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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란다크
작품등록일 :
2022.01.13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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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4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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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검술입문

DUMMY

새벽에 일어났을 때 크리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인사도 없이 간 거야? 어이가 없네~’


주섬주섬 짐을 챙겼다. 그리고 어제 크리오에게 받은 양피지를 펴봤다.


양피지 안에는 빽빽하게 적힌 글자들이 채워져 있었다.


양피지를 들고 오두막으로 자리를 옮겼다.


책을 해석한 결론은 해석불가.


양피지에 있는 글자로 해석하기에는 빠진 글자가 너무 많았다.


처음 한 것은 책의 해석이 아니라 필요한 것을 구분하기 위해 제목들을 먼저 해석했다.


그중 해석이 되었다 생각한 책의 제목은 이렇다.


⌜벨 데르캄프 요리 총람.⌟

⌜데일리의 제국기사 먹거리 대탐험⌟

⌜맛있게 먹어요. 야전요리.⌟

⌜므흣한 마법사의 은밀한 취미.⌟


이것도 군대 군대 글자를 대충 때려 맞춘 결과물.


오두막의 주인은 아마 미식과 야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리라 생각되는 책의 제목들이 많았다.


양피지에 해석되어 있는 글자는 총 52개.


시간을 들여 책 내용들도 일일이 확인을 해보려 노력했다.


글자의 5분의1도 해석할 수 없어 제대로 된 내용은 알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희망의 빛을 볼수 있었다.


'므흣한 마법사의 은밀한 취미.'


이 책은 대륙에 유명한 야설의 하나로 제국어로 된 책이 존재하고 있었다.


필사가로 인해 변경된 글자들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 내용은 비슷할 것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양피지에 나온 단어 외에 또 다른 단어들은 자유도시 벨룬디의 도서관이나 도서 상점에서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이제 크리오와 떨어져 한 달 반이라는 시간동안 홀로 길을 떠나야한다.


내게 현제 필요한건 무력이었다.


최소한 내 몸은 지킬 수 있을 만큼의 무력.


책들을 살피던 중 옆으로 빼 논 책을 펼쳐 들었다.


‘루퍼슨 데일리 ㅇㅇ 입ㅇㅇ.’


내부 그림들과 단어들로 유추하건대 '루퍼슨 데일리 검술 입문 편 혹은 검법 입문서' 일 것이다.


초반 몇 장 글자로 채워진 페이지 뒤로 한 면에 하나씩 검을 든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그림들은 각종 자세를 취하고 있었고 그아래와 옆에 설명하는 글들이 적혀있는 책이었다.


먹거리 탐험 주인공 제국기사 루퍼슨 데일리의 검술 교본.


무려 제국기사의 검술 교본이다.


오러 심법이라 생각하는 글들은 지금은 알 수 없었지만 자유도시에만 도착만 하면 자료를 찾아볼 생각이다.


그리고 앞부분을 해석 한다면 오러 심법을 배울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가 온것 일지도 모른다.


책중에 마법이나 연금술이라 생각되는 그림이 그려진것들이 있었다.


그러니 나중에는 그것들도 모두 배울 수 있으리란 기대감이 차올랐다.


간단히 식사를 하고 연무장으로 나와 검술의 형을 익히기 시작했다.


그림은 상당히 자세하게 그려져 있어 인물의 표정과 입모양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21세기의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취미로 가지고 있다.


건강과 아름다움을 위해 운동에 빠져 이를 자랑하고 사람들에게 이로움을 널리 알린다.


세상 다른 행위와 다르게 들이는 노력대비 보상을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한 것도 사람들이 운동에 더욱 빠져들게 만드는 이유일 것이다.


건강과 육체적 능력 상승, 몸의 밸런스.


나는 아직까지 남아있는 신체능력으로 인해 꽤 오랜 시간 동안 정신없이 연습에 매진 할 수 있었다.


잠과 식사시간을 뺀 나머지 시간 모두를 검형을 익히는데 투자하였다.


연습에 매진할수록 근육이 붙어 신체능력이 상승하는 게 직관적으로 느껴지고 있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 책을 보지 않고도 12식 84개 동작을 어느정도 따라할 수 있을 정도로 몸에 익힐 수 있었다.


