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검사는 거물이 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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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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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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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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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4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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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공판부 땜방으로 백발검사를 보내라

DUMMY

대한민국 검찰 노담지청장 강유중.


지금까지 인생을 잘 살아왔다고 믿었다.

수도법대가 지배하는 게 법조계의 현실이다.

특히 검찰은 수도법대, 뒤이은 수도대 로스쿨 후배들이 꽉 틀어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국대 출신으로 지청장까지 왔으니, 제법 잘해왔다고 스스로 자부한다.

향후 고위직으로 출세할 마음도 있다.

현재 지위를 지키며 적당히 은퇴하여, [전관예우]를 받아 가며 평안한 여생을 누린다.


이게 강유중이 세워온 인생 플랜이다.


“하지만 말년에 와서 갑자기 내 인생이 위태로워지고 있어. 한 놈 때문에.”


바로 앞에서 커피를 마시던 부장검사, 박성호가 쓴웃음을 머금었다.


“아니, 뭐, 수사를 안 시키시면 될 거 아닙니까.”

“어떻게? 그놈은 지가 알아서 수사를 해. 시키지도 않았는데! 맙소사, 오풍제지가 날아가서 내가 무슨 소리 들은 줄 알아? 지역경제를 파탄시킨 주범이래!”

“어차피 망할 회사였던 거 같습니다만.”


그 순간 강유중이 커피잔을 깰 듯 내려쳤다.


“그래! 하지만 내가 안 건드렸으면 멀쩡했을 거라는 거지. 그게 말이 되는 소리야! 그 망할 독사 놈 때문에 내가 대체 지역 관민협의체에서 싫은 소리를 들어야 해? 어!”


밖에서 대기하던 지청장 비서가 깜짝 놀랄 정도다.

하지만 강유중의 마음을 박성호도 이해는 했다.

어쨌든 들어오기 전부터 검찰을 떠들썩하게 만들던 게 나유신이다.


“어지겸 부장이나 라연덕 부장에게 넘기는 건 어떠신지?”

“차라리 신수겸이 낫지! 그 독사 놈은 누르면 누를수록 폭발하는 유형이야. 배지밀이 법카를 줬더니 어디까지 갔는지 들었지?”

“배지밀 차장은 그래 놓고 잘도 도망갔더군요. 아예 데려가든가, 쯧.”


노담지청의 2인자, 차장검사 배지밀은 이번 특별인사 때 수도지검으로 갔다.


영전이긴 하지만 남은 사람들로서는 축하해주기 어렵다.

왜?

나유신이 들쑤셔놓은 언론비리 사태는 결국 배지밀이 사주한 셈이니까.


하지만 배지밀은 뻔뻔하게 웃으며 사라졌다.

뒤에 남은 강유중은 이제부터 원한을 품은 지역언론과 싸워야 한다.

요컨대 노담시에서 은퇴 후 전관예우 받기는 글렀다.


문득 박성호 부장검사는 고개를 끄덕이다 웃었다.


“그럼, 이렇게 된 거 저희 부에 넘기시죠.”


이 순간, 또 다시 나유신의 운명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


노담지청에는 4개의 주요 부서가 있다.


형사 1, 2, 3부.

모든 수사와 행정은 이 3개 부서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3부 부장대행이 신수겸이라면 1부와 2부 부장은 어지겸과 라연덕이다.


물론 어지겸도, 라연덕도 백발독사 나유신이라면 두 손을 내저을 것이다.

한데 마지막 부서.

바로 박성호가 자기 부서로 보내라고 한 것이다.


강유중이 눈썹을 치떴다.


“공판부에? 내가 아예 생각을 안 한 건 아닌데.”

“원래 공판부에 신입들이 오는 거 아닙니까. 그렇잖아도 하나 육아휴직 들어갈 예정이고.”

“캬, 세월 좋아졌어. 검사가 육아휴직이라니. 나 때는 생각도 못 했다고. 아니, 검사는 애 낳은 날에도 출근해야 하는 거 아니야? 쯧!”


기자들이 들으면 아주 매장당할 소리를 내뱉다, 강유중이 미간을 찡그렸다.


“그렇지만 내가 공판부에 안 보낸 이유가 있어. 이 사고뭉치가 법정까지 가서 사고치면 어떡해? 그럼 검찰만 아는 게 아니라 법원에까지 개망신이라고.”


그러니까, 박성호는 공판부장이다.


그럼 공판부란 뭘까?

간단히 말해 재판을 하는 곳이다.

법적으로 검사의 가장 중요한 일은 수사가 아니라 기소와 뒤이은 형사재판이다.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을 확정 죄인으로 만드는 게 바로 검사의 일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검찰에선 정반대 취급을 받는다.

공판검사는 번거럽고 힘들어서 오히려 신입들이 떠맡는 자리가 된다.


일단 공판검사 50프로가 5년 차 이하 검사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올해 검사가 된 나유신에게 딱 어울리는 보직 아닐까?

허나 강유중으로서는 오히려 더욱 위험해 보인다.


검찰 내에서 사고치면 내부 일이다.

그렇지만 법원에 가서 깽판을 친다면?

법원이 검찰의 망신을 알게 된다.


그때 박성호가 빙그레 웃으며 되물었다.


“어차피 망신당할 사건이면 어떻습니까?”


수사에만 깡치가 있는 게 아니다.


원래 깡치는 사실 검찰보다 법원에서 먼저 만들어진 용어다.

