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검사는 거물이 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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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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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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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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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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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독사를 건드리면 제왕도 문다

DUMMY

오늘도 강앤함의 새벽은 대낮처럼 밝다.


“아함, 졸리군. 요새 젊을 때 같지가 않아. 쯧.”


10년차 파트너 변호사, 최고봉은 하품을 하며 복도로 나섰다.


대형로펌, 곧 수많은 변호사들이 집결해 일하는 변호사들의 회사.

보통 변호사 숫자 1백명을 넘어가면 대형로펌으로 거론한다.

그런데 이곳 강앤함에는 변호사만 1천명, 업무지원 직원과 비서를 합하면 3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일하고 있다.


여기에 세무사, 변리사, 노무사와 [고문]이나 [자문]으로 불리는 각계 전문가까지 합하면 5천명이 넘어간다.

그래서 파트너도 넓은 공간을 쓰기가 어렵다.

이른바 [닭장]이라고 불리는 좁은 공간에서 복도로 나오면 다른 세계처럼 보인다.


손님에게 보여주기 위한 아주 화려한 인테리어 때문이다.

최고봉이 쓴웃음을 머금을 때.

새벽부터 출근한 어쏘 변호사, 도진창이 손을 흔들어 보였다.


“이야, 혹시 밤새셨어요? 변호사님?”

“뭐야, 이제야 출근하는 거야? 도변? 신참이 이렇게 빠져서야. 나 때는 말이야, 방에 라꾸라꾸 놓고 주 7일 근무였어.”

“아니, 그거야 옛날 얘기고. 요새는 그렇게 하면 노동청 신고 들어가요. 근데 정말 밤새셨나 봅니다?”


라꾸라꾸, 그러니까 간이 침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로펌에서 일하다 보면 집에 가서 처리할 수 없는 사안들이 생긴다.

특히 내부 인트라넷망, 통칭 [스파이더 네트워크]의 자료 없이는 일할 수 없는 경우다.

보안이 필요한 사건을 다룰 때는 특히 그렇다.


최고봉 변호사가 온몸을 비틀며 투덜댔다.


“어쩔 수가 없잖아. 함 대표님이 직접 챙기는 사안인데. 아이고, 어쩌다 이런 사건에 걸려들어서.”


원래 변호사는 한 사건만 집중해서 다룰 수가 없다.


가장 큰 이유는 [채산성]이 안 맞기 때문이다.

한 사건이 시작되면 끝날 때까지 보통 7개월이다.

형사사건은 좀 빠르긴 하지만 그래도 질질 끌 때가 많다.


그런데 수입은 착수금과 성공보수, 2종류로만 발생한다.

자연히 많은 사건을 다룰수록 이익이다.

하지만 지금 최고봉이 말하는 사건이 뭔지는 도진창도 안다.


도진창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중요 사건을 맡으셨단 얘기 아닙니까. 곧, 경영파트너로 승진하실지도?”

“됐거든? 차라리 재벌그룹 사건이 갑질은 당해도 훨씬 좋아. 이기면 회장님이나 사장님이 금일봉도 턱턱 쏘거든. 이건 뭐 의뢰인이 거짓말만 남발하고.”

“뭐, 또 거짓말 나왔어요? 저 못 찾았는데.”


바로 엄상전 의원 케이스다.


이런 정치인 사건은 보통 대형로펌 변호사들에게 기피 대상이다.

왜냐하면 수가는 적고 뒷돈도 별로 없으며 의뢰인은 까다롭기 떄문이다.

정계에 진출하고자 하는 변호사가 아닌 이상, 모두 피하고 싶어한다.


반면에 경영파트너, 곧 로펌을 운영하는 고위 변호사들에게는 피할 수 없는 의뢰다.

왜냐면 정치권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게, 로펌 경영에서 큰 영향을 끼치는 탓이다.

그래서 공동대표 변호사인 함규형이 직접 맡았다.


이렇게 되면 강앤함 차원에서도 이 사건은 중대사안이 된다.


“그게 신입 어쏘와 10년차 파트너의 차이지. 우후후. 이거, 자네만 알고 있어야 해.”


문득 최고봉이 으스대다 목소리를 낮췄다.


“경찰이 살인 의심을 갖고 수사 중이야.”

“아니, 이거 살인 사건 맞잖아요.”

“그거 말고. 엄하전 말고, 그 엄하전 죽인 하수인!”


최고봉이 목소리를 높이자, 도진창이 오히려 입술에 손가락을 세워 보이며 낮게 물었다.


“최 변호사님 목소리가 더 크네요. 하여간, 진짜예요?”


죽었다고 알려진 진범.


엄밀히 말해 엄상전 의원은 [살인교사]로 기소된 것이다.

그러면 정범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 정범은 죽었다.


그런데 정범이 그냥 죽은 게 아니라 살해당했다?

이렇게 되면 또 다른 살인사건이 엮이는 문제가 발생한다.

최고봉 변호사가 거드름을 피웠다.


“그래. 내가 그거 빼내느라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정보공개청구하면 주지 않아요?”

“수사 중인 사안이라고 비공개결정했어. 이걸 받으려면 공개 청구 재판을 걸어야 하는데, 그럼 3개월은 넘게 걸릴걸. 아무리 빨라도.”


도진창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


“잠깐만요. 설마 수사서류를 뒤로 빼돌린 거예요?”


