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아이는 지금 다른 아이들에게 쫒기고 있었다.
숨이 턱 까지 차올랐고, 이 불행한 삶이 진절머리가 났다.
뒤를 쫒는 이들이 온갖 저주가 담긴 고함을 쳤지만 아이는 달리는 것에 만 집중했다.
그리고 아이는 사방이 건물들로 막힌 골목을 맏닥드리게 되었다.
왜 일이 이렇게 됐는지 아이는 생각했다.
**********
그날 오전 아이는 우연히 명당 자리가 비어 있는걸 발견했다.
도박장에 오가는 사람이 많은 골목이었다.
행운을 얻은 기분좋은 사람들이 가끔 크게 적선을 하는 곳이었다.
그래서 다른 아이가 오기전에 자리를 잡고, 그곳에서 잠시 구걸을 하였다.
얼마시간이 지나지 않아 행운을 잡은 남자가 신께 감사를 드리며, 아이에게 동전 하나를 던져줬다.
그것은 은빛으로 빛나는 1실버 동전.
아이는 오늘의 행운을 소중이 챙겨 골목을 빠져나오다, 다른 아이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날 아이는 양아치같은 다른 아이들에게 폭력을 당하고, 구걸하여 얻은 소중한 동전을 빼앗길수 밖에 없었다.
**********
"엄마... 다녀왔어요."
너무 심하게 맞아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끌고, 가까스로 집에 도착한 참이었다.
병상에 누워있을 엄마의 식사를 챙기기 위해, 쓰레기들을 뒤져 음식이 될 만한걸 찾아왔다.
"오늘은 야곱네 집에서 베이컨을 구웟나봐요. 냄세가.."
자신의 행색을 들키지 않기 위해, 너스레를 떨며 집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엄마는 잠이 들었는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아이는 가져온 음식물과 물을 냄비에 넣고, 불을 지펴 빠르게 아침을 만들어 냈다.
다 떨어져가는 나무 그릇에 스튜를 담은 아이는 그릇을 들고 잠들어 있는 엄마에게 다가갔다.
"엄마. 오늘은 멜빈네에서 빵을 버려서 제법 괜찮은..."
아이는 문득 이상함을 느꼈다.
미동조차 없는 엄마의 돌아누운 모습.
"엄... 마.."
아이는 떨리는 손으로 엄마의 몸에 손을 엊었다.
차가움.
마치 생명이 사라진 죽은나무토막 같았다.
"아냐...아..아냐.."
아이는 어머니의 시체를 품에 안고 눈물을 흘렸다.
마치 몸의 수분이 모두 말라 버릴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 처럼 울고 또 울었다.
몇일이 지났을까.
해가 뜨고 지고 아이의 눈에서 더이상 눈물이 나오지 않았을때.
아이의 몸은 마침내 무너지듯 허물어졌다.
공허가 담긴 아이의 눈이 닫히며 서서히 시야가 암전되었다.
그 어둠속에서 누군가의 구슬픈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루^$트^%%리 $#@%...
*****
이상한 꿈을 꾸었다.
불우한 아이의 짧은 생에 관한 꿈.
장자(莊周)의 호접지몽 (胡蝶之夢)처럼 아이는 나였고 나는 그 아이였다.
한적한 마을에 작은 아이가 태어나고 커갔다.
짧았던 행복 후 이어지는 인생의 고난과 역경, 상실과 아픔은 아이를 죽음이라는 절벽으로 밀어뜨렸다.
그저 그런 흔해빠진 스토리의 끝은 역시 베드엔딩으로 마무리 되었다.
‘헉!’
질식할것 같은 답답함에 숨을 크게 들이켰다.
매캐한 연기가 자꾸 목으로 밀려들어 왔다.
그래서 숨을 제대로 쉴수가 없었다.
목구멍으로 자꾸 기침이 터져 나와 죽을것 같았다.
“콜록. 콜록. 콜록....”
식도가 타들어 가는것 같이 따끔 거렸다.
침과 눈물이 섞여 눈, 코, 입으로 흘러내려 얼굴이 범벅이 되어 버렸다.
매캐한 연기들이 시위를 가득채워 주위를 구분할수 없었다.
그리고 지독한 두통이 지속적으로 몰려왔다.
'화재...'
죽음의 사신이 바로 앞까지 온것 같아 다른 생각을 할틈이 없었다.
‘살아야해.’
생존 본능에 따라 열기가 느껴지지 않는 곳으로 죽을 힘을 다해 바닥을 기었다.
미친듯이 기기를 수분 어느새 연기 구덩이를 빠져 나왔는지 어느정도 정신을 차릴수가 있었다.
그리고 한동안 그 자리에서 숨을 몰아쉬어 미친듯이 뛰고있는 심장을 진정시켰다.
심장소리가 작아짐에 이명이 사라져 주변에 물 흐르는 소리가 귓가로 들려왔다.
타들어가는 듯이 아픈 눈을 질끈 감고 물을 찾아 다시 기어갔다.
더듬어 도착한 그곳에서 시원한 물의 감촉을 손으로 느낄수 있었다.
무작정 물속으로 기어 들어갔다.
열기로 익은듯 따끔거리는 몸과 눈에 담긴 열기를 한동안 씻어 냈다 .
긴장이 풀어지며 미처 느끼지 못했던 감각들이 하나둘 돌아오기 시작했다.
전신은 누군가에게 몽둥이 찜질을 받은것 처럼 욱씬거렸다.
미약한 화상을 입은듯 따끔거리는 피부.
눈에서 이물질이 빠진듯 이제야 앞이 보이기 시작했다.
문득 내가 처음 깨어난 곳이 생각나 뒤를 돌아보았다.
이성적으로 이해할수 없는 풍경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시체들을 쌓아 올린 작은 둔덕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었다.
지금 내가 있는 이곳은.
화장터 인것 같았다.
- 작가의말
처녀작 입니다. 피드백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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