을 치다 슬쩍 지갑을 꺼냈다.


“있어, 없어? 빨리 말해. 아니면 딴 데 갈 거니까.”


형형색색의 클럽 조명에도 지갑 안의 주황색 지폐가 가득하다.


신사임당, 그러니까 5만원짜리 지폐다.

마스터 배실승은 잠시 마른침을 삼켰다.

이 정도면 요 근래 단속 때문에 지체되었던 재고를 단숨에 털 수 있다.


잠시 눈을 굴리던 배실승이 말했다.


“얼마로 쳐줄 건데.”


남자는 단 한 점의 머뭇거림도 없이 답했다.


“시세 최고로.”

“물량은?”

“다다익선.”


지갑 안, 최소 3백 만원.

물론 마약거래에서 아주 큰 돈은 아니다.

허나 필로폰은 중독성이 세고, 첫 거래를 트고 나면 단골이 되기 쉽다.


잠시 눈을 굴리던 배실승이 턱짓했다.


“따라와. 속이면, 죽는다.”


남자는 마스터의 뒤를 따라 클럽의 복도를 걸었다.


어두운 복도 끝, 창고와 화장실이 가까운 곳.

그 사이 벽을 밀자 갑자기 문이 열린다.

마치 비밀문이라도 되는 것처럼 은밀하다.


-삐꺽!


남자는 휘파람을 불었다.


그곳에 새하얀 가루가 있는 비닐이 가득하다.

마스터 배실승이 슬쩍 비닐쪼가리 하나를 들어 올렸다.

비닐을 슬쩍 보던 남자가 코를 찡긋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음, 이거 맞군. 좋아.”

“돈은?”

“그건 말이지.”


그 순간 남자가 수갑을 꺼내며 외쳤다.


“여기 있다, 이 새끼야!”


마스터는 황급히 뛰쳐나오다 비명을 질렀다.


“튀어! 짭새다! 아악!”


하지만 이미 늦은 뒤다.


클럽 곳곳에서 비명 소리가 터지고, 경호원들이 제압당했다.

몸에 문신을 한 클럽 직원들은 서슬 퍼런 얼굴로 나섰다가, 시퍼런 멍이 들어 쓰러졌다.

사복 차림의 수사관들이 일제히 쏟아지듯 들어섰다.


가장 처음, 마스터를 때려잡은 청년이 외쳤다.


“모두 꼼짝 마! 수도지검 마약수사부다. 여기서 도망가는 놈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기소한다!”


물론 그게 마약사범이 아니라도 말이다.


***


노담지검 사건과는 검사가 없는 부서다.


“마약? 그건 경찰에서 수사하는 거 아니야?”


사실 검찰 전체로 따져도 검사보다 검찰수사관이 훨씬 많다.


보통 검사 숫자는 약 2천 명 내외.

검찰 행정을 담당하는 실무관은 검사와 비슷한 1천 5백 명 내외다.

허나 수사관은 단연 압도적으로 많아서 무려 6천 명에 달한다.


보통 독립 검사실이 있는 곳은 검사 한 명당 검찰수사관 2명, 실무관 1명이 붙는다.

노담지검은 인력도 적고 검찰수사관과 실무관이 중앙 사무국에 있어서 다를 뿐.

그만큼 본래는 서류만 처리하는 사건이 많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간 놀고 먹다 요새 바쁜 수사관, 민혁기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눈앞의 청년이 웃었다.


“이거 왜 이래요. 민 선배. 경찰에서 처리하는 건 투약자 적발이고. 마약조직 수사는 원래 검찰에서 하는 거라고요. 우리, 마약수사부가.”

“그럼 잘난 마약수사부에서 하면 되지. 왜 날 불렀냐?”

“이제 중앙으로 복귀할 때 되지 않았어요?”


노담지검 앞 커피체인점, [스타버그]에 앉아 후배 수사관, 고거영이 히죽 웃었다.


“일전에 백발 머리가 해결했다는 그 사건. 실은 선배가 수사했다는 거 다 알아요. 원래 영감님들은 우리가 재료를 마련하고 요리까지 하면, 드시기만 하는 거 아닙니까.”