최고봉이 낯을 찌푸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조용히. 뭐, 나만 그런 건 아니지만, 널리 알려져서 좋을 거 없잖아?”

“변호사님, 그거 불법이잖아요.”

“무슨 소리야. 언제부터 우리 강앤함이 합법, 불법 가리면서 일한다고.”


문득 최고봉 변호사는 입가를 틀며 웃었다.


“들키지 않으면 절대로 불법이 아냐. 모르겠어?”


그러니까 들키지 않으면, 불법이 아니다.

법을 어기는 것을 불법이라고 한다.

당연히 적법절차를 지키지 않고 수사 서류를 빼돌리는 것은 중대 불법사항이다.


그러나 또한 법은 적발된 것만을 처벌한다.

들키지 않는다면, 불법은 불법이 아니다.

아직 저년차 어쏘 변호사인 도진창이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이거 참,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왜, 상대가 수도대 유명한 조기월반 찐따라며.”

“그랬죠. 그랬는데, 이번에 보니 완전히 달라졌더라구요. 검사가 되면 사람도 달라지는 건지, 원.”


나유신을 떠올리다 도진창이 낯을 찡그렸다.

분명 공부만 잘하고 주변머리가 없는 어린 동기였다.

한데 검사가 된 후 만나보니 완전히 달라졌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러나 최고봉은 코웃음을 쳤다.


“흥, 그래봤자 풋내기지. 곧, 우리의 물량공세를 보면 뒤로 넘어갈 거다.”


그때다.


-콰당탕!”


갑자기 엘리베이터 쪽에서 소란이 일어났다.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닥치고 비켜요. 체포당하고 싶어?”

“아니, 그래도 절차를 밟고 들어오셔야!”


최고봉이 도진창을 돌아보며 의아한 얼굴이 되었다.


“뭐야? 대체?”


그 순간 보안요원들을 뚫고, 한 중년 남자가 성큼 들어섰다.


“검찰입니다. 압수수색 실시하겠습니다.”


바로 검찰 수사관 민혁기였다.

최고봉은 법정에서 보았던 얼굴이라 눈을 크게 떴지만, 미처 대응하지 못했다.

밤샘을 거듭하며 일한 탓에 머리가 정지해버린 것이다.


반대로 이제 막 출근해 두뇌가 쌩쌩한 도진창이 먼저 나섰다.


“잠깐, 영장 있어요?”


그런데 전혀 예측하지 못한 목소리가 들렸다.


“당연히 있지, 도진창 변호사.”


도진창이 등골이 싸늘해져 굳어진 순간.

이번에는 또 다른 사람들이 밀어닥쳤다.

경찰이다.


“시작해. 빨리, 신속하게, 출근 전까지 완료한다!”


경찰의 선두에서 강시경감, 강시영이 외치고 있었다.


***


요컨대 강앤함의 미소가 깨지는 데는 딱 1주일이면 충분했다.


-쿠당탕!


함규형도 새벽부터 출근하는 아주 부지런한 변호사다.


보통 비서들도 싫어할 정도로 일찍 출근한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모이를 더 많이 먹는다는 금언을 가장 좋아하기도 했다.

사실 대형로펌에서는 변호사들이 밤샘 근무를 하는 경우도 많으니, 새벽 출근이 특별히 이상하지도 않다.


그러나 오늘, 함규형보다 먼저 출근한 작자들이 있었다.


“뭐야, 지금?”


검찰 수사관들이 강앤함을 뒤집고 있다.

30년 동안 단 한 번도 없었던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지금까지는 누구도 감히 강앤함을 건드린 적이 없다.


의뢰인들이 압수수색 당하는 꼴은 함규형도 많이 봤다.

하지만 이곳, 강앤함을 아무리 검찰이라도 압수수색한다?

무엇보다 함께 뛰어다니는 사람들은 아무리 봐도 경찰 유니폼이다.


문득 수사관 하나가 함규형 앞에 서류를 내밀었다.


“압수수색 영장입니다.”


어디서 많이 봤다 싶었더니, 법정에서 나유신 옆에 있던 자다.

그러니까 노담지청 수사관, 민혁기란 얘기다.

이를 부득 갈며 함규형이 물었다.


“지금, 강앤함을 압수수색한다고? 무슨 판사가 내준 거야!”

“노담지법입니다.”

“뭐?”


그 순간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엄상전 의원이 중앙에서는 아직 힘이 있는지 몰라도, 노담에선 아닙니다. 이미 버려졌죠. 노담 유지클럽에서도.”


백발.

아주 눈에 띄는 머리색이다.

해서, 상대가 누군지는 쉽게 알 수 있다.


나유신, 노담지검 신입 검사가 직접 강앤함을 뚫고 들어온 것이다.

현직 검사가 난리치는 통이라, 아무래도 보안들도 막지 못한 모양이었다.

함규형이 부들부들 떨 찰나, 나유신이 차갑게 말했다.


“그러니까 강앤함도 압수수색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대체 무슨 근거로?”

“살인정범의 증거를 은폐하려 한 혐의로.”


함규형이 눈을 부릅떴다.


“그게, 대체 무슨.”


그 순간 파트너 변호사실에서 누군가 외쳤다.


“찾았어요!”


눈이 아주 퀭한 미녀 형사다.

바로 강시영 경감이지만 거기까지야 함규형은 몰랐다.