아주 어려운 사건이라 어떻게 판결해도 욕 먹을 그런 사건들.

문득 강유중이 흥미가 돋는 얼굴로 물었다.


“그런 사건이 있어? 우리 지청이 원래 사건 사고가 꽤 많긴 하지만 엄청난 건은, 어, 잠깐.”

“맞습니다. 그 백발독사가 만들어낸 사건이 있죠. 엄상전 의원 사건.”

“잠깐만. 엄상전 의원을 잡아넣은 검사를 해당 공판에 넣는다고? 백대영 부장! 자네까지 날 물 먹일 셈인가!”


다시 강유중이 화를 내려는 찰나, 박성호가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지청장님. 지금 엄상전 의원 변호인으로 누가 붙었는지 모르십니까? 이 사건은 누가 붙어도 망신당하기 십상입니다.”


강유중 지청장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요새 너무 사건 사고가 많아서 미처 공판부까지 챙기지는 못했다.

엄상전 의원처럼 명백한 사안에 대체 누가 변호를 맡고 있을까?


“누가 붙었는데? 거물이야?”

“강앤함입니다.”

“허, 돈 많이 썼군. 하지만 강앤함이라고 꼭 우리가 진다는 보장은.”


순간, 강유중은 본인의 귀를 의심해야 했다.


“함규형이 붙었습니다. 지청장님.”


강앤함, 대한민국 제일의 로펌.

그런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로펌은 두 사람의 변호사가 만든 곳이다.

하나는 강씨, 그리고 다른 하나는 함씨.


본인 성도 강씨지만 정말 다른 세상이라 생각하다, 강유중이 고개를 끄덕였다.


“독사가 혓바닥 좀 꺾이겠군. 그거 좋아. 공판부로 보내지.”


이번에 백발독사가 기가 좀 꺾이면 그거야말로 바라던 바다.


***


아무리 정오판정의 능력을 갖고 있어도 피할 수 없는 순간이 있다.


-〈임시 인사발령. 형사 제3부 검사 나유신, 공판부 담당 검사 겸임 보직〉


조직 사회에서는 보통 인사발령이 그렇다.


만약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비합리적 인사라면 싸워볼 수도 있다.

한데 적당한 선에서 묘한 배치가 일어나면 저항하기 어렵다.

이번 인사가 그랬다.


형사 3부 부장대행 신수겸과 제2부장 라연덕이 발령서를 뚫어져라 보았다.


“이건 또 뭐야. 대기발령도 아니고, 겸직 발령?”

“원래 검찰 인사는 법무부에서 내는 거 아니었나? 실제로는 대검에서 올리고.”

“아니, 이건 육아휴직 때문에 발생한 펑크 때우는 거니까. 지청장 선에서 전결할 수 있긴 한데.”


문득 신수겸이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런 식이면 곤란한데. 우리 쪽 신입을 데려가는 겁니까? 박 선배?”


그곳에 공판부장 박성호가 [법복]을 입은 채 서 있었다.


“왜, 사고뭉치 데려가면 신 부장도 좋은 거 아니야?”

“저 아직 부장 아닙니다. 하지만 형사 3부도 일 많아요. 그리고 나검은 아주 유능한 처리반입니다.”

“그 유능한 서류처리반이 우리 공판부에는 엄청난 조력이 되거든. 지금 다들 맨날 야근이야.”


박성호는 우는 소리를 했지만, 고작 그런 이유로 나유신을 데려갈 리는 없다.

뭔가 수상하다 여기며 신수겸이 미간을 찡그렸다.

하지만 인사발령은 조직 사회에서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명령이다.


“거절하면 어떻게 됩니까?”

“뭐가 어떻게 돼? 정 안 되면 어쩔 수 없는 거지. 사실 겸직 발령이라는 게 결국 주무가 우선이 될 수밖에 없지 않겠어?”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납득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박성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선선히 털어놓았다.


“엄상전 의원 살인 및 수뢰죄, 직권남용 재판에 투입할 거야. 증거서류만 진짜로 한 트럭인 상태지.”


일견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본래 수사검사와 공판검사는 서로 분리해서 따로 일한다.

다만 특별한 경우에는 수사검사가 공판까지 함께 일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엄상전 의원 사건쯤 되면 골치 아픈 사건인 것도 맞다.


그럼에도 오히려 신수겸은 의심이 확정이 되는 것을 느꼈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일을 일으킨 사람이 해결해야지? 내 말이 틀렸나?”

“강앤함이 붙었잖습니까! 그것도!”


박성호가 여전히 미소를 띤 채 답했다.


“그러니까 에이스가 있어야지. 나유신은 우리 지검 유일의 수석 출신이야. 그 정도는 돼야 함규형을 상대할 수 있지 않겠어?”


함규형.

강앤함의 함.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분을 느끼다 신수겸이 이를 갈았다.


“나검이 싫다고 하면, 거절하겠습니다.”


아무리 사고뭉치라도 [식구]는 지켜야 한다.


***


물론 정작 나유신은 식구고 뭐고 모른다.


“지금 뭐라고 하셨죠?”


아주 차갑게 되묻는 나유신을 보다 신수겸은 인상을 썼다.

막내 검사면 신입답게 좀 싹싹한 맛이 있어야 하는데, 이놈은 그렇지가 않다.

어째 꼭 10년차쯤 된 것 같아 보이는 게 이상하다.