만약 강남 빅뱅문의 마스터가 청년을 봤다면 절규했을 것이다.


함정에 빠뜨린 장본인이라고.

그렇다.

빅뱅문 마약을 적발해낸 수사관이 바로 고거영이다.


웬만한 강력계 경찰보다 더 터프한 검찰수사관이랄까.

보통 수사관들이 검사의 지휘 명령만 받는 소극적 태도를 취하는 것과 정반대다.

한때는 고거영과 비슷했던 남자, 민혁기가 피식 웃었다.


“그건, 오해다. 나유신 검사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사람됨이 문제요? 이제 막 [회사]에 입사한 신입 검사 나부랭이가 그럼 그 큰 사건을 전부 핸들링했다고?”

“나도 그게 좀 이상한데, 어쨌든 나 검사가 직접 처리한 게 맞아.”


민혁기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홀짝이다 대꾸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검찰청은 당연히 회사가 아니지만, 구성원들은 종종 그곳을 회사라 부르곤 한다.


밖에서 대화할 때 외부인이 검찰 관계자임을 모르게 하려고 시작된 습관이다.

그러나 정작 이렇게 검찰청 앞이라 누구나 알 수 있는 곳에서도 회사라 부르는 건, 일종의 특권적 습관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소속된 곳이 일반적 회사와 다른 걸 알면서도 그렇게 부르는 거니까.


검사보다 더 검찰 조직원 같은 남자, 고거영이 코웃음을 쳤다.


“흥, 그래서 우리 영감님이 관심을 가졌나?”

“너희 영감님이 누군데?”

“누구긴 누구예요. 중수부 이거지.”


순간 민혁기가 눈을 크게 떴다.


“이주혁 중수부장? 맙소사. 아니, 너 지금 중수부도 아니잖아.”


중수부, 그러니까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검사는 그저 가늘고 길게 살려는 사람이 선택하는 직종이 아니다.

작게는 권력을, 크게는 세상을 법으로 휘두르려는 자들이 택하는 곳이 곧 검찰이란 직장이다.

그런데 일개 검사가 세상을 어떻게 휘두를 수 있을까?


그 비밀은 곧 [특수수사]에 있다.

누구든 털어서 위법이 나오지 않는 사람은 찾기 어려운 법.

작은 위법을 크게 만들든, 아니면 진짜 큰 불법을 찾든, 그 자체로 힘이 된다.


특별한 수사를 하는 자들, [특수수사] 전문가는 더욱 그렇다.

그 정점에 위치한 곳이 바로 대검찰청 중수부다.

고거영이 어깨를 으쓱였다.


“옛날에 수도지검 특수부장일 때 모셨으니까요. 한 번 영감님이면 영원히 영감님이죠.”

“무슨 주군 모시냐?”

“아, 선배. 검사 라인 타는 게 우리 수사관들 인생도 좌우하는 거 몰라요? 하여간.”


문득 고거영이 눈을 반짝였다.


“그래서 우리 영감님이 그쪽 영감을 부르래요.”

“누구? 신수겸 부장은 아닐 거고, 설마 나유신 검사?”

“그렇죠. 물론 정식 발령은 아니고.”


민혁기가 미간을 좁힐 찰나, 고거영이 커피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수사관도 꽂을 수 있게 됐거든요. 어때요, 선배? 올래요?”


이게 바로 옛 후배, 고거영이 민혁기를 불러낸 이유다.


한때 민혁기는 문자 그대로 열혈수사관이었다.

열성 검찰 조직원, 고거영이 존경할 정도로.

허나 지금은 검찰의 무덤, 노담지검에 처박힌 신세다.


그런데 중수부장이 움직이는 인사쯤 되면, 수사관 하나 움직이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


“다 까먹었냐? 난 서수휘 라인하고 척져서 여기까지 내려온 거다.”

“에이, 수사관한테 그런 게 어딨어요. 서수휘 차장도 다 잊었을 거예요.”

“내 말은 난 사건 구분하는 건 용인해도, 그냥 덮는 건 안 참는다고.”


민혁기가 도리어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 중수부든 수도지검이든 날 용납할 수 있겠냐? 게다가 그건 내가 보기에 나검도 똑같아.”