다만 형사가 들고 나온 서류가 있던 변호사실은 안다.


최고봉 변호사실이다.


“아니, 그건 수, 수사기록인데.”

“최고봉 변호사님. 왜 당신 책상에서 노담경찰서 강력팀 수사기록이 나오는 거죠?”

“그, 그건, 어, 사, 사건 정리를 위해 저, 정당한 절차를 밟아서.”


최고봉 변호사가 당황해 말할 찰나, 강시영 경감이 쏘아붙였다.


“우리 서에서 정보공개청구 비공개 결정 내렸을 텐데요. 받고 싶으면 재판하라고 말씀드렸죠. 어떻게 된 건가요?”


그러니까 이런 얘기다.


엄상전 의원 사건, 살인정범이 죽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강앤함, 특히 함규형은 의혹을 느꼈다.

그래서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기 위해 서류 입수를 지시했다.


최고봉은 정식 절차를 밟았다가 실패했다.

여기서 보통은 멈춘다.

그렇지만 강앤함은 멈추지 않는다.


뒤로 서류를 빼돌렸고, 그게 강시영에게 적발된 것이다.

물론 강앤함의 약점을 캐고 있던 나유신이 물어서 알게 된 일이지만.

문득 나유신이 함규형 앞에 서서 말했다.


“무죄 주장, 철회하실 거죠? 아니면, 사건 진짜로 키웁니다.”


나유신을 뚫어져라 노려보던 함규형이 이를 드러냈다.


“정말, 간덩이가 부었군. 독사.”


이제, 강앤함도 제대로 싸울 생각이 든 것이다.


***


비록 압수수색을 했어도 강시영은 불안하다.


“괜찮을까요?”


서류가 옮겨지는 봉고차를 보다, 나유신이 되물었다.


“왜요, 강앤함이 두렵습니까?”

“저야 두려울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검사님은 다르지 않나요? 선배들 잔뜩 이 로펌에 있을 텐데.”

“나야 선배 하나 잡고 검사 됐는데요, 뭘.”


나유신이 피식 웃다 눈을 번뜩였다.


“물론, 이런다고 강앤함이 무죄주장을 철회하진 않겠죠. 하지만.”


강앤함, 법조계의 제왕이라 불리는 로펌.

광화문 한복판의 거대한 빌딩 전체를 쓰고 있다는 것만 봐도 위세를 알 수 있다.

그러니 압수수색 망신을 당했다고 해서 물러날 작자들은 아니다.


그럼에도, 선방은 때렸다.


“기가 꺾일 겁니다. 그럼 상대하기가 훨씬 쉬워지죠.”


분명, 파고들 빈틈이 생긴다.

독사가 물어 뜯었으니까.


***


그러나 강앤함은 압수수색 협박 따위에 굴하지 않는다.


“재판장님, 이건 전부 위수증입니다! 그 근거로 반증 제1235호증부터 제2132호증을 제출합니다!”


사실 정확히 말하면 최고봉 변호사 따위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

일단 능력 있는 변호사 따위는 수도 없이 많다.

현재 강앤함의 변호사 숫자는 총 1천 명.


파트너라고 해봤자 그중 하나일 뿐이다.

그 증거로 이번 재판에서 아예 최고봉 변호사는 빠졌다.

여전히 10명의 정장 변호사 군단이 돌아가며 공격하는 것도 여전하다.


재판장이 난감한 얼굴로 말했다.


“그럼 일단 다음 기일에 반박 서면 제출하세요, 검사.”


물론 재판장도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건 안다.

그렇지만 방금 나온 어마어마한 숫자에는 재판장이든 옆에서 입을 벌리고 있는 좌배석과 우배석도 질릴 수밖에 없다.

기제출한 증거만 1234개.


오늘 강앤함은 다시 1천 개에 가까운 새로운 증거를 제출했다.

증거 분석에만 최소한 수 개월이 걸릴 정도의 어마어마한 분량이다.

문자 그대로 [양]으로 상대를 압살해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나유신은 공판이 끝나기 무섭게 함규형에게 다가섰다.


“무죄주장은 철회하지 않았군요.”


함규형은 은테 안경 너머 차가운 시선을 보냈다.


“부당한 압력에 저항하는 것도, 변호사의 책무지.”

“잘 알겠습니다. 그럼 최고봉 변호사는 기소합니다.”

“마음대로 하게. 대신.”


문득 함규형이 눈을 번뜩이며 외쳤다.


“절대로 이번 사건은 지지 않겠네!”


함규형 뒤에 서 있던 변호사 군단도 비웃음을 머금은 채 돌아섰다.


승리를 자신하는 얼굴이랄까.

당연히 강앤함이라도 패소할 사건을 이길 수는 없다.

하지만 이건 사실 정치인이 연루된 사건이다.


정치인 사건은 특수성이 있다.

승패와 무관하게 그 정치인이 억울하다고, 만인이 느끼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러니 누명을 뒤집어 썼다는 여론만 조성된다면.


이기는 게 불가능하지 않다.

아마도 함규형은 그 점을 노리고 대량양산 증거를 밀어붙이고 있을 것이다.

강앤함 변호사들을 노려보고 있을 때, 나유신 뒤로 민혁기가 다가와 물었다.


“검사님, 제가 공판은 잘 모르지만, 불리한 거 맞지요?”