마지막 84번째 동작을 마쳤을때 마치 기말시험을 마쳤을 때 느꼈던 뿌듯함이 들었다.


하지만 40번 후반으로 갈수록 이상한 자세들이 껴있어 중간중간 형의 흐름이 끊어지는 식들이 존재해.


지금 연결되는 식은 6식 42개밖에 없었다.


"역시 내공(오라심법)이 필요한 걸까?"


연무장 바닥에 주저앉아 생각에 잠겼을 때.


정원 곳곳에 노을이 내려 붉은 빛이 깔리고 있었다.


외벽의 크고 작은 나무들은 가을이 온 듯 붉은 옷들을 입은것 같았다.


나뭇잎이 바람에 스치는 소리와 물 흐르는 소리, 이름 모를 풀벌래 들의 울음 소리들이 오케스트라의 협주처럼 공간을 가득 채웠다.


‘아..좋다.’


그대로 벌러덩 드러누워 붉게 물든 하늘을 바라보았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자연.


해와 달, 낯과 밤이 존재하고 각종 동식물들이 공존하는 이상향이라 부를만한 공간이었다.


이 모든 것이 지극히 조화롭고 아름다웠다.


그로인해 나는 이곳에서 마음의 안식을 느꼈다.


‘그냥 나가지 말고 여기서 눌러 사는게 루딘에게도 좋지 않을까?’


4년간 불행으로 점철된 루딘의 인생과 마물들과 악의가 가득 찬 인간들의 위협이 있는 외부.


사람을 나누는 신분제와 나쁜 위생, 불편함을 더한 밖을 생각해보면 진짜 나갈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흠....”


외각 흐르는 강에서 몸을 씻고 들어와 소파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타오르는 벽난로의 불꽃을 보며 나갈 이유를 다시한번 찾다가 스르륵 잠이 들었다.


1년이 지났다.


몇 달은 날짜를 표기하다 귀찮아 포기 하였다.


그간 많은 일이 있었다.


2개월은 연습에 매진하였지만 점점 성취감이 더뎌지고 끉기던 부분에서 고통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로인해 검술에 흥미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책장에서 찾은 다른 무기술 등을 익히다 모든 게 다 시들해질 무렵 안전가옥 안 세상을 탐험하는데 몰두하기 시작했다.


이 공간은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이 공존하고 있었다.


가옥을 중심으로 시계돌 듯 지형 자체가 돌아가고 4등분을 나눈 지역이 고유의 계절을 가지고 있었다.


그게 한 바퀴 돌았으니 아마 1년이 맞을 것이다.


간혹 한 번씩 여관방으로 나가 시간을 체크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지루했다.


왜 책장에 먹거리 관련 책들이 많은지 알 것 같았다.


자체 통조림. 이래서 미식에 몰두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아니면 미치광이가 될수도 있으리라 생각했다.


여기 있는 동안 21세기의 맛을 찾기 위해 수많은 실험을 하였다.


기억하는 음식들을 복원한 것도 있고 실패한 것도 있었다.


우선 한국인의 소울푸드 김치류 등을 만들어 항아리에 담아 초겨울 부근에 묻어 두었다.


김치 찌게와 파전, 김치전등 거의 한식 위주로 복원을 노력 하였다.


그리고 일단 한번 만든 음식은 주방의 찬장에 넣고 다시 꺼내면 그후로도 복사하듯 다시 꺼낼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는 지금 가방을 싸고 있었다.


아공간 주머니에 말랭이류 간식거리들을 집어넣고 후추나 소금 등 조미료들도 적당히 챙겼다.


조미료 특히 후추는 팔아 돈으로도 사용할 수 있을 테니 유용할 것이다.


아공간 주머니는 벽난로 위에 있던 장구류에서 발견한 것인데 허리벨트에 묶여져 있었다.


혹시 금붙이나 돈이 들었을까 생각해서 뒤져본 건데 생전 처음 보는 동전들이 발견되었다.


쓰다가는 탈 날지 모를것 같아 우선 따로 챙겨 두었다.


주머니 입구가 그리 크지 않아 큰 음식들은 넣을 수 없었다.


대충 생각했던 것들을 모두 집어넣고 간단한 장구류를 챙겨 입었다.