특수수사는 세상의 모든 범죄를 처단하는 칼이 아니다.


오히려 검찰청의 이해관계에 따라 사건을 덮는 부서기도 하다.

그런데 민혁기는 그런 작태를 보아 넘길 성격이 아니다.

지금껏 보아온 나유신은 그보다 더 심하다.


하지만 고거영은 피식 웃으며 일어났다.


“그럼, 임시로 오는 걸로 알게요.”

“내 말 뭘로 들은 거야? 난.”

“나 검사가 혼자 당하는 걸 바라는 건 아니죠?”


문득 고거영은 손을 내저으며 돌아섰다.


“함께 일해 보라구요. 그 다음에 판단해요.”


사라지는 고거영의 뒷모습을 보다, 민혁기는 혀를 찼다.


“스카웃 제의 한 번 무시무시하군.”


아무래도 [중앙]에서 나유신의 [픽업]을 결정한 모양이다.


***


검사도 [회사원]처럼 조직원이란 것은 인사 때 가장 잘 드러난다.


“파견근무를 가라구요?”


갑자기 온 지시에 나유신은 어이가 없어 되물었다.


“그래. 역시 수석을 그냥 내버려두진 않을거라 생각했다.”

“정식발령도 아닌데 무슨 소리십니까?”

“왜 하필 신입을 찝어서 파견하라고 했겠냐?”


이제 형사 제3부 부장이 된 신수겸이 인사명령장을 보다, 혀를 찼다.


“그건 일하는 거 보고 정기인사철에 정식 발령할 거라는 예고다.”


본래 평검사의 인사 발령 주기는 2년이다.


그게 아니라도 일반적으로 검사들의 인사 발령은 여름과 겨울, 1년에 2번 행해진다.

한데 갑자기 파견 발령을 낸다면 이유가 있다.

보통 문제를 일으켜 밀려날 때가 대부분이지만.


어쩐지 전생의 경험이 떠올라 기분이 나빠진 나유신에게 채승배가 낄낄 웃으며 툭 쳤다.


“이야, 결국 밥총무 못 떠넘기고 보내네. 영전 축하한다, 나검.”

“금방 돌아올 겁니다. 선배.”

“됐거든? 밥총무 안 해도 좋으니까 와서 사고 칠 생각 하지 마라.”


문득 채승배 검사가 아주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난 가늘고 긴 게 좋다고. 수석 백사 나으리.”


모든 검사가 권력을 추종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가끔 성적에 맞춰 적당히 온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눈앞의 채승배, 실은 전생의 나유신처럼.


나유신이 쓴웃음을 머금을 찰나, 염민아가 박스를 들며 웃었다.


“흥, 난 위험한 게 좋던데.”


어째 짐을 싸는 것 같아, 나유신은 눈을 깜박였다.


“선배는 왜 짐싸요?”

“그거야, 이번엔 나도 가니까?”

“예?”


그러자 염민아가 자신을 가리키며 말했다.


“나 원래 마약부였거든. 경험 없는 후배 커버 치라고 부르는 것 같은데?”


그러니까, 염민아도 파견 발령이 났다는 거다.

한데 마약부라면 초임 검사가 함부로 갈 곳은 절대로 아니다.

나유신은 눈을 깜박이다 물었다.


“제가 가는 곳이 마약부예요?”


다음 순간, 신수겸의 말에 나유신은 한심하려다 낯이 굳어졌다.


“아니, 하지만 마약 조직 사건 수사다. 백사.”


왜냐면 황금문자의 경고가 눈앞에 떴기 때문이다.


[마약 밀수 케이스 개시. 시한부 D-30.]


아무래도, 이번 사건도 시한부 사건인 모양이다.


***


사람은 서울로 와야 한다고, 정약용이 말했다.


“굳이 다산 선생의 말씀이 아니라도, 서울이 좋아. 아, 오랜만이다, 서울!”


아주 화려한 유색 패션 차림의 검사, 염민아가 소리쳤다.


이곳은 수도중앙지검, 이른바 서초동 법조타운의 상징과 같은 건물이다.