“싫다면 겸직발령 거절하겠다고. 내가 지청장님과 직접 다이다이를 떠서라도.”

“아니, 그게 아니라 상대방이 누구라구요?”

“왜, 갑자기 승부욕이 넘치고 미치겠냐?”


신수겸이 결국 참지 못하고 이죽댔다.


“한국 법조계의 [왕자]하고 싸우니까?”


왕자, 곧 함규형의 별명이다.


여기서 [제왕]은 단연 [강]쪽이다.

하지만 ‘강’에 해당하는 ‘강우균’ 변호사는 실무에서 손뗀 지 오래다.

그러니 법정에서라면, 왕자인 함규형이야말로 진짜 제왕이나 다름없다.


그 순간 나유신이 싱긋 웃었다.


“재미있을 거 같은데요. 게다가, 제겐 선택의 여지도 없군요.”


신수겸은 입을 쩍 벌렸지만, 사실 나유신은 허풍 떠는 게 아니다.


[엄상전 의원 케이스. 기간 제한은 없음, 단 1심 승리 요구.]


왜냐면, 황금문자의 시한부 판정이 떨어졌으니까.


[패소시, 사망.]


그것도 목숨을 담보로.


“반드시 이겨야겠어요.”


아니면, 어차피 죽는다.


***


한국 법조계에서 제일 높은 사람은 누굴까?


보통 대법원장을 생각할 수 있다.

허나 종신제인 미국과 달리 한국의 대법원장은 고작 6년 동안 재임할 뿐이다.

물론 그것도 대통령보다 긴 기간이긴 하지만, 그래도 한계가 있다.


검찰총장은 어떨까?

역시 임기가 걸린다.

고작해야 2년, 당연히 연임하는 총장은 없고, 사실 임기도 다 못 채우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임기 제한 없이 [종신제]로 법조계에 군림하는 사람이 있다.

한국의 최고, 최대, 최강 로펌.

강앤함.


그곳의 대표 변호사야말로 실로, 법조계의 제왕이라 할 것이다.


“엄상전 의원 사건, 정리 끝났나?”


물론 제왕은 굳이 어려운 사건을 새벽부터 회의하며 분석하지 않는다.

본인 대저택에 머무르며 가끔 아주 중대한 사건이 있을 때만 출근할 뿐이다.

그럼 강앤함을 실제로 움직이는 자는 누구일까?


또 다른 공동대표 변호사, 은테 안경이 번뜩이는 남자, 함규형 변호사다.


“예. 살인교사, 뇌물, 그리고 직권남용 모두 정리해 강앤함 [스파이더 네트워크]에 올렸습니다.”

“결국 살인이 관건이야. 직권남용은 법리로, 뇌물은 재무담당자 책임으로 돌릴 수 있어. 하지만 살인은? 어렵지.”

“유리한 점이 있습니다.”


광화문 중심가에 우뚝 선 강앤함 타워.


그중에 가장 높은 곳에 새벽부터 변호사들이 집결했다.

파트너 변호사들이 중대 사건을 논의하는 시간이다.

그런데 최근 진행 중인 중대사건, [엄상전 의원 케이스]에서 이상이 생겼다.


실무 최고 책임자, 최고봉이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


“살인행위를 저지른 정범, 명우진이 시체로 발견되었습니다. 자살로 추정됩니다.”


아무리 대한민국 법조계의 최강 로펌이라도, 사람이 죽는 건 별개 문제다.


차라리 10조원의 가치가 달린 기업 사건이 훨씬 낫다.

어쨌든 변호사란 기본적으로 [먹물]이니까.

왕자로 군림하는 함규형도 별로 다르진 않아서 미간부터 찌푸렸다.


중요 관계자가 죽었다.

특히 하수인으로 추정되는 자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가장 의심받을 자는 누구일까?


“확실한가?”

“예? 사망은 당연히 확실합니다.”

“아니, 자살이 확실하냐고.”


함규형이 미처 최고봉으로서는 말도 못 꺼낸 사안을 입에 올렸다.


“혹시 엄상전 의원이 개입한 건 아니겠지?”


회의장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물론 변호사의 덕목은 의뢰인을 신뢰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자리에 있는 누구나 잘 안다.

모조리 사실대로 말하는 의뢰인은 단 한 사람도 없다.


특히 정치인에 살인 사건 용의자라면 입에서 나오는 말, 거의 전부가 거짓말이다.

그래도 의뢰인이 [살인자]라고 생각한다면 어지간한 변호사들도 등골이 쭈빗 선다.

여차하면 변호사라고 내버려 둘까?


최고봉 변호사가 식은땀을 흘렸다.


“거기까지는.”

“최고봉 변호사, 왜 이름값을 못하지?”

“죄, 죄송합니다. 수사당국 자료를 입수해 보겠습니다.”


함규형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갑게 은테 안경 뒤, 눈을 번뜩였다.


“모든 의뢰인은 거짓말을 해, 최변.”


최고봉 변호사가 고개를 주억거릴 찰나, 함규형이 단언했다.


“그러니까 우리는 의뢰인의 말을 신뢰하되, 진짜로 믿으면 안 돼.”

“알고 있습니다.”

“특히 살인과 같은 파렴치 범죄와 연관된 자는 더욱 믿어선 안 된다고. 일반적인 의원이 아니야. 엄상전은.”


문득 함규형이 눈을 가늘게 떴다.


“하긴 이런 작자를 굳이 잡아낸 검사도 보통내기는 아니지만. 이름이 뭐라고 했지?”