"자. 나가볼까?"


방안은 이제야 해가 들어오고 있었다.


데구르르르..


침대 밑에서 1년 전 실험하기 위해 꺼내둔 밀랍양초가 발에 걸려 굴러다녔다.


"아....."


밀랍양초는 비싸다.


수도원이나 성당에서 주로 제작 판매하는 것으로 평균 1금정도의 가격에 거래가 된다.


양초를 줍기 위해 허리를 굽히는 순간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고개를 들었고 나와 크리오는 눈을 마주쳤다.


1년 만에 처음본 인간이 크리오라 더욱 반갑게 느껴졌다.


"여..간..다면 간다고 말을 하고 가야할거 아냐!!"


"어...."


간만이라 말하려다 말을 끉고 도중 버럭 화를 내는 나를 보고 그는 몸이 굳은 듯 말을 더듬거리기 시작했다.


"..어..어? 안 잤어? 아니.. 잠깐 뭐 좀 구하러 갔다 왔지. 근데 그건 뭐야? 어? 양초? 너 그거 어디서 났어!!"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말을 돌리며 적반하장을 시전 하는 크리오.


"어..어? 침대 밑에서 굴러 나오던데? 전 투숙객이 떨어트리고 갔나봐. 횡제 아니냐?"


완벽한 디펜스.


"어...어.. 그러네."


"그런데 뭘 구한다고 이 새벽에 나돌아 다닌 거야?"


그는 크로스백 가방에서 두꺼운 책 하나를 꺼내 던져줬다.


"옛다. 오다 주었다."


'와 씨..'


신성어 해석 총람 완전판.(저자 히메프 보르코프 )


히메프라는 이름은 대륙에서 상당히 유명하다.


신성제국 성기사 출신으로 1차 성전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고 은퇴한 후 신성어의 연구에 평생을 바친 성자라고 전해지고 있다.


자유도시나 타 왕국에서는 도살자 히메프란 아명이 더 유명한 인물이었다.


성이 보르코프였다는 것은 유명하지 않아 이번에 알게 되었다.


성국에서 발매된 것이면 완전 해석본 일터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이전 말했듯 이세계도 지구의 중세 시대처럼 고급정보는 철저하게 통제되고 있다.


한 국가의 문맹률이 80%에 이르는 게 당연하다시피 한 세상이다.


귀족이나 돈 많은 상인들도 접할 기회가 희박한 전문서적을 이렇게 턱턱 내준다는 게 의아할 따름이었다.


예상 가격 100금 이상.


"이거 어디서 난거야? 훔쳤어?"


"어? 피노네.."


'또 어디서 거짓말을.'


책을 들어 던지려는 시늉을 했다.


"확. 씨..."


내 행동에 그는 잔뜩 움츠러들며 울먹거리는 소리로 말했다.


"아.. 옛날 루딘 이었으면 통했을 텐데.. 돌려놔 내 귀여운 동생."


"거기에 던진다? 똑바로 말 안해?"


중요부위를 가리며 불쌍한 표정을 짓던 크리오는 곧 능글맞은 표정을 하며 말했다.


"훔친 거 아니니까 걱정 붙들어 매. 그냥 서적 모으는 고상한 취미가 있는 지인이 있어 잠깐 빌린 거야. 다 읽고 돌려주면 돼."


'누굴까? 그 지인이라는 게 이렇게 필요할 때 마다 쉽게 만날 만큼 크리오는 거대 인맥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었던 건가?'


생각에 잠겨 인상을 쓰는 나를 보던 크리오는 눈치를 봤다.


"혼자 있을 때 몰래보고. 들킬 것 같으면 멀리 던져버려."


'잉? 버려?'


들킬시 뭔가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이는 말이었다.


"버려? 왜 이 비싼 걸 버려?"


"그거 비매품이야. 들키면 죽어. 성기사 이상만 소지할 수 있는 거라구. 문제 생기는 것보다 버리는 게 낳지."


"......."


'그 지인이라는 게 성기사?'


하지만 지금 내게 절실히 필요한 물건이기도 했다. 이건 거절할 수 없는 권유였다.


"뭐. 알겠어. 잘 쓸께."