오히려 법원종합청사나 대법원, 혹은 검찰청보다도 국민들에게 익숙한 곳.

이유는 간단한데, 대형범죄가 일어났을 때 뉴스에 자주 나오는 탓이다.


하지만 건물 자체는 옛날에 지어진 터라 꽤 촌스럽다.

게다가 염민아처럼 유색 패션에 명품 구두를 신고 들어서는 검사는 없다.

당연히 옆에서 함께 걷는 나유신처럼 백발 검사도 없겠지만.


나유신이 백발을 긁적이다 말했다.


“마치 노담시가 서울에서 동떨어진 도시라는 것처럼 말씀하시는군요. 염 선배.”

“흥, 노담시에서 일만 하다 보면 서울 갈 일이 없거든? 넌 주말에 서울 가?”

“저야 바빠서, 서울까지 갈 시간이 없었죠.”


염민아가 코웃음을 치며 지검 청사로 들어섰다.


“맨날 칼퇴하던데 무슨 헛소리야? 하여간, 수도중앙지검도 오랜만이네? 후훗!”


하지만 나유신은 정말 바빴다.


심지어 전생에서 인연이 있는 백희진에게 연락도 못 할 정도였다.

왜냐면 사건이 발생하면 시한부 알림에 쫓겼고, 발생하지 않을 때는 주식 거래와 체력 단련에 몰두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노담시가 수도권임에도 서울 올 일이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수도중앙지검은 관문부터 나유신과 염민아의 방문을 거부했다.


-삑!


출입 게이트에서 경보음이 요란하게 울린다.


“뭐야, 왜 출입이 안 돼?”


염민아가 살짝 당황할 찰나, 검찰청을 지키는 [방호직원]이 다가왔다.


“어디서 오셨습니까?”

“노담지검요. 특수부 파견 건이 있어서 왔는데요?”

“예? 노담?”


방호직원의 낯이 묘하게 변했다.


모든 국가 청사가 그렇듯 수도지검을 지키는 직원들도 모두 공무원이다.

특히 검찰 조직은 청원경찰이나 방호직 검찰공무원이 경비를 서는데, 다들 수사는 몰라도 한 가지는 정통하다.

바로 검사 내부의 평가다.


노담에 대한 평가가 방호직원의 얼굴에서 드러날 순간, 청사를 출입하던 양복쟁이들이 돌아보았다.


“뭐야, [노답]에서 왔어?”

“어, 저 흰머리. 본 적 있는데. 그런데 저 친구가 우리 [회사]에 오나?”

“이야, 수도지검도 진짜 요새 개나 소나 받는구만?”


이곳은 검찰이라면 누구나 근무지로 원하는 곳, 수도중앙지검이다.


그러니 청사를 오가는 사람들은 정해져 있다.

피의자, 검찰공무원, 그리고 검사.

그런데 나유신은 이미 수도중앙지검에서도 유명인사였던 모양이다.


염민아 검사가 그쪽을 돌아보며 눈을 번뜩였다.


“개라니? 이봐, 너희가 보기엔 나검이나 내가 개로 보여? 응?”


문득 염민아가 눈썹을 치뜰 때, 양복쟁이 중 하나가 다가와 반갑다는 손을 흔들었다.


“뭐야, 염프로? 오랜만에 보네?”

“흥, 사정국. 네 번들번들한 얼굴은 여전하구나. 내 뒤만 따라다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수도중앙에 붙어 있는 걸 보니, 라인 잘 탔나 보다?”

“무슨 소리야? 나도 이제는 거물 범죄자도 잡아내는 중견이라고. 흠흠.”


나유신이 시선을 돌릴 순간, 황금문자가 떴다.


[사정국, 수도지검 특수부 검사, 염민아 감사 동기.]


말하는 것만 봐선 꼭 염민아와 싸우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염민아를 보며 화색이 도는 게 꼭 반가워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어쩐지 수상쩍은 분위기에 나유신이 눈을 굴릴 찰나, 염민아가 사정국을 향해 일침을 놓았다.


“그럼 상대방 실력 인정할 줄도 알아야지. 저기 [백사]는 수석 초임 검사야. 수도지검에 벌써 배치되었어도 이상하지 않다고.”