보통은 그저 덮였을 사건이다.

그런데 증거를 아주 무리한 방식으로 찾아내며 기소까지 밀어붙였다.

일반적 검사라고 보기 어려운 자다.


문득 최고봉 뒤에서 자료를 살피던 [어쏘], 도진창 변호사가 말했다.


“나유신이라고 합니다. 제 수도대 동기라 알고 있습니다.”


함규형은 은테 안경을 고쳐쓰며 물었다.


“그래? 어떤 친구인가?”


도진창이 눈을 굴리다 어깨를 움츠렸다.


“백발머리의 소심한 [찐따]입니다. 죽었다 살아나야 바뀔 성격이죠.”


어째 함규형이 상상하던 위험한 검사와는 전혀 다르단 소리다.

물론, 도진창도 나유신이 죽었다 살아났다는 걸 전혀 몰랐지만.


***


당연히 지금의 나유신은 옛날 학창시절과는 판이하다.


“함규형, 강앤함의 2인자. 엄청난 분이죠. 사실 [강]이 반쯤 은퇴 상태라 더욱 그렇구요.”


수사관 민혁기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공판은 법률전문가인 검사들의 일이다.

하지만 나유신은 초짜 검사니 베테랑 수사관 민혁기의 눈에는 꽤나 불안해 보였다.

그래서 법정까지 따라온 것이다.


반면 나유신은 태연한 얼굴로 콧방귀를 뀌었다.


“제왕은 그래봤자 강우균 아닙니까?”

“휘유, [강]을 그렇게 쉽게 부르는 법조계 인사는 없을 겁니다. 혹시 다른 검사 귀에 들어가지 않게 조심하세요. 강앤함은 검찰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봐야 변호사죠, 뭘.”


민혁기는 다시 한 번, 나유신이 초짜 검사로 멋 모른다는 사실을 되새겼다.


강앤함을 우습게 보는 검사는 없다.

단지 가장 거대한 로펌이라서가 아니다.

검사가 퇴임 후에 갈 수 있는 좋은 로펌이라서도 아니다.


현직 검찰 인사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일단 누군가를 승진시키는 건 어려워도, 낙마시키는 건 충분히 쉽다.

가끔 정말로 [강]이 원하면 최고 자리까지 승진시킬 수도 있을 정도니까.


그러나 나유신은 아주 시큰둥한 태도로 묻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공판부에서는 나 혼자 달랑 나가라고 했단 말이죠?”

“어쩔 수 없잖습니까. 저희 지청에서 다루는 사건이 월 70건이 넘습니다. 사실 소액사건까지 합하면 그 10배쯤 되죠.”

“그래도 한 번쯤 공판부장님도 나오실 법한데.”


민혁기가 피식 웃었다.


“혹시 강앤함에 가실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당연히 사리셔야죠.”


검사가 이른바 [전관예우]를 받으려면 최소한 부장 이상에는 올라야 한다.


지검장 지위에서 은퇴하는 게 통상이고, 고검 검사나 고검장으로 은퇴해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전관의 위력이 발휘되는 시간은 길어야 3년.

통상은 2년에 불과하다.


왜 2년이냐면 보통 검사들이 2년마다 지역을 변경해 교체되기 때문이다.

수도지검이나 대검찰청 고위 검사라면 조금 더 길지만, 역시 한계가 있다.

그러면 전관예우 기간이 끝난 검사는 어디로 가야 할까?


가장 좋은 자리가 바로 강앤함이다.

만약 재판을 하다 밉보이기라도 한다면, 당연히 강앤함에 못 간다.

특히 상대가 강앤함의 [왕자]라면, 더욱 그렇다.


물론 나유신은 비웃음을 터뜨렸다.


“와, 진짜. 일성이나 시대, 월야도 아니고. RN 정도라도 되면 내가 이해나 하는데.”

“응? RN? 그건 또 무슨 회사입니까? 처음 듣는데, 외국계인가요?”

“아, 지금은 아직 이제 막 뜨고 있는 스타트업이죠. 하지만.”


일성, 시대, 월야.


재계를 지배하는 5대 그룹 중 하나다.

수사관 입장에선 주로 기업범죄가 일어났을 때 상대해야 하는 골치 아픈 대상이지만.

그런데 RN은 경험 많은 수사관, 민혁기도 처음 듣는다.


하지만 나유신은 확신을 가진 얼굴로 말했다.


“곧 엄청난 회사가 될 겁니다. 재계를 재편할 정도로.”


민혁기는 눈을 깜박이다 어깨를 으쓱였다.


“그런 대단한 회사면 주식 좀 사놔야겠군요.”

“응? 아, 그러고 보니 그 생각을 못 했는데. 하지만 아직 비상장일 거예요.”

“비상장이라구요? 그런데 어떻게 검사님이 아십니까?”


공개 증권 시장에서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도록 공개하는 것을 [상장]이라고 한다.


꼭 상장해야만 좋은 기업은 아니다.

하지만 상장조차 하지 못했다면 세상을 바꾸니 어쩌니 할만큼 커지지도 못한다.

그럼에도 나유신은 아직 비상장 회사인데다 스타트업인 RN에 대해 확고한 태도로 말했다.


뭔가, 근거가 있는 걸까?


“난 수도대 경영학과 수석이기도 하다구요. 내 동기들 중에 벤처캐피탈이나 스타트업 업계로 간 친구들 많아요. 흠.”