나는 배낭을 열어 총람을 깊숙이 쑤셔 넣었다.


그는 나를 보며 해맑게 웃음을 짓고 있었다.


"헤헤헤헤헤... 그리고 신성어 너무 아는 체는 하지 마. 처음 준 양피지 정도는 괜찮은데 그 이상 아는 척 하다간 성국에 관심을 받을 수도 있어."


"알았어. 그리고 어디 가서 바보같이 웃지 좀 말고... 밥이나 먹으러 가자."


배낭을 잠그고 등에 둘러매며 일어섰다.


그리고 한손에 들고 있던 거의 새것 같은 밀랍 양초를 크리오에게 건넸다.


"어? 이건 왜?"


"팔아 써 돈 많이 썼잖아."


내말에 한동안 멍한 표정을 짓던 크리오는 환한 웃음을 지으며 손을 들어 내 머리를 헝크려트렸다.


"하하하하.. 이자식 진짜 다 컸네."


"하지 마. 이 자식아."


우리는 잠시 투닥 거리다 1층으로 내려가 사냥꾼의 스튜로 아침식사를 해결했다.


맛은 뭐 그럭저럭 이었다.


작가의말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열대야 조심들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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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언더시티 경비단 24.09.14 34 0 12쪽
40 뻐꾸기는 울었다. 24.09.13 37 1 15쪽
39 딜로이의 아인종 인력상점 24.09.12 44 1 12쪽
38 윌스톤 영지의 지하도시 24.09.11 46 1 12쪽
37 평행우주의 쓰댕보이 24.09.10 44 2 12쪽
36 향긋한 셀로브의 마비독 24.09.09 57 3 14쪽
35 발가락이 닮았소 24.09.08 72 2 14쪽
34 삐까츄 100만 볼트 24.09.07 80 4 14쪽
33 그 남자가 남겨둔 그것 24.09.06 74 3 16쪽
32 삐까츄는 못 참치 24.09.05 71 3 14쪽
31 탐식의 제니 24.09.04 87 2 14쪽
30 마법사의 스튜 홀릭 24.09.03 100 1 14쪽
29 이세계 먹방과 단식던전 24.09.02 84 2 13쪽
28 여왕벌과 꿀벌들 24.09.01 88 3 13쪽
27 만사형통 기억상실 +2 24.08.31 96 3 13쪽
26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죽을수도 있다. 24.08.30 101 1 14쪽
25 은혜로운 얼굴반쪽 고느님 24.08.29 97 1 13쪽
24 단백질, 아니 마석 쉐이크 24.08.28 96 2 12쪽
23 무말랭이 던전에 어서 오세요 24.08.27 99 2 14쪽
22 부포커의 마리아 24.08.26 100 2 14쪽
21 카페토의 정보 24.08.25 101 2 12쪽
20 납치 시도 24.08.24 109 2 12쪽
19 진 데일리 검술 24.08.23 110 2 17쪽
18 악마의 열매 24.08.22 111 2 15쪽
17 위기는 기회다 24.08.17 108 4 12쪽
16 블루문 사건 24.08.11 114 3 11쪽
15 하플링의 호의 24.08.09 117 3 12쪽
14 루빅스 큐브 24.08.07 131 4 16쪽
13 자유무역도시 벨룬디 24.08.06 137 4 13쪽
12 역습의 성자 루노 24.08.06 130 3 12쪽
11 돼지가 쟈말이라는 이름을 가짐 24.08.05 143 4 13쪽
» 검술입문 24.08.04 147 5 12쪽
9 정신과 시간의 방 24.08.03 158 7 16쪽
8 쟈란영지 +2 24.08.01 179 7 12쪽
7 크리오 너 자꾸~ 24.07.31 175 6 15쪽
6 뭐니뭐니 해도 도핑이 최고 24.07.31 203 8 16쪽
5 나만있어 이세계로 가는문 24.07.31 208 7 16쪽
4 받아 들인자 와 아닌 자 24.07.28 222 8 15쪽
3 신이 주신 일용할 양식의 추억 24.07.28 271 7 15쪽
2 루딘과 나 나와 루딘 24.07.28 407 8 16쪽
1 프롤로그 24.07.28 551 8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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