이른바 [법조인], 곧 판사, 검사, 변호사의 세계는 결국 [시험]으로 시작된다.


때문에 실제 실력과 무관하게 첫 시작점은 성적이 좌우하기 마련이다.

검사쯤 되면 인생에서 시험 성적 선두권을 달려온 이들.

하지만 그중 수석은 특별한 위치를 받게 된다.


역시, 실제 실력과는 무관하게.

전생, 죽기 전 10년 동안 나유신이 주목받았고, 또한 이용당했으며, 참혹한 결말을 맞이했던 이유다.

잠시 나유신이 씁쓸하게 웃을 찰나, 사정국이 혀를 찼다.


“수석도 수석 나름이지. 씁! 저 백발이 주시평 잡아먹은 거 몰라? 그러니까 ‘노답’에 간 거겠지만.”

“범죄를 저질렀으면 주시평이든 서수휘든 잡아야지. 그게 검사 아냐?”

“성격은 여전하구만. 쯧.”


사정국은 아주 아쉽다는 표정으로 염민아를 보다 낮게 말했다.


“그래도, 기왕 수도지검 돌아온 거니까 좀 죽여. 염프로가 수도지검 있어야, 유사시 나도 덕 좀 보지.”


단순한 호감이 아니라 능력에 대한 인정인 모양이다.

어쩐지 사정국이란 사람이 다시 보여 나유신은 눈에 이채를 띠었다.

가볍게 휘파람을 불며 사라지는 사정국의 뒷모습을 보다 나유신이 물었다.


“누굽니까?”

“옛날, 특수부 동료.”

“예? 선배, 특수부였어요?”


나유신이 놀라 되묻자, 유색의 스커트를 휘날리며 염민아가 돌아섰다.


“왜, 나라고 매일 신상 옷만 관심두고 산 줄 알아? 누구든 잘 나가던 시절이 있는 거야.”


물론 나유신이 아는 특수부 검사와는 전혀 다른 면모다.

일단 이 청사는 굳이 특수부가 아니라도 모두가 흑백의 정장을 입고 다니니까.

또한 10년을 살았던 [전생]에서, 나유신은 염민아를 본 적이 없다.


여기에는 뭔가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특수부라고 특별할 건 없어. 결국, 그냥 검찰이지.”


상념을 깨는 염민아의 말에 나유신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다른 의미에서 특별하죠. 그곳은.”


결코 좋은 뜻만은 아니다.


***


당연히 수도지검 특수부라고 해서 다른 검찰청 청사와 다르지는 않다.


“이야, 민 선배! 그렇게 자랑하던 [백사] 검사님이 오셨군요. 하하핫!”


그러나 어쩐지 나유신이 보기에도 좁은 방이다.


방안, 먼지가 가득한 게 상당 기간 사용되지 않은 흔적이 역력했다.

이제 막 청소를 하고 있던 수사관이 휘파람을 불며 나유신을 맞이했다.

한데 그 수사관 옆, 아는 얼굴이 있다.


나유신이 깜짝 놀라 민혁기 수사관에게 물었다.


“민 계장님? 언제 오셨습니까?”

“얼마 안 됐습니다. 파견 오실 때, 지원 인력이 필요하다고 해서.”

“설마하니, 저 때문에 오신 거예요?”


민혁기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럴리가요. 저도 서울 바람 잠깐 쐬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나유신 때문에 온 게 맞는 것 같다.

민혁기 옆에서 실실 웃고 있는 수사관, [고거경]을 보면 더욱 그렇다.

어쩐지 같은 [팀]이 온 것 같아 나유신도 조금 마음이 든든해졌다.


그때 고거경이 대걸레를 옆으로 치우며 말했다.


“그럼 노담지검의 에이스들이 모이셨으니, 이제부터 일하셔야죠?”

“무슨 소리지? 특수부에 왔으니 특수부 검사들부터 봐야 하지 않나? 오자마자 일부터 하라고?”

“그건 말입니다. 염 검사님.”


그때 사무실 밖에서 요란한 구두 발소리가 들렸다.


-뚜벅, 뚜벅, 뚜벅.