“살인범이 죽은 게 가장 관건이에요. 최소한 교사범, 나아가 정범으로 기소한 건데 재판부에서는 교사혐의만 받아들였어요. 그것도 위태롭고.”

“다시 한 번 재무담당자를 소환할까요?”


본래 엄상전 의원이 기소된 가장 큰 이유는 비서관 하춘보가 배신했기 떄문이다.

그럼 하춘보를 소환해 증인으로 세우면 어떨까?

허나 나유신은 고개를 저었다.


“사람을 잡는 데는 수백 가지 방법이 있죠.”

“예?”

“가족을 치는 게 가장 쉬운 일이고.”


그러니까 엄상전의 가족들을 소환해 탈탈 털겠다는 소리다.


“그렇게 해볼까요? 한 번?”

“거, 검사님은 정말 피도 눈물도 없으시군요. 흠흠.”

“검찰에서 흔히 쓰는 방법인데요, 뭘.”


사실 별로 어렵지도 않다.


털어서 먼지가 안 나오는 사람은 없다는 얘기가 있다.

그런데 엄상전 의원처럼 이권을 탐하던 사람의 일가쯤 되면, 역시 가족도 엮여 있기 마련이다.

게다가 혹시 털 게 없더라도 그 주위까지 범위를 넓히면 누군가, 걸리는 자가 나온다.


물론 나유신도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다.


“하긴 엄상전 의원 같은 작자가 가족애가 넘칠 것 같지는 않네요.”


게다가 엄상전에게는 통할 것 같지도 않았으니까.

그렇다면, 대체 어떤 방법을 써야 할까?


***


한국 법정에서 소송은 사실 서류 전쟁이다.


“증거 2천 건이라. 이야, 강앤함이 아주 독이 오를대로 올랐군. 이거 어쩔 건가, 나프로?”


그러니 강앤함이 증거로 물량공세를 하는 게 이상한 것은 아니다.


당연히 불법도 아니다.

법원에서도 이런 물량공세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서면을 30페이지 이하로 쓰라고 표준 규정까지 제시했다.


물론 강앤함은 무시한다.

또한 논리와 주장, 근거가 적힌 서면이 아니라 증거자료라면 무한정 제출할 수 있다.

법원 쪽에서 받아주지 않으면 헛거지만, 그걸 받아줄지 말지를 판단하려면 살펴야 한다.


법원만이 아니라, 검찰도.

노담지검 앞마당에 가득 들어온 진짜 [트럭]을 보다 공판부장 박성호가 물었다.

나유신이 박성호를 빤히 보다 되물었다.


“공판부에서 따로 지원하실 생각은 없겠죠?”

“하, 이봐. 나프로. 왜 검사를 프로라고 부르는지 않나?”

“프로세큐터, 그러니까 검사의 영어 표현 준말 아닙니까?”


박성호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프로 정신을 가지고 일해야 하기 때문에 프로인 거야. 자, 프로답게 본인이 싼 배설물은 본인이 치우라고.”


그러니까 처음부터 공판부장은 이번 사건을 도와줄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공판부 소속 다른 검사들도 마찬가지였다.

나유신이 부장실을 나오자 저마다 피하는 모습이 보인다.


“어, 미안. 부장님이 지시해서.”

“우리 사건도 많아. 잘 처리해 줄 수 있지? 수석답게.”

“아이고, 수석 아닌 사람은 서러워서 살겠나!”


물론 나유신은 전혀 타격을 입지 않았다.


“좋아. 그럼, [판정]을 시작해볼까?”


그런데 나유신이 책상에 앉자마자 누군가 수레로 서류를 싣고 왔다.


-텅!


행정실 직원인가 싶어 봤더니, 채승배다.


“뭡니까, 선배?”

“왜, 오늘은 내가 소화불량이 아니니까 이상하냐?”

“아니, 척 보니 오늘은 술을 적게 드신 거 같은데요. 진짜 무슨 일이에요?”


채승배는 나유신을 보다 피식 웃었다.


“아무래도 건강검진 대신 나검에게 받으면 되겠어요. 그렇죠, 염 선배?”


나유신은 눈을 깜박이다 채승배 뒤를 보았다.

놀랍게도, 염민아도 있다.

형사부의 일을 처리하느라 바쁠텐데, 여기까지 웬일일까?


염민아는 어쩐지 삐진 얼굴로 대꾸했다.


“됐거든. 난 판정받고 싶은 생각 없어.”

“어, 염 선배까지? 무슨 일입니까, 진짜?”

“아무리 [모난] 후배라도 혼자 쇠못에 맞고 있으면 불쌍해 보이기 마련이거든.”


문득 염민아가 서류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원래 이 사건, 우리가 기소한 건이기도 하고.”


나유신은 눈을 크게 떴다.


사실 따지고 보면 그저 동료들이 도우러 온 일이다.

그렇지만 이건 검찰 문화를 안다면 있을 수 없는 얘기다.

엄연히 나유신이 맡았다고는 하지만, 이 사안은 공판부 사안으로 타 부서 업무다.


그런데 형사 3부에서 사건 파악과 처리를 돕겠다고 왔다.

나중에 자칫 감사 지적사항이 될 수도 있다.

게다가 그게 아니라도 공판부장과 사이가 틀어질 게 뻔하다.


돕지 않는다고, 남이 참견하는 것까지 좋아할 부장검사는 없으니까.