민혁기가 기가 막혀 한 마디 하려는 찰나였다.


“여, 나유신! 그 동기 왔다!”


바로 뒤에서 고급 양복을 차려 입은 청년이 손을 흔들고 있었다.

물론 나유신보다 훨씬 나이가 많아 보인다.

사실 월반을 거듭한 탓에 나유신은 아주 빨리 졸업했으니까.


그런데 나유신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누구?”

“와, 섭섭하네. 그래도 내가 수도대 로스쿨도 같이 갔는데. 형 모르냐?”

“아, 도진창? 꼴찌인데 빽으로 강앤함 갔던 기억이 있는데.”


도진창 변호사가 나유신의 적나라한 말에 입을 벌리다 웃었다.


“하, 이 녀석. 여전히 건방지고 재수없군. 그래, 빽으로 간 강앤함 변호사 도진창이다. 근데, 너 여기 왜 왔냐? 설마 잡아넣은 의원 구경하러?”


빽으로 갔든, 뒷길로 갔든, 강앤함에 들어갔다면 뭔가 남과 다른 점이 있기 마련.

도진창 변호사는 나유신의 일견 모욕적인 말에도 전혀 동요가 없다.

멘탈이 엄청나게 강하단 소리다.


민혁기가 자못 감탄할 때, 나유신이 심상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아니, 공판 검사로. 상대방인가? 잘해보자고.”

“뭐야, 그런데 너 혼자 온 거야?”

“왜 도진창 변호사, 강앤함에선 군대로 오기라도 했어?”


그러자 도진창이 히죽 웃었다.


“보다시피. 근데 내가 형인데 존대 좀 해라?”


다음 순간, 법정 복도로 10명의 변호사들이 나타났다.


-뚜벅, 뚜벅, 뚜벅!


구두소리가 요란한 가운데 민혁기가 휘파람을 불었다.


“확실히 상대를 압도하는 면이 있군요. 서면만이 아니라, 숫자로도.”


그 선두에 은테안경남, 함규형 변호사가 있었다.


***


강앤함의 법정 공세 특징은 [압도]다.


“피고인은 무죄를 주장합니다. 재판장님.”


일단 서면의 양으로 압도한다.


다른 로펌이나 변호사들이 통상 내는 수량의 3배 이상이 기본이다.

그럼 민사법정의 상대방 변호사나 형사법정의 검사는 둘째 문제가 된다.

당장 판사부터 압도당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문서만이 아니라 주장도 판사를 압도하려는 모양이다.

재판장이 미심쩍은 눈으로 함규형을 보았다.

방금 들은 말이 진짜인지 의심하는 눈이다.


“지금 뭐라고 했습니까?”

“무죄주장입니다. 공소사실 전부 부인하며, 검사의 강압수사를 주장하고자 합니다.”

“그럼 증거인부는.”


함규형은 이번에도 도도한 태도로 말했다.


“모두 부인합니다. 전부 위수증임을 주장합니다.”


살인 사건에서 무죄를 주장한다.

제출 증거는 전부 부인한다.

만약 보통의 로펌이 이렇게 하면 재판장이 먼저 야단쳤을 것이다.


나유신에게 슬쩍 민혁기가 다가와 물었다.


“어, 검사님. 저거 그래도 되는 겁니까? 아무리 무리하게 수사했어도 절차는 다 지켰는데.”

“우기는 거죠.”

“예?”


나유신은 차갑게 웃으며 함규형을 노려 보았다.


“이거, 갑자기 화가 나네요.”


아무래도 이번에는 강앤함부터 박살내고 사건에 돌입해야 할 것 같다.


***


본래 나유신은 이전의 [전생] 때, 신체 단련에 단 하나도 신경 쓰지 않았다.


-쉭, 쉭, 쉭.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일단 반사신경이 빨랐다면, 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나유신이 죽은 직접적 원인은 결국 트럭살인마가 일으킨 교통사고.

그런데 교통사고란 사실 핸들만 재빨리 꺾어도 살 수 있는 일이다.


그러니 싫어도 직접 몸을 움직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

가장 간단한 것은 격투기를 배우는 거다.

하지만 격투기를 배우러 가니, 이런 소리부터 들었다.


「이거, 너무 약골인데?」


결국 나유신은 기본 체력부터 만들기로 했다.


그러니까 헬스장에 나왔다는 소리다.

게다가 [신체감정]을 얻게 된 후, 늘 떠오르는 [별명] 때문에 더욱 신경쓰였다.

백발약골.


학창 시절부터 공부만 하면 됐다.

사실 아무리 약해도 수석을 때리는 일진은 없다.

또한 누가 건드리기도 전에 항상 먼저 졸업해버리기도 했고.


그래서 운동은 신경도 쓰지 않고 살아왔다.

갑자기 성인이 다 되서 처음 운동을 하자니 너무 힘들다.

때문에 트레이너에게 퍼스널 트레이닝, 통칭 PT를 받기 시작했는데 너무 힘들다.


결국 견디다 못한 나유신이 비명을 질렀다.


“으아악! 죽겠다!”

“아직, 안 죽습니다. 자, 회원님. 스쿼트 1세트 더!”

“난 허약해요! 타고난 몸이 약해서 무리라구요!”


그러나 건장한 트레이너는 냉정히 대꾸했다.


“모두 계산해서 합니다. 자, 한 번 더. 똑바로 합니다. 실시!”