일부러 소리를 내며 들어온 남자, 은테 안경의 남자다.

그야말로 [검사]를 그리라고 하면 전형적인 모습일 자.

은테안경의 중년 검사가 염민아와 나유신을 쏘아보았다.


“왔나, 염민아 검사, 그리고 나유신 검사.”


일순, 황금문자가 뜨기도 전.

염민아가 거수경례를 취했다.

물론 아주 빈정거리는 태도로.


“간만에 뵙습니다. 차장님. 아니, 부장님이라 불러야겠죠? 아직도 수도중앙에서 벗어나지 못하셨군요.”

“검사가 있을 장소는 수사현장이다. 여전히 염 검사는 신상에 목을 매는 모양이군.”

“오해가 깊군요. 전 그냥 패션에 민감할 뿐입니다.”


사실, 나유신도 안다.


검찰에서 자랑하는 사냥개.

특수부장 구호승.

바로 예전 나유신의 [초임] 상관이다.


나유신이 어쩐지 옛 기억에 짓눌릴 기분이던 찰나, 구호승이 말했다.


“알고 있겠지만, 너희를 부른 건 내가 아니다.”


아주 마음에 안 든다는 태도다.

순간, 나유신은 참지 못했다.

대체 이 작자가 부르지 않았다면 누가 나유신을 파견까지 발령내며 불렀을까?


“그럼 누굽니까?”

“누가 말대답하라고 했지?”

“그저 궁금증입니다. 구호승 부장님.”


나유신은 구호승을 정시했다.


옛날에는 감히 눈빛을 받아내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래봐야 구호승도 일개 검사일 뿐이다.

일단 트럭에 치여 죽어본 적도 없이, 펜대나 굴리는 작자다.


구호승은 미간을 좁히다 입을 열었다.


“이주혁.”


나유신이 눈을 크게 떴지만, 구호승은 설명하는 대신 냉랭하게 말했다.


“하지만 누가 불렀든, 너희가 파견된 곳은 중수부가 아니라 수도지검 특수부다. 또한, 검사라면 위에서 뭘 시키든 해야 하지.”

“꼭 쓰레기 처리반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씀하시는군요.”

“본래 우리가 처리하는 게 사회의 쓰레기들이다.”


칼로 베는 것처럼 차디찬 목소리로 구호승이 쏘아 붙였다.


“너희 파견인력이 해야 할 일은 간단하다. 강남 클럽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필로폰이 대량으로 발견되었다. 이 필로폰의 유통 경로를 역추적하고, 조직을 탐색해라.”


말로는 간단하다지만, 결코 간단한 얘기가 아니다.


일단 마약사범들은 일반 범죄자들보다 더욱 위험하다.

또한 운영 방식도 은밀해 조폭들처럼 드러난 사무실 따위는 없다.

임시 파견검사들이 잡을 만한 사건은 아니란 뜻이다.


그럼에도 나유신은 뚫어져라 구호승을 보며 물었다.


“탐색해서 잡으면 됩니까?”


구호승은 여전히 칼 같은 목소리로 대꾸했다.


“아니, 잡는 건 우리 특수부 검사들이다. 너희 파견이 아니라.”


파견검사 따위는 특수부 소속이 아니란 뜻이다.


***


이른바 [특수부주의자]라는 게 존재한다면 구호승일 것이다.


“여전히 오만한 칼잡이 그 자체군.”


파견 사무실, 구석에 앉아 나유신이 중얼거리자 염민아가 물었다.


“뭐야. 만난 적 있어?”

“아, 아뇨. 옛날에 뉴스에서 본 기억이 나서요. 대형사건 수십 개를 해결하신 유명 검사 아니십니까?”

“본인이 해결한 게 아니라 부하들을 잘 ‘조지는’ 거겠지. 한때는 나도 그랬고.”


염민아가 입술을 삐죽이다 콧방귀를 뀌었다.


“이번에는 우리를 조져서 공적을 세우려는 모양이야. 흥.”


물론 나유신도 아주 잘 알고 있다.


일단 특수부 검사들은 현장을 뛰는 사람들이 아니다.