이건 최소한 형사 3부의 부장이 결단해야 가능하다.

문득 창고의 문 안으로 신수겸도 고개를 내밀었다.


“난 서류 처리는 안 해준다. 네가 알아서 할 수 있지?”


나유신은 기묘한 감정을 느꼈다.


동료애?

그런 건 10년 전에도 느껴본 적이 없다.

엉뚱하게도 좌천성 인사로 초임으로 온 노담지검에서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될 줄이야.


그것도 [노답]이라 불리던 곳에서.


[패소시 죽음.]


순간, 황금문자의 깜박임에 나유신은 정신을 차렸다.

감상에 젖어 있을 때가 아니다.

이번에는 시한은 무기한이지만, 이기지 못하면 죽는 것은 같다.


“좋아요. 시작해 보죠.”

“참, 다시는 다이어트 타령하지 마라.”

“예?”


염민아가 나유신을 쏘아보며 경고했다.


“또 그럼, 죽을 줄 알아.”


아무래도 정말 기분이 나빴거나, 혹은 부끄러웠던 모양이다.

어쨌든 이번 판은 [동료]의 도움은 톡톡히 받게 된 셈이다.


***


확실히 나유신은 특별하다고, 염민아는 생각했다.


“저 새끼, 진짜 괴물은 괴물이군.”


돕자고 와서 실제로는 서류 [정리]만 도와주던 채승배가 혀를 내두르는 모습도 당연하게 느껴진다.


“어떻게 저렇게 빨리 보죠? 난 지금 할당량 하나도 못 봤는데.”

“강앤함이 일부러 꼬아놔서 그래.”

“그럼, 나검은 그 꼰 걸 안 보고 넘겼단 말이에요? 그런 것 같지도 않은데?”


염민아는 나유신 옆에 가득 쌓인 [처리 판정 서류]를 보다 묘하게 웃었다.


“그냥 사고뭉치만은 아닌 거지.”


확실히 나유신은 보통 검사가 아니다.

성질만 조금 죽이면 출세할 수 있을 것 같다.

당연히 그게 안 되니까 사고뭉치로 찍혔을 테지만.


꽤 아쉽다고 생각하며 염민아가 혀로 입술을 핥고 있을 때, 불쑥 나유신이 고개를 들었다.


“이거, 이상한데요.”


어째 이번에도 ‘들킨’ 기분이라 염민아가 인상을 썼다.


“뭐가?”

“엄상전 의원 본인 알리바이를 강앤함이 만들어줬어요. 이상하지 않아요?”

“응? 아, 하수인이 죽은 사건?”


나유신이 내민 서류를 보다 염민아가 미간을 좁혔다.


확실히 수상한 일이다.

이 정범의 죽음 떄문에 엄상전의 살인교사를 밝히는 게 굉장히 까다로워졌다.

한데 엄상전의 알리바이를 소송대리인인 강앤함이 만들었다?


문득 여기서도 신선놀음을 하고 있던 신수겸이 끼어들었다.


“에이, 설마 엄상전 의원이 직접 죽이기라도 했겠어? 게다가 하수인이 훨씬 강해 보이는데. 혹시 아들이라면 모를까.”


김 빠지는 소리다.

부장대행이 여유로운 건 나쁘지 않지만, 이렇게 사건 해결에 관심이 없어서야 곤란하다.

염민아가 한 소리 하려는 찰나, 나유신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아들이 뭐 어쨌다는 거죠? 부장대행?”

“몰라? 하긴 우리 지역 온 지 얼마 안 됐지. 엄상전 의원 아들인 엄명천, 유명한 격투기 선수잖아.”

“아들이 격투기 선수라구요?”


신수겸은 자기 휴대폰을 꺼내 검색을 하다 내밀었다.


“자, 보라고.”


그곳에 격투기 우승 메달을 들고 있는 남자가 보였다.


꼭 엄상전 의원과 똑같은 얼굴이다.

나유신은 그 사진을 뚫어져라 보았다.

순간, 염민아는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이럴 떄, 나유신은 기상천외한 결론을 내려왔으니까.


“뭐야, 혹시 이번에도 너, 예단하려는 거 아니지?”


갑자기 불안해진 신수겸이 묻자, 나유신이 고개를 들었다.


“부장대행, 내 예단은 항상 맞아요. 문제는, 이걸 법정에서 이용해야 한다는 건데.”


나유신이 눈을 번뜩였다.


“아무래도 엄상전을 직접 만나야겠어요.”


아무래도 나유신이 또 [예단]을 한 모양이다.


***


엄상전은 아직 현직 국회의원이다.


“후후, 이대로 검사 놈들을 박살만 내면, 내 정계복귀도 시간문제지! 응?”


이건 그렇게 놀라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한국은 무죄추정의 원칙을 지키기 때문이다.

물론 1년 이상의 실형 판결이 내려지면 단연 국회의원직도 박탈이다.

그러나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 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당연히 엄상전 의원의 자리는 멀쩡하다.


그런데 이 자리를 위협하는 작자가 엄상전 의원 집 앞에 나타났다.


“뭐야. 네놈이 왜 여기 있어?”


새하얀 백발이 도드라진 검사, 나유신이 빤히 엄상전을 보다 물었다.


“좋으십니까?”

“뭐? 이 건방진 검사 놈이! 너, 내가 무죄 나오면 무고로 고소할 거야!”