어쩐지 검사님이란 것도 이 트레이너에게는 안 통하는 모양이다.

하긴 검사라고 해서 VIP 손님은 아니니 당연한 일이긴 했다.

스쿼트로 하체를 조지던 나유신이 땀을 흘리며 다시, 비명을 질렀다.


“아악! 사람살려! 이러다 진짜 죽겠어!”


그런데 똑같은 비명이 다른 쪽에서도 터져 나왔다.


“아아악! 아이고, 죽겠다!”


순간, 나유신은 고개를 돌리다 눈을 크게 떴다.


“뭐야. 왜 이리 많아?”


수십, 아니 수백 명이 고통에 시달리며 신체를 단련하고 있다.


-쉭, 쉭, 쉭!


벤치프레스, 데드리프트, 그리고 스쿼트.


나유신처럼 기초만 하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3대 운동을 하는 사람 천지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곳 헬스장은 보통 헬스장이 아니란 거다.

노담에 [천당신도시]에 새로 만들어진 [화성 스테이], 곧 화성그룹 호텔 계열사 부속 헬스장이다.


비록 신도시지만 호텔 헬스장답게 회원권이 연 2천만원이 넘는다.

요새 주식거래로 쏠쏠히 용돈벌이를 하지 않았따면 나유신도 꿈도 꿀 수 없었을 장소.

한데 호텔 고객처럼 보이지도 않는 곳에 사람이 너무 많다.


나유신이 눈을 깜박이다 트레이너를 돌아보았다.


“손님이 많네요?”

“예? 아, 그렇죠. 요새 슬슬 헬스가 유행이니까요. 부유층만 오시는 건 아닙니다.”

“헬스가 인기라구요?”


그러자 트레이너가 껄껄 웃으며 답했다.


“돈도, 애인도, 인생도 마음대로 안 되지만, 몸 하나는 마음대로 됩니다. 다들 몸짱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거죠. 자, 회원님, 놀지 말고 스쿼트!”


나유신은 멍하니 있다가 미간을 좁혔다.


“이거, 이쪽 분야도 돈이 되려나?”


10년 전, 헬스열풍이 이제 막 시작되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저 신체 단련을 위해 찾아왔을 뿐이었지만, 알고 보니 변화의 중심에 있었던 것이다.

어떤 주식이 헬스 분야와 관련이 있을지 나유신이 떠올리려 할 때였다.


“여, 그 백발은 멀리서도 알아보겠군.”


나유신은 시선을 돌리다 깜짝 놀랐다.


“나도 왔어, 나검!”


함규형, 그리고 도진창 변호사가 헬스장에 와 있었기 때문이다.


***


물론 서울에 사는 함규형이 굳이 천당신도시까지 온 이유는 하나다.


“원래 사건을 잘 해결하는 사람은 안이 아니라 밖에서 해결하지. 후후.”


요컨대 나유신과 사적으로 만나기 딱 좋은 장소이기 때문이다.


만약에 검찰로 찾아가거나, 집으로 간다면 누가 봐도 부적절하다.

그런데 호텔에 왔다가 헬스장에서 ‘우연히’ 마주친다면 어떨까?

누군가 감사실에 나유신을 찌르더라도, 변명하기 아주 쉬워진다.


반면 나유신은 허약한 몸을 보이기 싫은 것도 있어, 퉁명스레 대꾸했다.


“글쎄요. 사건 담당 변호사와 검사가 만나는 건 부적절한 것 같은데요.”

“어디까지나 헬스장에서 만난 거 아닌가. 그건 그렇고, 여긴 화성그룹 산하 호텔인데. 회원권이 비싼 걸로 아는데 어떻게 온 거지?”

“당첨됐습니다.”


나유신이 아주 뻔뻔하게 대꾸했다.


“전 이벤트 운이 좋거든요.”


물론 당연히 거짓말이다.

사실 믿으라고 한 소리도 아니다.

빨리 꺼지라고 한 소리인데, 함규형은 아주 유들유들하게 달라 붙었다.


“농담도 잘하는군. 아버님이 사주신 게 아니고?”

“저는 그렇게 부자집이 아닙니다.”

“세계적인 수학자 출신 [금융가]로 알고 있는데. 미국 실버만삭스에서 수석 펀드매니저를 지내시다, 독립 펀드를 만드셨지? 투자도 많이 하시고.”


도진창 변호사가 두 손을 저으며 말했다.


“어, 내가 말한 거 아니다. 나검.”


어쩐지 도진창의 트레이닝복에서 드러나는 [근육]이 더 눈꼴시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강앤함 쪽에서 나유신의 뒷조사를 했다는 거다.


나유신이 차갑게 쏘아보자, 함규형이 빙그레 웃었다.


“오해는 하지 말게. 언제나 수도대 로스쿨 수석 졸업자에 변호사시험 수석 합격자는 우리가 항상 주목하지.”

“전 강앤함에 실무수습을 간 기억이 없습니다만.”

“그래서 더욱 주목했지. 보통은 재판연구관 지망생도 우리 쪽에 올 가능성이 있어서 한 번쯤 오는데 말이야.”


함규형이 은테 안경 뒤, 눈을 번뜩이며 물었다.


“천생 검사만 천직이라 생각하는 건가? 하지만 영원히 검사만 할 수는 없어.”


법조계, 곧 판사와 검사, 그리고 변호사로 구성된 전문가의 세계.


검사는 영원히 검사로 살 수 없다.