주로 움직이는 것은 검찰 수사관들.

다만 수사관들이 움직이는 [작전]을 짜고, 다시 모여든 [증거]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는 이들이 특수부 검사다.


이번에는 윗선에서 강제로 파견 검사들을 할당 받았으니 이용하려는 모양이다.

예전 전생에선 특수부의 혹독함을 나유신이 따라가지 못했다.

지금은 어떨까?


문득 특수부 소속 수사관, 고거경이 PPT를 켜며 말했다.


“자, 그럼. 사건 파일 설명드리지요. 최근 강남 클럽가에서 마약 유통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언제는 안 그랬나? 물뽕 강간 사건이야 언제든 터지잖아.”

“이런, 클럽 자주 출입하신 분 다운 말씀입니다. 염 검사님. 하지만 요새 도는 건 그저 물뽕 수준이 아닙니다.”


고거경이 히죽 웃으며 염민아에게 일렀다.


“필로폰이 그야말로 트럭 단위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서울 시내 하수구에서 필로폰이 넘쳐날 정도죠.”


보통 그 사회에서 마약이 얼마나 유통되는지 가장 정확히 아는 곳은 수사당국이 아니다.

되려 하수구 관리 부서가 훨씬 정확히 안다.

한데 서울의 하수처리장에서 발견되는 필로폰 성분이 급증하는 중이다.


염민아가 미간을 찌푸렸다.


“어디서 그렇게 들어오는 건데?”

“그걸 찾으라는 게 여기 구호승 영감님의 명령이십니다.”

“야, 고거영. 장난해? 그 정도 기초 조사는 이미 했어야 하는 거 아냐? 단서라도.”


그때 나유신이 PPT 화면을 보다 말했다.


“이거, 아무래도 출장가야 할 거 같은데요.”


염민아는 미간을 좁혔다.


“왜?”


기왕 서울에 왔는데, 또 서울을 떠나다니 싫은 모양이다.

그렇지만, 나유신도 어쩔 수 없다.

왜냐면 한국에서 마약이란 사실 수입품이기 때문이다.


“왜냐면, 이 정도 물량이면 무조건 외부에서 들어온 걸 테니까요.”


그러니까, [통관]을 잡아야 한다.