“그럴 일은 없으니 걱정마시죠. 그보다, 아드님은 잘 계십니까?”


그 순간 엄상전이 눈을 부릅떴다.


“지금 그게 무슨 소리지?”


다행히 현재 엄상전의 아들은 [분가]한 상태다.

그러나 나유신이 추적하려 한다면 엄상전 아들의 집주소를 알아내는 거야 쉬운 일.

백발의 이 망할 검사가 설마 아들을 별건수사하려는 걸까?


“아드님이 유명한 격투기 선수시죠?”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지금까지 당신을 방해하는 자들은 이상하게 사고로 죽거나, 실종되거나, 자살했더군요. 살인을 무기로 경쟁에서 이기다니, 참 대단합니다.”


문득 나유신이 차갑게 웃었다.


“그런데 누가 그런 일을 실행했을까 궁금했는데, 아드님 이름이 나오더군요.”

“이봐, 나 검사.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건가?”

“아드님, 지금 어디 계십니까? 뭐, 대답하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곧 소환조사 들어갈 테니까.”


그 순간 엄상전이 눈을 부릅떴다.


“너, 내 아들 건드리기만 해봐. 죽여버릴 테니까!”


대기하고 있던 보좌관들이 기겁해서 엄상전을 데려갔다.

현직 검사를 협박한 꼴이었으니까.

나유신이 이용하려 든다면, 이 발언도 충분히 협박죄로 추가 기소 가능하다.


문득 나유신과 함께 왔던 수사관 민혁기가 혀를 찼다.


“정말 저 의원도 성질 못 죽이는군요. 검사님 괜찮으십니까?”


그런데 나유신이 뚫어져라 엄상전의 뒷모습을 보고 있었다.


“왜 그러십니까? 설마, 놀라셨어요?”


순간 나유신이 웃었다.


“맙소사. 저것조차 거짓말이라니.”

“왜 그러십니까?”

“이렇게 된 이상, 피고인 신문으로 가죠.”


나유신은 눈을 번뜩였다.


“저 작자, 아들을 위한다는 것조차 거짓말이에요.”


민혁기는 눈을 깜박였다.


“그게 피고인 신문과 무슨 상관입니까? 엄상전 의원의 자백을 받으시게요? 그 작자가 그럴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아들을 위한다는 말이 거짓일 수는 있다.

그런데 그 정도로 거짓말에 능란하다면, 당연히 피고인 신문을 한다고 진실을 말하지는 않을 거 아닌가?

하지만 나유신은 전혀 다른 생각을 하는 듯, 웃고 있었다.


“상관없어요. 어차피 이번 재판에서 지면, 난 죽을 테니.”


정오판정의 황금문자를 본 순간, 한 가지 방법이 떠올랐다.

목숨을 건 피고인 신문이라면 이길 수 있는 방법이.


***


당연히 거짓말을 잘하는 의뢰인은 변호사에게 달갑지 않은 고객이다.


“하하하! 역시 변호사님은 대단하십니다. 기세등등하던 저 백발 검사가 저 모양 저 꼴이라니!”


일반적으로 변호사는 거짓말을 잘한다고 알려져 있다.

사실이다.

이기기 위해서는 거짓말도 불사해야 하는 게 법정의 현실이니까.


그렇지만 거짓을 말하기 위해서는 전제가 있다.

진실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거다.

만약 진실을 모르는 채로 거짓말을 하면 항상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함규형은 거짓말하는 의뢰인을 정말 싫어한다.


“아직 모릅니다. 무슨 증거를 숨기고 있을지.”

“증거는 무슨! 모두 없앤 지 오래입니다. 걱정 마세요!”

“예? 잠깐, 의원님 뭐라고 하셨습니까? 없애다니?”


함규형이 추궁하자 엄상전 의원이 껄껄 웃었다.


“아, 아니, 없을 거라구요. 하하하!”


이렇게 자신감이 넘쳐 흘러 말 실수를 할 때가 생기니 더욱 문제다.


사람들은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이 철두철미할 거라 생각한다.

정반대다.

훈련되지 않은 사람은 늘 말 실수를 한다.


정치인은 보통 훈련된 사람이기 마련이지만, 오래 권좌에 있다 보면 훈련을 할 필요가 없다.

특히 오만한 자신감으로 똘똘 뭉치게 되면 더욱 그렇다.

그렇게 될 때, 헛말이 나온다.


어쩐지 불안해 함규형이 엄상전에게 다짐했다.


“피고인 신문 고비만 넘기면 됩니다. 주의하십시오. 예상질문 리스트는 보셨지요? 연습 한 번 해볼까요?”

“됐소. 내가 정치 몇 년인 줄 아십니까?”

“그렇긴 합니다만.”


법정으로 들어서는 법복을 입은 [백발]을 보며 함규형이 미간을 좁혔다.


“저 검사는 보통내기가 아니니.”


이번 사건은 의뢰인만 빼면 함규형에게 아주 어려운 형사사건은 아니다.


사실 형사소송은 대부분 검사에게 유리하다.

왜?

애초에 유리하지 않은 사건은 검사가 기소도 안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피고인이 구속되기라도 하면 승률은 10분의 1로 떨어진다.

구속된 상태의 피고인은 심리적으로 위축되며 변호인의 조력을 받기도 어렵다.

그래서 술술 검사가 원하는대로 불기 쉽다.