언젠가 조직에서 쫓겨날 거고, 그 이후에는 보통 변호사로 살아간다.

그런데 변호사가 바라볼 수 있는 최고의 직장은 단연 강앤함이다.


물론 나유신은 코웃음을 쳤다.


“지금 회유하시는 겁니까?”

“설마, 우리 강앤함은 불법적인 일을 하지 않네. 밖에서는 어떻게 볼지 모르지만.”

“잘 알죠. 합법 테두리 내에서만 일하는 거.”


나유신이 과거를 떠올리다 이를 갈며 말했다.


“다만 탈법과 합법의 경계선에서 일하시는 것도.”


함규형은 모를 것이다.


10년, 나유신은 수석 졸업자답게 특수 사건을 참 많이 처리했다.

그리 잘 처리하진 않았지만, 어쨌든 강앤함을 상대로 만난 적은 많다.

특히 마지막 죽음을 앞두고 태양그룹과 맞부딪쳤을 때도.


그때를 떠올리면 강앤함은 나유신에게 당연히 좋게 보이는 곳이 아니다.


“섭섭하군. 난 자네가 우리와 말이 잘 통할 줄 알았는데.”


함규형이 어깨를 으쓱일 찰나, 나유신이 눈을 번뜩였다.


“절 건드리셨습니다. 함 변호사님.”

“뭐?”

“전 그냥 넘어가는 사람 아닙니다.”


이곳에 사적으로 찾아와 협상하려 든 것을 말하는 걸까?

아니다.

오히려 나유신은 다른 사실에 화를 내고 있다.


법정에서 함규형이 주장한 어거지가, 진짜 문제다.


“무죄주장, 스스로 철회하시게 만들어 드리죠.”


함규형은 빤히 나유신을 보다 웃었다.


“그게 될 거 같나?”


아주 자신감 넘치는 미소였다.


***


확실히 함규형 말대로다.


“어렵군.”


나유신은 어두운 밤, 홀로 [창고]에서 서류를 보다 이를 갈았다.


사실, 원래는 어렵지 않아야 한다.

왜냐하면 나유신이 철저히 증거를 파헤쳐 재판에 넘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사이 변수가 생겼다.


“정범이 죽어버렸어.”


바로, 염상전의 사촌, 염하전을 죽인 장본인이.

모든 살인사건은 당연히 실행자가 있다.

그래도 국회의원인 엄상전이 직접 사람을 죽일 리는 없다.


게다가 죽은 엄하전은 그래도 사촌이었으니 직접 손쓰고 싶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신수겸과 염민아가 달라붙어 찾아낸 [정범]이 죽었다.

아직 수사중인 사안이지만, 뭔가 수상하다.


“이 사건, 누가 했더라. 이런.”


하필 노담 남부경찰서 강력 2팀이다.

바로 강시영이 처리한 사건이었던 것이다.

최근 식사거절로 살짝 사이가 나빠진 탓에 나유신은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황금문자가 재촉하듯 깜박인다.


[패소시 죽음.]


시한부 판정 앞에서 망설이는 건 사치다.


-따르릉!


그때 검사실에 전화가 울렸다.


“여보세요, 어?”


수화기 너머, 강시영의 목소리가 들린다.


[뭡니까. 지금까지 근무 중이세요? 핸드폰 안 받아서 혹시나 해서 전화해봤더니.]

“와, 이거 마음이 일치하나? 나도 전화하려고 했는데.”

[무, 무, 무슨 부적절한 소리죠? 끊겠습니다.]


강시영이 전화를 끊기 전에 나유신이 다급히 말했다.


“엄상전 의원 ‘하수인’이 죽은 사건, 강 경감이 처리했죠? 어떻게 결정했어요? 혹시, 자살인가요?”


강시영은 잠시 말이 없다가 답했다.


[그 사건 때문이군요. 난 사과하려고 전화한 줄 알았는데.]

“예? 그건 또 무슨 소리예요?”

[됐습니다. 어쨌든 엄상전 의원 하수인이라면, 현재 수사중입니다. 기록은 보내드리죠. 참.]


이상하게 쌀쌀맞게 말하던 강시영이 묘한 얘기를 꺼냈다.


[얼마 전, 강앤함에서 관련 서류를 달라더군요. 수사중인 사안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비공개결정 내렸습니다.]


그 순간 나유신은 눈을 가늘게 떴다.


“강앤함이 포기했다구요?”

[예, 더 이상 요구하지 않던데요.]

“그럴 리가.”


나유신은 강앤함의 방식을 안다.


합법과 탈법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자들.

그런데 가끔 합법이 막히면 선을 넘기도 한다.

이번처럼 중대 사건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거, 혹시 도와줄 수 있어요? 영장은 내가 칠게요.”


함규형을 칠 방법이 생겼다.

바로, 장수가 아닌 [말]을 쏘는 방식으로.