작가의말

* 이번에는 마약 범죄편입니다. 사실 마약범죄 자체는 한 번으로 끝날 사안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터치하고 갑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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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49) 초보형 전시안으로 사채왕을 발견하다 +15 24.08.22 6,533 153 30쪽
49 (48) 회장 등극식에서 대법관을 이용해 진범을 잡다 +19 24.08.20 6,660 163 21쪽
48 (47) 재벌 회장이 되게 해주세요 +25 24.08.18 6,752 154 34쪽
47 (46) 특수부 폭력이 조폭 진범보다 위다 +20 24.08.14 6,952 167 34쪽
46 (45) 강앤함과 월야 재벌가의 동상이몽을 털어라 +12 24.08.12 7,103 154 24쪽
45 (44) 월야그룹 살인사건을 만나다 +12 24.08.08 7,751 151 25쪽
44 (43) 나유신의 팀을 수도대 동문회에서 완성하다 +14 24.08.06 8,144 166 35쪽
43 (42) 백사여, 노담에서 다시 시작해라 +20 24.08.02 8,276 176 29쪽
42 (41) 시한부 연장권과 함께 중수부가 폐지되다 +20 24.07.31 8,107 193 20쪽
41 (40) 백발이가 사채왕을 잡다 +27 24.07.30 8,029 194 21쪽
40 (39) 이렇게 된 이상 선제 폭로로 중수부를 친다 +14 24.07.28 7,969 194 19쪽
39 (38) 진짜는 미래살인 배후 사채왕이다 +16 24.07.26 7,968 188 21쪽
38 (37) 금수저 비밀 정보로 스캔들 범인부터 잡다 +19 24.07.24 8,005 184 32쪽
37 (36) 이건 중수부의 운명이 걸린 사건이다 +14 24.07.19 8,126 178 30쪽
36 (35) 위치 추적 보상과 함께 서울시장 스캔들을 만나다 +22 24.07.17 8,422 186 23쪽
35 (34) 진짜 마약범을 잡고 금수저 변호사와 손잡다 +27 24.07.15 8,367 195 22쪽
34 (33) 골드스컬 클럽을 함정으로 일망타진하다 +17 24.07.14 8,305 190 23쪽
33 (32) 조기유학 금수저 학폭이 사건 진상이다 +16 24.07.10 8,383 182 23쪽
32 (31) 철벽의 성을 대규모 교사 시위로 넘어볼까 +13 24.07.08 8,319 187 22쪽
31 (30) 학교폭력 연쇄 자살사건이 터졌다 +15 24.07.05 8,708 182 22쪽
30 (29) 한국 재계를 뒤엎을 진짜 거물을 만나다 +21 24.07.03 9,007 194 24쪽
29 (28) 노동 살해 협박으로 진범을 잡다 +16 24.07.01 8,855 201 22쪽
28 (27) 솔라코인 전관 법무팀의 방어를 뚫어라 +15 24.06.27 9,043 196 21쪽
27 (26) 특수부 첫 사건은 1조원 분식회계다 +17 24.06.26 9,384 198 22쪽
26 (25) 중수부장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받다 +15 24.06.24 9,589 201 35쪽
25 (24) 백발이를 죽인 자에게 진짜 복수를 해보자 +16 24.06.19 9,314 198 34쪽
24 (23) 백사가 또 검사를 잡았다 +22 24.06.18 9,397 200 22쪽
23 (22) 특수부식 예단수사로 마약통관범을 잡아라 +11 24.06.15 9,441 197 23쪽
» (21) 이 나라에는 마약도 너무 많다 +17 24.06.13 10,215 210 24쪽
21 (20) 첫 기자회견과 함께 위수증 5백억 코인이 남다 +19 24.06.07 10,211 224 36쪽
20 (19) 5초 예지로 폭발 속 범인을 잡다 +14 24.06.06 10,103 221 24쪽
19 (18) 감옥에 보낼 놈은 내가 고른다 +14 24.06.04 10,090 218 18쪽
18 (17) 1천억 비트코인 사건을 5초 예지로 파헤치자 +14 24.05.31 11,098 219 31쪽
17 (16) 나를 건드리면 검찰총장 예정자도 가만 안 둔다 +25 24.05.29 10,979 233 26쪽
16 (15) 독사를 건드리면 제왕도 문다 +20 24.05.27 11,054 237 30쪽
15 (14) 공판부 땜방으로 백발검사를 보내라 +10 24.05.24 11,548 223 30쪽
14 (13) 언론비리 일망타진으로 신체감정 보상을 받다 +11 24.05.23 12,155 230 31쪽
13 (12) 특활비 별건수사로 무전취식 기자를 잡자 +12 24.05.21 12,245 237 21쪽
12 (11) 사고뭉치에게는 법카부터 먹여줘라 +13 24.05.20 13,451 243 21쪽
11 (10) 나유신이 주가조작 일당을 함정수사로 잡았다 +17 24.05.20 13,516 262 21쪽
10 (9) 오풍제지 그래핀 사기를 경찰공조로 잡는다 +16 24.05.18 14,347 257 25쪽
9 (8) 정오판정으로 오풍제지 주가조작을 발견하다 +16 24.05.17 14,706 276 15쪽
8 (7) 선배가 장애물이면 부수고 해결한다 +15 24.05.14 15,098 280 22쪽
7 (6) 상태창의 보상은 놓칠 수 없다 +23 24.05.12 15,957 296 27쪽
6 (5) 의원 하나 잡고 시작하자 +20 24.05.11 15,732 290 14쪽
5 (4) 신입 수석검사가 꼴통이래 +15 24.05.10 16,983 307 15쪽
4 (3) 범인을 잡으니 시한부 연장 +16 24.05.09 18,128 292 11쪽
3 (2) 우선 범인부터 잡고 죽자 +17 24.05.08 19,689 312 13쪽
2 (1) 백발 신입검사 나유신 +25 24.05.08 22,926 354 11쪽
1 프롤로그 : 시한부 상태창이 생겼다 +42 24.05.08 30,116 41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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