하지만 이번에는 불구속 상태에서, 검사의 강압수사를 거듭 탄핵했고, 증거도 물량으로 밀어붙이는 중이다.

이대로 간다면 이길 수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불안하다.


문득 심문석으로 엄상전이 앉자 나유신이 일어났다.


“피고인, 명우진 씨 아시죠?”


명우진, 그 이름을 들은 순간 함규형은 눈썹을 꿈틀댔다.


“처음 듣는 이름이오.”

“그렇군요. 그럼, 명우진 씨가 지난 5월 16일 사망한 것도 아시고 계시죠?”

“아, 모른다니까!”


뭔가, 이상하다.

여기서 모른다고 하면 안 된다.

그렇지만 모른다고 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긴 하다.


나유신은 엄상전이 부정하는대도 멈추지 않았다.


“지난 5월 16일, 명우진 씨는 피고인의 아들인 엄명천에 의해 사망했습니다. 현재 노담 남구 경찰서에서 체포하고 있죠.”


순간, 함규형 옆에서 도진창이 놀라 일어났다.


“잠깐, 지금 검사는 유도신문을 하고 있습니다. 허위진술입니다!”

“그럴 리가 없어!”

“의원님, 잠시.”


하지만 엄상전 의원은 멈추지 않고 외쳤다.


“내 아들은 절대로 살인 같은 거 안해! 감히 내 아들을 건드리다니, 절대로 용서치 않겠다! 검찰의 별건수사 탄압이다!”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면 안 된다.


함규형 변호사는 미간을 좁혔다.

엄상전 의원은 가족애가 드높은 사람은 아니다.

만약에 이렇게 반응한다면, 어쩌면 나유신의 주장이 사실이라서 그런 건 아닐까?


그럼, 설마 정말로 아들을 시켜 명우진을 죽인 걸까?

한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바로 명우진의 정체다.


나유신이 웃으며 엄상전에게 물었다.


“엄상전 의원님. 지난 5월 16일 무엇을 하고 계셨죠?”

“내가 뭘 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집에 있었지!”

“이상하군요. 엄명천 씨는 엄상전 의원 당신이 재판 관계로 강앤함을 방문하고 있었다고 하던데요.”


나유신이 갑자기 엄상전을 흔들었다.


“그런데 지난 압수수색 때 강앤함의 CCTV 기록을 본 결과, 엄상전 의원은 강앤함을 방문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자, 말씀해 주시죠. 그 시각 어디에 있었습니까?”


이것도 이상한 질문이다.


함규형은 미간을 좁혔다.

설마 정말 그 시간에 엄상전 의원이 명우진을 만난 건 아닐까?

의심이 함규형의 머리를 사로잡았다.


순간, 나유신이 다그쳤다.


“말하세요. 피고인! 당신이 명우진 죽인 거 맞죠!”

“아니야! 절대 죽이지 않았어!”

“엄하전에 이어, 명우진까지 직접 죽인 거야! 맞지!”


그 순간 염상전 의원이 고함쳤다.


“명우진이 엄하전을 죽였겠지! 게다가 그 놈의 왜 죽었는지는 난 모르는 일이야!”


문득 함규형은 눈을 부릅떴다.


함정이다.

이렇게 나유신이 치고 들어올 줄, 미처 몰랐다.

사전 준비를 더 철저히 했어야 했다.


자신이 함정에 빠진 줄도 모르는 엄상전이 씩씩거릴 때, 나유신이 차갑게 물었다.


“피고인, 방금 전까지 명우진이 누군지도 모른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엄상전 의원은 눈을 깜박였다.


“아니, 그건, 어, 검사님이 말하시니.”

“재판장님 피고인 신문을 마칩니다.”

“뭐, 뭐요, 지금?”


엄상전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함규형을 돌아보았다.


“변호사님, 뭐가 어떻게 된 거지요?”


함규형은 대답하는 대신 욕설을 낮게 내뱉었다.


“망할.”


방금, 나유신은 엄상전의 [신뢰성]을 파괴했다.

완전히 무참하게.


이제 재판장은 엄상전의 말을 단 하나도 믿지 않을 것이다.


***


형사재판은 원래 신속성이 미덕이다.


“1심 선고합니다. 피고인, 전부 유죄! 법정 구속! 20년 형!”


일단 판사가 결단을 내리면 선고까지 아주 쉽다.


무슨 증거가 있든, 그 증거가 1천 개든 2천 개든, 채택할지 말지를 정하는 것도 판사다.

그렇기에 재판장이 일단 [심증]을 예단하자, 선고는 엄청나게 빨랐다.

엄상전 의원은 법정구속되며 부르짖었다.


“내가 왜 유죄야! 인정할 수 없어! 검찰 탄압이다! 잡지 마! 찍지 마! 으아아!”


기자들이 셔터를 눌러대는 가운데, 나유신은 여유롭게 자리를 나섰다.

이겼다.

또한, 다시 살 수 있게 되었다.


순식간에 황금문자가 변모하는 게 보인다.


[재판 승리, 다음 케이스까지 시한부 유예, 추가 보상 예정]


바야흐로, 승리 판정이다.