작가의말

* 이제 한국 로펌의 제왕과 만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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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49) 초보형 전시안으로 사채왕을 발견하다 +15 24.08.22 6,533 153 30쪽
49 (48) 회장 등극식에서 대법관을 이용해 진범을 잡다 +19 24.08.20 6,660 163 21쪽
48 (47) 재벌 회장이 되게 해주세요 +25 24.08.18 6,752 154 34쪽
47 (46) 특수부 폭력이 조폭 진범보다 위다 +20 24.08.14 6,952 167 34쪽
46 (45) 강앤함과 월야 재벌가의 동상이몽을 털어라 +12 24.08.12 7,103 154 24쪽
45 (44) 월야그룹 살인사건을 만나다 +12 24.08.08 7,751 151 25쪽
44 (43) 나유신의 팀을 수도대 동문회에서 완성하다 +14 24.08.06 8,144 166 35쪽
43 (42) 백사여, 노담에서 다시 시작해라 +20 24.08.02 8,276 176 29쪽
42 (41) 시한부 연장권과 함께 중수부가 폐지되다 +20 24.07.31 8,107 193 20쪽
41 (40) 백발이가 사채왕을 잡다 +27 24.07.30 8,030 194 21쪽
40 (39) 이렇게 된 이상 선제 폭로로 중수부를 친다 +14 24.07.28 7,969 194 19쪽
39 (38) 진짜는 미래살인 배후 사채왕이다 +16 24.07.26 7,968 188 21쪽
38 (37) 금수저 비밀 정보로 스캔들 범인부터 잡다 +19 24.07.24 8,006 184 32쪽
37 (36) 이건 중수부의 운명이 걸린 사건이다 +14 24.07.19 8,127 178 30쪽
36 (35) 위치 추적 보상과 함께 서울시장 스캔들을 만나다 +22 24.07.17 8,422 186 23쪽
35 (34) 진짜 마약범을 잡고 금수저 변호사와 손잡다 +27 24.07.15 8,367 195 22쪽
34 (33) 골드스컬 클럽을 함정으로 일망타진하다 +17 24.07.14 8,305 190 23쪽
33 (32) 조기유학 금수저 학폭이 사건 진상이다 +16 24.07.10 8,383 182 23쪽
32 (31) 철벽의 성을 대규모 교사 시위로 넘어볼까 +13 24.07.08 8,319 187 22쪽
31 (30) 학교폭력 연쇄 자살사건이 터졌다 +15 24.07.05 8,708 182 22쪽
30 (29) 한국 재계를 뒤엎을 진짜 거물을 만나다 +21 24.07.03 9,007 194 24쪽
29 (28) 노동 살해 협박으로 진범을 잡다 +16 24.07.01 8,855 201 22쪽
28 (27) 솔라코인 전관 법무팀의 방어를 뚫어라 +15 24.06.27 9,043 196 21쪽
27 (26) 특수부 첫 사건은 1조원 분식회계다 +17 24.06.26 9,384 198 22쪽
26 (25) 중수부장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받다 +15 24.06.24 9,589 201 35쪽
25 (24) 백발이를 죽인 자에게 진짜 복수를 해보자 +16 24.06.19 9,314 198 34쪽
24 (23) 백사가 또 검사를 잡았다 +22 24.06.18 9,397 200 22쪽
23 (22) 특수부식 예단수사로 마약통관범을 잡아라 +11 24.06.15 9,441 197 23쪽
22 (21) 이 나라에는 마약도 너무 많다 +17 24.06.13 10,215 210 24쪽
21 (20) 첫 기자회견과 함께 위수증 5백억 코인이 남다 +19 24.06.07 10,211 224 36쪽
20 (19) 5초 예지로 폭발 속 범인을 잡다 +14 24.06.06 10,103 221 24쪽
19 (18) 감옥에 보낼 놈은 내가 고른다 +14 24.06.04 10,091 218 18쪽
18 (17) 1천억 비트코인 사건을 5초 예지로 파헤치자 +14 24.05.31 11,098 219 31쪽
17 (16) 나를 건드리면 검찰총장 예정자도 가만 안 둔다 +25 24.05.29 10,979 233 26쪽
16 (15) 독사를 건드리면 제왕도 문다 +20 24.05.27 11,054 237 30쪽
» (14) 공판부 땜방으로 백발검사를 보내라 +10 24.05.24 11,550 223 30쪽
14 (13) 언론비리 일망타진으로 신체감정 보상을 받다 +11 24.05.23 12,155 230 31쪽
13 (12) 특활비 별건수사로 무전취식 기자를 잡자 +12 24.05.21 12,245 237 21쪽
12 (11) 사고뭉치에게는 법카부터 먹여줘라 +13 24.05.20 13,451 243 21쪽
11 (10) 나유신이 주가조작 일당을 함정수사로 잡았다 +17 24.05.20 13,516 262 21쪽
10 (9) 오풍제지 그래핀 사기를 경찰공조로 잡는다 +16 24.05.18 14,347 257 25쪽
9 (8) 정오판정으로 오풍제지 주가조작을 발견하다 +16 24.05.17 14,706 276 15쪽
8 (7) 선배가 장애물이면 부수고 해결한다 +15 24.05.14 15,098 280 22쪽
7 (6) 상태창의 보상은 놓칠 수 없다 +23 24.05.12 15,957 296 27쪽
6 (5) 의원 하나 잡고 시작하자 +20 24.05.11 15,732 290 14쪽
5 (4) 신입 수석검사가 꼴통이래 +15 24.05.10 16,983 307 15쪽
4 (3) 범인을 잡으니 시한부 연장 +16 24.05.09 18,128 292 11쪽
3 (2) 우선 범인부터 잡고 죽자 +17 24.05.08 19,691 312 13쪽
2 (1) 백발 신입검사 나유신 +25 24.05.08 22,926 354 11쪽
1 프롤로그 : 시한부 상태창이 생겼다 +42 24.05.08 30,116 41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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