작가의말

* 이번주는 너무 바쁘군요. 일단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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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49) 초보형 전시안으로 사채왕을 발견하다 +16 24.08.22 6,590 154 30쪽
49 (48) 회장 등극식에서 대법관을 이용해 진범을 잡다 +20 24.08.20 6,719 164 21쪽
48 (47) 재벌 회장이 되게 해주세요 +26 24.08.18 6,810 156 34쪽
47 (46) 특수부 폭력이 조폭 진범보다 위다 +20 24.08.14 7,007 169 34쪽
46 (45) 강앤함과 월야 재벌가의 동상이몽을 털어라 +12 24.08.12 7,155 156 24쪽
45 (44) 월야그룹 살인사건을 만나다 +12 24.08.08 7,807 152 25쪽
44 (43) 나유신의 팀을 수도대 동문회에서 완성하다 +14 24.08.06 8,196 167 35쪽
43 (42) 백사여, 노담에서 다시 시작해라 +20 24.08.02 8,325 177 29쪽
42 (41) 시한부 연장권과 함께 중수부가 폐지되다 +20 24.07.31 8,157 194 20쪽
41 (40) 백발이가 사채왕을 잡다 +27 24.07.30 8,079 195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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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8) 진짜는 미래살인 배후 사채왕이다 +16 24.07.26 8,016 191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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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5) 위치 추적 보상과 함께 서울시장 스캔들을 만나다 +22 24.07.17 8,480 187 23쪽
35 (34) 진짜 마약범을 잡고 금수저 변호사와 손잡다 +27 24.07.15 8,419 197 22쪽
34 (33) 골드스컬 클럽을 함정으로 일망타진하다 +17 24.07.14 8,355 192 23쪽
33 (32) 조기유학 금수저 학폭이 사건 진상이다 +16 24.07.10 8,432 183 23쪽
32 (31) 철벽의 성을 대규모 교사 시위로 넘어볼까 +13 24.07.08 8,371 188 22쪽
31 (30) 학교폭력 연쇄 자살사건이 터졌다 +15 24.07.05 8,764 183 22쪽
30 (29) 한국 재계를 뒤엎을 진짜 거물을 만나다 +21 24.07.03 9,056 195 24쪽
29 (28) 노동 살해 협박으로 진범을 잡다 +16 24.07.01 8,902 202 22쪽
28 (27) 솔라코인 전관 법무팀의 방어를 뚫어라 +15 24.06.27 9,092 197 21쪽
27 (26) 특수부 첫 사건은 1조원 분식회계다 +17 24.06.26 9,434 199 22쪽
26 (25) 중수부장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받다 +15 24.06.24 9,644 201 35쪽
25 (24) 백발이를 죽인 자에게 진짜 복수를 해보자 +16 24.06.19 9,368 198 34쪽
24 (23) 백사가 또 검사를 잡았다 +22 24.06.18 9,448 200 22쪽
23 (22) 특수부식 예단수사로 마약통관범을 잡아라 +11 24.06.15 9,500 197 23쪽
22 (21) 이 나라에는 마약도 너무 많다 +17 24.06.13 10,276 210 24쪽
21 (20) 첫 기자회견과 함께 위수증 5백억 코인이 남다 +19 24.06.07 10,259 224 36쪽
20 (19) 5초 예지로 폭발 속 범인을 잡다 +14 24.06.06 10,153 221 24쪽
19 (18) 감옥에 보낼 놈은 내가 고른다 +14 24.06.04 10,137 218 18쪽
18 (17) 1천억 비트코인 사건을 5초 예지로 파헤치자 +14 24.05.31 11,148 219 31쪽
17 (16) 나를 건드리면 검찰총장 예정자도 가만 안 둔다 +25 24.05.29 11,025 233 26쪽
» (15) 독사를 건드리면 제왕도 문다 +20 24.05.27 11,102 237 30쪽
15 (14) 공판부 땜방으로 백발검사를 보내라 +10 24.05.24 11,598 224 30쪽
14 (13) 언론비리 일망타진으로 신체감정 보상을 받다 +11 24.05.23 12,217 230 31쪽
13 (12) 특활비 별건수사로 무전취식 기자를 잡자 +12 24.05.21 12,306 237 21쪽
12 (11) 사고뭉치에게는 법카부터 먹여줘라 +13 24.05.20 13,516 243 21쪽
11 (10) 나유신이 주가조작 일당을 함정수사로 잡았다 +17 24.05.20 13,586 262 21쪽
10 (9) 오풍제지 그래핀 사기를 경찰공조로 잡는다 +16 24.05.18 14,422 257 25쪽
9 (8) 정오판정으로 오풍제지 주가조작을 발견하다 +16 24.05.17 14,784 276 15쪽
8 (7) 선배가 장애물이면 부수고 해결한다 +15 24.05.14 15,181 280 22쪽
7 (6) 상태창의 보상은 놓칠 수 없다 +23 24.05.12 16,047 296 27쪽
6 (5) 의원 하나 잡고 시작하자 +20 24.05.11 15,816 290 14쪽
5 (4) 신입 수석검사가 꼴통이래 +15 24.05.10 17,084 307 15쪽
4 (3) 범인을 잡으니 시한부 연장 +16 24.05.09 18,235 293 11쪽
3 (2) 우선 범인부터 잡고 죽자 +17 24.05.08 19,823 312 13쪽
2 (1) 백발 신입검사 나유신 +25 24.05.08 23,075 354 11쪽
1 프롤로그 : 시한부 상태창이 생겼다 +42 24.05.08 30,321 41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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